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때 영화보고 써놓은 리뷰글을 게을러서 미루고 있다가
미루님 영화 리뷰를 보고 답글로 올리려 했는데 동영상때문에 글이 올라가질 않아서
이렇게 따로 글을 올립니다. 미루님 죄송해요.^^;;
미쉘 윌리엄스
"30년후 당신과 이곳에서 키스 할거예요"
티끌 하나 없이 순수하고 평범한 결혼 5년차의 주부가 익숙함에서 벗어나 설레임을 찾아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나가는 영화.
그녀 선택의 평가나 과실을 따지기 보다는 짧지만 복잡하고 내밀하며 여성의 시선에 편중하여 과정을 풀어낸듯한 영화.
아직 키스하지 않았으니까 부정을 저지른것이 아니라고 말할 정도로 보수적이던 그녀의 선택은.
너무나 평범한 그녀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복잡하고 미묘한 흔들림과 갈등 그리고 욕망의 그림자는
보는이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할정도.
세스 로건
"너의 내장을 끄집어내서 프라이팬에 볶아서 요리해 먹고 싶어"
라는 엽기적 농담을 아내와 나눌때 이미 그 둘은 자신들의 결혼 생활에 위기가 와 있었음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소심한 두사람의 나름대로 위기 탈출 시도들은 결국 실패 했고 그는 결국 익숙함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려는 노력을 하지 못한듯.
외신보도에 가사 부담중 남자의 역할이 많을수록 반대의 부부보다 이혼률이 78%가 높다는 발표가 있었다.
요리 전문가인 그가 사랑의 힘으로 만들었던 닭요리들이 결국 이부부 파경 사유의 많은 부분을 차지 했을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
루크 커비
남자의 눈으로 봤을때 별 매력이 없는 녀석.
하지만 여자의 시각은 분명 남자의것들과 다름이 틀림없는듯.
잘게 다듬어진 등과 삼두근육. 소심한듯 조용고 깊은 시선, 무한정의 세심함과 다정함. 그리고 약간의 인내심.
나쁜남자들이 지녀야할 필수 덕목.
세사람의 관계는 우리가 흔히 내지르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한 재정의를 필요하게 만들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인지. 사랑이 대체 있긴 있는건가?
Take this waltz - music Leonard Cohen
후반부 여성 코러스 부분이 참 멋지죠~
영화에서 제법 수위가 높던 체스트 베드신의 배경음악으로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를 이끌던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Take This Waltz" is a song by Canadian singer-songwriter Leonard Cohen, originally released as part of his 1988 studio album I'm Your Man.
The song's lyrics are a loose translation, into English, of the poem "Pequeño vals vienés" by the famous Spanish poet Federico García Lorca (one of Cohen's favorite poets). The poem was first published in Lorca's seminal book Poeta en Nueva York.
비엔나에는 열 명의 소녀가 있네,
죽음이 흐느끼며 기대고 있는 어깨가 있네,
난도질 당한 비둘기들의 숲이 있네.
서리의 박물관 속에 아침의 부서진 조각이 있네.
천 개의 창문이 달린 살롱이 있네.
아, 아, 아, 아!
다문 입으로 이 월츠를 받아주오.
이 월츠는 이 월츠는 이 월츠는
승낙과 죽음과 꼬냑의 월츠,
바다 속에 긴 옷자락을 젖게 하는 월츠.
널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생기없는 책과 안락의자와 함께
어두컴컴한 복도에서,
백합의 어두운 다락방에서,
달이 있는 우리들의 침대에서,
그리고 거북이가 꿈꾸는 춤 속에서,
아, 아, 아, 아!
휜 허리로 이 월츠를 받아주오.
비엔나에는 몇 개의 거울이 있네,
그 안에서 그대의 입과 메아리가 놀이를 하고 있네,
소년들을 시퍼렇게 칠하는
피아노를 위한 어떤 죽음이 있네.
지붕들을 에워싸고 거지들이 있네.
신선한 눈물화환이 있네.
