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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구 시조창 연구회 원문보기 글쓴이: 海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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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평 시 조. 1. 청산은 2. 동창이 3. 국화야 4. 녹수청 5. 녹양이
6. 만수산 7. 이화에 8. 자네집 9. 집방석 10. 청산리
11. 촉석루 12. 태산이 13. 하늘이 14. 한산섬
나. 사설시조. 15. 팔만대장 16. 명년삼월 17. 세상공명 18. 어화청춘
19. 창외삼경 20. 청산은나를보고
다. 질음시조.
여창질음 21. 달밝고 22. 기러기산 남창질음 23. 바람아. 24. 푸른산중 25. 벽사창
라. 사설질음. 26. 태백산하. 27. 약수삼천 바. 중허리. 28. 산촌에 29. 임그린
사. 엮음질음. 30.푸른산중하 31.창내고자. 32.학타고
아. 우조질음. 33. 석 인 이 38. 등왕고각 자. 온질음. 39. 기러기떼 40. 태 산 이
차. 우 시 조. 34. 나 비 야 35. 월 정 명 카. 각시조. 36. 봉황대상 37. 행궁견월
■ 1. 평시조 - 청산은 어찌하여
청산(靑山)은 어찌하여 만고(萬古)에 푸르르며
유수(流水)는 어찌하여 주야(晝夜)에 긋지아니는고
우리도 긋치지말고 만고상청(萬古常靑)하리라
1) 작가
이황(1501~1570). 중종 · 명종 때의 학자. 자는 경호. 존호는 퇴계라 함.
명종 초에 경상도 안동 토계에 도산서원을 세운 후 퇴계라 개명한 데서
생긴 이름임.
<주자절요>, <성학십도>, <계몽전의>등의 저술이 있으며
벼슬은 예조판서에 이름. 시호는 문순.
2) 풀이
*청산 - 나무가 무성하여 푸른 산 *만고 - 아주 먼 옛날
*유수 - 흐르는 물 *주야 - 밤낮
*만고상청 - 영원히 항상 푸른 것
3) 해석
푸른 산은 어찌하여 영원히 푸른 것이냐.
그리고 흘러가는 강물은 어찌하여 밤낮에 그치지 아니하는가.
우리도 저 물과 같이 끊어지게 하지 말고,
그리고 저 산과 같이 영원토록 항상 푸르리라.
■ 2. 평시조 - 동창이 발갓느냐
동창(東窓)이 발갓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칠 아해는 엿태아니 일었느냐
재넘어 사래긴 밧틀 언제갈려 하노라
1) 작가
남구만(1629~1711). 조선조 숙종 때의 소론의 거두. 자는 설로. 호는 약천.
의령사람. 우의정, 좌의정을 역임하였음. 시호는 문충.
2) 풀이
*노고지리 - 종달새 *우지진다 - 우짖도다
*엿태 - 지금껏 *하나니 - 하느냐
*사래 - 이랑과 한 두둑과 한 고랑을 합하여 이르는 말. 밭이랑
3) 해석
동창이 밝았느냐 종달새가 우짖도다.
소칠 아이는 지금껏 일어나지 않았느냐.
산너머 이랑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 3. 평시조 - 국화야 너는어이
국화(菊花)야 너는어이 삼월동풍(三月東風) 다보내고
낙목(落木) 한천(寒天)에 너만홀로 피었나니
아마도 오상고절(傲霜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1) 작가
이정보(1693~1766). 조선조 중기의 문신. 자는 사수. 호는 삼주. 연안 사람.
벼슬은 양관 대제학을 거쳐 예조판서에 이름. 직책에 충실하며
아첨을 모르고 올바른 주의를 정성껏 개진하였으며 사륙체 글씨에 능하고
한시의 대가이기도 하며 시조 78수를 남김. 시호는 문간.
2) 풀이
*삼월동풍 - 삼월에 부는 바람 즉 봄철 동안
*낙목한천 - 나뭇잎 떨어지는 추운 절기
*오상고절 - 차가운 서리에도 굽히지 않은 혼자 굳은 절개
3) 해석
국화는 무슨 이로 봄바람 부는 봄철은 다 보내 놓고
나뭇잎 떨어지는 추운 절기에 저 혼자 피었느냐.
아마도 서리에도 굽히지 않고 혼자 지키는 절개는 너뿐인가 하노라.
■ 4. 평시조 - 녹수청산 깊은골에
녹수청산(綠水靑山) 깊은골에 청려완보(靑藜緩步) 들어가니
천봉(千峰)에 백운(白雲)이요 만학(萬壑)에 연무(煉霧)로다
이곳이 경개(景槪)좋으니 예와놀려 하노라
1) 작가
이명한(1595~1645). 조선조 중기의 문장가. 자는 천장, 호는 백주. 연안 사람.
이괄의 난 때 팔도에 보내는 교서를 지어 문명을 날리고,
후에 예조판서 공조판서를 지냈음. 문집 <백주집>. 시호는 문정.
2) 풀이
*녹수청산 - 푸른 물과 푸른 산 *천봉 - 많은 산봉우리
*백운 - 흰 구름 *연무 - 연기와 안개
*청려완보 - 푸른 명자주대로 만든 지팡이를 짚고 걷는 느린 걸음
*만학 - 첩첩이 겹쳐진 깊고 큰 산 골짜기
*경개 - 경치
3) 해석
맑고 푸른 물이 흐르고 푸른 초목이 우거진 깊은 산 속에
명아주 지팡이를 짚고 느린 걸음으로 들어가니
숱한 산봉우리에는 흰 구름이 덮여 있고
많은 골짜기에는 연기 같은 안개가 자욱하다.
여기야말로 경치가 뛰어나니 앞으로는 여기 와서 놀까 하노라.
■ 5. 평시조 - 녹양이 천만사ㄴ들
녹양(綠楊)이 천만사(千萬絲)ㄴ들 가는춘풍(春風) 매여두고
탐화(探花) 봉접(蜂蝶)인들 지난곳츨 어이하리
아모리 사랑이중(重)한들 가는님을 어이하리
1) 작가
이원익91547~1634). 조선조 선조 및 인조 때의 명신. 자는 공려, 호는 오리.
전주 사람. 임진왜란 때 호성공신으로 완평부원군의 봉군을 받음,
광해군 때 폐모론에 반대하여 일시 유배되기도 함.
인조반정 후 인목대비가 광해군을 죽이고자 하였으나,
이를 간하여 무사하게 되었으며 대동법을 시행하여 공부를 단일화 함.
누차 영의정을 지냈으되 청렴하여 청백리에 녹선되었으며 문장에도 뛰어났음.
