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스포티비뉴스 축구팀장.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현지 특파원으로 유럽 축구 현장 취재.
[한준, 전술조각모음] 수비 깨는 공격 패턴: 원톱, 투톱, 스리톱의 특성2018.01.17 오후 03:04 | 기사원문
해외축구 한준 현 스포티비뉴스 축구팀장.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현지 특파원으로 유럽 축구 현장 취재.
9번 공격수에 필요한 모든 능력을 갖추 디에고 코스타. 퇴장만 빼고. [한준의 티키타카] 타이트한 두 줄 수비. 강력한 전면압박. 공격 전술보다 ‘대응적인’ 수비 전술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엇비슷한 전력으로 치고 받는 경기와 달리 한 수 접고 라인을 내리는 팀을 상대하면 제한된 공간을 공략하기 위한 고민이 깊어진다. 타이트한 두 줄 수비는 빌드업 형태에서 필연적으로 핵심 공간 플레이를 제어하고, 측면으로 상대 공격을 몰아내거나, 부정확한 롱패스, 크로스 패스에 의존하도록 한다. 상대 공격 플레이를 예측 가능하도록 만들고 역습을 노린다. 이런 수비를 상대할 때는, 우선 상대 최후방 수비 라인을 공략할 다양한 공격 패턴이 필요하다. 다양한 공격 패턴은, 선수의 특성, 선수의 배치, 공격수의 숫자 등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 축구는 감독 놀음이기도, 선수 놀음이기도 하다. 전술에 부합하는 선수가 필요하고,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이 필요하다. 전술과 선수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혹은 각각의 단점만 부각되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감독은 자기 팀의 공격 전술을 어떻게 구성할지 결정해야 한다. 본인의 지도 철학에 맞는 경기 플랜을 짜고, 포메이션을 구축하지만, 본인의 팀에 가진 자원의 개성을 고려해서 구성해야 하기도 한다. 이를 무시하고 선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히면 완성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혹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타깃형 공격수의 교과서적 플레이를 보이는 케인 더불어 상대 팀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플레이에 집중한다고 상대에 대한 분석과 상대 전술에 대한 대응을 게을리하면서 경기 계획이 작동하지 않는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나도 알고 상대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전략을 짜야 한다. 이번 시간에는 공격 전개 과정인 빌드업의 마침표를 찍은 최전방 공격 패턴에 대해 정리한다. 공격 구성은 크게 공격수 배치 숫자에 따라 원톱, 투톱, 스리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네 명의 공격수를 배치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 경기 막판 반드시 골이 필요한 순간의 임기응변이다. 선발 전략으로 삼는 경우는 없다.) 여기에 전형적인 공격수를 두지 않은 제로톱도 하나의 전술로 자리잡고 있다. ■ 원톱: 진짜 9번과 가짜 9번, 포스트 플레이와 라인 깨기 원톱은 말 그대로 공격수를 한 명만 두는 것이다. 4-5-1, 3-6-1 등 포메이션에서 꼭지점이다. 원톱은 대개 좌우 측면에 윙어가 자리해 스리톱과 혼용된다. 수비할 때는 윙어가 측면 미드필더 역할을 하고, 공격할 때는 전진해 측면 공격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원톱과 스리톱의 경계가 흐릿하지만 기본적으로 원톱과 스리톱은 평균 자세, 곁에 있는 선수들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4-4-1-1과 4-2-3-1, 4-3-3은 4-5-1로 뭉뚱그려 표현할 수 있지만,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경기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다. 어떤 형태든, 원톱 자체에 부여되는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전방 공격 형태로 따지만 원톱은 꼭지점이고, 이 꼭지점에 해당하는 공격수는 스트라이커다. 공격수는 영어로 전방에 있다는 이유로 포워드로 불리지만, 슈팅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스트라이커로 표기되기도 한다. 원톱은 ‘전통적인 9번’, ‘진짜 9번’의 역할이다. 이 전통적인 9번은 일반적으로 포스트 플레이 능력, 문전에서의 골 결정력을 요구 받는다. 