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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 성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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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공동번역성서에 대한 단상
풍류인 추천 1 조회 191 12.11.27 13:42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집에 몇 권의 성경이 있는데, 그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성경번역은 공동번역이다. 

가톨릭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게 된 나의 태생적 한계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사실 난 번역체의 문구를 아주 싫어하기에 공동번역을 선호한다. 

개인적으로 여러 신규 번역된 성경들 -예를 들자면, 표준 새번역, 쉬운 성경 등 -읽을까 했으나

도무지 그 번역의 오류나 수준(?)은 단순히 쉽게 술술 읽는 성경이라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덮어버렸다. 


개역이나 개정개역본은 1933년 번역이 된 만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은 언어들과 번역이 사실 그다지 매끄럽지 않다.

물론 원문에 충실하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사람들이 '권위적 어투'에 대한 선호 - 왠지 더 권위있고 위엄있는 것 -와 더불어 어릴 적부터 봐왔던 것에 대한 익숙함에 대한 선호라는 생각이다. 


책 번역을 해보기도 했던 입장으로서 개역성경은 분명 업그레이드가 많이 필요한 버전이다. 새상이 21세기인데 20세기 초의 번역본을 본다는 것은 또 다른 고역이라, 난 공동번역을 주로 보고 개역성경과 더불어 두 버전을 번갈아 보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공동번역을 더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구/신교가 함께 번역 작업을 했다는 점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이다. 

가톨릭의 선종완 신부, 개신교의 문익환 목사, 성공회 김진만 신부, 감리교 이근섭 목사, 성결교 정요섭 교수 등이 번역에 참여했고 이현주 목사님이 감수를 했던 결과물이고 번역을 끝내면 각 교의 전문위원이 붙어서 이를 검토하고 의견을 붙여 보냈었다. (이현주의 공동번역 성서에 대한 생각 참조)


바티칸의 교회일치운동 물결에 발맞추어 진행되었고 1977년 드디어 구약/신약 합본이 발행되었지만, 

공동번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개신교에서는 아주 극소수의 일부 교단을 제외하고는 사용을 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교단의 종파 사람들이 모여 공동으로 역작을 만들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개신교 교단의 이해가 충족되지 않았다. 

들리는 얘기로는 개신교 측에서는 하나님을 하느님으로 명칭을 통일했다는 점 (당시 가톨릭에서는 천주님, 개신교에서는 하나님으로 명명), 개역 성경에 대한 일반 성도들의 선호 등등을 이유로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던 듯 하다.


얼마전 가톨릭에서 '새번역 성경'을 출판해서 공식 성경으로 채택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17년의 공을 들여 임승필 신부님을 주축으로 번역 작업을 거쳐 세상에 출간되었고 2005년 공동번역 대신 공식 성경으로 채택되었다.  

원본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성경이라 꼭 사서 비교하며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마 나의 성경읽기가 더욱 풍성해 질 것 같아 더욱 한국으로 가면 어서 가서 사봐야지 벼르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내가 가지는 새번역 성경에 대한 기대감과는 별개로 공동번역이 

이제는 성공회, 정교회, 극소수의 개신교회에서만 이용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 

사견으로는 하나님이든 하느님이든 그 단어가 무어라고 구/신교의 공동 산물이었고 함께 채택하려고 작업했던 것이었는데 

아집과 이해관계 등으로 채택하지 않은 개신 교회 책임자들의 퍽퍽한 태도가 가슴아프다. 

만약 개신교에서도 공동번역을 채택 했더라면, 아니면 최소한 사람들에게 권장이라도 했더라면

지금? 제 2의 공동번역이 훨씬 나은 모습으로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안타까움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으로 한 포도나무에서 나온 포도가지들의 자세라는 생각인데,

다친 발이 마음에 안든다고 잘라버리라고 부추기는 손의 모습 같아 마음이 아프다.

언제 다시 멋진 제 2의 공동번역 성경이 나올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제 2의 공동번역 성경이 나올? 까지 나는 아마 공동번역과 다른 몇 가지 성경을 동시에 보며 제 2의 역작을 기다리고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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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2.11.27 13:45

    첫댓글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공동번역 성서에 대한 단상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 12.11.28 12:07

    저가 아는 소문에는 개신교 측의 몇몇 이해집단이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개역성경에서 개역개정으로 바꾸었고요. 찬송가책도 새찬송가, 21세기 찬송가 등을 서로 만들어 교회에 배포하느라고 싸움도 많이 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목사님이 번역하신 킹제임스성경이 원문에 충실한 지 어쩐지는 몰라도 참 읽기가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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