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모세: 80세 모세(출2:11-3:15,롬6:1-14)
120년을 산 모세의 생애는 3 등분 된다. 히브리인으로 태어나 40 세까지는 애굽의 궁궐에서 왕자처럼 살았고,
그 후 80세까지 40 년은 미디안광야에서 망명자로 살았다. 거기서 결혼한 그는 자식을 낳고 양을 치는 목자로 지냈다
. 마지막 40 년은 하나님의 일꾼으로 일했다. 히브리 노예들을 애굽에서 해방시키는 하나님의 일에 지도자로 쓰임 받았다.
모세의 40세와 80세, 그 두 시점은 큰 전환점이다.오늘은 이 두 시점에 주목하면서 은혜를 받고자 한다.두 시점 모두 하나님의 선한 일에 모세가 임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그 임하는 자세나 마음가짐은 천지 차이다.그 차이를 눈여겨보는 것은 예수복음의 알맹이를 깨닫는 데 있어서 매우 요긴하다. 그 두 시점은 오늘의 그리스도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1)40세 모세
모세는 야곱 시대의 히브리인들이 기근으로 인해 애굽으로 이주한 뒤 400여 년이 흐른 시대에 태어났다. 그런데 그동안 번창해온 히브리족은 그 때 강대국 애굽의 극심한 압박을 받았다.애굽은 히브리족을 약화시키기 위해 강제노역에 동원할뿐 아니라 신생 남아들을 죽이는 정책까지 집행했다.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모세가 히브리인으로 태어났다.하지만 그는 우여곡절 끝에 애굽의 궁궐서 왕자처럼 성장하게 된다.그런데 그의 나이 40세 때 동족 히브리인들이 혹독하게 압제 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주먹을 휘둘러 그만 난폭한 애굽인을 죽였다. 얼마 뒤 히브리인들끼리 다투는 광경을 본 모세가 한 히브리인을 나무란 것이 화근이 되어 살인사건이 폭로되었다. 졸지에 지명 수배자 신세가 된 모세는 결국 미디안광야로 도망가고만다.
나이 40세의 모세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나 선 혹은 의를 자기 주먹으로 이루려 했다. 애굽의 체제 아래서 부당한 압제와 박해를 당하는 히브리 노예들을 해방시키는 일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이었다.그것은 선한 일이요 의로운 일
이었다.또 같은 히브리 노예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도록 권면하는 것도 선한 일이었다.하지만 그 선한 일,의로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분노하며 주먹을 휘두른 행동은 분명 옳지 않았던 것이다. 분노하며 주먹을 휘두른 결과는 도망자 신세가 되었을뿐이다.히브리 노예들을 해방시키기는커녕 난폭한 애굽인들을 변화시킨 것도 없고 서로 다투는 히브리인들이 화목해 진 것도 없었다. 아무리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선한 일,의로운 일이라도 타락한 인간의 육신적 힘,열정,열심,의욕,지혜를 갖고는 선한 열매를 거둘 수 없다는 진리를 40세 모세를 통하여 배울 수 있다.
(2)80세 모세
80세의 모세는 40세 모세와는 아주 딴판이다.거친 미디안 광야에서 40년을 지낸 모세는 전혀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그의 마음엔 이제 분노 대신 긍휼과 사랑이 가득했고 손엔 돌멩이 대신 권능의 지팡이가 들려 있었다.예전에 모세는 육신적 힘,의욕,열정,야망 등의 지배를 받았으나 이제는 사랑과 거룩이신 하나님의 지배를 받는다.이젠에 모세는 하나님에 대하여 아는 사람이었으나 이제는 하나님을 아는 사람이다.황량한 광야 가시나무 불꽃 가운데 임하신 야훼 하나님을 모세는 친히 만났다.이전에 그는 자신의 열심으로 하나님을 위해 살고자했으나 이제 모세는 ‘스스로 계신 분’(야훼 하나님)의 통치와 인도를 겸손히 받는다.야훼 하나님은 인간을 변화시키시는 분이다.그 분 안에서 변화되어 그의 다스림을 받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의를 위해 일 할 수 있다.스스로 계신 하나님은 인간의 열심으로 당신을 위해 일한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그는 인간의 조종을 당하지 않는다.그는 주권자로서 인간을 당신의 형상을 닮은 존재로 변화시킨 뒤에야 당신의 일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신다.주님은 인간이 스스로 나서서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는 교만을 절대 기뻐하시지 않는다.
