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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에돔 이름의 유래에 관한 가설
제1설 : 배기도미설
배기(背鰭): 물고기의 등에 있는 등지느러미
배기(背鰭)도미(道尾)>배기돔>백이돔>뱅이돔> 벵에돔
벵에돔은 "등지느러미가 매우 특색 있는 돔"이라는 뜻이다
제2설 : 비늘도미설
벵에돔은 "비늘이 매우 특색 있는 돔"이라는 뜻이다
비늘돔>배늘돔>배널돔>밴얼돔>뱅얼돔>뱅엘돔>뱅에돔
제3설 : 병도미(餠道尾 ; 떡도미) 설
벵에돔은 "떡처럼 이쁘고 탐스럽게 생긴 돔"이라는 뜻이다
餠(병 ;떡)돔 >병이돔> 뱅이돔 > 뱅에돔(=떡돔)
벵에돔의 학명은 Girella Punctata이다.
영명으로는 Girella, 혹은 Largescale blackfish라고 불린다. 영어권에서는 황줄껌정이와 함께 체형이 주걱을 닮았다고 하여 ‘rudder fish’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본 이름은 메지나(メジナ)이며, 일본 관서지방에서는 구레(グレ)라는 방언으로 불리며, 동쪽 해안에는 구로이로(グロイロ)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벵에돔이라는 말과 함께 지역에 따라 ‘깜정이’, ‘구릿’, ‘수만이’, ‘구로’ 등으로 불리는데, 넓은 지역에 분포하는데 비해서는 방언이 적은 편이다.
명칭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점으로는 ‘검다’라는 단어다.
일본과 우리나라 일부에서는 감성돔과 혼동되는 명칭이기도 하지만 영어권, 일어권, 우리나라에서 다들 벵에돔을 ‘검은 고기’라는 뜻이 있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제주 지방의 ‘구릿’이란 말도 일본 동쪽 해안에서 벵에돔을 부르는 이름인 ‘구로이로’와 같은 어원으로 보인다. 아마도 제주 방언이 일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된다.
긴꼬리벵에돔은 학명이 Girella melanichthys이고 영명은 smallscale blackfish이다. 일본 이름은 쿠로메지나(クロメジナ)다.
벵에돔의 이름은 각 문화권별로 다르긴 하지만 외형에 따라 지어졌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영명에서는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 비늘 크기로 이름을 정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Scale’은 ‘비늘’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뜻을 그대로 풀이해 보면 벵에돔은 ‘큰비늘 검은고기’가 되고 긴꼬리벵에돔은 ‘작은비늘 검은고기’가 되는 셈이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긴꼬리벵에돔을 공통적으로 ‘검정벵에돔’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이는 아가미 딱지에 있는 검은색 띠와, 체색이 벵에돔은 회청색인데 비해 긴꼬리벵에돔은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회색이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생각된다.
긴꼬리벵에돔은 아가미 딱지의 검은 띠와 긴 꼬리로 벵에돔과 쉽게 구별된다. 또 벵에돔에 비해 비늘이 작고 비늘 끝에 작은 검은색 점이 없으며, 가시가 있어 잘 벗겨지지 않는 빗비늘이 있다는 점도 차이가 난다.
긴꼬리벵에돔은 비늘이 작기 때문에 측선 위 비늘 수가 벵에돔에 비해서 많다. 또 작은 비늘 때문에 낚시에 막 낚여 올라왔을 때 표면이 훨씬 미끈해 보인다. 몸집은 벵에돔에 비해 더 두텁지만, 꼬리가 길고 날렵하게 생겼기 때문에 겉모습은 벵에돔에 비해 날씬한 것처럼 보인다.
학계에서는 견해에 따라 벵에돔을 두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하나는 농어목 황줄깜정이과 벵에돔속이라는 분류이고, 다른 하나는 농어목 벵에돔과 벵에돔속이라는 분류인데, 대체적으로 전자가 올바른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황줄깜정이과에는 벵에돔, 긴꼬리벵에돔, 양벵에돔, 황줄깜정이, 범돔, 황조어 등이 속한다. 이중에서 황조어를 빼고는 낚시에 흔히 낚이는 어종들이다.
그중에서 가장 대형종은 긴꼬리벵에돔으로, 유영력이 뛰어나고 최대 70㎝까지 자라며 일본의 경우 최대어 기록이 80㎝에 가까울 정도로 매력있는 낚시대상어종이다. 그 다음이 일반 벵에돔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낚이는 친숙한 어종이다. 보통 성어는 50㎝까지 자라고 우리나라 기록어는 60㎝가 조금 안된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황줄깜정이는 비교적 소형종으로 보통 20~30㎝ 정도가 많으며 가끔 40㎝ 이상도 발견된다. 하지만 일본 남쪽지방 먼바다 섬에서는 황줄깜정이 역시 50㎝급이 흔히 발견된다.
