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에. Western hemlock 이 들어왔다. 그 전날밤에 비가와서, 비를 잔뜩 맞은 듯, 나무가 전체적으로 무거웠다.
부지런히, 모탕을 하고, 가장자리는 그나마 얇은 각재는 본딩을 하고, 굵은목재는 한지를 발랐다.
사다리차에 8톤트럭이 떡하고 길을 막고 서 있으니, 자연스레 구경꾼들도 몰려들고, 원목이 들여지는 것이 구경아닌 구경이 되어버렸다.
그즈음, 고민하던 전통기와도 들여왔다. 마음에 쏘~옥^^ 든다.
물어 물어, 하남의 기와장수로 부터, 암기와 100장과 숫기와 50장을 사왔는데, 빗살무늬에 황토가 그대로 묶어있는 모습이 큰아이를 품에 처음 안았던것과 같이, 살갑기만 하다.
어제는 담을 쌓기 위한 재료를 구하고자 길을 나섰다.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먼 곳에서 물어 물어 찾아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괴물처럼 바라본다.
과거 전시부문에, 한옥을 접목하고자 하는 뜻으로, 한 건축과 교수님을 만나, 제휴를 부탁한 적이 있었는데, 3년만에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아마도, 그분들은 무모하지만 패기를 높이 평가해 주는 듯하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 시골마을을 들어서면서, 벼짚과 황토를 구하고, 이것 저것, 마을사정이나,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그리움의 이야기도 들어가며 문앞까지 나와, 배웅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따뜻하기만 하다.
점심무렵, 식료품트럭이 산을 오르내리며, 막걸리 한 통에 흥정도 불필요한 듯, 주는 데로 받고 고개를 내려간다.
안타깝게도 세끼는 마을에선 자취를 감춘지 오래고, 조경집에나 가보라는 어르신의 말씀!, 몇 군데 토담이 있긴 하지만, 방법을 여쭈어보는 것은 초면에, 아무래도 실례인 듯하여, 다음기회에 막걸리 한 통을 사들고 가서, 살포시 여쭈어 볼까한다.
조경집에 들르니, 사장님은 공무원생활을 정리하고, 아내와 더불어, 조경업을 하신지 25년되신 장인이었다.
어렵지 않게, 대나무와 세끼줄을 얻었는데, 그냥 주신다는 것을, "그냥가면, 복달아난다" 는 핑계로, 손에 담배값을 쥐어주고 돌아섰다.
잠시지만,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이것 저것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시골에 땅과 황토가 있고, 참나무도 모아놓았으니, 2년후에, 흙집을 지어달라고 때를 쓰신다.
주변엔, 좋은 목수가 많이 있을테니, 그분들께 부탁하는 것이 낳을 것이라고, 어렵게 거절을 하였다.
알다시피, 이제 사무실하나, 만들어 보려구, 끙끙되는 놈이, 남의 집을 어찌 짓어 줄 수 있겠냐는 생각도 들었지만, 알지 못함을 안다고 한 나의 세치혀를 더욱더 단속해야 겠다는 생각에 머리를 조아렸다.
차를 인천남동공단 목재단지로 몰았다. 마음이 급한지라, Douglas-fir 를 어찌 구입했는 지 모를 정도라서, 업체방문도 하고, 여러 나무도 구경하고 싶어서 였다.
하지만, 실지로 가서보니, 껍질을 벗겨놓고, 야적해 놓은 나무를 보니, 그 규모에 한번 놀라고, 한번에 나무를 척척 알아보는, 사장님의 눈에 놀랐다.
알다시피, 인천남동공단에는 한 10여개 정도 목재공장이 있고, 모두가 수입목들이다.
뉴송이나 소송 등, 일부만 취급하는 곳이 있는 가 하면, 거의 대부분의 수입목을 취급하는 곳도 내눈으로 확인한 것만, 3개 업체는 되었다.
아마도, 나처럼,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돌아보았으리라 믿는다.
보통은 사전 연락을 드리고, 업체를 방문하거나 하지만, 오늘은 예외상황!!, 전화번호만 살짝따고, 성남 모란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물으니, 모란장이 기름시장으로도 유명하다하여, 동백씨를 구하러 가야한다.
방앗갓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씨만 구해오면, 기름을 짜 준다고 한다. 이번에 책상을 만들면, 한 번 발라 볼 여량이다.
그런데, 전화번호를 따고 돌아서는 데, 한 나이드신 분이, 현장안으로 나를 부른다.
사업자라면, 통하는 Feel 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직원과 사업주의 구별이다. 그것이 오랜 경험은 필요없지만, 누구나 갖게되는 예감이다.
아마도, 현장에서 도편수와 일반목수를 구별하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데..
사정이야기를 말씀드리니, 본인은 강원도에 제재소가 또 있고, 평창의 한옥학교에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이야기는 나누어 볼 수 없었지만, 소나무에 갖은 곧은 마음씨를 읽을 수 있었다.
덤으로 인테리어에 사용할 요량으로 소나무껍질도 얻었다.
다음 사무실 오픈즈음에 초대장을 보내드리도록하고 길을 나섰다.
아쉽게도, 모란장에 가는 것은 틀린 듯하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오늘 만난 우리네 이웃들의 얼굴이 스쳐간다.
세상이 너무나 야박하다하지만, 우리네 이웃들의 가슴은 항상 열려있었음을, 단지 내가 마음을 닫았을 뿐!!
깨달았다.
첫댓글 현장 위치가 어디신가요? 폐가 되지 않는다면 한번 구경삼아 들리고 싶네요?
아그 ....잘 읽고 갑니다...종종 소식 올려 주이소....
아직 준비된것이 없어 보여드리기 민망한데요. 위치는 영등포구청 5번출구나와, 우리은행끼고 골목으로 100m정도 올라오시면, 막달은 3거리가 나오지요.,그곳 검은콩수제비집2층입니다. 전화번호는 019-385-0543이구요. 어느분이든 대환영! 단. 미리 전화를.. 꽃단장을 해야하는 관계로,,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