변화된 80세의 모세는 다시 애굽으로 들어갔다.아니 하나님의 보냄을 받았다고 해야 옳다.이제 하나님께서 앞장 서서 모세를 이끄는 차원이지 모세가 앞장 서는 차원이 결코 아니다.모세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친히 당신의 일을 하시기에 출애굽의 대역사는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강포한 애굽의 세력은 꺾였고 홍해는 갈라졌다.악은 힘없이 무너지고 선과 의는 하나하나 세워졌다.그러면서 하나님은 하나님이 되시고 인간은 인간이 되었다.즉 스스로 계신 야훼 하나님의 영광은 드러났고 인간은 인간의 자리에 겸손히 내려 앉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변화시키는 방법은 신을 벗기는 것이다.
1.모세가 그 장인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의 양 무리를 치더니, 그 무리를 광야 서편으로 인도하여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매
2 .여호와의 사자가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그에게 나타나시니라. 그가 보니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사라지지 아니하는지라.
3 .이에 가로되 내가 돌이켜 가서 이 큰 광경을 보리라 떨기나무가 어찌하여 타지 아니하는고 하는 동시에
4 .여호와께서 그가 보려고 돌이켜 오는 것을 보신지라. 하나님이 떨기나무 가운데서 그를 불러 가라사대 모세야, 모세야 하시매
그가 가로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5 .하나님이 가라사대 이리로 가까이 하지 말라. 너의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3:1-5)
80세 모세가 가시나무 불꽃 가운데 임하신 야훼 하나님 앞에서 신을 벗었듯이 오늘 우리도 신을 벗어야 한다.여기서 신을 벗는 일은 회개를 의미한다.미디안 광야 40년 동안 모세가 집중적으로 받은 은혜는 바로 이 회개의 은혜라고 할 수 있다.즉 이제까지 세상을 돌아다니며 온갖 죄를 다 짓고 산 옛사람이 거듭나는 것이다.거듭나야할 옛사람의 속성 중에 가장 질긴 것은 뭐니뭐니해도 인간의 교만이다.즉 인간의 힘으로 의를 이루려는 것이다.내 주먹으로 악을 부수고 선을 이루려는 것이다.인간의 지혜로 파라다이스를 이루려는 자만심이다.그러다 결국 자신의 의를 높이 바벨탑처럼 쌓아놓고 그것을 숭배한다.
그런데 거듭남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다.예수를 구주로 믿는다는 것은 예수와 함께 옛사람이 죽고 예수와 함께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나 그리스도로 사는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다시 말해 죄에 종노릇하던 존재가 새로 태어나 의에 종노릇하는 존재로 사는 것이다.진정한 칭의(Justification)란 인간이 하나님과 바른 관계,옳은 관계를 맺은 상태를 의미한다.때문에 인간은 예수를 구주로 믿는 믿음을 갖고 하는 매일의 회개를 통해 옛사람이 죽고 새생명 즉 부활한 그리스도로 살아야 온전히 칭의를 얻게 된다. 진정한 칭의는 명목적 칭의만이 아니라 실질적 칭의까지 포괄한다.
사랑이신 그리스도로 산다는 것은 선으로 악을 갚는 것이요 허물 많은 사람과 같은 마음을 품는 것이다.타인의 허물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원수를 위해 복을 빈다.오리를 가자 하면 십리를 가고 왼뺨을 치면 오른 뺨도 갖다 대는 삶을 산다.
