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으읍...숨 못 쉬겠어."
그러니까...이 소리...과학실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1과학실에서.
내가 있는 곳은 다행이도 제2과학실이예요.
도대체 누가 이 신성한 과학실에서 저런 몹쓸라이브를 하는 거야아!
"하아- 서율오빠, 오빠 여친도 있으면서 왜 나한테 이래요?"
하_!이서율?!
그럼 여자는 정하은?
근데 이 목소리,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하은의 목소리가 아니예요.
그럼...정하은말고 또 다른 여자가 있었던거냐...
정말 실망이다.
"헤어졌는데?"
"아...그럼 지금 이러는 거. 나한테 반했어요?"
"아니."
"치-, 너무 솔직하네. 오빠, 다음에두 나한테 또 키스해줄래요? 나 첫키슨데...기분 좋다, 히-."
응? 근데 이야기의 흐름이...
뭔가-... 오늘 만나서 오늘 이러는 거니, 지금?!
"아니, 니 입술-...기분나빠."
"...네?"
"다신 만나지 말자, 가라."
"하아...?"
짜악.
엄마야.
이 소리는...여자애가 서율이 뺨을 때렸나봐요.
"사람 마음갖고 장난치는 거. 기분 나빠요! 갑자기 키스해놓고...내가 먼저 오빠한테 앵기긴 했어도, 자존심 상한다구요!"
"...가라."
"씨...안 그래도 가요!"
이서율 도대체...뭐야, 너.
정하은하고 사귄다고 나 버린 게 너잖아.
근데 왜 다른 여자랑 이러는 건데...?
하은이는? 하은이는 어떡하고 이러는 거냐구.
"씨발, 짜증나...더러워...더러워-."
"권제이, 어디 갔다와?"
"맞어~난 아직도 자고 있을 줄 알았더니."
"아...선생님 심부름 좀 하느라고."
"참참, 나 어제 현준이랑 스티커사진 찍었다?"
"이열! 이거 뭐냐, 뽀뽀하는 거 봐라?"
"으흐흐-나두 어제 다현이한테 기습뽀뽀하면서 찍었지롱!"
"아, 뭐야! 나만 나림오빠랑 뽀뽀 못한 거? 아~씨..."
교실로 돌아오자마자 시끄럽게 떠드는 삼총사도 뒤로 하고는
멍하니- 자리에 앉아 창밖만 마냥 쳐다봤어요.
수업이 시작하자 그제서야 나한테 신경쓰는 척하며 같이 창밖을 보며 말하는 성희.
"야, 창밖에 돈이라도 있-꺄! 나림오빠다~ 어쩐지 권제이 창밖 엄청 열심히 보더라니~"
그런 거 아니거든.-_-쳇.
어쨋든 체육시간인 듯한 나림오빠는 다른 남학생들과 함께 농구를 하는 지 열심히 뛰어다니고,
여학생들은 피구를 해요.
아...나두 차라리 체육이나 했으면 좋겠어요.
정말 국어시간은 너무 지루해요.
그래서 자꾸만 아까 일이 생각나버리잖아-.
종례까지 다 마치자 교실문 앞에 나림오빠가 기다리고 있어요.
아- 오랜만이예요. 요 며칠간은 내가 맨날 서율이한테 갔었는데...
"뭐해? 가자."
"어?응."
또 다시 아까 등교때와 마찬가지로 혼자서도 잘 떠드는 오빠.
오빠가...원래부터 이렇게 잘 떠들진 않았던 거 같은데-
도대체 아까 아침에도 그렇고 이상해요.
"그래서 완도가-"
"오빠."
"응?"
"오빠 좀 이상한 거 같애. 어디...아픈 거 아니지?"
"아프긴~전혀 아무렇지 않은데?"
"오빠...그저께만해두 뭐, 예전으로 돌아간다며- 왜 갑자기 이렇게 발랄해졌어?"
"아-...내가 좀...너무 티냈나?"
정말 그저께만 해도 막 엿먹으라더니, 오빠 정말 왜 이래요.
미친 거 아닐까? 막 말도 빨라지구 아침부터 이야기보따리가 끝이 없는게...
막 밤에 다 외우는 거 아니야? 으허...
"너랑 이서율 헤어졌잖아."
"어?...응..."
"그래서 치고 들어가는 거야, 나."
"잉?"
"좀 비겁해도 짝사랑을 사랑으로 바꾸려면 너 힘들 때 위로하는 거. 그게 최고잖아?"
"아-..."
오빠는 이렇게나 나에게...필사적인데.
난 어쩌면 좋아요. 그렇다고 오빠랑 사귈 수도 없잖아요.
도경언니도 있고...
무엇보다 내 심장은 아직까지 죽어도 이서율 하나라는데-.
또 다시 오빠에게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여버리자, 오빠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해요.
"하하-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마. 내가 말했잖아. 나 좋아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그냥 나 밀어내지만 말라고. "
"...그래도 미안."
"그러니까 넌 그냥 받아들이면 되. 내 말에 웃고, 좋아해주면 그것만으로 난 좋으니까."
