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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후간(信而後諫)
믿음을 얻은 뒤에 충고해야 한다
信 : 믿을 신(亻/7)
而 : 말이을 이(而/0)
後 : 뒤 후(彳/6)
諫 : 간할 간(言/9)
子夏曰 君子信而後에 勞其民이니 未信則以爲厲己也니라 信而後에 諫이니 未信則以爲謗己也니라.
자하가 말하였다. "군자는 믿음을 얻은 뒤에 그 백성을 수고롭게 해야 하는 것이니, 믿음을 얻지 못한다면 자기들을 병들게 한다고 할 것이다. 믿음을 얻은 뒤에 충고해야 하니, 믿음을 얻지 못한다면 자기를 훼방 놓는다고 할 것이다."
(子張 10)
한비자(韓非子)에 "옷소매가 길어야 춤이 예뻐 보이고, 돈이 많아야 장사를 잘한다(오두 五蠹)"라는 말이 있다. 같은 춤을 추더라도 화려한 장식을 한 긴소매 옷을 입고 추면 더 예쁘게 보인다는 말이다.
장사도 마찬가지다. 파는 사람이 돈이 많으면 손님을 당당하게 상대하기 때문에 오히려 물건이 잘 팔린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선물을 받을 때, 포장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보다 겉 포장지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그만큼 사람들은 겉모습에 신경을 쓰고 산다는 얘기다.
혹시 직장 내에서 자신이 무시를 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한다면,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의 얼굴과 성격 자체를 단시간 내에 완전히 바꾸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스타일이나 표정, 말씨 등은 노력만한다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자신의 단점을 빨리 파악하고 그것을 고쳐 자신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면 사람들은 그를 새롭게 볼 수도 있다. 이것은 우리가 식사를 할 때, 같은 값이면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좋은 곳에서 먹고 싶은 것과 같은 이치이다.
춘추전국시대에는 공자처럼 자신의 학설이나 주장을 가지고 제후들에게 유세하던 학자들이 많았다. 이들을 제자백가(諸子百家)라고 부른다.
그들은 자신을 등용할 군주를 찾아 평생 천하를 헤매고 다녔다. 이들은 어렵사리 군주를 만났을 때,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의 학설과 정책을 전달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학설이나 주장이 수용되지 않았을 때에는 단순히 등용되지 못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극한 형벌을 받거나 죽임을 당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제후들을 설득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논리를 개발하는 한편, 자신의 유세태도와 설득방법 그 밖에 자신의 스타일에까지도 매우 신중했다.
현대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만일 영업을 하는 사람이 고객을 왕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외모를 전혀 가꾸지 않고, 말투나 자세도 공손하지 않다면 십중팔구 구매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백화점 주차장에서 안내하는 직원이 깨끗하고 친절하게 맞이할 때 그 백화점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장이 직원들에게 회사의 장기비전을 발표할 때에도 주변 상황과 분위기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직원들은 사장의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읽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평상시 직원들에게 신뢰가 제대로 구축이 되지 않은 사장이라면 회사비전을 아무리 얘기한들 소용없을 것이다. 오히려 직원들은 사장의 욕심이 지나치다거나 그 말에 큰 부담을 느끼고 급기야 회사를 옮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 때에 먼저 상대방과 어느 정도의 신뢰관계가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 내용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감정과 인격도 함께 듣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대방에게 충고를 할 생각이라면, 그에게 깊은 신뢰가 있는지를 먼저 잘 따져보아야 한다. 신뢰가 없는 충고는 이미 충고가 아니라 비판과 비난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논어에 보면, "친구끼리 너무 자주 충고하면 서로 멀어지게 된다(里仁 26)"는 구절이 있다.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너무 자주 충고하면 멀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충고나 조언은 분명 상대를 위한 것이지만, 너무 횟수가 많으면 서로 멀어지게 되는 법이다. 친구 간에도 역시 언행에 신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가장 으뜸가는 필수덕목이다. 신뢰가 없는 인간관계는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다. 신뢰가 있어야 일을 같이 도모할 수 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일을 시킬 때도 그렇다.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업무지시를 귀찮아한다.
바른소리도 신뢰가 쌓인 후에 해야 효과가 있다.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는데 무턱대고 질러대면 쇠귀에 경읽기다. '뭐야, 이 사람' 하고 외면한다. 신이후간(信而後諫), 신뢰관계가 쌓인 후에 간언한다.
◼ 충고의 미학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군가 나의 잘못을 꾸짖는 충고나 지적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럴 때 순순히 잘 받아들이시는 편입니까? 아니면 버럭 화를 내고 무시하는 편입니까?
