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테이블유형 | 개념용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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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종교·철학/불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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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업과 윤회 이론에 입각하여 몸에 밴 습관을 가리키는 불교용어. 습(習)·습기(習氣)
연원 및 변천
훈습(薰習)은 산스끄리뜨어의 ‘바사나(vāsanā)’를 한역한 것으로 티벳어로는 ‘박착(bag chags)’이라고 한다. 어원적으로 ‘바사나’는 어떤 냄새가 배는 것을 뜻하며 불교에서 전후생을 오가는 업(業, karman)을 설명하면서 체계화된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일반적으로 ‘냄새가 옷에 밴다.’, ‘꽃을 만진 손에는 꽃향기가, 마늘을 만진 손에는 마늘 냄새가 밴다.’ 등의 비유를 통해서 널리 알려져 있다.
내용
인도에서 훈습을 뜻하는 ‘바사나’를 맨 처음 도입하여 업의 이론을 체계화한 부파는 소승 유부의 자부파인 경량부였다. 인식대상이 되는 것, 즉 색(色)이 마음[心]에 작용하여 그 결과물을 남길 것이라는 소박한 발상에서 시작된 이 개념은 이후 제팔식(第八識)인 일체종자식(一切種子識, sarva bīja vijnāna)을 뜻하는 ‘아뢰야식(阿賴耶識, ālaya vijñāna)’을 통해 윤회를 설명하는 대승 유식사상과 결합하면서 체계화된 이론으로 발달하였다. 이 훈습을 맨 처음 구체적으로 설명한 경론은 여래장 사상에 입각하여 대승불교를 설명한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Mahāyāna śraddhotpāda śāstra)』으로, 남조 양나라의 역경사 진제(眞諦, Paramārtha, 499~569)가 553년에 형주(衡州)의 건흥사(建興寺)에서 이것을 한역한 이후 한문 경전권에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대승기신론』의 「제3 해석분(解釋分)」에는 어리석음, 즉 무명(無明)에서 발생한 이 훈습의 다양한 종류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훈습을 진(眞)과 망(妄), 즉 진실된 것[眞]인 정법훈습(淨法熏習)과 그릇된 것[忘]을 뜻하는 염법훈습(染法熏習)으로, 그리고 염법훈습을 다시 무명훈습(無明熏習), 망심훈습(妄心熏習), 망경계훈습(妄境界熏習) 등 3종으로 나눈 총 4종의 훈습, 즉 사훈습(四熏習)으로 나와 있다. 정법훈습은 진여(眞如)가 무명을 이겨 훈습하는 것이고, 염법훈습은 무명이 진여를 이겨 발생하는 것이다. 어리석음에서 비롯되는 훈습인 무명훈습으로 인해 그릇된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망심훈습이고 이 마음 때문에 인식 대상마저 그릇되게 파악하는 것이 망경계훈습이다.
한편 대역경사 현장(玄奘, 622~664)이 인도 10대 유식논사들의 입장을 총 정리하여 한역한 『성유식론(成唯識論, Vijñaptimātratāsiddhi śātra)』에서는 일체종자식인 아뢰야식이 바로 이 훈습에 의한 것으로 보고 훈습종자라 불렀다. 항상[常]하는 아(我) 대신에 무상(無常)을 주장하는 불교에서는 ‘무엇이 윤회하는가?’라는 윤회의 주체의 문제를 항상 고민하였는데 대승의 유식에서는 전오식(前五識)인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에 각각의 식(識)을 붙여 전오식(前五識), 그리고 육식(六識)을 의식(意識)으로, 그 다음인 칠식을 ‘말라식(末那識)', 팔식을 ‘아뢰야식’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 팔식인 아뢰야식을 일체종자식이라 부르며 윤회의 주체로 설정하였다. 이 가운데 상속(相續)의 특징이 있는 말라식은 의식과 아뢰야식의 가운데에 위치한 것으로 일체종자식인 아뢰야식이 의식에 반영되는 과정을 나타내기 위하여 의(意)나 식(識)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의 ‘마나스(manas)’를 음차로 적은 것이다. 이후 대승 유식사상에서는 무아 이론을 설명하기 위하여 신·구·의(身口意) 삼업이 짓는 모든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의 훈습이 남아 윤회한다고 보았다.
현황 및 의의
훈습은 원효(元曉, 617~686)가 『대승기신론대기(大乘起信論大記)』, 『대승기신론별기(大乘起信論別記)』, 『성유식론종요(成唯識論宗要)』, 『성유식론소(成唯識論疏)』 등을 지었음을 미루어 보아 신라시대 이후부터 알려졌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현장의 법제자인 규기(窺基, 632~682)가 창종한 중국의 유식파인 법상종(法相宗)이 단명한 것으로 보아 아뢰야식과의, 훈습종자와의 관계보다는 오늘날에도 널리 읽히는 『대승기신론』의 사훈습을 통해 알려졌을 것으로 보인다.
불교문화가 삼국시대, 고려, 조선을 경과하면서 민간에 뿌리를 내리며 버릇, 습관 등을 설명할 때 ‘습(習)이 들었다.’ ‘나쁜 물이 들었다’는 등의 표현으로 일상용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 오늘날 습관을 설명할 때 이와 같은 표현이 널리 사용되는 것은 곧 불교의 업과 윤회 이론이 한국 문화에 내재화되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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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고려대장경, K. 0616)
- ・ 『성유식론(成唯識論)』(고려대장경, K. 0614)
- ・ 『대승기신론소병별기(大乘起信論疏幷別記)』(원효, 오형근 역, 대승, 2013)
- ・ 『기신론:삼론(起信論:三論)』(한정섭 편저, 법륜사, 1980)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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