성품이 원만하여 정적들로부터도 호감을 받았으며 서민적인 인품으로
오리정승으로 애칭되었음.
시호는 문충.
2) 풀이
*녹양 - 푸른 버들
*탐화봉접 - 꽃을 찾아다니는 벌과 나비
3) 해석
푸른 버들가지가 천만 개의 실이라 한들 가는 봄바람을 매어 둘 수 있을 것이며
꽃을 찾아다니는 벌과 나비라 한들 지는 꽃을 어떻게 하리
아무리 사랑이 중하다 한들 떠나가는 님을 어찌하리.
■ 6. 평시조 - 만수산 만수동에
만수산(萬壽山) 만수동(萬壽洞)에 만수천(萬壽川)이 잇더이다
그물로 비즌술을 만수주(萬壽酒)라 하더이다
진실(眞實)로 이잔 곳 잡으시면 만수무강(萬壽無疆) 하시리라
1) 작가
노진(1518~1578). 조선조 명종 때의 사람. 자는 자응, 호는 옥계.
벼슬은 예조판서를 거쳐 이조판서에 이름. 효심이 지극하여 문효라 시호했다.
2) 풀이
*만수산 - 중국 북경의 서북방 교외에 있는 산
*만수무강 - 한없이 목숨이 김
3) 해석
만수산에 만수 골짜기가 있고 그 속에 만수천이란 샘이 있더이다.
이 샘물에다 술을 빚어내어 이를 만수주라 하더이다.
진실로 이 잔을 잡아 마시오면 끝없이 오래오래 사시오리라.
■ 7. 평시조 - 이화에 월백하고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
일지(一枝) 춘심(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양하야 잠못이뤄 하노라
1) 작가
이조년(1269~1343). 고려 충혜왕 때의 충신. 자는 원로, 호는 매운당.
경산 사람. 충혜왕 복위 1년 정당문학에 승진. 예문관 대제학이 되어
성산군에 봉해짐. 왕의 음탕함을 간언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않으므로
사직하였음.
시문에 뛰어나 시소 한 수가 전함. 시호는 문렬.
2) 풀이
*이화 - 배나무의 꽃. 배꽃 *은한 - 은하수를 말함
*삼경 - 깊은 밤 *자규 - 두견새로 일컬음
*일지춘심 - 한 가닥의 나뭇가지에 품긴 봄철의 정서
3) 해석
흰 배꽃에 밝은 달빛이 비치니 더욱 하얀데 밤은 깊어 은하수도
삼경을 알리고 있는 이 한 밤.
한 가닥 배나무 가지에 깃들인 봄철 정서를 저 두견새야 알기나 하고
저렇게 애끊게 울 것이랴마는
다정다감한 이 몸은 마치 병이나 들린 듯이 넘치는 정을
한밤을 잠 못 들고 춘정에 겨워하노라.
■ 8. 평시조 - 자네집의 술닉거든
자네집의 술닉거든 브듸날 부르시소
초당(草堂)에 꽃픠거든 나도자네 청(請)하옵세
백년(百年)덧 시름없을 일을 의논(議論)코저 하노라
1) 작가
김육(1580~1658). 조선왕조 효종 때의 영의정. 학자. 자는 백후. 호는 잠곡.
청풍 사람. 충청감사로 있을 때 대동법을 실시하도록 상소하고,
영상이 된 후에 이에 대한 절목을 작성하여 정부에 바쳤으며
먼저 호서지방에 단행하여 성공하였음.
학문에 조예가 깊으며 그 중에도 경세에 뛰어나
<구황찰요>, <벽온방>을 저술 간행하고,
특히 서양 역법을 잘 알아 시헌력을 시행했음. 시호는 문정
2) 풀이
*브듸 - 꼭 *덧 - 동안
*백년 덧 - 백 년 동안 *의논 - 서로 공론함
*초당 - 집의 원채 밖에 억새나 집 같은 것으로 지붕을 이은 조그마한 집채,
글을 읽거나 풍월을 짓거나 하는데 쓰는 집
3) 해석
자네 집의 술이 익거든 꼭 나를 부르시오.
초당에 꽃이 피거든 나도 자네를 청하겠네.
만나면 백 년 동안 근심이 없을 일을 의논하고자 하노라.
■ 9. 평시조 - 짚방석 내지마라
짚방석(方席) 내지마라 낙엽(落葉)엔들 못안즈랴
솔불 혀지마라 어제진달 돋아온다
아희야 박주산채(薄酒山菜)ㅣㄹ망정 없다말고 내어라
1) 작가
한호. 조선왕조 선조 때의 명필. 자는 경흥, 호는 석봉, 청사, 삼화 사람.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격려로 서예에 정진하여 왕희지, 안진경의 필법을 익혀
해서, 행서, 초서 등의 각체 모두 정묘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며
그 이름은 중국에 까지 알려져서 사신들은 모두 그의 글씨를 구하여 갔다 함.
후기의 김정희와 함께 조선 서예계의 쌍벽을 이루고 있음.
보통 호로서 한석봉으로 일컬음.
2) 풀이
*혀지 - 켜지 *ㅣㄹ망정 - 라 할지라도
*방석 - 짚 따위로 짜서 만든 자리
*박주산채 - 맛없는 술과 산나물로 만든 소박한 반찬
3) 해석
짚 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관솔불 켜지 마라. 어제 졌던 달이 다시 돌아온다.
아이야 맛없는 술과 소박한 산나물 반찬리라 해도 없다고 말고 내놓아라.
■ 10. 평시조 - 청산리 벽계수야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一到) 창해(蒼海)하면 다시오기 어려워라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여간들 엇더리
1) 작가
황진이. 조선 왕조 중종 ․ 명종 ․ 선조 때의 명기, 자는 명월,
별명은 진랑 재색을 겸비하고, 한시와 시조에 특재가 있었음.
서경덕, 박연폭포와 아울러서 송도삼절이라 지칭하였음.
작품으로는 한시 4수가 있고 그 밖에 시조 6수가 <청구영언>에 전함.
2) 풀이
*수이 - 쉬이 *어려워라 - 어렵도다
*청산리 - 푸른 산속 *벽계수 - 맑은 시냇물
*일도창해 - 한 번 넓은 바다에 이름
*명월 - 밝은 달. 음력으로 8월 보름날 밤의 달
*만공산 - 산에 가득함
3) 해석
푸른 산속을 흘러가는 맑은 시냇물아, 빨리 흘러감을 자랑하지 말아라.
한번 넓은 바다에 이르게 되면 다시 오기는 어렵도다.
명월이 조용한 산속에 가득히 비치고 있으니 쉬어 간들 어떠랴.