남의 충고를 잘 받아들이고 나의 잘못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은 무한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나무가 목수의 먹줄을 받아들일 때 곧은 나무로 변신하듯이(木從繩則直) 사람도 다른 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일 때 반듯한 사람이 될 수 있다(人受諫則聖)’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요 충고는 받아들이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의 자세가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비꼬듯이 아무렇게나 하는 충고는 아무리 옳은 말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을 교정시키기는커녕 분노만 일으키기 때문이죠.
상대방을 위해서 하는 충고라면 충고에도 원칙과 기술이 필요합니다. 고전에서 말하는 충고의 5가지의 기술을 정리 해봤습니다.
첫째 충고는 따뜻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충고라도 칼 휘두르듯이 상대방의 가슴을 도려낸다면 그 충고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겁니다.
북송(北宋)의 정치가 범충선공(范忠宣公)은 충고의 자세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남의 잘못을 따지고 지적하는 것은 명철하다. 반면 아무리 총명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용서하는 것은 관대하다. 그래서 충고는 나의 잘못을 용서하는 관대한 자세로 남에게 해야 한다.’
예, 자신에게 관대한 마음으로 상대방의 잘못을 바라본다면 그 충고는 따뜻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충고는 상황을 살펴서 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기분을 고려하지 않거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는 충고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늘 버릇처럼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이 제 딴엔 남을 위해 충고한다고 하지만 준비 안 된 충고는 상대방의 마음만 상하게 할 뿐이죠.
상황을 살펴 충고하는 것을 기간(幾諫)이라고 합니다. 기미(幾微)를 살펴 충고한다는 뜻이죠. 공자는 특히 옳은 이야기를 윗사람에게 진술할 때 기간(幾諫)의 방법을 써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부모든 내가 모시는 상사든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반드시 지적하고 개진해야 할 말이 있다면 상대방의 감정과 상황을 살피는 것이 지혜로운 자의 충고 방식입니다.
셋째 충고는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신뢰가 있은 후에 충고하라(信而後諫). 신뢰가 없이 충고하는 것에 대하여 상대방은 자신을 비방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未信則以爲謗己也).
나와 특별한 관계도 없고, 자주 만나거나 신뢰가 쌓인 사람이 아닌데 나에 대하여 던지는 충고는 제대로 받아들여 질 수가 없습니다. 그저 나를 욕하고 비방하는 이야기로만 들리기 때문이죠.
충고는 관계의 질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내가 하는 충고에 대하여 진심 어린 마음을 받아 줄 수 있는 믿음 있는 관계야 말로 충고의 최소조건 일 겁니다.
넷째 충고도 너무 자주하면 관계가 소원해집니다.
같은 충고를 반복해서 상대방에게 하면 상대방은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충고는 대부분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는 나만의 생각일 경우가 많죠.
공자의 제자였던 자유(子游)는 신하가 임금에 대한 충고와 친구 사이의 충고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가 모시는 주군에 대하여 너무 자주(數) 간언을 하고 충고를 하면 주군에게 욕을 먹거나 버림을 당할 것이다(事君數 斯辱矣). 친구 사이에도 너무 자주 충고를 하면 그 친구관계는 소원해 질 수밖에 없다(朋友數 斯疏矣)."
만나면 무조건 남의 잘못부터 따지는 사람을 계속해서 만나고 싶어 할 사람은 없습니다. 충고는 정말 준비하고 계획해서 해야 합니다. 기분 내키는 대로 퍼부어대는 것이 충고가 아닙니다. 충고(忠告)에는 충심(忠心)이 있어야 합니다.
다섯째 충고도 한계가 있습니다.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친구와의 관계에 대하여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친구사이는 충고하여 좋은 길로 인도하는 사이다(忠告而善道之). 그러나 아무리 충고를 해도 상대방이 고치지 않으면 그 충고는 그쳐야 한다(不可則止). 이것이 스스로를 욕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無自辱焉)."
몇 번한 충고에 상대방이 그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미 그 문제에 대하여 생각이 다른 것입니다. 이것을 고집하여 계속 충고한다면 그것은 충고가 아니라 강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충고는 정말 어려운 것입니다. 남의 단점과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과 기분을 아프게 하기 때문이죠. 그래도 충고를 안 할 수는 없습니다. 충고는 조직을 살리는 숭고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충고에도 원칙이 있고 기술이 있습니다. 진심어린 충고를 받아들이는 사람 역시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우(禹)왕은 좋은 충고를 들으면 그 충고를 한 사람에게 절을 했다고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충고를 잘 할 줄 알고 받아들일 줄 아는 충고의 고수들이었던 것입니다.
