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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 정상의 호미든 관음개발성상.
물탱크를 또 지나 왼쪽 너른 길을 만난다. 봉하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곧 갈림길. 왼쪽은 둘러가는 길, 오른쪽은 지름길. 정상 입구에서 결국 만난다. 5분 뒤 정상. 뜻밖에도 왼손은 연꽃, 오른손은 호미를 든 관음개발성상이다. 비로소 대통령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잠시 주변 사방의 조망을 살펴보자. 관음상 뒤 동쪽의 높은 산 무척산을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금동산 석용산 신어산 분성산 경운산 팔판산 불모산 장유봉 신정산 대암산 정병산 천주산 용지봉 농바위 구월산 작대산 무령산 백월산 천마산 마금산 함박산 종암산 덕암산 영취산 화왕산 산성산 청룡산 만어산 구천산 금오산 등 김해 창원 창녕 밀양 등지의 웬만한 산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하산은 봉화산 정토원(옛 봉화사) 방향. 곧 사색의 숲. 왼쪽 봉화대 방향으로 간다. 산죽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봉화대이고 그 바로 밑이 전망이 빼어난 사자바위. 봉하마을이 발아래 가까이 보인다. 바위 곳곳에는 세수대야 크기의 구멍이 여럿 뚫려있다.
사명대사상과 봉화산 정토원을 지나면 곧 봉화산 마애불. 이정표가 있어 찾기 쉽다. 안내판 왼쪽 끝 바위틈 사이에 있다. 암벽이 떨어져나가 누워있지만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다. 높이 2.48m.
조금 더 내려가면 거대한 바위 사이로 토굴이 있다. 입구로 들어가 안을 들여다보면 예상외로 깊다. 대통령 당선 후 이 토굴이 TV에 방영되자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기(氣)를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고 전해온다.
토굴 옆에는 물줄기는 가늘지만 4단쯤 돼 보이는 폭포가 있다. 이 정도 높이의 산에 물이 흘러내리는 것 또한 흔한 광경은 아니다.
여기서 봉하마을 주차장까지는 대략 7분 정도. 도중에 대통령 생가가 있으니 들러보자.
#등산지도
#교통편
부산·김해서 버스·열차 이용 가능
부산 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김해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20분부터 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500원. 김해시외버스터미널에선 동부교통(055-325-3530) 56, 58-1번 버스를 타면 된다. 56번은 오전 6시30, 8시10, 9시10, 11시, 낮 12시, 오후 1시50분, 58-1번은 오전 6시, 8시30, 10시40, 오후 1시에 있다. 900원.
날머리 봉하마을에서 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는 낮 12시20분, 오후 2시40, 4시40, 7시(막차)에 출발한다. 김해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2시30, 4시, 5시, 5시30, 6시40, 7시20, 8시40분(막차)에 있다. 1500원.
기차도 있다. 부전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김해 한림정역에서 내리면 된다. 부전역 기준 오전 5시, 6시57분, 오후 1시10분. 3000원. 사상 구포 화명역에서도 탈 수 있다. 한림정역에서 한림면사무소까지는 걸어서 5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진례IC~진영 방향 우회전~신용삼거리서 김해 부산 방향 우회전~고개 넘어 빙그레 공장 지나~명동삼거리서 좌회전(명동주유소)~한림면사무소 순으로 가면 된다. 봉하마을에서 한림면까지는 택시(055-342-7878, 6929)를 이용하면 된다. 8000원 내외.
남포동에서 출발하는 좌석버스 309번도 김해터미널 앞에 정차한다.
#떠나기전에
盧대통령 고향, 생가 등 가볼 만
한림쪽에선 이정표 등 전혀없어
너른 들판에 불쑥 솟은 봉화산(熢火山)에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봉화대가 있다. 기록만 남아있을 뿐 봉화대는 복원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가덕도 연대봉의 천성봉수대나 부산 녹산의 봉화산 봉수대에서 받은 봉홧불을 밀양으로 연결했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김해읍지에 따르면 가락국에는 불교와 관련된 세 원찰(願刹)이 있었다. 무척산 모은암(母恩庵), 삼랑진 천태산 부은암(父恩庵)과 함께 자암(子庵)이 그것으로, 봉화산에 있었다는 것. 봉화산의 옛 이름이 자암산이었던 것은 이를 입증한다. 지금은 그 터에 이 고장 출신인 선진규(72) 법사가 지난 1950년대 중반부터 봉화산 정토원을 세워 불심을 전하고 있다.
봉화산 정상의 호미든 관음개발성상도 선 법사가 세웠고, 암벽에서 떨어져 나간 마애불 위를 누르고 있던 커다란 바위를 제거해 마애불이 자유로운 몸이 되도록 한 것도 역시 그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후 봉하마을은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올 해맞이땐 전국에서 1000여명이 봉화산 정상을 찾았고, 지금도 평일 100여명, 주말 500여명이 방문한다.
이곳에는 문화유산해설사가 상주해 있다. 시간이 날 경우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대통령의 생가, 학생 및 청년시절 살던 집, 부인인 권양숙 여사의 집, 그리고 대통령 선친의 묘 등을 둘러보자. 묘는 도로에서도 보인다.
아쉬운 점 하나. 한림면과 진영읍에 걸쳐있는 봉화산은 정상에서부터 진영읍에 속한다. 들머리인 한림면에서 정상까지는 이정표가 전혀 없지만, 대통령의 생가가 위치한 진영읍에 들어서면서 등산로와 이정표가 반듯하게 정비돼 있다. 마치 딴 산에 온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지금이라도 1시간30분 정도의 산행로 전체를 말끔하게 정비했으면 한다.
출처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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