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올림픽 기간이니 스포츠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스포츠는 그래도 불법 탈법이 존재할 여지가 별로 없다는 데서 관심이 가는 분야가 아닌가 생각한다. 오직 몸 하나가지고 행하는 행사가 바로 스포츠아닌가 말이다. 하긴 요즘은 스포츠에도 별별 불법 탈법이 횡행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아직 인간의 감동을 자아낼 마지막 공간이 바로 스포츠라고 나는 판단한다. 감동을 정치에서 찾겠는가 경제에서 찾겠는가. 감동을 추구하는 부류들이 문화예술 스포츠에 의존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여러 분야가운데 스포츠만큼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존재가 없다. 축구의 메시와 호날두가 대표적인 선수 아닌가. 그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위치에 놓여 있다. 하지만 그런 스타 플레이어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개인의 개인기도 상당해야 하지만 바로 팀의 동료들이 협력해 주지 않으면 스타 플레이어는 탄생하지 않는다. 메시는 남미의 전통의 축구 강국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호날두는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이 배출한 선수이다. 수많은 선수들 가운데 수많은 경쟁을 통해 탄생한 불세출의 스타플레이어다.
그렇다면 이번 올림픽은 어떤가. 타국에 대한 코멘트는 나의 무지로 생략한다. 한국의 경우만 들여다 보자. 축구...한국 축구는 특히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는 조직을 가지고 있다. 손흥민 황의조 이강인 등등. 하지만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는 시스템은 상대에게 금방 읽힌다. 바로 수가 보인다는 것이다. 수가 읽히면 백전 백패이다. 상대가 왜 모르겠는가. 몇몇만 저지하면 공격이 끊기는데 왜 그런 것을 모르겠는가. 이번 올림픽 축구의 패배가 그런 것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고 감독의 정성을 욕할 이유가 없다. 공은 둥글고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지 상사이니 말이다.
야구도 빠질 수 없다. 미국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일본만 해도 한국의 야구규모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이 한국에 비해 인구는 2.5배이상이다. 섬나라 특성상 일찌기 외국 문물을 받아드렸기 때문에 스포츠에도 조기에 문이 열렸다. 한국 야구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몇몇이 놀이삼아 하다가 심심하니 한인을 끼워주면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미국의 미식축구같은 것 아닌가 말이다. 미국도 지배층인 백인이 공을 가지고 놀다가 멤버가 부족하니 끼워준 것이 흑인이요 그 흑인들이 지금 미식축구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 농구도 마찬가지다. 그런 환경속에 잉태된 것이 한국의 야구이다. 지금 올림픽에서 그래도 대등한 경기를 이끄는 것이 무엇인가. 일본은 지금 일본 올림픽 대표팀을 수십개를 만들 수 있지만 한국은 지금 올림픽 대표팀이 유일하다.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부끄럽지만 일본의 야구 저변은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도 한국팀은 특정 스타플레이어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만일 미국이 메이저리거 선수들로 팀을 만들면 한국 일본 감히 접근을 하겠는가. 미국 야구는 메이저 리거가 그들의 자존심이고 올림픽은 아마튜어들의 행사라고 생각한단다. 일본 야구도 한때 아마튜어 사회인 야구팀이 일본 대표팀이라고 참가한 적이 있었다.
물론 여자배구도 스타플레이어가 당연히 있다. 바로 김연경 선수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거치면서 득점이 골고루 나눠져 있다. 그리고 배구 감독이 외국인이라는 것도 이제 알았다. 그는 스타 선수출신이 아닌 그야말로 홀로 공부족인 외국인이다. 하지만 용병술에 뛰어난 것으로 표현된다. 왜 여자배구에 외국인 감독이 채용됐는지는 모르지만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한다는 데서 나름 편안함을 얻는다. 선수들의 기량만으로 기용하고 선수들의 출신고 출신 고향 이런 것 따지지 않으니 제 2의 히딩크라는 말을 듣는다.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이 선수들의 고향과 출신 학교를 알겠는가. 그래서 그는 베트남에서 최고의 감독이라는 칭송을 듣는 것이다.
