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토드 필립스 감독이 만든 조커의 후속편입니다. 전 아무 생각없이 2편을 보러갔고, 조커 폴리아되를 보고 나와선 도대체 영화가 왜 이따위인가를 고민하다 1편의 기억을 더듬어 봤습니다.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대충, 주위의 모든 것으로부터 압박 당하던 아서 플렉이 일종의 폭발을 통해 조커로서의 정체성과 자유를 획득하는 이야기였던거 같습니다. 배우의 좋은 연기, 감독의 좋은 연출, 미장센, 촬영 등의 영화 기본기적인 측면도 매우 뛰어났었고,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빌런 중의 하나일 조커의 탄생이라는 설득력도 있었고, 영화 내내 핍박받던 아서 플렉이 조커로 변해가는 과정에서의 카타르시스도 분명히 있었던거 같습니다.
2편 초중반부를 보면서 제가 생각했던건, 왜 이렇게 심하게 하지? 였을 정도로. 2편은 1편보다 더 심하게 아서 플렉을 압박합니다. 근데 그게 1편처럼 아서 플렉이 받는 압박을 보여주는거라고 느껴지기 보다는 일종의 과장된 쑈, 비꼬기 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니깐 제가 만약에 누굴 걷어찬다면 보통 "아 얘가 화가 많이 났나보네" 정도의 생각이 든다면, 20m 도움닫기 후에 드롭킥을 날리는건 순수한 분노의 표출이라기 보다는 잘짜여진 프로레슬링 쇼 처럼 느껴지는거죠. 전 조커2가 아서 플렉을 대하는 방식이 딱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감독과 배우는 그대로거든요. 1편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정상급의 촬영, 미술, 후보정, 연출, 연기를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 최정상급의 영화적 기본기를 가지고 아서 플렉을 미친듯이 조입니다. 어느정도냐면, 할리퀸과의 로맨스가 핑크핑크한 사랑스러움은 둘째치고서 이 압박에서 벗어날수 있는 어떤 돌파구로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할리퀸과의 로맨스는 역겹게 느껴졌고, 아서 플렉을 더 헤어나올수 없는 진창으로 밀어넣는 느낌이였어요.
뮤지컬 부분은, 같이 본 일행이 지옥의 라라랜드라는 댓글을 언급하던데ㅋ 솔직히 너무 듣기 싫었습니다. 애초에 듣기 좋게 만들 생각이 없었고, 애써 듣기 불편하게 만든 느낌까지도 들더라고요. 스타 이즈 본도 토드 필립스와 레이디 가가 잖아요? 근데 같은 조합으로 이런 음악이 나온다고? 에이 이건 의도한거겠지.
그리고 1편에서도 불편할 정도의 압박이 있었습니다만 그건 후반부에 해소가 되면서 거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2편에서는 그것도 없습니다. 그러니깐 영화 내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아서 플렉을 압박하고 조이기만 하고, 해소는 전혀 안해줍니다.
감독의 의도가 뭐였는지 그런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파고 들어 고민해보면 뭔가 있겠지만, 굳이 파고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진 않네요ㅋ 그냥 단순하게 궁금한건 dc가 뭔 생각으로 이걸 승인한건지는 좀 궁금하긴 합니다. 조커 시리즈는 끝났고 조커 캐릭터도 작살이 난거 같은데.. 한 10년은 조커 캐릭터 안써먹을껀가?
개인적으로는 꽤 불쾌했고, 순수하게 재미라는 측면에선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영화 보고 이런저런 고민 하는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꽤 흥미롭게 보실수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하네요.
첫댓글 조커 1을 너무 인상깊게봐서 2편 평들을 보니 볼 엄두가 나질 않네요
1편의 조커만 기억하고 남겨야할듯요
숨겨진 의미, 어떤 방식을 취하고 있는지,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막판에 노래만 나오면 저도 모르게 그만 좀 부르라고 인상이 찌푸려지더라구요, 하도 부르니까 너무 보기 힘들어서 감독의 의도는 생각도 하기 싫더라구요
제니퍼 로렌스가 나왔던 영화 '마더' 같은 느낌인건가? 보다가 암 걸리는 줄...
전 그래서 걍 안보고 와일드로봇 봄요 ㅋㅋㅋ
고민하고 있었는데 결정했습니다ㅎㅎ
전 근 몇년간 영화중 젤 재밌게 본거 같네요. 같이본 와이프도 극찬했고요
전작도 슈퍼히어로 장르의 탈만 겨우 걸치다만 인물 드라마 겸 사회비평이었지만, 2편은 더욱 더 그렇습니다. 조커라는 인물의 이름만 차용했을뿐 코믹스나 dcu와의 연계를 생각하시면 안되고요. 조커는 어떤 캐릭터야, 어떤 스토리가 전개돼야돼 이런 최소한의 기대나 선입견을 못 놓는 분들이면 영화 보고 많이 실망하거나 불편하실거 같아요.
그냥 영화로서 보면, 특히 속편으로서 통념을 깨는 정말 좋은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우리가 생각하던 베트맨속의 빌런 조커는 없다, 아서 플렉은 그냥 사회에서 소외당한 나약하고 불쌍한 인간일 뿐이고, 주위에는 다들 그를 이용하려는 자 뿐들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서를 방치하면 또다른 조커가 나타날것이다.
이게 주제인거 같아요
밑도 끝도없이 노래 집어넣고 뭔가 개판인 느낌인데 갈수록 몰입도는 높아지는 희한한 영화였네요
평들이 극과극인데.. 일단 보러 가야겠네요. 1편에 이어진다는 기대는 접고 보려고 합니다.
평이 갈리는게 몬가 궁금증을 더 일으키는거 같에요…. 아 볼까 말까…
억지로 의도를 가지고 재미없게 만들었다면..굳이?
조커1도 안 좋은 평이 많았는데
완전 제 취향이어서 일단 가서 보려고요ㅋ
음…수감자들과 티비 시청중에 행진가를 부를때
제외하고는 삽입곡들은 그닥 맘에 들진 않았다는..
조커는 사라졌고, 아서의 비참한 인생을 마무리한..폴리아되 라는 타이틀은 사실 무의미할 정도로
조커와 할리퀸의 대환장 파티는 없었으니..
아서 죽어요?
우리는 조커를 보러 극장에 갔는데 아서 플렉만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