키가 크고, 힘이 좋아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최소한 두 명의 상대 중앙 수비수가 견제하는 가운데 공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 전방에 홀로 있기 때문에 공중볼도 따내야 한다. 완벽한 9번으로 불리는 디에고 코스타 대표적인 선수가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의 디에고 코스타, 바이에른뮌헨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등이다. 국내에서는 전북현대의 이동국, 김신욱 등이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표본이다. 확실한 원톱 자원이 있으면 상대 최후방 수비수 두 명을 묶어둘 수 있기 때문에 미드필더 자원이 풍부한 팀이 활용하기 좋다. 원톱의 존재로 상대가 최후방 라인을 쉽게 올리는 데 부담이 생긴다. 축구계에는 오래전부터 공격수의 가치를 측정할 때, 상대 수비수의 견제 속에 등을 지고 공을 지킬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이 상황에서 골문 방향으로 돌아 슈팅을 할 수 있는 지 여부를 척도로 삼았다. 등을 질 수 있다는 것은 우선 전술적 가치가 있고, 등을 진 상황에서 도는 플레이까지 자연스럽게 구현한다면 ‘월드 클래스’로 인정했다. 굳이 직접 돌지 못해도, 공을 받고 지킬 수 있다면 미드필더가 다가와 지원 할 때 공을 연결해주는 스크린 플레이와 링크 플레이를 통해 공격 마침표를 찍는 과정에 제 몫을 할 수 있다. 기술이 부족하다면 전방에서 부지런히 압박을 수행하며 수비적인 기여를 할 수도 있다. 힘과 높이, 마무리를 겸비한 공격수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높이가 좋으면 느리고, 발 기술이 떨어지거나, 기술이 좋으면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등 모든 요건을 만족하기란 쉽지 않다. 모든 것을 갖춘 선수는 몸값이 비싸고, 최고의 팀에서 뛴다. 본인의 팀에 있는 원톱 자원이 부족한 점을 공격 파트너에게 채워주도록 공격진을 구성해야 한다. 만약 본인의 팀의 장신 공격수가 원톱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면, 작지만 빠른 선수, 상대 최후방 수비 라인의 뒷 공간을 무너트리는 데 뛰어난 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 라인을 깨는 선수로 불리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의 해결사도 9번 공격수 유형 중 하나다.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수아레스는 2선과 1선을 오가며 상대 수비를 현혹하고, 번개 같이 문전에서 득점 기회를 포착하는 유형의 대표적인 선수다. 수아레스는 중앙 지역에서 사이드로 빠져나가며 공간을 만들어 주는 커트아웃에도 능하다. 수아레스의 플레이로 측면 공격수의 커트인을 통한 공격 해턴 다변화가 용이해진다. 한국에서는 포항 공격수 김승대가 라인을 무너트리고 문전으로 진격해 득점하는 능력에서 높이 평가 받는다. 라인을 깨는 대표적인 9번 공격수 수아레스 문전에서 빼어난 슈팅 능력을 갖춘 선수를 찾기도 쉽지 않다. 훈련 만으로 끌어올릴 수 없는 킬러본능이 있다. 결정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공중볼 확보를 위해 높이와 힘을 갖춘 미드필더를 상황에 따라 전방으로 올려 경합하도록 하는 보완 방식이 있다. 아틀레티코마드리드는 과거 라울 가르시아를 측면 미드필더로 두고 수시로 중앙 전방 지역에 올라가 상황에 따라 투톱 대형을 이루도록 했다. 2017-18시즌에는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를 투톱으로 두는 바르셀로나가 수아레스가 커트아웃, 메시가 2선으로 내려와 플레이할 때 파울리뉴를 최전방 공격수 영역으로 올려 전방 압박을 하고, 볼 경합을 하도록 한다. 기술 좋은 원톱을 보조하는 아이디어다. 전방에서 자주 고립되어온 김신욱을 활용하는 방법도, 김신욱이 오히려 2선으로 내려와서 공을 받고 기술 좋은 작은 선수들이 그 뒷 공간을 침투하는 방식이 전북과 대표팀에서 모두 효과적으로 작동한 바 있다. 가짜 9번의 역대 최고 플레이를 펼친 바 있는 리오넬 메시 ‘가짜 9번’이라 불리는 제로톱 전술도 원톱의 영역에서 다룰 수 있다. 포스트 플레이가 가능한 9번 공격수가 없을 때, 상대의 견고한 수비를 무력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안됐다. 제로톱은 최전방에 선수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미드필더를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배치하고, 상대 센터백과 직접 경합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형 미드필더의 위치로 내려와 중원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점한다. 이러면 상대 팀은 중원 경합시 숫자가 부족하고, 두 센터백은 직접 마크할 대상이 없어 위치 선정에 혼란을 겪는다. 