범돔은 성어가 20㎝ 정도까지 밖에 자라지 못하는 소형어종으로, 줄무늬가 있어 초보꾼들이 가끔 돌돔과 착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엄연히 별개 어종이므로 앞으로는 그런 혼동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생태학적 특징과 적서수온
벵에돔은 감성돔과 구별되는 여러가지 특징이 있다. 그중에서도 적서 수온대가 넓고 산란기간이 길며 군집성이 강하고 시력이 좋다는 특징들이 대표적인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또 활동성이 뛰어나고 색깔에 민감하며 암반층을 주생활 무대로 한다는 특징도 있다.
벵에돔의 적서수온은 18~25℃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교적 저수온에도 잘 적응하는 편이라 겨울에도 수온이 14℃ 정도만 유지해도 낚시에 쉽게 낚인다.
보통 여름과 가을 수온이 20℃를 넘어서면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여 낚시에 많이 낚인다. 하지만 감성돔과 마찬가지로 대형종을 노리기 위해서는 수온이 낮을 때가 더 유리하다. 긴꼬리벵에돔은 벵에돔에 비해서 더 남방종이기 때문에 수온이 높은 제주 해역이나 그 이남에 주로 서식한다.
적서수온대가 넓은 벵에돔은 시즌이 길어 장기간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쿠로시오 난류가 영향을 미치는 섬들에서만 주로 낚이므로 다른 어종들에 비해 낚시터가 좁다는 게 유일한 단점이다.
산란과 낚시 시기
벵에돔의 산란은 1월부터 6월까지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지역에 따라 각각 다른 시기에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난소의 성숙은 5월경에 최고조에 달한다. 알은 무색 투명하며 크기가 1㎜ 정도 되는 부유란이다.
부화는 16~17℃ 수온에서 약 60시간만에 이뤄지며, 갓 부화된 어린 자어는 크기가 2㎜ 정도 된다. 벵에돔 자어는 4㎝ 정도로 자랄 때까지 해조류에서 생활하며, 그 이후에 주서식지인 암초지대로 옮겨가게 된다. 7㎝ 정도가 되면 성어와 같은 모양이 되며, 이 정도 크기가 낚시에 낚이는 최소 크기라고 볼 수 있다.
낚시 시기를 볼 때 산란철에 가장 좋은 조과를 얻을 수 있는데, 제주 지역에서는 산란철과 흐린 날씨가 겹치는 고사리 장마 시즌과 산란철을 앞두고 먹이활동이 활발해지는 겨울이 좋은 시기가 된다.
벵에돔낚시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군집성이 강하다는 점일 것이다. 벵에돔은 암초지대 틈에서 휴식을 취하다가도 먹이활동을 할 때는 많은 개체수가 군집을 이뤄 유영한다. 따라서 낱마리로 낚이기 보다는 한번 입질이 시작되면 집중적인 입질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감성돔이 성어가 된 이후에는 군집성이 떨어지는 것에 비해 벵에돔은 대상어로 충분한 40㎝급들도 무리를 이루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나 수온이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경향이 덜하며, 일본에서는 같은 크기의 벵에돔이 떼고기 조과를 보이는 경우를 흔히 경험할 수 있다.
벵에돔의 뛰어난 시력
벵에돔낚시를 할 때 잊어서는 안될 점 중 하나는 시력이 매우 발달한 어종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듯이 벵에돔은 물고기 중에서도 쇼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좋은 고기다.
이미 소개한 바가 있듯이, 일본의 한 수족관에서는 신호등을 설치하고 파란등이 켜지면 고기가 지나가고 빨간등이 켜지면 고기들이 지나가지 않도록 하는 학습효과를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쇼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벵에돔이 붉은 색을 싫어하는 특징을 이용한 것이다. 이런 특징은 특히 어린 벵에돔들에게 더 잘 관찰된다. 벵에돔낚시를 할 때 집어제나 미끼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이런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또 벵에돔은 시력이 좋고 경계심이 높은 어종이므로 갯바위에서 너무 바다쪽에 가까이 접근해서 낚시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소음에도 주의해야 한다.
긴꼬리벵에돔은 특히 밤낚시에 잘 낚이는 어종인데, 일부 전문꾼들은 전지찌 불빛 중에 붉은색이 영향을 준다고 하여 잘 사용하지 않고 케미라이트나 녹색 불빛 전지찌를 사용하기도 한다.
전문꾼들의 오랜 경험에 의하면 붉은 전지찌 보다는 녹색 빛을 내는 전지찌를 사용할 때 좋은 조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경향은 수심이 얕은 여밭에서 낚시할 때 특히 두드러진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이런 점은 제주도 남쪽 마라도나 가파도권 처럼 여밭에서 밤낚시를 많이 하는 곳에서는 꼭 고려해 볼 사항이라고 생각된다.
