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8cm, 몸무게 150kg.
2016년 6월 말의 나의 키와 몸무게였다.
소아비만에서 10대 후반 때는 운동을 많이 했었지만
운동을 접고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직업을 가지면서부터
체중이 다시 늘기 시작했고,
개인적인 후회와 자책, 나약함으로 인해
7년을 매일 방 안 의자에 앉아서 술과 폭식을 했더니 150kg까지 쪘다.
매일 소주 3, 4병씩 마시던 심각한 알코올 의존증이었고,
항상 새벽에 잠들기 전 폭식을 했으며,
직업상 집 컴퓨터로 일을 했기에 기본적인 활동량도 없었다.
살이 찔수록 사람들의 시선도 싫어지며 밖에 나가지도 않았다.
그렇다 보니 근돼로 150도 아닌 말 지방 위주의 150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살기로 결심하며 이를 악물었다.
먼저 나의 모든 걸 망가뜨리고 있던 술을 줄였다.
술로 인해 병원은 찾지 않았다.
미련할지라도 혼자 힘으로 해내겠다고 다짐했으니.
처음에는 하루에 소주 반 병 안주 없이. 그러다 2-3일에 반 병.
그러다 2-3일에 소주 한 잔씩, 마지막으로 3-4일에 소주 한 잔씩.
식이는 하루 1,200.
맛있는 걸 먹고 싶으면 칼로리 맞는 선에서 단백질과 함께.
ex : 라면을 먹으면 라면+닭가슴 or 프로틴.
칼로리 제한으로 인해 보통 1일 2식.
그리고 무산소 + 유산소 2-3시간.
주로 유산소의 비중이 높았으며,
그때도 지금도 나는 유산소로 오로지 걷기만 한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
특히 알코올 의존증이었던 나는 술이 너무 마시고 싶어서 괴로웠다.
하지만 그냥 참고 또 참고 참았다.
나에게 있어 지금은 7년 만에 결심이었으니깐.
다시 제대로 살고 싶었으니깐.
그렇게 첫 달 18kg 감량.
그리고 꾸준히 8개월, 총 62kg 감량을 하면서 86kg.
그냥 말 그대로 무식하게 했다.
단지 체중 숫자에 집착하면서.
다쳐도 치료조차 제대로 하지 않으며.
당시 누군가가 물어본 적이 있다.
도대체 왜 병원을 안 가냐고.
그때 나의 대답은 운동하지 말라고 할까 봐 무서워서 안 간다였다.
운동을 멈추면 다시 그때로 돌아갈까 봐.
그래서 무릎이 나가면 상체 운동이라도 했고,
상체가 나가면 하체라도 했다.
그리고 통증이 사라지면 다시 전신 운동.
그렇게 살을 뺐다.
대인기피증도 많이 사라졌고,
자신감도 많이 찾았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바로 살처짐과 근육량이었다.
위에 적었듯이 나는 알코올 의존증과 폭식,
출퇴근도 없는 직업이기에 컴퓨터에 앉아 있는 게 전부였다.
그렇다 보니 체중에 비해 근육량도 부족한 상태였는데,
단기간에 62kg을 감량하다 보니 안 그래도 적은 근육도 많이 빠졌다.
그래서 병원 의사분도, 헬스장 트레이너분도,
골격 자체는 좋은데 근육량이 너무 없다고 말씀하셨다.
더불어 애초에 각오했던 살처짐도 심각했는데,
그로 인해서 나는 한 여름에도 티셔츠 하나만 입어 본 적이 없다.
자, 62kg을 뺐는데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그래서 다시 시작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체중이 아닌 근육량.
100kg이 될지라도 건강하고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한
더 힘든 운동과 식이, 공부의 시작.
한데, 다른 문제들이 또 생겼다. 바로 부상들이었다.
오른쪽 손목과 어깨 인대 손상.
어깨는 회전근개 부분 파열이었다.
그래서 상체는 아예 움직이지 않으며 하체 위주로 했다.
그러나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왼쪽 무릎 인대도 다쳤다.
한 달 정도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고,
그때부터 지긋지긋한 병원 치료와 재활이 반복됐다.
그렇게 다친지 7개월.
어깨는 이제 조금은 좋아졌다.
좋아졌다고 해봐야 통증이 줄어든 것이고,
할 수 있는 운동 종류들이 추가된 상태다.
완전한 회복은 없기에 평생 조심히 써야 하며,
아직은 2-4kg의 저중량 작업 밖에 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무릎은 다친 이후부터는 강화 운동 위주로 해왔다.
흔히들 하는 체중 싣는 하체 운동이나 기구는 아예 하지를 않고 있다.
미세한 통증에도 지레 겁을 먹게 됐다.
그리고 걷기도 30-40분 정도 하고 있다.