제로톱은 1선과 2선을 오가며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원톱으로 배치된 선수가 중원에 가담하면, 센터백도 위치를 조정하고, 마크 대상을 바꿀 수 밖에 없는데, 이럴 때 보통 좌우 측면 공격수가 원톱 자리로 달려들며 플레이해 센터백이 이동하면서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제로톱 자리에 기용할 선수는 민첩하고 판단력이 뛰어나야 한다. 패스 연결 능력, 패스 타이밍 파악에 민감해야 한다. 전방의 미끼이기도 하지만, 전방의 플레이메이커와 같다. 제로톱의 이동에 따라 측면과 2선의 선수들이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상대 최후방 수비 라인을 습격한다. 신체 능력보다 창조성을 강조한는 축구를 할 때, 주로 시도된다. ■ 투톱: 빅 앤드 스몰, 트윈타워, 윙어 투톱 투톱은 공격수를 전방에 두 명 배치하는 것이다. 중원의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는 “강력한 미드필더가 있어야 쓸 수 있다”고 했다.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9번이든, 라인을 깨는 9번이든, 제로톱이든 상대 수비의 타이트한 그물 수비에 고전할 수 있다. 내리고 수비하는 팀을 상대로는 공간이 더 부족해 연결 플레이도 전개하기 어려울 수 있다. 투톱은 근 거리에 지원군을 둬 수비 견제를 홀로 받는 상황을 막아준다. 이때 성대가 스리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중원 지역에서 다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투톱은 두 공격수를 나란히, 대칭으로 세울 수 있고, 한 명이 앞에, 한 명이 조금 뒤에 서는 비대칭으로도 세울 수 있다. 대칭으로 둘 때는 타깃형 선수 둘을 동시에 넣는 트윈 타워로 크로스 패스와 공중전에 집중한 경기를 할 수 있고, 큰 선수와 빠른 선수를 배치해 조합 플레이를 이룰 수 있다. 떨궈주고, 받아준 뒤 침투하는 콤비네이션 플레이다. 트윈타워는 중앙 지역에 창조적인 선수는 부족하지만 측면에 크로스 패스가 좋은 선수들이 있다면 시도해볼 수 있다. 직선적인 플레이로 속도감 있게 공격할 수 있다. 상대 수비수와 상대 골키퍼가 공중볼 방어에 취약하고, 우리 팀에 장신 선수가 충분하다면 활용해볼 수 있다. 트윈타워가 아니라도 크로스 패스를 통해 상대 문전을 흔들어 놓고 세컨드볼을 집중공략해 공격할 수도 있다. 투톱은 두 공격수가 서로 동선을 잘 나누고, 서로 유기성을 높이느냐가 중요하다. 물론 투톱이 모두 고립되지 않기 위해선 좋은 패스도 투입되어야 하지만, 두 선수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원톱일 때보다 수비를 혼란하게 만들 패턴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투톱을 모드 스트라이커 유형이 아니라 윙어로 구성하는 방식도 있다. 유로2016에서 우승한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루이스 나니를 투톱으로 두고 두 선수가 측면으로 빠져나가며 역습 공격의 속도를 높이고, 상대 수비의 간격을 넓혔다. 윙어 투톱은 포르투갈에 앞서 알렉시스 산체스와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를 투톱으로 쓴 칠레가 먼저 효과를 봤다. 엄밀히 따지면 이들은 작고 빠르며, 문전 진입 후 슈팅이 장기인 가짜 7번형 선수들이지만, 투톱으로 배치된 이후 센터백을 직접 공략하기 보다 센터백과 풀백 공간을 집중 공략해 상대 간격을 벌리고, 중앙 공간으로는 미드필더가 진입해 슈팅 기회를 포착해 수비를 교란했다. 특급 9번 공격수 부재를 윙어 투톱으로 극복해 유럽 챔피언이 된 포르투갈 윙어 투톱은 크게 보면 제로톱으로도 볼 수 있지만, 경기 평균 위치를 보면 두 공격수가 투톱의 영역을 기반으로 움직이기에 투톱 형태의 범주로 볼 수 있다. 투톱이 갖는 또 하나의 강점은 전방 압박의 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원톱이 상대 후방 빌드업을 제어할 때보다 압박 범위가 넓어진다. 스리톱이 전방에 더 많은 숫자를 두고 압박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1차 압박 라인이 통과되었을 때 뒤에서 커버할 숫자는 부족해진다. 즉, 투톱이 전방 압박을 펼치면 두 명의 측면 공격수가 투톱의 뒤로 좁혀 4명이 블록을 만들고, 측면의 비는 공간은 풀백이 전진해 커버해 전방에 6명의 선수가 전방 압박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전방에 세 명을 전진 시키면, 풀백이 윙어 영역까지 올라와서 커버할 경우 중앙 지역으로 빠지는 상대 전진 패스를 제어하고, 상대가 최종 수비라인을 직격 할 때 따라 붙을 선수의 숫자가 부족해진다. 그래서 수비 대형을 짤 때는 투톱을 쓰지 않는 팀도 4-4-2 대형으로 전방 압박 범위를 넓히고, 1차 압박에 실패하면 자기 진영에서 두 줄 수비를 펼치는 경우가 많다. 현재로서는 수비시 가장 안정적인 대형이 4-4-2다. 전방 압박의 구조, 좌우 측면을 넓게 커버하는 구조, 라인 사이의 공간을 좁히는 구조다. 