아, 아, 아, 아!
그대 팔 속에서야 끝이 나는 이 월츠를 받아주오.
사랑하는 이여,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놀고 있는 다락방 속에서,
헝가리에서 온 낡은 빛이 꿈을 꾸고있는
미지건한 저녁의 웅얼거림 속에서,
보아요, 그대의 이마, 어두운 고요함에 얹힌
눈으로 만들어진 양과 백합을.
아, 아, 아, 아!
받아주오, ‘너를 언제나 사랑해’라는 이름의 이 월츠를
(후략)
첫댓글 보스코님, 이렇게 인물별로 정리해 놓으니 오히려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가 덜 잘 파악되는군요. 각 역할에 딱 맞는 배우들이었지요?
음악을 잘 모르지만 영화 보는 내내 이 음악이 귀에 찰랑거렸어요.
감사합니다~ 비디오킬더레디오스타가 나올때의 몽환적인 분위기도 참 멋졌어요,,머랄까 성공 직전에 실패한 첫키스의 느낌?ㅎㅎ
어찌됐던간에---------더 살아봐야겠다는 거죠.... 참 시간이 더딘줄 알았는데 빠르더군요..... 믿음이 내것은 신성할 줄 알았는데 너나없이 시장통에 나앉아있는 시들은 과일 같다는 생각이 들고....... 나만 움켜쥘 일은 아니라고 이 모든 것을 오픈시켜 하늘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인간사 참 복잡해서 예절이라는 걸 깍듯이 배워둬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후회도 합니다. 30년전 혹은 그보다 더 전에 누구와 이 찻집에서 마셨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오로지 <나>만 기억나더라구요.
내가 타인의 사정에 관심없듯 타인도 나에게 관심 없는것은 마찬가지죠. 연인,가족, 가정. 혈연관계 안에서도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짜피 인간은 혼자일거라는 생각예요.
사이버 공간에서나 일상에서나 예절을 찾는건 이제 힘들어진듯합니다. 내가 나만 기억하듯 그들도 모두 자신만 생각하니 말이죠. 그래도 노력은 해야겠죠. 짧은 가을 충실히 보내시리라 믿습니다. 건강 유의 하시구요.^^
아! 가르시아 로르카 그리고 레너드 코헨 ^^ 어릴 때 이 노래를 좋아했었어요. 그리고 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겠다고 꿈을 꿨죠. 그땐 죽음. 눈물. 탄식 마져 용감하게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깐요.ㅎ 유행가 가사처럼 ~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땐 사랑을 모르죠 ~ 오래되고 낡은 것도 떠나 보내야 할 때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 이미 새로울거예요. 영화에 이 음악이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한데..평택에선 안하네요. ^^
어떤 영혼들은
푸른 별들을 갖고 있다,
시간의 갈피에
끼워 놓은 아침들을,
그리고 꿈과
노스탤지어의 옛 도란거림
이 있는
정결한 구석들을.
또 다른 영혼들은
열정의 환영(幻影)들
로 괴로워 한다. 따뜻하고 - 먹어 버린
과일들. 그림자의
흐름과도 같이
멀리서
오는
타 버린 목소리의
메아리. 슬픔이 없는
기억들.
키스의 부스러기들.
내 영혼은
오래 익어왔다 ; 그건 시든다
가르시아 로르카/어떤 영혼들은..중
사소님, 그래도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제맛.^^
보스코님^^ 음악 잘 듣고 있습니다!!
사소님 좋은분과 같이 영화보세요~ 소소님 로르카 시 멋집니다,,감사해요! 시를 읽다보면 달리의 그림들이 떠오른다는,,ㅎ
소소 아니무니다.- -
하하~여여님,,(왜 소소라고 쳤을까? 계속 고민중..:::사소때문? 사소-소소-여여)
이번 기회에 소소로 개명? 근데 어째 사소님의 아우같은 이름..
그럼,,,대소나,,다소로,,ㅎㅎ
책상정리하다가
오래된 사진한장을 발견한 기분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