■ 11. 평시조 - 촉석루 밝은달이
촉석루(矗石樓) 밝은달이 논낭자(論娘子)의 넋이로다
향국(向國)한 일편단심(一片丹心) 천만년(千萬年)에 비취오니
아마도 여중충의(女中忠義)란 너뿐인가 하노라
1) 작가
정현석(고종 4~7년). 초계인. 진주목사.
2) 풀이
*촉석루 - 진주에 있는 촉석루
*논낭자 - 주논개를 일컫는 말
*향국 - 나라에 대한
*일편단심 -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충성된 마음
*여중충의 - 충성과 절의(절개와 의리), 여성으로서의 덕목
3) 해석
촉석루의 밝은 달이 논개의 넋이로다.
나라에 대한 충성된 마음은 천만년에 비치오니
아마도 여인 중에서 충성과 절의는 논낭자 뿐 아닌가 하노라
■ 12. 평시조 - 태산이 높다하되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오르면 못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아니오르고 뫼만높다 하더라
1) 작가
양사언(1517~1584). 조선왕조 중기의 서예가. 자는 응빙. 호는 봉래 또는 해객.
회양 군수로 있을 때 금강산에 들어가 만폭동에
봉래 풍악원 화동천이란 글씨를 썼다 함.
안평대군, 김구, 한호와 더불어 조선왕조 전기의 사대서가로 불리었음.
문장과 재주가 비범하며 복서에도 능하였음.
2) 풀이
*뫼이로다 - 산이로다
*태산 - 중국 산동성에 있는 고산, 고래로 고대한 산의 대표로 함.
3) 해석
태산이 높다고 하지만 하늘 아래 있는 낮은 산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태산이라 할지라도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들은 자신이 오르지도 않고 산을 높다고만 말하더라.
■ 13. 평시조 - 하늘이 정한배필
하늘이 정한배필(配匹) 백년가약(百年佳約) 오늘이라
생민(生民)의 예절(禮節)이요 만복(萬福)의 근원(根源)이니
비나니 부귀영화(富貴榮華)를 기리기리 누리소서
1) 작가 미상
2) 풀이
*배필 - 부부, 부부의 짝 *생민 - 백성, 민생, 국민
*예절 - 예의와 범절 *만복 - 여러 가지 복, 온갖 복록
*근원 - 사물이 생겨나는 본 바탕 *부귀영화 - 부귀와 영화
*백년가약 - 젊은 남녀가 혼인하여 한평생을 아름답게 지내자는 언약
3) 해석
하늘이 정한 부부의 짝이 한평생을 아름답게 지내자는 언약은 오늘이라.
민생의 예법이요. 온갖 복록의 근본이니 비나이다.
부하고 귀하고 또한 영화로움의 나날을 길이길이 누리소서.
■ 14. 평시조- 한산섬 달밝은밤에
한산(閑山)섬 달밝은밤에 수루(戍樓)에 혼자앉아
큰칼 옆에차고 깊은시름 하는적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笳)는 남의애를 끊나니
1) 작가
이순신(1545~1598). 조선왕조 선조 때의 무장. 자는 여해, 덕수 사람.
전라좌도 수군절도사가 되어 거북선을 창작하였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한산섬에서 적선 70여 척을 불질러 대첩하였음.
이 공으로 수군통제사가 되어 삼도의 수군을 총괄하였는데 정유재침 때
원균의 무함을 입어 고사될 뻔하다가,
정탁의 구원으로 백의종군하다가 통제사 원균이 폐하매,
다시 통제사가 되어 흩어진 병선을 모아 울돌목에서 적선 백여 척을 무찌르고
노량해전에서 적의 유탄에 맞아 전사하였음.
시호는 충무공.
2) 풀이
*한산도 - 경상남도 통영군 한산면의 주도. 거제도와 통영반도 사이에 있음
*수루 - 군함 지휘대 *일성호가 - 한 곡조의 피리 소리
3) 해석
한산섬 달 밝은 밤에 감시하는 높은 다락에 혼자 앉아,
큰 칼을 옆에 차고 깊은 근심을 하고 있는 중에,
어디서 들려오는 한 곡조의 피리 소리는 나의 창자를 끊어 내듯이
슬프게 들리는구나.
■ 15. 사설시조 - 팔만대장 부처님전
팔만대장(八萬大藏) 부처님전(前) 비나이다 나와님을 다시보게 하옵소서.
여래보살(如來菩薩)지장보살(地藏菩薩)보현보살(普賢菩薩)문수보살(文殊菩薩)
오백라한(五百羅漢) 팔만가람(八萬伽藍)서방정토(西方淨土)극락세계(極樂世界)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후세(後世)에 환토상봉(還土相逢)하여 방연(芳緣)을 잇게 되면 보살(菩薩)님
은혜(恩惠)를 사신보시(捨身布施)(하리라)
1) 작가 미상.
2) 풀이
*팔만대장 - 팔만사천대장
*여래보살 - 석가가 입멸 죽은 후에 미륵불의 출세까지 무불의 세계에 머물러
중생을 화도한다는 보살
*문수보살 - 석가여래(부처)의 왼편에 있어 지혜를 맡은 보살
*보현보살 - 불타의 리(理), 정(定), 행(行)의 덕을 말하는 보살
*오백라한 - 석가의 제자인 오백 사람의 나한
*팔만가람 - 승려가 살면서 불도를 닦는 곳, 즉 절, 사찰
*서방정토 - 서방 극락. 아미타불의 세계
*극락세계 - 아미타불이 살고 있는 극락정토의 세계
*지장보살 - 석가의 부탁으로 부처가 입멸한 뒤 미륵불이 세상에 나타날 때까지
불(佛)이 없는 세상에서 육도중생을 제도하는 보살
*나무아미타불 - 염불하는 소리로서 불(佛)에 귀의한다는 뜻
*방연 - 좋은 인연 *환토상봉 - 인도환생(人道還生)
*사신보시 - 속세를 떠나 불문에 들어간다는 뜻
3) 해석
팔만대장 부처님께 비나이다. 나와 님을 다시 보게 하옵소서.
여래보살, 지장보살, 보현보살, 문수보살, 오백라한, 팔만가람, 서방정토,
극락세계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후세에 인도환생하여 임을 다시 만나 고은 인연 맺게 되면
보살님 은혜를 몸바쳐 보시하오리다.
■ 16. 사설시조 - 명년삼월에 오신다더니
명년삼월(明年三月)에 오신다더니 명년(明年)이한(限)이없고
삼월(三月)도 무궁(無窮)하다.
