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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20년된 2베이 구축 아파트입니다. 방마다 베란다가 딸려있는 구조였고요. 25평에 구획이 많아 집이 좁아 보일 수 있기에, 공간을 최대한 정리하고 넓어 보이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주방 쪽 발코니가 확장된 것 이외에는 공사를 하지 않은 집이라 기본적으로 고쳐야 할 부분이 많았지만, 무조건 다 뜯어 고치기보다는 꼭 필요한 공사들을 먼저 체크했어요.
그 결과 올수리(철거, 확장, 단열, 타일, 방수, 필름, 전기, 마루, 도배, 싱크 순)를 진행하면서도 목공, 중문, 샤시 공사를 하지 않아 공사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 굵직한 공사들은 어떤 아이디어로 보완했는지도 천천히 소개해드릴게요!
인테리어 계획하기
쇼파나 침대 같은 큰 가구를 중심으로 보니, 자연스럽게 화이트&그레이 인테리어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신혼살림을 몇 년 쓰지 않아 가전 가구를 몽땅 바꿀 수는 없었거든요. 공간마다 기존의 가전 가구들이 잘 배치되도록 여러 번 그림도 그려보았어요. 20평대 아파트의 정석인 화이트 인테리어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최대한 넓고 깔끔해 보이는 인테리어를 추구했습니다.
3년 넘게 신혼집에서 살면서 파악한 부부의 생활패턴은 인테리어 계획부터 잘 녹여내었습니다. 예를 들어, 신혼집에서는 안방에 화장대를 두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배치했는데 출퇴근 시간 차 때문에 아침에 사용하기가 곤란했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여 방의 용도와 컨셉을 정했습니다.
3주 간 공사를 진행한 턴키 업체는 작은 동네업체였지만, 저희 아파트를 공사한 경험이 있는 곳이었어요. 덕분에 커뮤니케이션과 대응이 빨랐습니다. 다만 영세한 업체라 브랜드 자재를 사용하면 비용이 많이 커져서, 사장님과 협의해 마루, 도어 등 일부 공정은 별도로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비용을 세이브 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반셀인인 듯 턴키인 듯 공사를 진행하게 되어 인테리어 공부를 많이 했어요. 크고 작은 자재들도 저희가 직접 골랐고요. 덕분에 공사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겨도 빠르게 대처해나가며 비용 대비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파워계획형 인간인데도 공사는 변수가 생길 수 밖에 없더라고요..! 커뮤니케이션 미스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품번, 치수, 작업형태 등은 도식화 자료로 만드시는 걸 추천 드려요.
현관 Before
계단식 아파트라 1층에 2세대이고, 고층이라 외기나 먼지 유입 걱정이 없는 편이라 중문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만 현관이 좁고 거실로 바로 연결되는 구조라 공간을 효율적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현관 After
중문 대신에 투명 유리 파티션을 시공 했습니다. 현관과 거실이 공간 분리가 되면서도 개방감이 있어요. 유리 하단부 수납장은 원래 신발장이었는데, 화이트로 필름 작업을 하고 잡동사니 수납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위쪽은 장식장으로 활용하고요.
현관 등은 천장 속에 히든센서를 설치하고 다운 라이트를 매립했어요. 중문이 없기 때문에 정확히 현관에 들어갈 때만 켜지도록 감도와 조명 유지 시간을 설정해두어서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현관 유리가벽은 목공을 대신한 아이디어로 완성했어요. 보통 현관 가벽(특히 유리가 있다면)은 안전하게 고정하기 위해 천장을 뚫는 목공작업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저희는 별도 제작한 나무틀을 천장에 타카로 박고 천장몰딩도 유리 두께만큼 제거 후 유리를 끼우고 실리콘으로 고정했어요. 하단 수납장도 두께만큼 걸레받이를 제거하여 끼우고 실리콘 고정했고요. 중문을 하지 않는다면 이런 방법으로도 목공비를 아낄 수 있어요.
현관타일은 600각 테라조 타일이에요. 테라조 문양 특유의 발랄함이 느껴지면서도 회색 바탕이라 마루와도 톤이 잘 연결돼요.
기분 좋은 향의 디퓨저와 핸드크림도 비치해두어서 드나들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입니다.
거실 Before
베란다를 확장하지 않을 계획이라, 거실 공간은 최대한 평탄화하여 깔끔하고 넓어 보이게 하고자 했어요.
거실 After
천장에 툭 튀어나온 중앙등과 몰딩을 모두 없앴습니다. 조명은 거실뿐 아니라 집 전체적으로 다운라이트 매립등을 설치했어요. 눈 건강을 생각하여 다운라이트는 LED 플리커프리 KING 제품으로 통일했습니다. (플리커프리: 조명의 깜빡임 현상을 제거하여 피로감, 두통 등의 증상 없이 눈을 편하게 함)
커튼박스에는 T5 간접등도 설치했습니다. 조명과 커튼매듭 스타일을 조합해서 다양한 무드를 연출해보곤 해요.