허점이라면 배후 공간인데,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커버하거나, 빠져 나오는 선수에 대한 강한 집중력, 침투 패스와 크로스 패스를 차단하는 협력 수비가 필요하다. 이를 90분 내내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완벽한 방패는 없다. ■ 스리톱: 정통 윙어와 가짜 7번, 풀백의 전진 스리톱은 스트라이커와 두 명의 윙어를 전방에 배치한다. 스리톱은 좌우 측면 공격수의 위치에 역할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좌우 윙어를 넓게 배치해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 패스를 집중적으로 시도할 수 있다. 좌우 윙어를 중앙 지역으로 좁혀 커트인을 통해 문전을 습격하는 ‘가짜 7번’으로 운용할 수도 있다. 현대 축구는 후자의 유형을 더 활발하게 쓰고 있다. 크로스보다 슈팅. 골 넣는 윙어. 가짜 7번의 전성시대를 연 호날두 스리톱을 좁게 세울 때는 측면 공격수 역할을 풀백이 한다. 풀백이 공격시 적극적으로 전진해 공격 숫자를 늘리고, 공격 패턴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수비에 더 신경을 쓰는 팀은 풀백을 배후에 두고 윙어가 측면 공격을 하고 미드필더가 중앙 공격수를 지원하는 형태로 경기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원톱의 형태로 볼 수도 있지만, 두 윙어가 미드필더 영역이 아니라 확실히 전방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 스리톱으로 본다. 최근 맨체스터시티가 리로이 사네와 라힘 스털링을 좌우로 넓게 전진배치한 스리톱을 잘 쓰고 있다. 넓은 스리톱, 사네와 스털링이 만든 골 넓은 스리톱의 장점은 상대 수비 간격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드 라인 부근에 두 윙어가 서면 풀백이 커버하러 나올 수 밖에 없고, 풀백과 센터백 사이 공간이 넓어진다. 원톱이 이 지역에서 고립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고, 미드필더가 이 사이 사이로 침투하게 할 수 있다. 풀백이 올라와 사이드 라인을 타고 경기하면서 가짜 7번들이 이 영역을 공략하기도 한다. 전통적 윙어 역할로 현대 축구를 흔들고 있는 '왼발' 사네. 풀백을 전진시켜 윙 플레이를 시킬 경우 수비 전환시 타이밍이 늦으면 허점이 생기고, 체력 소모도 그만큼 크다. 다시 측면 공격수를 넓게 배치하는 것은 이러한 구조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풀백이 중앙 지역으로 좁혀 들어와 중원 플레이에 가담하고, 수비 전환시 빠르게 대처한다. 그래서 최근 중앙 지향형 풀백, 패스 플레이에 능한, 빌드업 능력을 갖춘 풀백이 각광 받고 있다. 맨시티 후방 빌드업의 핵심 역할을 하는 레프트백 델프. 넓은 스리톱과 좁은 스리톱은 경기 중 다양하게 바뀔 수 있다. 고정적인 형태라고 볼 수는 없다. 때론 풀백이 사이드로 벌리고, 벌려있던 윙어가 중앙으로 진입해 득점 기회를 포착할 수도 있다. 선수의 위치와 역할은 경기 중 시시각각 변한다. 가짜 7번 살라 움직임 문제는 다양한 패턴에 대한 선수의 적응력과 수행 능력이다. 축구 경기는 컴퓨터게임과 다르다. 선수들은 생각보다 경기 중, 시즌 중 포지션 변화와 역할 변화에 적응이 쉽지 않다. 몸에 익어 자동적으로, 반사적으로 동작이 나와야 공격도 수비도 대응할 수 있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되는 선수가 있고, 그렇지 않은 선수가 있다. 전술 이해력, 포지션 이해력, 공간 이해력이 뛰어난 선수를 보유해야 변화무쌍한 전술을 쓸 수 있다. 대응이 자동적으로 이뤄져야 속도감 있게 경기를 할 수 있는데, 축구 경기에서 동작을 몸에 익히고 자동적으로 대응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개인차가 크다. 무수히 많은 훈련이 필요한데, 이미 완성된 성안 선수 중 흡수력은 제 각각이다. 한 가지 패턴과 전술을 숙지시키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두 세가지 전술이 자동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유소년 시기부터 실전 경기를 통해 익혀왔어야 한다. 성인 축구 단계에서 감독의 주문이 그대로 경기에 구현되기는 어렵다. 훈련을 진행했다고 해도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다.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가 있다. 그래서 각자 팀이 보유한 선수들의 특성에 맞게,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식, 그리고 상대의 허점을 공략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서 준비하고 단련해 경기에 임해야 한다. 글=한준 (스포티비뉴스 축구팀장) ++한준 기자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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