양유청(楊柳靑) 양류황(楊柳黃)은 청황변색(靑黃變色)이 몇번(番)이며
옥창앵도(玉窓櫻挑)붉었으니 화개화락(花開花落)이 얼마인고
한단침(邯鄲枕)빌려다가 장주호접(莊周胡蝶)이 잠간(暫間)되어
몽중상봉(夢中相逢)하잤더니
장장춘일(長長春日) 단단야(短短夜)에 전전반측(輾轉反側)잠못이뤄
몽불성(夢不成)을 어이하리.
가지어 양안원성(加之於兩岸猿聲) 제부진((啼不盡)하고 야월공산(夜月空山)
두견성(杜鵑聲)에 겨우든잠 다 깨운가 하노라.
1) 작가 미상.
2) 풀이
*한단침 - 여옹침 인생의 덧없음과 영화의 헛됨을 비유하는 말.
중국 당나라의 개원 19년 노생이라는 소년이 한단의 여사에서
도사 여옹의 베개를 빌려서 잠을 잤더니
메조밥을 짓는 사이에 팔십 년간의 영화스러운 생활을 누린
꿈을 꾸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함. 여공침, 한단지침, 한단몽.
당나라 현종 때, 한단(현 하북성)에서, 盧生이라는 젊은이가 呂翁이란
도사의 베개를 베고 잠이들었다.
잠결에 보니 베개 구멍이 커저서 그속을 보니 別天地가 아닌가?
큰 대궐의 명문가의 규수를 아내로 삼고 덕분에 벼슬을 하였으나
모략에 말려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다.
얼마 후 풀려나오자 그전보다 승진되여 장관급으로 승진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적으로 몰려 유배 사형케 되었으나
왕이 오판한 것을 깨닭고 다시 불러 국회의장 자리정도를 천거했으나
때는 이미 늙어서 죽게되었다.
죽는 순간 깜짝 놀라 깨어보니 꿈이었다는 데서 유래.
유의어 한단몽(邯鄲夢), 노생지몽(盧生之夢), 한단지몽(邯鄲之夢)
*장주호접 -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았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
*전전반측 - 누워 이리저리 뒤척거리며 잠을 못 이룸
*몽불성 - 꿈을 이루지 못함 *장주 - 장자의 본명
*가지어량안원성 - 양 언덕 기슭에서 원숭이의 울음소리는 더하여
*제부진 - 울음은 그치지 않고
*야월공산두견성 - 야밤 달 밝은 공산에 두견새의 울음소리
*장장춘일단단야 - 길고도 긴 봄날 짧고도 짧은 밤에
3) 해석
내년 삼월에 오신다더니 내년이 한이 없고 삼월달도 끝이 없다.
버들잎이 푸르렀다. 누렇게 청황으로 변색한 것이 몇 번이며
창가에 앵두꽃 붉었으니 꽃피고 꽃 진 적이 얼마인가?
한단 베개 빌려다가 잠시만이라도 장주 꿈속의 나비가 되어 꿈속에서라도
만나보려 하였더니 긴 봄날 짧은 밤에 이리 뒹굴 저리 뒤척
꿈마저 못 이루니 어찌하리.
더구나 양쪽 강기슭에서 원숭이 울음소리 끊이지 않고
달 밝은 텅 빈 산속 두견새 울음소리까지 겨우 든 잠 다 깨우누나.
■ 17. 사설시조 - 세상공명부운이라
세상공몀부운(世上功名浮雲)이라 강호어옹(江湖漁翁)될지어다
일엽소정(一葉小艇)흘리저어 순류(順流)로 나려가니
청풍(淸風)은 서래(徐來)하고 수파(水波)는 불흥(不興)이라.
은린옥척(銀鱗玉尺) 펄펄뛰고 백구편편(白鷗0翩翩) 날아든다.
격앙전촌양삼가(隔岸前村兩三家)에 저녁연기(煙氣)일어나고
반조입강변석벽(返照入江飜石壁)에 새거울을 걸어난듯
창랑가(滄浪歌) 반겨듣고 소리 좆아 나려가서.
고기주고 술을받아 취(醉)토록 마신후(後)에 애내곡(欸乃曲) 부르면서
달을띠고 돌아오니 세상(世上)알까 두려운저(하노라).
1) 작가 미상.
2) 풀이
*세상공명부운이라 - 세상에서 공을 세운 이름은 뜬 구름과 같으리라
*강호어옹 - 세속을 떠나 고기 잡는 어부
*일엽소정 - 작은 배를 나뭇잎에 비겨 일컫는 말
*청풍은 서래하고 - 맑은 바람 서서히 불어오고
*수파는 불흥이라 - 물결은 치지 않는다
*은린옥척 - 모양 좋고 큰 물고기의 미칭
*백구편편 - 갈매기의 훨훨 나는 모양
*격안전촌양삼가 - 맞은 편 마을 두세 집
*반조입강번석벽 - 굴원의 어부사를 일컫는 말. 뱃노래의 이칭
*애내곡 - 뱃노래의 곡조
3) 해석
세상의 공명은 뜬구름과 같으니 강호의 어부가 되었다 .
일엽편주 노저어 물길따라 나려가니 맑은바람 슬슬불고 물결은 잔잔하다.
은비늘 옥빛 고기 펄펄 뛰고 흰 갈매기 훨훨 날아든다.
강 건너 앞마을 두세 집에서 저녁 연기 피어오르고
석양이 강에 들어 절벽에 반사되니 새 거울을 걸어놓은 듯 반짝거린다.
뱃노래 반겨듣고 소리 따라 내려가서
고기주고 술을바꿔 취토록 마신후에 뱃노래 부르면서 달빛띠고 돌아오니
내 이름이 세상에 알려질까 두렵다.
■ 18. 사설시조 - 어화청춘소년들
어화청춘소년(靑春少年)들 이내말을 들어보소
허송세월(虛送歲月)하지말고밭갈고글을읽어수신제가(修身齊家)할지어다.
만고성인(萬古聖人) 순(舜)임금은 역산(歷山)에 밭을갈아
부모봉양(父母奉養)하옵시고
천하문장(天下文章) 이적선(李謫仙)도 광산(匡山)에 글을읽어
명전천추(名傳千秋)하였으니.
하물며 우리인생(人生)이야 시호시호부재래(時乎時乎不再來)라
성현문장(聖賢文章)본을 받아 주경야독(晝耕夜讀) 하오리라.
1) 작가 미상.
