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털갈이하는 곳인데" 충주시, 연지 수풀 제거 '논란'
충주시, 수달 서식지로 알려진 연지서 정비 작업
환경단체 "너무 슬퍼..수달 보호 대안 제시해야"
8일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시가 수달 서식지로 알려진 호암동 연지에 있는 수풀을 모두 잘라내 논란이다. 사진은 수풀 제거 모습.(충북환경연대 제공)2021.3.8/© 뉴스1
충북 충주시가 수달 서식지로 알려진 호암동 연지에 있는 수풀을 모두 잘라내 논란이다.
8일 충북환경연대에 따르면 시는 7~8일 양일간 호암지 인근 연지에 불을 지르고, 수풀을 제초기를 이용해 모두 제거했다.
그런데 해당 장소는 수달이 털갈이하는 주요 서식지라는 게 환경연대의 주장이다.
실제 환경연대는 연지에서 수달의 배설물을 여러 차례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 언론에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자 3년 전 호암지 인근에서 수달 1마리를 봤다는 진술부터 최근 제방 쪽에서 2마리를 봤다는 목격담이 줄을 이었다.
지역의 한 방송국은 수달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해 제공하는 시민에게 사례하겠다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최근에는 시민이 촬영했다는 호암지 수달 사진과 동영상이 SNS로 전파되기도 했다.
호암지와 연지에 수달이 산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도 수달을 직접 관측할 수 있게 시가 수달이 쉴 수 있는 시설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다.
시는 연지에 있는 수생식물 부들이 봄에 솜털이 날려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주민 민원에 따라 매해 봄마다 정비작업을 해 왔다. 부들이 옆으로 쓰러지면서 산책로로 비집어 들어와 불편하다는 민원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이번 작업에선 인부들이 허락도 안 받고, 자의적 판단으로 불을 질러 공사업체에 항의했다고 했다.
시는 호암지 수달 서식은 확인했지만, 연지는 수달이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정비작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한국수달연구센터는 호암지에 수달이 사는 게 아니라 먹이활동을 위해 찾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시민과 수달이 함께 살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위해 박 대표는 물론, 원주지방환경청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일선 환경연대 대표는 "시청에 수달 보호를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수차례 요구했는데, 어떤 부서도 논의하자고 나서는 부서가 없었다"며 "이를 보는 시민은 너무 슬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주시와 의회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호암지 사업에 민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lueseek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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