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003.11.1(토) 12:21
9월 도소매 판매액 57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
할인점ㆍ재래시장 전방위 침체...내년께나 회복
"장사가 안 돼도 너무 안 됩니다.
차라리 국제통화기금(IMF) 시절이 그리울 정도라니까요. 불경기에다 정치불안, 사회불안까지 겹쳐서인지 찾아오는 발길이 뚝 끊어졌습니다.
"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20년째 옷가게를 하고 있는 김명순(55) 씨는 장사 가 너무 안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브랜드는 백화점에, 중저가 브랜드는 할인점에 치이는 상황에서 경기마 저 얼어붙어버리자 장사를 접어야 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하소연한 다.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유통현장에서는 매 출 급락의 비보가 잇따르고 있고 자동차, 의류, 가전업체의 내수 판매실 적도 추락을 겪으면서 내수 관련 업종이 장기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 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을 살펴보 면 대표적인 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액은 7개월 연속 역신장하며 작년 9 월에 비해 3.0% 줄었고 57개월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 98년 1 2월(-3.5%) 이후 최대 낙폭으로 극심한 침체를 이어간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범식 연구원은 "400조원을 넘어선 가계빚에 발목이 잡혀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내년께나 가야 내수가 침체의 늪 에서 벗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화점, 할인점도 소비심리 꽁꽁=작년 하반기부터 침체양상을 보여온 백화점 매출은 갈수록 마이너스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IMF 당시보다 상황이 더욱 비관적이라는 하소연이다.
IM F 때는 부자들의 명품소비로 그나마 연명했지만 요즘에는 명품 수요마저 끊겨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명품 매출은 유명브랜드 세일이 진행된 1, 6 , 8월에 소폭 오른 것을 제외하고 매월 예외없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이다.
본점 관계자는 "IMF 때보다 더 심각한 소비침체기"라며 "당시엔 있 는 사람은 소비하고, 없는 사람은 소비를 자제했지만 요즘은 계층을 불 문하고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경기를 반영하는 할인점도 흔들리고 있다.
신세계이마트가 조사한 월별 객단가(고객 1인당 1회 구매금액)는 올 7, 8월 4만4000원, 추석이 낀 9월 5만원, 10월에는 4만5000원을 기록했다.
모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00원 이상 객단가가 하락했다.
내수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LG홈쇼핑 CJ홈쇼핑 등 홈쇼핑업체의 실적 도 부진, 이들 업체의 주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재래시장, 전자제품 상가도 죽을 맛=의류가 중심인 재래시장 패션쇼 핑몰은 최근 기온이 하락하면서 매출이 조금 늘었지만 계절적 요인에 따 른 `반짝 특수`라는 분석이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옷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명동 밀리오레 상인인 김수영(38) 씨는 "지갑을 열게 하려고 할인폭을 늘리는 등 출혈을 감수하려 하지만 손님들의 반응은 날씨처럼 차갑기만 하다"고 한숨지었다.
전자제품 전문점도 객수가 줄어드는 등 형편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 테크노마트의 경우, 올 들어 고가의 디지털제품이 등장하면서 객단가 가 높아져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객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테크노마트 총상우회 김찬경 회장은 "혼수구매 고객이 큰 비중을 차지 하면서 테크노마트 전체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그렇지 만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전자제품 구매시기를 늦추는 등 올해 상가별 예 상매출은 기대 이하"라고 말했다.
◆자동차, 이제부터가 IMF=자동차업계도 소비심리 침체에 홍역을 앓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내수침체에는 할부금융사의 신용경색도 한몫 하고 있다.
대우자판 방배영업소 심우영 소장은 "경기불황이 이어지는 데다 신용 불량자가 350만명을 넘어서 사실상 자동차 구입 가망고객이 대폭 줄어드 는 등 악순환의 연속"이라며 "지난달은 최악의 달이었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캐피털 회사의 신용경색이 내수부진을 부채질하고 있다" 며 "예전 같으면 공무원, 교사 같은 경우 신용조회가 필요없었지만 요 즘은 그렇지 않다"고 귀띔했다.
현대차 옥수지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문성곤 옥수지점장은 "새차판 매 대부분이 할부판매를 통해 이뤄지는데 요즘 같은 경우 신용조회에 걸 려 새차 구입에 애를 먹는 고객이 예전에 비해 10% 정도 늘었다"고 말 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900개가 넘는 지점의 경우 개인생산성이 지난해에 비 해 10%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시장이 주저앉은 것도 새차판매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장안 평 등 중고차시장은 요즘 나오는 매물만 있고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 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고차 가격에도 적게는 50만원 이상 괴리가 생겨 새차 판매를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 지점장은 "중고차를 팔아 새차를 구매하는 비율이 80%를 넘는다" 며 "그러나 최근에는 중고차 가격에 괴리가 심해 새차 구입을 미루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indu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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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한파 한숨 뿐인 상인들] 소비심리 꽁꽁 "봄 언제오나"
엄마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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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0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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