2) 풀이
*허송세월 - 하는 일 없이 세월만 헛되이 보냄
*수신제가 - 심신을 수련하고 집안을 다스리는 일
*만고성인 - 옛날 덕과 지혜를 갖춘 선비, 만세의 성인
*역산 - 중국 산동성 제남부에 있는 산, 순임금이 밭갈던 곳이며 천불사가 있음
*이적선 - 이백의 미칭
*광산 - 산 이름. 강서성의 여산. 사천소에 있는 산
*명전천추 - 명성을 먼 미래까지 전하라
*시호시호부재래 - 한 번 지난 좋은 시절은 두 번 다시 아니 옴
*주경야독 -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공부하는 근면한 생활
3) 해석
아! 청소년들이어 내 말씀 좀 들어보소.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농사짓고 글을 읽어 심신을 수련하고
가정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만고의 성현 순임금은 역산에서 밭을 갈아 부모를 봉양하시고
천하의 문장가이신 이태백도 광산에서 글을 읽어 명성을 먼 미래까지 남겼는데
하물며 우리 같은 인생이야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젊은 시절을 놓치지 말고
성현과 문장가를 본받아 열심히 농사짓고 글 읽는 데 열중할 지어다.
■ 19. 사설시조 - 창외삼경 세우시
창외삼경세우시(窓外三更細雨時)에 양인심사(兩人心事) 깊은 정(情)과
야반무인(夜半無人) 사어시(私語時)에 백년동락(百年同樂)굳은 언약(言約)
이별(離別)이 될줄 어이알리.
둥작춘풍(銅雀春風)은 주랑(周郞)의 치소(嗤笑)요
장신추월(長信秋月)은 한궁인(漢宮人)의 회포(懷抱)로다
지척천리(咫尺千里) 은하(銀河)는 사이허고 오작(烏鵲)이 비산(飛散)허니
건너갈길 바이없고어안(魚雁)이돈절(頓絶)하니소식(消息)인들뉘전(傳)하리
못보아 병(病)이되고 못잊어 원수(怨讐)로다
가즉히 썩는 간장(肝臟) 이밤 새우기 어려운저.(하노라)
1) 작가 미상.
2) 풀이
*양인심사 - 두 사람이 마음에 생각하는 일
*야반무인사어시 - 한밤중 아무도 없는데 사사로운 말을 하고 있을 때
*백년동락 - 백년 동안 같이 즐기다 *치소 - 비웃음
*회포 - 마음에 품은 생각 *비산 - 날라 흩어짐
*어안 - 편지 또는 통신의 뜻
*돈절 - 갑자기 끊어짐. 완전히 고기 뱃속에서 편지가 나온 고사로 인해
어(魚)가 편지를 뜻하게 되었음.
3) 해석
창밖 야삼경 가랑비 내릴 때에 두 사람의 심사 깊은 정과
깊은 밤 단둘이 속삭일 적에 백년동락 굳은 언약 이별이 될 줄 어찌 알았으리.
동작대의 봄바람 연정은 주유의 회심의 미소요,
장신궁(한나라 궁전 이름) 가을 달은 한나라 궁녀의 회포로다.
지척이 천리 같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오작이 날아 흩어지니
기러기 건너갈 길 없고 서신이 끊겼으니 그 누가 소식을 전하랴.
못 보아 병이 되고 못 잊어 원수로다.
가뜩이나 썩은 간장이 밤을 새우기 어려워라.
■ 20. 반사설시조 - 청산은 나를보고
청산(靑山)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蒼空)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貪慾)도 버리고 성냄도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라 하네.
1) 작가
나옹(1320~1376). 고려 공민왕 때의 왕사.
속성은 아, 호는 나옹 또는 강월헌. 영해 사람.
중국 서천의 지공화상을 따라 심법의 정맥을 받아 왔음.
지공 무학과 함께 삼대화상의 한 사람으로 불림. 시호는 선각.
2) 풀이
*청산 - 나무가 무성하여 푸른 산
*창공 - 푸른 하늘 청궁 푸른 하늘
*탐욕 - 사물을 지나치게 탐하는 욕심
3) 해석
푸른 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푸는 하늘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지나치게 탐하는 욕심도 버리고 물과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
■ 21. 여창질음시조 - 달밝고 서리친밤
달밝고 서리친밤 울고가는 저기러기야
소상동정(瀟湘洞庭) 어데두고 여관한등(旅舘寒燈) 잠든나를 깨우느니
밤중만 네우름한소리에 잠못이뤄(하노라)
1) 작가 미상.
2) 풀이
*소상 - 중국 호남의 소수와 상수가 합류한 강 이름
*동정 - 중국 호남성에 있는 동정호
*여관한등 - 여관방 쓸쓸한 등불
3) 해석
달 밝고 서리 친 밤 울고 가는 저 기러기야.
소양강 동정호를 어디에 두고
여관방 쓸쓸한 등불 밑에 잠든 나를 깨우느냐.
밤중만 네 울음 한소리에 잠 못 이룬다.
■ 22. 여창질음시조 - 기러기 산이로잡아
기러기 산이로잡아 정드리고 길드려서
님의집 가는길을 역역히 가르쳐주고
밤중만 님생각 날제면 소식전케.(하리라)
1) 작가 미상.
2) 풀이
*산이로 - 산 것으로, 산 채로
*역력히 - 또렷이
*소식 - 천지 시운이 자꾸 변화하는 일,
안부를 전하는 편지나 음신 같은 것,
성문, 상황이나 동정을 알리는 보도, 고향소식, 선전 소식
3) 해석
기러기 산채로 잡아 정들이고 길들여서
님의 집 가는 길을 뚜렷이 가르쳐 주고
밤중만 님생각날 제면 소식전케(하리라)
■ 23. 남창질음시조 - 바람아 부지마라
바람아 부지마라 후여진 정자(亭子) 나뭇잎이 다 떠러진다
세월(歲月)아 가지마라 녹빈홍안(綠鬢紅顔)이 공로(空老)로다.
인생(人生)이 부득항소년(不得恒少年)이니 그를 설워 하노라.
1) 작가 미상
2) 풀이
*정자 - 산수가 좋은 곳에 놀기 위하여 지은 아담한 집. 한집, 정각, 정사, 사정
*세월 - 흘러가는 시간 *녹빈 - 검은 머리
*홍안 - 젊어 혈색이 좋은 얼굴 *부득항소년 - 항상 소년이 될 수 없다.
*공로 - 아무 일도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늙음
3) 해석
바람아 부지마라. 구부러진 정자 나뭇잎이 다 떨어진다.
세월아 가지 마라. 검은 머리 붉은 얼굴이 부질없이 늙어만 간다.
인생이 항상 소년일 수 없으니 그를 서러워한다.
■ 24. 남창질음시조 - 푸른 산중 백발옹이
푸른 산중(山中) 백발옹(白髮翁)이 고요독좌(獨坐) 향남봉(向南峯)ㅣ로다
바람불어 송생슬(松生瑟)이요 안개걷어 학성홍(壑成虹)을
주곡제금(布穀啼禽)은 천고한(千古恨)이오 적다정조(績多鼎鳥)는
일년풍(一年豊)이로다
누구서 산(山)을적막(寂寞)타던고 나는낙무궁(樂無窮)인가 하노라
1) 작가 미상.
