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년만에 보는 그 그라운드 -
- 송종국 데포르티보 입단 기자회견장 -
홍명보가 감독에 취임한 후 처음으로 영입한 선수는 사우스코리아 국가대표 송종국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은 쇄도했다. 하지만 어느덧 질서는 잡혀있었고 기자들이 차례로 질문하기 시작했다.
“페에노르트 에서는 좌, 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수비수에서 미드필더까지 왠만한 포지션은 다 소화해 내시는데... 어느 포지션을 희망하십니까?”
“원래는 라이트윙백을 가장 선호합니다. 편하거든요. 하지만 감독님께서 왼쪽에서 뛰라고 한다면 왼쪽에서 뛰어야겠죠. 어느 포지션을 맡기던 다 소화해낼 자신이 있습니다.”
“이적료가 1000만달러입니다. 한국선수로는 최고의 이적료로 알고있습니다만...”
“그 이적료가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그 사실이 제 어깨를 짓누르거나 압박할만한 일은 못돼죠.”
“확실히 프리메라리가는 에레디비지에보다는 수준이 높습니다. 물론 송선수의 능력를 깎아 내리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곳에 온 소감과 각오 한마디 듣고 싶습니다만...”
“처음에 축구를 했을때도 그리고 지금도 최선을 다할뿐입니다. 제가 스페인어를 이렇게 능숙하게 구사하는 이유는 따로 없습니다. 대학교때부터 독학으로 스페인어를 익혔고 한국보다는 스페인에 더 가까운 네덜란드에서 축구를하면서 좀 더 빠르게 익혔죠. 이 정도면 각오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저는 스페인에 관광을 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소감이라뇨? 아직 저는 한경기도 뛰지 못했습니다.”
많은 기자들은 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어 좋은 듯했고 구단의 관계자들과 스탭들의 기대감도 충분히 충족시킨 것 같았다.
‘다들 나를 데포르티보의 저지 판매원으로 아나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아... 그렇죠? 감독님?’
송종국의 눈빛을 이해한 홍감독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도 송종국의 눈빛을 알아챈 듯 하다.
- 올드트래포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리옹 -
여름... 가장 더울 그 시기에 유럽의 리그는 개막을 알린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 그 날씨에 선수들이 우승을 향해 달려갈 때 우리는 축구의 열기를 느낀다. 그 열기를 더더욱 강렬하게 느끼는 이유는 바로 선수들과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 관중과 서포터들의 열정이다. 그것이 녹색의 그라운드에서 꿈을 펼치는 그들을 더욱 열기속으로 집어 넣는 것 같다.
“코치님!”
카베나기였다.
“준비는 잘 됐지?”
“저기... 피를로가 돌아왔습니다.”
나도 까맣게 잊고있었다. 한편으로는 나와의 약속을 어긴 피를로에게 화가 났지만 또 한편으로는 고마웠다.
피를로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수염을 깎지 않아 더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나!”
“이탈리아에 가서 머리좀 식히고 왔습니다.”
“분명 1주일이라고 했건만....”
“오늘 경기 나가고 싶은데...”
베스트일레븐과 7명의 서브맴버까지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퍼거슨경을 설득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하지만 나는 피를로 본인이 뛰고 싶어하는 열망보다 더 뛰게 하고 싶었다. 나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그들에게 증명해야 할테니 말이다. 나보고 피를로를 편애한다고 생각하는 반 니스텔루이나 그 외의 사람들에게 보여야 한다.
“오늘은 힘들어... 분명 25명의 엔트리에 니가 포함되기 있기는 하지만 이미 7명의 서브맴버까지 확정되어 있다. 오늘은 그냥 벤치에서 구경하는게 좋을꺼야. 그리고 그 수염은 깎는게 좋을 것 같은데.”
“하하하... 이 수염이요? 이왕 이렇게 된거 기르죠 뭐...”
“알아서 하던지....”
리옹은 강팀이다. 노련한 선수들이 잔뜩있는.... 그러나 UEFA에서는 G조에서 4위를 하게 될 팀을 리옹으로 꼽았다. 그리고 시니사가 이끄는 라치오가 3위 잠머의 도르트문트가 2위 그리고 우리 맨체스터가 1위로 16강에 진출할것이라고 예상순위를 내 놓았다. 유나이티드의 팬들로써는 한없이 즐거운 일이지만 우리 코칭스탭이나 감독인 퍼거슨경의 경우에는 다르다. 그것만으로도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두려웠다. 그 그라운드.... 계속보아오던 올드트래포트 이지만.... 오늘은 의미가 다르다... 14년만에... 내가 유럽최고의 왕자를 가리는 경기에 지도자로써 다시 돌아왔기 때문일까? 91년... 나의 운명을 바꾼 그 경기에서 14년만에 돌아왔다. 아마 그 누구라도 그럴것이다. 만약 상대가 리옹이 아니라 마르세유였다면 더더욱 그랬을것이다.