나는 한국 스포츠의 역사를 어느정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서도 힘겹게 세계 스포츠계에 나름 괜찮은 자리에 가 있다고 감히 이야기 한다. 그동안 노력한 스포츠 선배들의 노고에 치하를 하고 싶다. 하지만 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선수층이 얕은 관계로 특정인에게 의존한 점은 개선해야 할 것이다.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것이 단순한 스포츠에 그칠까. 한국의 정치는 어떤가. 한국만큼 정치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는 집단도 없을 것이다. 오늘(2021.8.6) 민주당에서 4선을 한 전직 국회의원이 국민의 힘에 입당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는 말한다. 지금 집권당은 특정한 스타플레이어에 함몰된 상태라고 말이다. 그 특정인을 비판하면 엄청난 비난과 비판에 휩싸이게 되고 그런 분위기속에 누가 지적의 소리를 내겠는가라고 이야기한다. 쓴 소리에 귀를 닫으면 과거 왕족 체제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그런 조직은 붕괴되기 십상이다. 아니 붕괴됐다. 권력은 부패한다 그리고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지 않는가.
나는 위에서 스포츠에서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다가는 참패의 쓴맛을 본다고 지적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스포츠에서는 나이 많은 스타플레이어는 그래도 활동할 장소가 있지만 정치는 스타플레이어는 임기가 끝나면 떠나야 하는 것이 이 나라 정치문화아닌가. 그런데 아직도 특정정당에서는 그 스타플레이어에 목을 맨다...이건 아니지 않겠는가. 그 스타플레이어는 경기를 잘 마무리짓기위해 노력하고 다음 경기는 또 다른 스타플레이어가 주도해 가면 되는 것이다. 특정인 떠나고 새로운 스타플레이어가 나타나도 옛생각에 사로잡혀 자기 과거함몰식 방식으로 대처하면 상대에게 백전백패이다. 바로 지금 여당의 모습이 그렇다는 것이다.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도 마찬가지다. 스타플레이어들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고만 고만한 선수들이다. 결정적인 한방 결정적인 한골이 없는 그저 그라운드를 마구 뛰어다니는 그런 수준의 선수들만 가득하다는 것이 이 나라 정치의 걱정거리이다. 나는 삼김시대 그리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치인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야당에 얼마전 입당한 대통령 후보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지.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잘 모르겠다...그럼 왜 나왔느냐...앞으로 공부하면 되는 것 아닌가...그리고 그후에 이런 말도 했다지. 만일 내가 기자들이 던지는 질문에 잘 대답했으면 그자리에서 그런 생각만 하고 있었다고 지적받지않았겠냐고 말이다. 코메디가 이런 코메디가 없다. 일본에는 아베나 스가 같은 인물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본에도 대단한 학자 대단한 검사 그리고 대단한 감사원장 출신이 많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는다. 왜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관록과 경험이 있어야 하고 국민의 생존이 걸린 절체절명의 상황에 이 나라 국민을 구해야 한다는 엄청난 위기감속에 성장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정권이 미워서... 부동산 값이 올라서... 주식이 폭등해서...코로나로 인해 괴로워서...그래서 지금 이 정권 아닌 사람이면 무조건 무조건이야 하는 그런 생각이면 정말 엄청난 슬픔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여당 후보들도 뭔가 이상한 상상에 내부 총질에 함몰하고 있다. 초조함이 극치를 이루고 있다. 예선전에서 이런데 본선가면 오죽할까하는 생각이 너무너무 든다. 서로 총질하면 누가 웃을까. 상처뿐인 영광이 과연 이 나라에 통할까. 제발 자중하고 스스로 제대로 된 스타플레이어가 되도록 노력하시라. 스타플레이어가 많아도 문제지만 제대로 된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그라운드는 그야말로 상대방에게 승리를 헌납하는 그런 장소에 불가하지 않겠는가.
2021년 8월 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