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 30년이 다 되어 가는 모양이다. 나와 직장 동료였던 지인 그리고 다른 회사에 다니던 지인 해서 5가족의 부부가 아이를 동반하여 가본 상족암 이다.
그때는 고성의 배둔에 있는 공룡 박람회장이이나 전시 시설이 따로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해서 단순히 아이들에게 공룡 발자국을 보여준다는 의미로 가본 상족암이다.
아마도 어디서 1박을 하고 문수암 들렸다 문수암 가까운 상족암을 가게 되었는데 당시만 해도 우리 아이들 딱 공룡을 좋아하던 나이 때라 아이들 거부감 없이 갈 수 있었다.
지금 처럼 접근성이 좋았던 것도 아니고 설명이나 안내 자료가 있었던 것도 아니며 다만 입소문으로 공룡 발자국이 있다는 정도로 알고 간 곳인데 막상 가서 보니 길도 없었고 물이 들어 오니 제대로 볼 수 있는 환경도 되지 못했지만 아이들은 공룡 발자국을 보고 온 것 만으로도 큰 만족이었다.
우리 아이 공룡 이름 줄줄 꽤고 있었는데 지금은 시간이 오래된 탓에 그 수많았던 이름들 가물가물 하지만 내가 지금도 기억하는 공룡이 티라노사우르스 이다.
그때는 아이들 어찌나 공룡을 좋아 했던지 집안에 공룡 인형만 해도 온방 한가득이었다.
그렇게 해서 그시절엔 나도 나이가 젊어서 인지 별로 감흥이 없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줄곳 내 머리속을 지배했다.
이번에 일이 있어 고성 상족암 근처에 간김에 잠깐 짬을 내어 돌아보고온 상족암이다.
초입은 이리저리 도로망이 잘 정비 되어있고 가는 곳곳 도로 표지판이 위치와 거리를 안내하고 있었으며 잘 정비되고 다듬어진 공용 주차장에 더 넓은 캠핑장에 차박이 가능하도록 되어있고 주차장에서 잠깐 걸어 가면 상족암 일대의 해안을 걸을 수 있는 상족암 군립공원의 데크길이 시작된다.
왼쪽으로 걸어도 오른쪽으로 걸어도 다 돌아 보기에는 시간이 넉넉치 않은 지라 우리는 오른쪽 공룡 발자국이 있는 곳으로 걷기로 했다.
그 옛날 느낌 없이 다녀간 탓일까 아니면 나이가 들어 사물을 보는 눈의 깊이나 느낌의 감성이 발달해서 일까 상족암이 이렇게 좋으리란 상상을 못했는데 참 아름다운 곳이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바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쪽빛의 파아란 바다 그리고 어느 시골 마을의 저수지 같이 잔잔한 물결, 좌우로 넓게 휘어져 나간 해안선에 귀암괴석, 억겁의 세월이 쌓여 이룬 지층들 이리저리 어지러이 흩어진 공룡 발자국은 경이적인 아름다움이다.
해안의 더넙은 바위 위에 남긴 흔적들 태고에 그들이 살다긴 흔적을 쫒아 우리는 오늘날 공룡 발자국이라 부른다.
아마도 공룡이 지금도 존재 한다면 그 거대하고 우람한 동물이 인간과 공존할 수가 이을까? 또 그들의 발자국에 열광하는 만큼 그들을 사랑할 수가 있을까 라고 반문 한다면 당연히 No라는 답을 얻게 될 것이다
다만 그들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고 형체도 실체도 남은 것이 없으니 그들이 남긴 족적 하나에도 신비해 하며 우리가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상족암은 유라시아 최대의 공룡화석 발자국이 발견된 곳으로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쥬라기 와 백악기 시대를 이애기 할 수 있는 좋은 테마공원이 될 것이고 또 사암이 깍이고 깍여 만들어낸 해식 동굴이며 지층들은 아이들 에게 지질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지질 공원이 되기도할 것이다.
그리고 어른들 끼리 간다 하더라도 굳이 공룡발자국이나 지질에 연연하지 않을 만큼 주변 경관이 빼어나다.
수천겹의 얇은 송판을 쌓은 듯 다른색 닮은 형상의 지층이 돌탑을 이루었고 더러는 아슬아슬 하게 더러는 해식 동굴을 만들 기도 했으며 어떤 곳은 일주 문을 만들기도 했고 또 어떤 곳은 코끼리의 모습을 하기도 했다.
주변은 경남 학생 수련원이 있고 또 공룡 박물관도 있으며 팬션도 있고 해변을 따라 걸 을 수 있는 해안 누리길이 조성 되어 있어 누구나 나그네 되어 하루쯤 남도 삼백리의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힐링을 해도 좋은 곳이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나그네 / 박목월 -
올망졸망 점점의 섬이 모래알 처럼 흩어져 다도해를 이룬 남해안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갯바람 바닷 내음에 솔향이 가득한 길 부는 봄 바람에 이미 꽃송이를 다 떨군 몇송이 남지않은 동백은 아직 남은 찬 바람의 미련에 채 송이를 떨구지 못한단다.
고성의 상족암 누리길 동남으로는 통영과 거제 해안이고 서남으로는 남해와 삼천포 해안이 지척에 있고 멀지 않은 남쪽에 사량도가 있기도 한곳이다.
상족암의 해안 누리길은 부산 오륙도에서 해남 땅끝 마을까지 연결되는 남파랑길 1463km중 33번째 코스의 한부분에 속하는 길 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