꾼들끼리 통하는 말 중에 ‘물색’이란 게 있다. 오늘 물색은 감성돔낚시에 적합한 물색이고, 여기는 벵에돔낚시에 적합한 물색이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것이다.
어류들은 오랜 세월동안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 보호색을 가지며 진화했다. ‘감성돔 물색’이라는 연한 우유빛 녹색 물은 감성돔과 비슷한 색깔을 띠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색깔일 것이다. 벵에돔낚시에 적합한 물색은 일반적으로 청색에 가까운 색이다. 이는 벵에돔의 주 서식지가 암초지대이므로 뻘이나 오염원이 없어 맑은 바다색을 가져서이고, 벵에돔의 몸 색깔과도 일치하여 보호색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런 청색 물은 물 속에 플랑크톤과 다른 부유물이 적기 때문에 시력이 좋은 벵에돔을 낚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되기 쉽다. 따라서 벵에돔낚시에서는 파도가 치고 포말이 이는 곳이 가장 좋은 포인트가 된다. 특히 낮낚시에서는 낚시꾼의 모습도 감출 수 있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벵에돔낚시는 목줄이 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되도록 가는 목줄을 사용하는 게 입질 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실제로 여러명이 같은 포인트에서 낚시를 할 때, 목줄이 가는 사람의 채비에만 입질이 오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벵에돔 시력이 좋다는 특징과 먹이활동의 특징 두 가지 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벵에돔낚시를 할 때 빨간색이나 노란색 같이 짙은 원색 낚시복을 입는 것도 조과를 떨어뜨린다는 주장도 있다.
뛰어난 활동성과 유영력
활동성이 좋은 벵에돔은 낚시 대상어로 빼어난 장점이 많다. 벵에돔은 비교적 넓은 지역을 빠르게 유영하고 밑밥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이처럼 활동성이 좋기 때문에 밑밥 효과를 쉽게 볼 수 있어 릴찌낚시 대상어로는 매우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벵에돔낚시를 하다보면 밑밥을 먹기 위해 수면까지 떠오르는 벵에돔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수온이 낮은 계절에는 여름이나 가을처럼 수면까지 떠오르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여전히 밑밥에 유인된다는 사실은 어느 곳에서나 쉽게 경험할 수 있다.
벵에돔의 유영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입질시 찌 움직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참돔 입질이 가장 시원하고(찌의 입수 속도가 빠르다) 벵에돔이 그 다음이며, 감성돔은 특유의 ‘스물스물’ 들어가는 입질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활성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벵에돔 입질이 감성돔의 그것보다는 훨씬 빠른 찌입수를 보이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처럼 빠른 유영력은 꾼들에게 더 진한 손맛을 선사하기도 하고, 파이팅 도중 감성돔에 비해 더 긴장감 있는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벵에돔 주서식지는 암초지대인데, 다이버들의 수중촬영을 보면 벵에돔은 경계심이 매우 높은 어종 중 하나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벵에돔은 다이버들이 5~6m 정도까지 접근하면 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조금이라도 위협을 느끼면 암초지대 틈으로 몸을 숨기는 게 일반적이다.
벵에돔낚시를 할 때도, 입질 직후에는 암초지대 틈으로 돌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항상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무식할 정도로 강제로 끌어내는 게 가장 효율적인 낚시방법이 될 수도 있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력이 좋다는 특징과 유영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고려해서, 목줄을 굵게 쓰기 보다는 허리 힘이 좋은 낚싯대를 사용해 제압하는 게 좋다고 판단된다.
벵에돔의 먹이활동과 채비 발전
벵에돔은 잘 알려져 있듯이 아래에서 위쪽을 보고 있다가 먹이에 달려드는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을 이용하는 쪽으로 채비와 낚시방법이 발달한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벵에돔낚시가 감성돔낚시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저부력채비가 주로 쓰인다는 것이다. 벵에돔이 밑밥을 보고 아래에서 위로 떠오르면서 먹이활동을 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은 당연히 자연스러움이다. 따라서 밑밥과 같은 속도로 내려가면서 이물감을 주지 않는 채비가 주로 구상되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저부력채비가 주로 사용되고 있고, 최대한 채비하강 속도를 밑밥과 같이 만들어주는 게 핵심사항이 됐다.
최근에는 전층낚시가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벵에돔낚시에서는 기본채비로 자리잡을 만큼 많은 매니아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전층채비 자체는 예전의 저부력찌 전유동낚시와 핵심사항이 많이 일치한다. 기울찌를 사용한 벵에돔낚시는 오래 전부터 찌 부력과 형태가 여부력과 원줄의 입수저항, 그리고 이물감을 덜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찌들을 보면 이런 사항들이 잘 고려되어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전층낚시 역시 그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 낚시방법 중 하나라 할 것이다.