2) 풀이
*백발옹 - 머리가 하얗게 센 할아버지 *독좌 - 혼자 앉아 있음
*송생슬 - 솔바람 소리가 금슬을 타는 듯함 *학성홍 - 산골짜기에 무지개를 이룸
*포곡제금 - 뻐꾸기. 포곡(布穀), 주곡(奏穀) :
곡식 종자를 뿌리라는 의미를 새소리에 접근시킴
*천고한 - 오랫동안 한이 맺혀 있고
*적다정조는 일년풍 - 소쩍새는 일 년의 풍요를 기원한다
*적막 - 쓸쓸하고 고요함 *낙무궁 - 한없이 즐거움
3) 해석
푸른 산중 백발노인이 고요히 홀로 앉아 남쪽 산봉우리를 바라본다.
바람 부니 소나무에서는 비파소리 나고
안개 걷히니 계곡에 무지개가 뜬다.
두견새 울음소리는 천추의 한을 토해내고 소쩍새 울음소리는
일 년의 풍요를 기원한다.
그 누가 산을 적막하다 했는가.
나는 산의 즐거움이 무궁무진하다고 하겠다.
■ 25. 남창질음시조 - 벽사창이
벽사창(碧紗窓)이 어룽어룽커늘 임만여겨 펄떡뛰어 나가보니
임은 아니오고 명월(明月)이 만정(滿廷)헌데 벽오동(碧梧桐)
젖은 닢에 봉황(鳳凰)이 와서 긴목을 휘어다가 깃다듬는 그림자로다
마초아 밤일세만정 행혀 낮이런들 남우일번(하여라)
1) 작가 미상.
2) 풀이
*벽사창 - 여인이 기거하는 바의 창문 *만정 - 뜰에 가득 참
*어룽어룽 - 어룽어룽한 무늬가 있다. 얼룽지다.
*벽오동 - 벽오동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
*봉황 - 상상상의 상서로운 새.
몸은 닭의 머리, 뱀의 목, 제비의 턱, 거북의 등, 물고기의 꼬리 등
모양을 하고, 키는 6척 가량이며, 몸과 날개는 오색 빛이 찬란하고
오음의 소리를 낸다 함.
오동나무에 깃들이고 대의 열매를 먹으며 예천을 마심.
성천자가 나타나면 이 새가 나타나는데 뭇 짐승들이 따라 모인다고 함.
수컷을 봉, 암컷을 황이라고 함. 용, 거북, 기린과 함께 사령을 이루는데
중국 고대의 전설에 많이 나옴.
봉황새, 황새, 봉조, 단조,
봉(봉황에 닭을 비교한다 : 잘난 사람에다 못난 사람을 비교한다)
이라고도 함.
*마초아 - 마침. 우연히 *남우일번 - 남 웃길 뻔
*밤일세만정 - 밤이기에 망정이지
3) 해석
벽사창이 어룽거리기에 혹시나 임이 오시나 하고 펄떡 뛰어 나가 보니
기다리는 임은 오시지 않고 밝은 달만 뜰 안에 가득 차 있고
벽오동나무 잎에 봉황이 와서 긴 목을 휘어다가 깃 다듬는 그림자로다.
마침 밤이기에 다행이지 낮이었다면 남들이 웃을 뻔 하였다.
■ 26. 사설질음시조 - 태백산하에
태백산하(太白山下)에 굽은길로 중(僧)서넛가는 중에
그중(中)에 말(末)째중아 게 잠간(暫間)말 무러보자.
인간이별만사중(人間離別萬事中)에독숙공방(獨宿空房)을마련하시든 부처님
어느절 법당(法堂) 탑전탁자(榻前卓子)위에 감중련(坎中連)하옵시고
두려시 앉은 모양 그 보았던가,
소승(小乘)도 수종청송(手種靑松)이 금십위(今十圍)로되 모르옵고
상좌노승(上座老僧)님 아르신가(하노라).
1) 작가 미상.
2) 풀이
*태백산 - 경상도 봉화군 손천면과 강원도 삼척면 상강면 사이에 있는 산
*인간이별만사중 - 인간의 이별 중에서
*독숙공방 - 독수공방, 빈방에서 혼자 잠
*법당 - 불상을 안치하고 설법도 하는 절의 정당, 법전
*탑전 - 임금의 자리 앞 *상좌 - 절의 주지
*감중련 - 팔괘의 하나, 모지에 장지를 붙이고 있는 부처님의 손가락 모양
*소승 - 스님이 자신을 낮추어 일컫는 말
*수종청송 - 내 손으로 심은 푸른 소나무 *금십위 - 지금 열 둘레가 되었다
3) 해석
태백산 밑 굽은 길을 걸어가는 서너 명의 스님 중에 끝에 있는 중아!
거기 잠깐 멈추어라. 말 좀 물어 보자.
인간의 온갖 이별 중에 홀로 자는 일을 마련하신 부처님이
어느 절 법당 탁자 위에 감중련하고 뚜렷이 앉은 모양을 본 적이 있는가.
소승도 손수 심은 소나무가 아름드리가 되도록 오랫동안 살아 왔으나
본적이 없고
상좌 노스님이나 아실는지 모르겠다.
■ 27. 사설지름시조 - 약수삼천리
약수삼천리(弱水三千里) 거지둥떠가는 배야
거기 잠간(暫間) 닻주어라 말무러 보자.
동남동녀오백인(童男童女五百人)으로 영주봉래방장산(瀛州蓬萊方丈山)에
불사약(不死藥)을 구(求)하러 가는 서시등(徐市等)의 배이올런가.
우리도 사구평대(砂丘平臺)에 위중(危重)한줄 아옵기로 바삐 바삐(가옵네)
1) 작가 미상
2) 풀이
*약수 - 신선이 살았다는 중국 서쪽의 강. 길이가 삼천리나 되며
부력이 매우 약하여 기러기의 털도 가라앉는다고 함
*잠간 - 잠시, 잠깐 *동남동녀 - 사내아이와 계집아이
*영주 - 삼신산의 하나. 진시황과 한무제가 불사약을 구하러 사신을 보냈다는
가상적인 선경
*봉래 - 삼신산의 하나. 사구해안 또는 사막지방에서 바람이
모래를 몰아쳐 올려서 풍향에 직각으로 이루어진 낮은 구름
*서시 - 진의 방사. 진시황의 명을 받아 동남과 동녀를 인솔하고
삼산산에 장생불사약을 구하러 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함.
