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뇌 위축증 한방임상
경희고려한의원장
한의학박사 문 희 석
소뇌위축증은 MRI 상 소뇌위축으로 진단하며 그 기능이 퇴화되는 질환의 중상이다. 난치질환에 속하며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신체적으로 서서히 무너져 휠체어에서 침대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지켜 볼 수밖에 없다. 주변에 친하게 지내던 닥터 친구도 5년 전 소뇌위축증이 발병되어 지금도 병원에 산소호흡기로 수명연장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 9월 중순 83세이신 지인의 사돈영감님이 소뇌위축증으로 1년 전부터 지팡이를 짚기 시작하여 현재는 보행이 느린 서동증과 언어곤란이 심해지고 목욕탕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를 자주 반복한다고 한다. 서울 모 병원에서 MRI 상 소뇌위축증으로 진단받았다고 한다.
결론은 고령에다 퇴행성 뇌질환인 소뇌위축증은 완치라는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양방이든 한방이든 딱히 뚜렷한 치료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칙은 하나다. 한의학의 가장 큰 장점은 병증에 대한 변증원리와 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원리에 따라 처방과 약을 투여하는 것이다. 한의학은 원리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처방이 불가능하다. 모방이 아닌 창의적인 처방을 구사해야 한다. 진단에서도 직감은 매우 중요하다. 형상과 증상만으로 처방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아들이 내민 사진을 보니 최근에 갑자기 악화된 상태라며 손발과 다리, 얼굴이 부어올라 있고 안면근육이 늘어져 입술도 뺨도 쳐져 있었고 눈빛이 매우 흐리다고 했다. 뇌와 골수와 뼈는 신장인 콩팥기능과 연계되어 있다. 소뇌위축증의 본질은 콩팥과 뇌의 기능 실조나 다름없다. 콩팥의 기능을 다스리고 간의 기능을 함께 도와주지 않고서는 근본치유가 불가능하다. 또 한번 고민하게 되는 것이 양기를 돌이켜 주는 회양의 약재인 육계와 부자를 사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부자는 독성이 있는 약물이기 때문이다. 육계와 부자를 8g을 더하여 한약 한 달분을 처방한 후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진행을 멈추게 하고 눈빛이 뚜렷해지고 의식도 보행도 나아져 지팡이를 집고 밖에도 나가시며 의식을 잃고 자주 쓰러지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얼굴 안면근육의 처짐과 부종이 없어져 윤곽이 또렷해졌다고 한다. 재처방을 하고 향후 증상의 변화를 더 관찰하기로 했다.
2020.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