▶️ 信(믿을 신)은 ❶회의문자로 䚱(신)은 고자(古字), 㐰(신), 孞(신),은 동자(同字)이다. 人(인)과 言(언; 말)의 합자(合字)이다. 사람이 말하는 말에 거짓이 없는 일, 성실을 말한다. 옛날엔 사람인변(亻)部에 口(구)라 썼으며(㐰), 또 말씀 언(言)部에 忄(심)이라 쓴 글(䚱) 자체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信자는 '믿다', '신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信자는 人(사람 인)자와 言(말씀 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믿다'라는 뜻은 人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㐰(믿을 신)자가 먼저 쓰였었다. 이후 소전에서는 口자가 言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표현한 信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사람의 말은 믿을 수 있어야 하고 거짓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信자는 '믿다'나 '신뢰하다', '신임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信(신)은 ①믿다 ②신임하다 ③맡기다 ④신봉하다 ⑤성실하다 ⑥~에 맡기다 ⑦확실하다 ⑧마음대로 하다 ⑨알다 ⑩신의(信義), 신용(信用), 신표(信標) ⑪편지(便紙ㆍ片紙), 서신(書信) ⑫정보(情報) ⑬증거(證據), 기호(記號) ⑭서류(書類) ⑮소식(消息), 소식을 전하는 사람 ⑯확실히 ⑰정말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믿을 시(恃),믿을 양/량(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의심할 의(疑)이다. 용례로는 믿고 받드는 일을 신앙(信仰), 믿고 의지함을 신의(信倚), 믿음성이 있는 사람을 신인(信人), 믿고 일을 맡기는 일을 신임(信任), 믿고 받아 들임을 신수(信受), 믿음직하고 착실함을 신실(信實), 변하지 않은 굳은 생각을 신념(信念),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신도(信徒), 옳다고 믿는 마음을 신심(信心), 믿고 따라 좇음을 신종(信從),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신용(信用), 남을 믿고 의지함을 신뢰(信賴), 상을 줄 만한 훈공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상을 주고 벌할 죄과가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는 뜻으로 곧 상벌을 공정하고 엄중히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신상필벌(信賞必罰), 돼지나 물고기 등 무심한 생물조차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신의의 지극함을 이르는 말을 신급돈어(信及豚魚), 옳다고 믿는 바대로 거리낌 없이 곧장 행함을 일컫는 말을 신심직행(信心直行), 꼭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신지무의(信之無疑), 믿음은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이고 또한 남과의 약속은 지켜야 함을 이르는 말을 신사가복(信使可覆), 성서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그리스도에 대한 자기의 신앙을 공적으로 나타내는 일을 일컫는 말을 신앙고백(信仰告白), 신앙을 가지고 종교에 귀의하는 영적 생활을 이르는 말을 신앙생활(信仰生活),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미생의 믿음이란 뜻으로 우직하게 약속만을 굳게 지킴 또는 융통성이 없이 약속만을 굳게 지킴을 비유하는 말을 미생지신(尾生之信), 친구 사이의 도리는 믿음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붕우유신(朋友有信), 벗을 사귐에 신의으로써 사귐을 일컫는 말을 교우이신(交友以信), 반은 믿고 반은 의심함 또는 믿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심함을 일컫는 말을 반신반의(半信半疑), 무슨 일에나 승낙을 잘 하는 사람은 믿음성이 적어 약속을 어기기 쉽다는 말을 경낙과신(輕諾寡信)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말을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일컫는 말을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일컫는 말을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이르는 말을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말을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르는 말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일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리 서둘러 봐도 아무 소용이 없음 또는 자기가 급해야 서둘러서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갈이천정(渴而穿井),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을 이르는 말을 사이비(似而非), 공경하되 가까이하지는 아니함 또는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꺼리어 멀리함을 이르는 말을 경이원지(敬而遠之), 뾰족한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뜻으로 뛰어나고 훌륭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영탈이출(穎脫而出),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웠다는 뜻으로 마음을 편안히 하고 잠잘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고침이와(高枕而臥), 형체를 초월한 영역에 관한 과학이라는 뜻으로 철학을 일컫는 말을 형이상학(形而上學),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등에 쓰인다.