*사구평대 - 상황. 주가 누대를 쌓고 놀았던 곳.
진시황이 순행하다가 이곳에서 사망하였음.
*위중 - 매우 위태로움 *삼신산ㅡ영주, 봉래, 방장산
3) 해석
약수삼천리에 거지둥 떠가는 배야 거기 잠깐 멈추어라 말 물어보자
동남동녀 오백인을 싣고 영주 봉래방장 삼신산으로
불사약을 구하러 가는 서시 등의 배인가?
우리도 사구평대에 매우 위태로운 줄 알기에 바삐바삐 가는 중일세.
■ 28. 중허리시조 - 산촌에 밤이드니
산촌(山村)에 밤이드니 먼딋 개 지저운다
시비(柴扉)를 열고보니 하늘 차고 달이로다
져 개야 공산(空山)에잠든달을 지저무삼 하리오
1) 작가 천금.
2) 풀이
*시비 - 사립문 *공산 - 조용한 깊은 산
3) 해석
산촌에 밤이 드니 먼 곳의 개가 짖고 운다.
사립문을 열고 보니 하늘은 차고 밝도다.
저 개야 공산의 잠든 고요한 달을 짖어 무엇하랴.
■ 29. 중허리시조 - 님그린 상사몽이
님그린 상사몽(相思夢)이 실솔(蟋蟀)의 넋시되어
추야장(秋夜長) 깊은방에 님의방에 드럿다가
날닛고 깊이든잠을 깨와볼가 하노라
1) 작가
박효관. 고종 때의 가객. 자는 경화, 호는 운애.
대원군의 사랑을 받음. 안민영과 합하여 시조집 <가곡원류>를 편찬함.
2) 풀이
*상사몽 - 이성간에 서로 사랑하고 사모하여 꾸는 꿈
*실솔 - 귀뚜라미, 쓰르라미 *추야장 - 기나긴 가을밤
3) 해석
님을 그리워하는 간절한 마음이 쓰르라미의 혼이 되어
긴 가을 깊은 밤에 님의 방에 들었다가
나를 잊어버리고 깊이자는 님의 잠을 깨워볼까 하노라
■ 30. 엮음질음시조 - 푸른산중하에
푸른산중하에 조총대 들어 메고 설렁 설렁 나려오는 저 포수야
네 조총대로 날버러지 길짐생, 길버러지 날짐생, 너새, 증경이, 황새, 촉새,
장끼, 까토리, 노루, 사슴, 토끼, 이리, 승냥이, 범,
함부로 탕 탕 네 조총대로 다 놓아 잡을 센정
새벽달 서리치고 치새는 밤에 동녘 동다히로 홀로 짝을 잃고
께 울음으로 울음 울고 울고 가는 외기러길랑 행여나 네 놓을세라.
우리도 아무리 무지하여 산행포수일 망정 아니 놓삽네.
1) 풀이
*날버러지-날아다니는 곤충
*길짐샘-네발로 땅에서 걸어다니는 짐승
*길버러지-땅에서 기어다니는 벌레
*날짐생-두날개와 두발로 날수있는 짐승
*너새-학 *증경이-원앙새 속칭
*장끼-꿩과에 속하는 새 *가토리-까투리
*촉새-참새종류 *다히-땅의 옛말
2) 해석
푸른 산중 아래 총대 메고 설렁설렁 내려오는 저 포수야
너의 총으로 날아다니고 기어 다니는 새들과 짐승들
학, 원앙새, 황새, 참새, 수꿩, 까투리, 노루, 사슴, 이리, 승냥이, 범 등을
함부로 탕탕 너의 총으로 모두 쏘아 잡을 텐데
혹시 새벽달 서리치고 지새우는 밤에 동녁 동쪽으로 께울 께울 하고
슬피 울며 날아가는 짝 잃은 기러기를 혹시나
너의 총으로 쏘아 잡을까 걱정되는구나.
우리도 아무리 무식한 사냥꾼이라 해도 어찌 함부로 쏠 수 있겠는가.
■ 31. 엮음질음시조 - 창내고쟈
창내고쟈 창내고쟈 광창이나 들창이나 벼락닫이 미닫이나 쌍창이나
열장자밀장자 가로장자세로장자 돌첩첩은걸분합 암돌쩌귀에주돌쩌괴를 맞춰
걸쇠 배목 고리 사슬 박은 설주에다 부리 긴 바곳을 대고
크나큰 장도리로 땅뚱 땅뚱 눌러박어 이내가슴에 창내어고쟈
두었다 임 생각이 나서 가슴이 답답하올때에 여 닫어볼까 하노라.
1) 풀이
*광창 - 넓게 만들어 끼운 창 *들창 - 들어서 이는 벽 위의 조그만 창
*벼락닫이 - 위아래 두 짝의 문짝 *장자 - 방 사이를 막아 끼우는 제구
*돌첩 - 돌쩌귀에 단 간접이 *배목고리 - 문고리나 삼배목에 꿰는 쇠
*분합 - 대청 앞에 드리우는 네 쪽으로 건 창살문
2) 해석
창을 내고 싶구나 이내 가슴에 창을 내고 싶구나 광창이나
들창이나 벼락닫이 미닫이나 쌍창이나 열장자 밀장자 가로장자 세로장자
돌첩첩은 걸분합 암돌쩌귀에 수돌쩌귀를 맞춰 걸쇠 배목 고리
쇠사슬 박은 기둥에다 부리긴 송곳을 대고 크나큰 장도리로 땅뚱 땅뚱
눌러 박아 이내 가슴에 창을 내고 싶구나.
가끔 임 생각이 나서 가슴이 답답할 때면 열고 닫고 해볼 까 하노라.
■ 32. 엮음질음시조 - 학타고 저불고
학타고저불고 호로병차고 불로초메고 쌍상투짜고 색등거리 입고가는 아희야
게 잠 섯거라 말물어보자. 요지연 좌객들이 누구누구 와 계신고.
내 뒤에 선옹이 오시니 거기 물어 보시오.
1) 풀이
*호로병 - 길쭉하고 가운데 잘록 들어갔으며, 흔히 술 휴대용으로 쓰임.
*색등거리 - 색동마고자 *게 잠 - 거기 잠간
*좌객 - 좌석에 앉은 손님
2) 해석
학 타고 피리불고 술병차고 불로초 메고 두 갈래 상투 짜고
색동마고자 입고 가는 아이야 잠간 섯거라. 말 물어보자.
