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노보시브르스크에서 태어난 소비에트 러시아 작곡가입니다. 그의 음악을 접하게 된 건 행운이었는데 재작년인가 그리스 출신 반젤리스가 하느님 옆에 앉게 되어 낙심하고 있었는 데... 유투브 인공지능이 아르팀에브의 곡을 계속 추천하는 거라... 참 이상하다싶어 눈고싶어 클릭했더니 음악이 기가 차드라고요...
그래서 아... 반젤리스의 성화를 이어받을 다음 아티스트이겠구나 싶어서 자주 들었습니다. 근데 이 양반이 사실 나이가 많아... 비디오로 받더니 거의 작품활동을 안하는 거 같더라고요... 그러더니 작년 겨울에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음.
하지만 그가 남긴 보석같은 곡들은 유투브나 사운드클라우드에 많이 있어서 한 두곡 소개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클럽 쥬크박스에 소장해 놓고자 함.
아래는 79년 영화 시베리아드(Siberiade)의 배경음악이며 곡명은 Death of the Hero. 이미 위대한 작곡가 반열에 오른 후 만든 곡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가치를 받쳐주는 곡이기도 함.
또한 이런 독특한 신세사이저 멜로디를 들으면서 자란 세대들이 기억하는 감흥을 그대로 그들의 작품에 담아내지 않았나 싶기도 함(레트로 웨이브 장르를 말함). 예전에 자주 들었던 소비에트웨이브 곡들 중에 하나였음.
https://youtu.be/sJj9y4t9UnU
다음은 아르팀예브의 거의 모든 OST 곡을 담아 놓은 플레이리스트임.
다섯번째 곡이 특히 마음에 와 닿는 곡인데 영화 At Home Among Strangers의 배경음악인 "세 동지" (Three Comrades) 라는 잔잔한 트럼핏 곡임(다음 기회에 더 소개). 할리우드의 서부영화를 러시아 초원에 옮겨 놓은 듯한 장면들도 멋있었기에 이 곡을 들을 때 그 분위기가 되살아남.
https://youtu.be/E8Jup0cwGag
곡 설명을 쭉 보고 있자면 우리에게 알려진 꽤 많은 소비에트 영화의 주제곡을 작곡했음.
안드레이 타르코브스키 감독의 스토커, 솔라리스, 미러 OST
그 외 8-90년대 비디오로 빌려 보았던 그리고 최근에 유투브를 통해 보았던 여러 명작 속 OST를 그가 만들었음. 시베리아의 이발사, 태양에 그을린 등.
아래는 SF 영화 솔라리스 OST 전곡이 수록된 앨범
https://www.youtube.com/watch?v=WrF1PSoTN3A
다음은 역시 SF 영화 스토커의 OST 전곡 - 다이아먼드처럼 반짝이는 작품이기에 아마도 인류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임. 그의 음악을 뺀 영화는 그저 거칠고 투박한 그리고 이야기 전개도 큰 의미없는 장면의 연속으로 보일 수도 있음.
https://youtu.be/nmo-2dHHkk8
에두아드르는 60년대 모스코바 음악원*을 졸업한 후 신세사이저 전자음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함. 당시 소비에트 내에서 최초로 신세사이저가 발명되었고 이걸로 작품을 창작하기 시작했으므로 전자음악을 시작한 손꼽히는 개척자임.
70년대 안드레이 타르코브스키 영화감독의 작품들이 전세계를 놀라게 했고 거의 모든 상영작의 ost 작곡가로 이름을 알려나갔다고 함. 그러면서 다른 당대 내노라하는 감독들의 영화음악도 차츰 맡아 나간 듯. 예를 들자면 안드레이 콘찰롭스키(시베리아드), 니키다 미칼코브(At Home Among Strangers) 등....(두 사람은 형제임)
그러므로 오히려 43년생인 반젤리스가 그의 전자음악을 들으면서 영감을 얻었을 가능성이 큼. 반젤리스는 처음엔 ost 작곡으로 시작했지만 아프로디테스 차일드 록 그룹에서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했으므로...(80년대 초 chariots of fire 봉화전차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음)
에필로그:
아마도 옛 소비에트 영화를 즐겨본 사람들은 마지막 크레딧이 쭉 올라갈 때 그의 이름을 여러 영화에서 봤을 거라... 하지만 그의 존재를 몰랐던 데루수는 그냥 지나쳤지...싶네요. 사실 그의 사망도 미디어에서 크게 다루지 않았음. 하지만 우리만 몰랐지 그의 조국에선 챠이코프스키, 무소르스키, 그리고 스트라빈스키 등 클래식 거장들과 같은 반열의 음악가로 본다고 함. 현대 전자음악을 듣는 그들의 청각이 우리와 사뭇 다르다는 의미임.
아래는 Ritual
https://youtu.be/clikcswHRq0
하나 더 Mosaic
https://youtu.be/Apg8EwTlLpo
역까지 들었으면 빠져나오기 힘듦. 삼세판이라고 다음은 Three Regards on Revolution
https://youtu.be/K2vDkdp5_RU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개막곡 폐막곡도 그의 작품(각각 Death of the Hero와 At Home Among Strangers OST 일부)이 선택되었다고 함 (그 때만 해도 다음 올림픽 개최지가 평창이라 분위기 좋았는 데...)
참조:
위키 - Eduard Artemyev, Vangeles
르몽드 지 사망 기사
*Moscow State Tchaikovsky Conservatory 모스코바 국립 챠이프코스키 음악원
주옥같은 플레이리스트 빼먹으면 아쉽지...
https://youtu.be/Bgaf8jAxvm4
닥터 지바고 TV 연속극에 담겨 있는 OST. 이야기 전개를 따라 작곡된 21개의 곡이 리스트 속에서 이어짐. 마지막 곡은 에필로그: 라라의 왈츠. https://youtu.be/fNSXoSzBtJQ
얼마 전에 들은 영화 사랑이야기의 테마
https://youtu.be/FIpYThzRp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