오늘도 퍼거슨경은 인터뷰를 거부했다. 그가 인터뷰를 거부하면 기자들은 나에게 다가오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나도 인터뷰는 하지 않았다. 퍼거슨경은 나와의 약속을 지켜가고 있는 중이니까... 나도 그래야만 했다. 아직 10라운드까지는 멀었으니까...
선수들의 몸상태는 최고였다. 감독님은 긱스의 자리에 로벤을 투입시켰고 내가 피를로를 집어넣을 자리에는 레에스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 옆으로 젬바-젬바가 오른쪽에서 크리스티아노 로날도가 자리잡고 있었다. 난 오늘도 반 니스텔루이와 카베나기가 투톱으로 나올줄 알았다. 하지만 반 니스텔루이는 오늘경기에 나오지 않았다. 그 자리에는 덩팡저우가 자리잡고 있었다. 녀석에겐 의미가있는 경기였다. 그것도 그는 1군데뷔전을 챔피언스리그에서 치루게 되었으니 말이다.
“자 모두들 지시한데로 움직여라! 리옹은 강팀이다! 하지만 너희들보다는 강하지 않다! 왜냐고는 묻지마라! 오늘경기가 끝나고 자기 자신에게 물어라! 너희들이 왜 강한지!”
퍼거슨경은 선수들의 사기를 올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게리 네빌은 무려 20년가까이 저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항상 그의 말에 흥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에 반해 경기에는 출전하지는 않지만 벤치를 지키게 될 키노의 경우에는 좀 다른 것 같았다. 퍼거슨경이 그에게 니가 최고다! 라고 말하지 않아도 자신이 최고인지를 이미 알고 있고 그렇게 굳게 믿고 있기때문에....
장내의 아나운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발출장진을 발표했다. 덩팡저우가 선발로 나온것에 대해 놀라는 듯 하였고 68000여명의 관중들은 베스트일레븐이 나오지 않자 약간은 실망스러운 듯 하였다.
난 놀랐다. 아니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왜 7명의 서브맴버중에 피를로의 이름이 보이는거지? 퍼거슨경은 그가 온 것을 알고 있었을까? 아니... 그는 오늘 올드트래포트에는 오지 않았다. 어떻게 된거지? 그는 어떻게 알고 있지?
그는 나를 보고 웃고있다. Sir. 알렉스 퍼거슨....
뒤늦게 누군가가 락커룸에서 나오고 있었다. 베론이후 아무도 달지 않았던 번호 4번을 달고 있는 남자.... 안드레아 피를로였다.
P.s: 오늘은 일 나가는 날~~ 싫다!!
첫댓글 일타다 나이쓰
아싸 이빠 !! 언제나.. 재미있음^^
아싸 3빠네요.. 피를로의 부활...
퍼기경,, 피를로를 시험해 보는건가? 아니면 신뢰하는건가?
피를로라..허걱..올드트래포드에 드디어 덩팡저우가 발을 내딛는..;;;;;;
피를로 화이팅! 덩팡저우는좀....
덩팡저우의 가능성을 인정해주자구요~ ㅋㅋ
와 역시 피를로~
드디어 피를로 나온다..판타지스타 ㅍ1를로 부활하라.!!
뭔가 너무 멋있다.
피를로 원츄!!!!!!!!!!!!!
순위경쟁 하지마요 이런 멋진 자서전에 그런 유치한 놀이를 하시다니..(유치하단 말이 좀 맘 상하셨다면 죄송)
4번... 피를로 멋있음!!.ㅋ 덩팡저우 잘할수 있을까-_-??
아 수늬껀 놓쳤네 ㅎㅎ. 긱스님 글쓰다가 PS 쓰는거 보면 180도 바뀌는 모습이 .-_-;;
피를로여!! 너의 킬패스를 보여주거라!!
역시 재미있다~ ㅋㅋㅋ
오~~ 베로 이후에 아무도 달지 않았던,,, 4번이라 피를로 화이팅!~
4번!!!!! 피를로!!
화이팅 피를로
작가 긱스님은 독자들의 염원을 무시하지 않을듯 ㅎㅎㅎ 피를로 화이팅~~!!
피를로는 상승... 덩팡저우는 하락... 기원합니다... ㅡ.ㅡ;;
카리스마있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명보형의 모습인데.. 종국이는 내성적이고 겸손한게 어울린데.. 글고 네덜란드에서 언어문제로 고생 많이하는데 스페인에서는 간단하게 해결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