"...응."
집에 오자, 또 우리 집에 있는 다현이가 날 반겨주면
지한이는 그냥 시큰둥~내가 오든 말든 나림오빠한테 밥이나 차려달라고 해요.
저건 아주 그냥 ...
"근데 깡다, 넌 또 왜 우리집에 있냐?"
"이히! 쫒겨났어~어제 집에 들어갔더니 학교도 안 가고 나 호적에서 막 파겠다잖아!와, 진짜!그래서 그냥 나왔지, 뭐."
"그건 가출이잖아! 이자식아! 그렇다고 그냥 나오면 어떡해!"
"그럼 어떡하냐- 누난 우리 아빠한테 야구빠따로 맞아보지 못해서 그래!"
"너 진짜 파이면 어떡할라고?"
"아, 설마 주어온 애도 아닌데 호적에서 파겠어?"
하여간 다현이네 집안은 엄청 엄한데에도 어떻게 다현이놈이 저렇게 깡날나리가 됬는 지 모르겠어요.
정말- 신기하다니깐.
"...이게 뭐야-."
학교에 오자, 내 책상에 잔뜩 되어있는 낙서를 지우고 있는 혜정이,단비,성희예요.
내용을 보아하니-이서율과 깨진 것에 대한 내용인 듯 해요.
하_...
'어울린다고 생각했는 데 어떻게 서율오빠를 찰 수가 있어? 나쁜 년'
'미친년, 너 따위가 뭔데 서율이를 가지고 놀아?'
'죽어버려, 원래부터 서율이가 아까웠다. 니년한테는'
이게 다 무슨 소리예요.
내가 서율이를 찼다느니, 가지고 놀았다느니-
도대체...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예요, 지금?
"후_...아무래도 소문이 좀 이상하게 났나봐."
"나도 어이가 없어! 니가 서율이 차고 나림오빠랑 사귄다잖아! 나림오빠는 마이달링인데!"
"막 니가 서율이랑 깨지기전부터 나림오빠랑 바람났다고 그러면서!"
정말...
소문이란 거 무섭구나.
이서율은 또 언제부터 이렇게 팬이 많았니-.
하하...하하하, 정말...이거야 원 내가 피해자라고 방송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 후로 거의 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날 보고 수근대는 게 느껴져요.
다 사실이 아닌, 아주 웃기는 얘기들-.
여자들은 서율이를 갖고 놀았느니 어쩌느니, 남자들은 내가 걸레라느니 꼬시면 한번에 넘어온다느니-
하...정말 이서율 넌 끝까지 날 괴롭힌다.
"아, 씹- 너 지금 뭐라고 했냐! 니가 제이에 대해 뭘 알아!!"
"성희야, 하지마. 어차피 소문인 데, 뭐..."
"그래도!!"
"휴...제이야, 좀만 참아. 이제 곧 방학이잖아."
"응.히히."
그래, 이제 곧 방학이니까.
좀만 참자. 방학 끝나고 오면 다 수그러들어 있을꺼예요.
"서율아~ 나 딸기우유 사줘!"
"야-, 됐냐."
"응, 맛있다-."
마침 매점에서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서있는 서율이와 하은이가 보여요.
저렇게나 사이가 좋은데-...하아...어제는 뭐지?
분명히 서율이였는데...정말 나도 이젠 모르겠어요.
그 때 내 귀로 들려오는 작은 속삭임.
"야, 요즘 이서율 좀만 들이대면 막 키스해준다며-"
"나도 들었어, 어제 내 동생 친구 이서율이랑 키스했데...!"
"김진준가? 걔도 했다던데? 아- 완전 부러워."
"그러니까...!완전 혀가 아주, 살살 녹는데~상상만 해도, 츄릅~꺄호"
뭐야, 이거.
어제 내가 본 게 다가 아닌거야?!
도대체 몇명이랑 키스를 한거야, 이 자식!
정하은이랑 저렇게 사이가 좋으면서 뭐가 문제냐구!
"제이야, 가자. 음악실 늦으면 우리 죽음이야-"
"어?응."
그래, 신경쓰지 말자.
신경쓰지 말자.
후_...제발 정하은하고 잘 지내란 말이야.
괜히 나 딴 생각들게 이러지 말라구, 이서율.
*
이쁜 코멘 주신
귀여운 앙마님
나쁜&당당한 여자님
최고로 감사합니다♡
그 외에도 묵묵히 읽어주시는 분들까지 모두 다 사랑해요♡
내일도 분발하는 뱅녀가 될께요! 오늘은 이만, 히히
첫댓글 서율이한테서 신경끄자 제이야 이서율한테는 니가 아까운 존재니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 제이 도도한 뇨자가 되라ㅋㅋㅋㅋ
제이가서율이한테 관심을 끊어 주면 서율이도 어떻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요?약속 지키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율이...돌아와야 될텐데...;ㅛ;....
미친거아니야 -_- 다죽여...ㅋㅋ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그냥 다 교통사고로 죽여버리고 소설 끝낼까요?ㅋㅋㅋ
재미있어요^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