거실은 특별한 가구 없이 미니멀한 모습이에요. 기존에 쓰던 TV장은 이사하면서 중고로 처분했어요. 수납 가구가 있으면 물건을 늘어놓고 쓰게 되더라고요.
저희집 쇼파는 홈바가 있어서 따로 테이블도 두지 않았어요. 리클라이너 쇼파라 원하는 각도로 누워서 발 뻗고 TV보기에(=게으름 피우기에😉) 딱 좋아요.
밥 먹고 음료와
간식거리를 챙겨 넷플릭스를 보고 있으면 영화관이 부럽지 않죠!
저희 집은 밝은 그레이 색상의 광폭마루를 시공 했어요. 한 폭이 넓어서 거실 전체가 아주 넓어 보이죠! 타일 같은 질감이라 고급스럽고요. 공사중 오신 업자 한 분은 집 전체를 타일 시공한 거냐며 놀라시기도 했답니다.
주방 Before
20평대 2베이 아파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자형 좁은 주방입니다. 가스레인지 옆의 베란다는 확장이 되어있었어요.
주방 Afrer
상부장 없는 주방은 예쁘게 관리할 자신도 없고, 수납 확보를 위해서도 상부장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싱크대와 조리 공간도 넓게 사용하고 싶어서 아일랜드까지 제작했습니다.
상부장은 화이트로 천장과 연결되게, 하부장은 샌드그레이 색상으로 마루와 연결되게 해서 넓어 보이죠!
포기할 수 없었던 상부장의 마지막 칸은 개방감을 위해 오픈선반으로 만들었어요.덕분에 집안 어디에서 바라봐도 주방뷰가 개방감이 있고, 아일랜드 식탁 위에 모서리가 없어 안전하기도 해요.
오픈된 라운드장은 여행 다니며 모은 유리골무, 기념품, 찻잔으로 꾸민 저의 보물창고예요.
주방타일은 은은한 아이보리 반무광 타일이에요. 무광타일 같은 질감이면서도 기름때가 잘 닦여서 만족스러워요.
깔끔한 타일에 뭔가를 붙이거나 늘어놓고 싶지 않아서 아무 것도 부착하지 않았고, 전기코드도 전부 매립했습니다.(맞은 편 다이닝룸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다이닝룸은 뒤쪽에서 더 자세히 소개할게요!)
아일랜드 상단부는 레일장으로 구성하여 밥솥과 에어프라이어를 두었고, 하단부에는 전자레인지를 두었어요.
요리를 자주 하는 저희 부부는 인덕션보다 가스레인지를 선호해서 가스레인지를 설치했고요. 후드는 상부장 안에 쏘옥 숨겨두었죠.
주방 옆 베란다는 확장이 되어있어 냉장고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냉장고와 식기세척기는 세트 느낌으로 맞췄어요.
요즘 가전은 가구 같은 색상이 대세인 것 같지만, 저희는 이렇게 진한 색상이 포인트가 되고 고급스러워 보이더라고요. 취향이죠!
하부장 구조 상 양념 레일을 만들 수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 양념장들은 이동식 트롤리로 해결했어요.
싱크대가 깔끔해졌을 뿐 아니라 요리할 때 이동하며 쓸 수 있어 정말 편해요! 한쪽에 이케아 행주를 걸어서 인테리어를 해치지도 않고요. 아일랜드 하단에 보관한 가전(밥솥,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도 깔끔하게 가려주는 효과도 있답니다.
다이닝룸 Before
주방 뒷편의 평범한 작은방. 이 곳은 저희 집의 특별한 다이닝룸이 되었답니다.
다이닝룸 After
일자주방 구조 특성 상 부엌에 식탁 둘 공간이 여유롭지 않았어요. 하지만 마주 보고 식사하며 대화하는 시간은 나중에 아가가 생겨도 꼭 필요한 시간이라 생각하여 과감하게 방 하나를 다이닝룸으로 결정했어요.
대신 식사 때에만 쓰기엔 아까운 공간이기에 다용도로 활용하는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우선, 방문을 살리면서도 개방감을 주고자 유리문을 설치했어요. 저희처럼 다이닝룸을 만드는 경우, 방문을 없애고 아치 목공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러나 방을 다양하게 활용하기엔 오픈된 입구가 불편할 수 있고, 나중에 집 매매 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치게이트 대신 선택한 아치유리문! 홈카페 느낌도 살아나지 않나요? 남편이 여기서 재택근무를 할 때 저는 거실에서 TV를 봐도 되고.. 문을 없애지 않은 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이 방은 화이트에 월넛우드 취향이 더해진 방이에요. 카페를 연상시키는 긴 팬던트 조명도 월넛입니다. 리모콘으로 3색(주광/주백/전구색)과 밝기 조절이 되는 조명이에요. 밥 먹을 때, 독서나 일할 때 조절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따뜻한 분위기의 빗살무늬 원목 의자와 브라운&베이지톤 소품들로 홈카페 인테리어를 완성했어요.