빨리 걸으면 아직 통증이 있기에 일반적인 걸음 속도로.
그렇게 재활 위주에 저중량 운동.
더불어 섭취량도 두 배 이상 늘리며
하루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3-4번 섭취하며
건강과 회복, 근육량을 위해 먹고 운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손목 운동을 무리해서인지 다시 통증이 재발했다.
허리 부상도 겹치며 10일 가까이 쉬어 봤지만 회복이 되질 않는다.
문득 모든 게 지쳤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 몸이 따라주질 않으니.
그나마 조금씩 할 수 있게 됐는데 또다시 그조차 멈춰야 하니.
어깨도 무릎도 손목도.. 평생 안고 가야 할 듯하니.
물론, 모든 것은 나 스스로가 만든 결과겠지만.
그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방송국 작가분이시다.
62kg 감량한 나의 얘기를 듣고 전화를 주셨다고 한다.
이곳에 와서 나에 대해 촬영을 하고 싶다고.
문득 나에게 누군가를 위한 조언을 해줄 자격이 있나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또다시 핑계를 대며 노력하지 않았으니깐.
이제 체중 감량은 어느 정도 했다는 이유로,
몸이 다쳐서 괴롭다는 이유로,
술과 폭식도 자주 반복했으니.
부상은 누구나 안고 가는 것이고,
나보다 심한 분들도 어떻게든 이겨내며 나아가는데.
a를 할 수 없으면 b라도 열심히 해야 했는데.
그냥 나는.. 감량 이후 만족을 하면서 나태했던 것이다.
그래서 방송국에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를 한번 진지하게 돌아보고 대답하기 위해서.
그 이후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다시 손목 부상마저 재발하며 많이 지쳤는데,
중량 없이 자극 위주로라도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시간 대비 걸음이 느리다 할지라도 분명 나아갈 수는 있을 테니깐.
할 수 있는 재활이라도 힘내고,
술도 멀리하고 식단 조절도 제대로 하면서..
또다시 할 수 있는 노력을 하며 나를 만들어 가야겠다.
방송국에서 연락이 오면
그때는 자신 있게 출연하겠다고 대답할 수 있도록.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감량, 건강, 미용, 증량 등등..
각자의 이유로 노력하시는 모든 다이어터 분들.
부상 조심하시고 항상 응원합니다.
첫댓글 제 멘토 존경합니다^^♡
에구,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이팅화이팅!
술 끊기 정말 힘드셨을텐데 대단하십니다 저도 더 노력 해야겠어요!!
감량 이후 알코올 해방!! ㅋㅋ..
다시 끊도록 해야겠어요. 힘내요!!
@김시니이 저도 치맥 하는게 낙 이였는데
반주를 못하니 우울해져여 흑
극~~~뽁 해내야겠져ㅎㅎ
기 듬뿍 받고 갑니다!!
@달당 한번씩은 드셔도 괜찮다고 생각.
자주만 아니라면야 뭐..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니깐요. 화이팅!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12.21 17:5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12.22 09:1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12.22 10:01
항상 응원합니당♥ 나도 늘 존경해요♡ 더 행복하게 살자^^
일하러 가서 농땡이 피우시네!
@김시니이 일이 아무리 바빠도 항상 자기생각하징♥
반성합니다. 저는 정신력이 부족하네요 다이어트 3주차입니다. 열심히 해야져
저도 많이 나태해졌네요.
함께 열심히 해요!
우와 대박...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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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12.22 09:26
1일 2식은 주로 뭘 드셨나요? 매일 라면에 단백질은 아니셨을테고...
한끼는 밥 + 단백질.
쌀밥 현미밥 주로 먹었어요.
단백질은 닭가슴 계람 프로틴 참치캔등
한끼당 30g은 먹으려 했었던듯.
저땐 저염하면서 반찬은 조금씩만.
지금은 절식과 하루 두끼 후회도 하고
목표가 감량보단 근육량과 건강이기에..
매끼 밥+단백질 (이젠 돼지 앞다리나 목살 등등도 추가)
최소 3번은 먹으려고 해요.
저염도 이제는 안하고 편하게 먹는.
@김시니이 근데 그전까지 못참았던 식욕은 어찌 참으셨나요?? 막 먹고 싶고 폭식하게 되는 때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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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꾸벅!!
대단하세요
감사해요 열심히 할께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해요.
2018 성공 기원 얍얍!
정말 대단하시네요~대박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우와... 대단하세요!! 의지력과노력! 앞으로도 힘내세요~~~ 노력하신만큼 그거에대한 좋은결과가 돌아올꺼에요~~
대단하십니다!!유지 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와 자극받고갑니다ㅠ
우와ㅜㅜ그동안 고생많으셧어요
그의지에 감탄하고갑니다
그리고 무엇을 선택하던 다 잘되셧으면 좋겟어요~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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