요지연 좌객들이 누구누구 와 계시느냐
내 뒤에 신선노인이 오시니 거기 물어 보시오
■ 33. 우조질음시조 - 석인이 이승황확거허니
대한시조협회 前이사장 湖樹 李渶浚님 서예작품에서
-
석인(昔人)이 이승황확거(已乘黃鶴去)허니 차지(此地)에
공여황확루(空餘黃鶴樓)로다
황학(黃鶴)이 일거불부반(一去不復返)허니
백운천재공유유(白雲千載空悠悠)로다
청천(청천)은 역역한양수(歷歷漢陽樹)이어늘
방초처처앵무주(防草萋萋鸚鵡洲)로다
일모향관(일모향관)이 하처시(何處是)오 연파강산(煙波江上)에
사인수(使人愁)를 (하여라)
1) 작가 최호(704~754). 당나라 파주 하남성 개봉 사람이다.
2) 풀이
*등황학루 - 황학루에 오르다
*청천 - 맑은 하늘 아래 냇물
*처처 - 무성한 모양
*향관 - 고향
*앵무주 -중국 무한시 무창의 서남쪽 강가운데 있는 섬
*방초 - 향기가 좋은 풀. 향초
3) 해석
옛 사람이 이미 누런 학을 타고 가버리어
이 땅에 덩그러니 황학루만 남았구나.
누런 학은 한번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흰 구름만 천년 두고 헛되이 흘러갔다.
맑은 냇물 저쪽엔 한양의 나무들이 역력하고
꽃다운 풀은 앵무주에 무성히 자라 있다.
해는 지는데 고향은 어디쯤 인고
안개 낀 강가에서 시름에 잠기네.
■ 34. 우시조 - 나뷔야 청산가자
나뷔야 청산(靑山)가자 범나뷔 너도가자
가다가 저무러든 고제드러 자고가자
고제서 푸대접(待接)하거든 닢에서나 자고가자
1) 작가 미상.
2) 풀이
*나뷔 - 나비 *저무러든 - 저물거든 *고제 - 꽃에서
3) 해석
나비야 청산에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 35. 우시조 - 월정명 월정명커늘
월정명(月正明) 월정명(月正明)커늘 배를저어 추강(秋江)에나니
물아래 하늘이요 하늘가운데 명월(明月)이라
선동(仙童)아 잠긴달건저라 완월장취(翫月長醉) 하리라.
1) 작가 박상.
2) 풀이
*월정명 월정명 커늘 -달이 밝고 밝음
*선동 - 선경에 산다는 아이 신선
*완월장취 - 달을 벗삼아 술에 오래도록 취함
3) 해석
달이 밝다하기에 배를 타고 추강을 내려가니,
물 가운데 하늘이요 하늘가운데 밝은 달이로다.
선동아 저 달을 건져다오.
달을 벗 삼아 술을 마시며 오래도록 취하리라.
■ 36. 각시조 - 봉황대상에
봉황대상(鳳凰臺上)에 봉황유(鳳凰遊)러니
봉(鳳)은가고 대(臺)는 비었는데
흐르나니 강수(江水)로고나.
오궁화초(吳宮花草)는 매유경(埋幽徑)이요
진대의관성고구(晋代依冠成古邱)라
삼산(三山)은 반낙청천외(半落靑天外)요
이수중분(二水中分) 백로주(白鷺洲)로다.
총위부운능폐일(總爲浮雲能蔽日)허니
장안(長安)을 불견사인수(不見使人愁)를 하여라.
1) 작가 이백(701~762). 자는 태백. 청련거사라 자호하였다.
두보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당나라의 대표적 시인.
2) 풀이
*봉황대 - 중국 남경에 있는 누대
*오궁 - 강소성에 있는 옛 오나라 궁전
*삼산 - 강소성 강년현의 서남에 있는 산
*백로주 - 강소성 강녕현의 서남에 있는 섬
3) 해석
봉황대 위에는 봉황새가 놀더니
봉은 사라지고 빈 대 앞엔 강물만 흐르고 있다.
오나라 궁전의 화초는 오솔길에 묻혀있고
진나라 때의 귀인들은 죽어 무덤을 이루었다.
삼산은 푸른 하늘 밖으로 반쯤 솟아있고
두강물이 백로주를 가운데 두고 갈라진다.
어떻든 뜬구름은 해를 가릴 수가 있으니
장안은 보이지 않아 시름만 깊게 한다.
■ 37. 각시조 - 행궁견월삼신색은
행궁견월삼신색(行宮見月傷心色)은 달보아도 임의생각
야우문령단장설(夜雨聞鈴斷腸聲)은
빗소리드러도 임의 생각이로고나.
원앙와랭상화중(鴛鴦瓦冷霜華重)헌데
비취금한수여공(翡翠衾寒誰與共)고
경영성하욕서천(耿耿星河浴曙天)에
고등(孤燈)이 도진(挑盡)토록 미성면(未成眠)이로고나,
아마도 천장지구유시진(天長地久有時盡)이로되
차한(此恨)은 면면(綿綿)하여 부절기(不絶期)를 하여라.
1) 작가 미상.
2) 풀이
*행궁 - 임금이 거동할 때 머무는 별궁
*야우문령 - 비오는 밤에 말방울 소리 들리니
*수여공 - 누구와 같이 할고 *경경 - 환한 모양
*원앙화 - 원앙새가 새겨진 기와.
기와는 하나는 젖혀지고 하나 엎어지는 암기와와 숫기와가 합쳐져
이어지므로 원앙이란 이름이 생겨났다
*상화 - 서릿발 *도전 - 심지가 다 탐
*비취금 - 비취새를 수놓은 이불이란 뜻
3) 해석
별궁에서 보 달빛은 상심의 빛은 달만 보아도 임의 생각
밤비에 들리는 말방울 소리는 창자를 도려내는 소리!
빗소리만 들어도 임 생각이 절로 난다.
원앙새긴 기와지붕에 서릿발 냉랭하고
비취 수놓은 금침 싸늘한데 누구와 같이 잠을 잘까.
반짝이던 은하수에 동틀 때까지 외로운 등심지 다 태워도 잠 못 이루네.
아마도 하늘과 땅은 없어질 날 있을지라도
이 한은 영원히 끊어질 날 없으리.
■ 38. 우조질음 - 등왕고각
등왕고각 임강저하니 패옥명란 파가무이라
화동조비 남포운이요 주렴모권 서산우이라
한운담영 일유유하니 물환성이 도기추오
각중제자 금하재오 함외장강이 공자류런가
1) 작가 王勃.
2) 풀이
자연의 무궁함 등왕고각의 웅장함과 인생의 무상함을 통감.
당나라 고장의 아들 원영이 홍주 자사로 있을 때 전각을 짖고
그 때의 벼슬이 등왕이므로 그 벼슬 이름을 따서
등왕각이라 하였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