스페인 세라믹 식탁은 포쉐린 상판이라서 하얀 상판인데도 오염 걱정 없이 사용하고 있어요. 질감이 느껴지는 하얀색이라 고급스러우면서도 음식을 돋보이게 해줍니다.
저희 부부의 다이닝 기록입니다♥ 예쁘게 세팅해서 식사하면 밥맛도 더 좋은 것 같아요!
이 방의 반창은 베란다와 연결되는데, 세탁기와 건조기를 가리기 위해 화이트 우드 블라인드를 달았어요. 앞에는 피아노와 기타를 두었죠. 위로 똑 떨어지는 다운라이트를 켜고 연주를 하면 이 곳은 콘서트홀이 되어요.
서랍장은 원래 드레스룸에서 쓰던 건데, 마침 색상과 사이즈가 잘 맞아서 커트러리 보관 등 수납장으로 사용해요.
저희집 다이닝룸은 홈카페, 놀이공간, 취미공간, 서재 등으로 활용하는 알짜공간이에요♥
침실 After
구축이라
비교적 크게 나온 안방은 오롯이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저희 침대는 4년 전 구매한 이스턴킹 사이즈예요. 높이도 있는 편이라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죠.
차콜 가죽프레임 침대에 어울리는 협탁을 양 옆에 두어 호텔식 침대 느낌을 내보았어요. 세트 제품처럼 잘 어울려서 정말 뿌듯해요.
양쪽에서 각자의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도록 전기 작업을 미리 요청드렸어요. 침대와 협탁 사이즈를 고려하여 콘센트를 안 보이는 위치로 해두었죠.
잠들기 전에 책을 보는 편이라 협탁 옆엔 책장을 두었어요. 조명 위치도 책을 볼 때 눈이 부시지 않도록 설계했고요. 이런 디테일이 매일 주는 만족감이 정말 커요.
벽 쪽은 다른 가구 없이 깔끔합니다. 기존에 안방에서 쓰던 옷장은 처분하고 옷은 드레스룸에 모두 수납했어요. 화장대도 드레스룸에 배치하여 서로의 취침 시간에 관계없이 쓸 수 있고요.
안방은 정말 미니멀한 공간이지만, 저희가 원한 게 바로 이렇게 휴식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이전 집에서 생활하며 느꼈던 소소한 불편함들을 모두 해결한 공간이거든요!
드레스룸 Before
작은 방에 베란다까지 딸려 있어, 이 방은 확장 공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드레스룸 After
샷시가 튼튼해서 교체하지 않는 대신, 단열은 아이소핑크와 온수 파이프로 꼼꼼히 작업되었어요. 두께감 있는 생활 암막 커튼까지 설치하여 보온에 신경을 썼습니다.
사실 드레스룸은 저희 집에서 예쁜 공간은 아니에요. 대신에 가성비 있고, 공간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공간이죠. 컴퓨터 책상을 제외한 모든 가구가 기존에 쓰던 것이라 디자인에 통일성은 없지만 비용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행거는 롤스크린이 달려있어서 지저분한 모습도 가릴 수 있고 먼지 관리도 용이해요.
저희 부부는 집에서는 컴퓨터를 별로 사용하지 않는데, 데스크탑을 처분하기엔 왠지 아쉬워서 드레스룸 한켠에 컴퓨터를 두었어요.
베란다 Before
저희 부부는 하나의 큰 공간보다는 분리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길 원해서, 베란다 확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베란다 로망(텃밭, 홈캠핑 등)이 있었거든요!
베란다 After
일단 베란다를 맨발로 드나들고 바닥에도 앉을 수 있도록 조립식 데크타일을 깔았습니다. 거실과 비슷한 연그레이 색깔로 통일감을 주었어요.
데크타일은 플라스틱이라 식물에 물을 주다 흘려도 곰팡이 걱정 없고 청소기와 물걸레질로 관리하기도 쉬워요.
캠핑의자와 식물들을 두고, 숲 디자인의 패브릭 포스터도 걸어두었어요. 패브릭 포스터 뒤쪽엔 행거와 미니 수납장이 가려져 있고요.
식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공간이에요.
캠핑의자 뒤로도 벽수납장이 있어요. 베란다는 매일 들락거리는 실용적인 공간이라 최대한 깔끔하고 편하게 살림살이를 정리하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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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현관 칸막이는 어떻게,,, 어디서 하신건가요? 저희집이랑 구조가 비슷해서 모방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