신을 벗는 일은 날마다 해야한다.점이 이어지면 선이 되듯 매일 회개하는 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새 옛사람은 죽고 새사람으로 살게 된다.새사람이 되면 주님께서 모세처럼 손에 지팡이를 들려주신다.회개를 통해 그리스도를 닮아 갈수록 손에 지팡이는 더 커진다.그 지팡이는 선으로 악을 이기고 남의 허물을 용서하고 원수를 위해 축복할 수 있는 능력이다.손에 지팡이를 든 사람은 사랑이신 예수그리스도의 지배를 받는다. 권능은 사랑에서 나온다.
로마서 6장은 초반부터 인간이 예수와 함께 죽고 예수와 함께 다시 사는 이치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영어로 표현한다면 With와 In으로 그 이치를 다시 설명할 수 있다.정상적 그리스도인은 예수와 함께(with) 죽고 예수와 함께 다시 살아나 그리스도 안에서(in) 그리스도로 사는 사람이다. 회개는 예수와 함께 죽는 일이다.회개는 나의 허물을 발견할 때마다 하나님 앞에 겸손히 자백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제 가까운 사례를 보자.
여기 한 젊은 엄마가 있다. 초등학교 1년 아들이 하나 있는데 심한 틱을 앓고 있다. 병원을 다녀도 좀체 낫지 않는다. 어느 날 예배드리다 엄마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아이의 틱장애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안 것이다. 아이를 반듯하게 키우려는 육신적 열심이 지나쳐 아이에게 늘 분노하고 때로는 때리기도 한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며 눈물로 회개했다.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분노할 때마다 회개를 지속적으로 하며 주님의 도움을 구하자 점점 엄마의 눈빛과 언행이 달라졌다.엄마가 달라지자 얼마 뒤 아이의 틱증상이 사라졌다.모세를 변화시킨 주님의 은혜는 오늘날 가정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
고등학교에 다니는 성실한 여학생이 있었다.그런데 농사짓는 아버지로 인해 심한 갈등을 겪었다.특수작물을 재배하지만 돈벌이가 신통치 않은 아버지는 술로 스트레스를 풀곤했다.평소엔 말수가 없는 아버지는 술에 취하기만하면 가족들을 못살게 굴었다.주사가 심했다.때로는 난폭하게 가재도구들을 부수기도 했다.그러다 딸이 교회에 다니는 것을 트집잡아 구타하기도 하고 성경을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했다.여학생은 아버지와 마음의 담을 쌓고 살았고 때로는 분노하며 대들기도 했다.하지만 아버지에게 대항할수록 아버지는 더 거칠어졌고 술은 더 마셨다.
우울한 마음으로 예배에 참석한 어느날 여학생에게 회개의 은혜가 임했다.회개는 자신속에 쌓인 분노와 화를 토해내는 일로부터 시작되었다.그러자 그렇게 밉던 아버지가 불쌍하게 보였다.아버지를 긍휼히 여기며 축복하는 기도를 하자 마음의 담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이런 회개를 지속적으로 할 때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면서 새로운 지혜가 떠올랐다.집안 일을 틈틈히 도우며 토요일엔 농사일도 도왔다.시험 기간에는 학습 쪽지를 외우며 비닐하우스에서 일을 했다.그리고 아버지와의 담을 먼저 헐며 다정하게 말을 하기도 했다.
달라진 딸을 본 아버지의 술 마시는 횟수가 줄었다.그러자 집안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결국 아버지도 교회에 나아가게 되었고 술도 완전히 끊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선한 일을 위해 부름받은 사람이다.그는 가정,직장,학교,교회,사회에서 영적 일꾼으로 살아야한다.그런데 그 일꾼의 능력은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야훼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다.사랑이신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야 비로소 그리스도인은 능력있는 일꾼이 되는데 그러려면 날마다 신을 벗는 일 즉 회개의 생활을 해야 한다.
오늘은 특히 다음 말씀을 보며 회개하자.
"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비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엡4: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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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3 주일예배 설교요지(평안교회 김달성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