벵에돔낚시에서 자주 겪게 되는 어려운 점 중 하나는, 파도와 바람이 어느정도 있는 상황에서 입질이 활발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환경에서 저부력채비를 얼마나 잘 운용할 수 있느냐다.
저부력채비를 사용하다 보면 원줄이 바람에 날리면서 밑채비를 끌어올리는 현상 때문에 자주 애를 먹게 된다. 더구나 대물벵에돔을 노리고 굵은 원줄과 목줄을 사용하면 바람과 조류의 영향으로 밑채비를 가라앉히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가벼우면서도 조류를 잘 탈수 있는 탐색형 수중찌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필자도 그런 탐색형 수중찌나 수직 조류의 힘을 잘 받는 수중찌의 효과를 여러번 경험했다. 이런 종류의 수중찌들은 벵에돔낚시 뿐 아니라 저부력채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좋은 도우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벵에돔 포인트의 차별성
우리나라 벵에돔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의문스러운 점이 한가지 있다. 거문도와 여타 다른 낚시터들의 포인트 차이다.
거문도의 경우 동도 쪽에서는 여밭에서 벵에돔이 쉽게 낚이는데 반해, 서도 쪽에서는 발밑이 직벽인 곳이나 홈통에서 잘 낚인다는 차이가 있다. 이런 경향은 추자군도나 여서도에서도 어느정도 적용이 된다. 이를 두고 벵에돔 포인트 형태에 대한 가설이 여러가지 존재한다.
필자는 그 가운데 벵에돔 주서식지인 암초에 더 많은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벵에돔낚시 얘기가 나올 때마다 거문도와 비교가 자주 되는 제주도나 일본의 대마도와 남녀군도 등은, 낚시터 지형이 거문도와 많은 차이가 있다. 제주도나 대마도는 전형적인 여밭지형인 곳에서 벵에돔낚시가 이뤄지는데, 이 두 낚시터에는 수심 깊은 홈통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암초가 잘 발달된 여밭에서 주로 낚시가 이뤄지는 것이다.
거문도에서는 동도 여밭에서는 마릿수가 많고 서도 직벽이나 홈통에서는 씨알이 굵다는 특징이 나타난다. 이는 아무래도 개체수 면에서는 어린 벵에돔이 많을 수밖에 없고, 수온이 적합할 때는 어린 벵에돔들이 여밭에서 특히 적극적인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수온이 낮은 겨울이나 초봄에는 상대적으로 서도 쪽 조황이 앞서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일본 대마도나 오도열도 등에서도 겨울에는 벵에돔낚시 주 포인트가 수심 10m 이상인 곳으로 바뀐다. 12월 초까지는 여밭에서 더 좋은 조과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지만, 2~3월에는 수심 깊은 곳에서 좋은 조황이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해진다.
기본적으로 벵에돔은 암초지대에서 해조류와 작은 갑각류를 먹고 산다. 따라서 벵에돔은 감성돔과 마찬가지로 갯바위 주변을 먹이활동의 주무대로 삼을 수밖에 없다. 수온이 적합하기만 하다면 수심 얕은 여밭이 낚시하기에 훨씬 적합한 곳이 되는 것이다. 이런 곳에 조류 소통이 원할하고 적당한 파도와 포말까지 동반한다면 이상적인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여밭에서 이뤄지는 벵에돔낚시가 크게 주목을 받으면서 수심 깊은 직벽이나 홈통에서 벵에돔이 낚이는 점을 이상하게 여기기까지 하는 사람도 생기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전유동 벵에돔낚시가 처음 시작되었다는 제주 우도를 가보면, 수심 깊은 직벽이나 홈통에서도 벵에돔이 얼마든지 낚인다는 사실을 언제라도 확인할 수 있다.
벵에돔 서식 여건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수심이 아니고 암반의 발달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벵에돔 낚시터들인 제주도, 거문도, 삼부도, 여서도 등을 보면 주변에 넓은 암초대가 형성돼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반대로 바닥에 자갈이 있는 포인트에서는 감성돔은 흔하지만 벵에돔은 개체수가 적다. 바닥층에 자갈이 섞인 곳이 많은 내만권에서 상대적으로 벵에돔이 잘 낚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이번호에서는 최근 꾼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벵에돔에 대해 알아보았다. 지면 부족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벵에돔에 대한 특징을 어느정도는 살펴보았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꾼들의 벵에돔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기를 바란다. 낚시대상어를 넓혀나가는 게 어자원 보호와 낚시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벵에돔의 다른 특징들과 미국 벵에돔낚시에 대해서도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참돔
돌돔
감성돔
황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