▶️ 後(뒤 후/임금 후)는 ❶회의문자로 后(후)는 간자(簡字)이다. 발걸음(彳; 걷다, 자축거리다)을 조금씩(문자의 오른쪽 윗부분) 내딛으며 뒤처져(夂; 머뭇거림, 뒤져 옴) 오니 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後자는 '뒤'나 '뒤떨어지다', '뒤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後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幺(작을 요)자, 夂(뒤져서 올 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後자는 족쇄를 찬 노예가 길을 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後자를 보면 족쇄에 묶인 발과 彳자가 그려져 있었다. 발에 족쇄가 채워져 있으니 걸음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後자는 '뒤떨어지다'나 '뒤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後(후)는 (1)무슨 뒤, 또는 그 다음. 나중 (2)추후(追後) 등의 뜻으로 ①뒤 ②곁 ③딸림 ④아랫사람 ⑤뒤떨어지다 ⑥능력 따위가 뒤떨어지다 ⑦뒤지다 ⑧뒤서다 ⑨늦다 ⑩뒤로 미루다 ⑪뒤로 돌리다 ⑫뒤로 하다 ⑬임금 ⑭왕후(王后), 후비(后妃) ⑮신령(神靈)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먼저 선(先), 앞 전(前), 맏 곤(昆)이다. 용례로는 뒤를 이어 계속 됨을 후속(後續), 이후에 태어나는 자손들을 후손(後孫), 뒤로 물러남을 후퇴(後退), 일이 지난 뒤에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을 후회(後悔), 같은 학교를 나중에 나온 사람을 후배(後輩), 반반씩 둘로 나눈 것의 뒷부분을 후반(後半), 핏줄을 이은 먼 후손을 후예(後裔), 뒷 세상이나 뒤의 자손을 후세(後世), 뒤에서 도와줌을 후원(後援), 뒤의 시기 또는 뒤의 기간을 후기(後期), 중심의 뒤쪽 또는 전선에서 뒤로 떨어져 있는 곳을 후방(後方), 뒤지거나 뒤떨어짐 또는 그런 사람을 후진(後進), 맨 마지막을 최후(最後), 일이 끝난 뒤를 사후(事後),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정오로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오후(午後), 바로 뒤나 그 후 곧 즉후를 직후(直後), 그 뒤에 곧 잇따라 오는 때나 자리를 향후(向後), 앞과 뒤나 먼저와 나중을 전후(前後), 후배 중의 뛰어난 인물을 이르는 말을 후기지수(後起之秀), 젊은 후학들을 두려워할 만하다는 뜻으로 후진들이 선배들보다 젊고 기력이 좋아 학문을 닦음에 따라 큰 인물이 될 수 있으므로 가히 두렵다는 말을 후생가외(後生可畏), 때 늦은 한탄을 이르는 말을 후시지탄(後時之嘆), 뒤에 난 뿔이 우뚝하다는 뜻으로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뛰어날 때 이르는 말을 후생각고(後生角高), 내세에서의 안락을 가장 소중히 여겨 믿는 마음으로 선행을 쌓음을 이르는 말을 후생대사(後生大事), 아무리 후회하여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이나 일이 잘못된 뒤라 아무리 뉘우쳐도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후회막급(後悔莫及) 등에 쓰인다.
▶️ 諫(간할 간)은 형성문자로 諌(간)은 통자(通字), 谏(간)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범하다의 뜻(干)을 나타내기 위한 柬(간)을 더한 글자이다. 웃어른의 면전(面前)을 무릅쓰고 말하다의 뜻이다. 그래서 諫(간)은 ①간(諫)하다(웃어른이나 임금에게 옳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말하다) ②헐뜯다 ③간하는 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간할 쟁(諍)이다. 용례로는 임금이나 윗사람에게 간하는 말을 간언(諫言), 말로써 굳게 간하여 실수를 바로잡고 잘못을 고치게 함을 간쟁(諫爭), 임금에게 옳은 말로 간하는 신하를 간신(諫臣), 간하여 경계함을 간계(諫戒), 임금을 간하여 정치를 의논함을 간의(諫議), 간하여 상소함을 간소(諫疏), 윗사람에게 그의 잘못을 간하여 옳은 일을 하도록 권함을 간권(諫勸), 죽음을 각오하고 간함을 간사(諫死), 어버이의 잘못을 간하는 자식을 간자(諫子), 어떤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간하여 말림을 간지(諫止), 타일러 가르침을 간회(諫誨), 훈계하여 간하는 것을 잠간(箴諫), 충성스럽게 간함을 충간(忠諫), 통절히 간함을 통간(痛諫), 자기의 잘못을 간하여 주는 것을 싫어함을 염간(厭諫), 간하는 말을 듣기 좋아함을 낙간(樂諫), 시를 지어 임금의 잘못을 풍간함을 시간(詩諫), 고충을 무릅쓰고 간절히 간함을 고간(苦諫), 노여움을 사지 않도록 온건하게 간하는 일을 기간(幾諫), 간하는 것을 듣지 아니함을 반간(反諫), 목숨을 끊고 죽음으로써 간함을 사간(死諫), 넌지시 나무라는 뜻을 둘러 비유로 잘못을 고치도록 깨우침을 풍간(諷諫),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순순히 간언을 따름을 일르는 말을 종간여류(從諫如流), 남이 말한 것을 듣고 간청하면 실행하라는 뜻으로 지도자는 아랫사람의 말을 들을 줄 알고 사리에 맞으면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언청간행(言聽諫行)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