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p차 해리스 추격, 승부처 ‘러스트벨트’ 3곳서 초박빙

[양평대교]

다음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채 3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그간 여러 전국 지지율 조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 밀렸던 도널드 트럼프가 해리스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해리스 후보가 과거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혔던 노동조합 소속 유권자에게 이전 민주당 후보만큼 강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대선 판세를 좌우할 북동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스트벨트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는 각각 미 철강산업, 자동차산업의 본산이며 이들 노조의 입김이 세다. 두 주의 전체 유권자 중 노조에 속한 유권자 비율도 14%가 넘는다.

이 두 곳에서 이기지 못하면 해리스 후보의 백악관 입성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해리스, 1984년 후 노조 지지 가장 저조한 민주 대선 후보

야후뉴스와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2~4일 전국 성인 17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48%로 트럼프 후보(46%)보다 근소하게 높았다.

지난달 13일 같은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50%, 트럼프 후보가 45%를 얻었다.

당시 해리스 후보는 3일 전 트럼프 후보와의 TV토론에서 ‘우세했다’는 평을 얻으며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약 3주 만에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좁혀진 것이다.

이번 조사는 1일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 겸 미네소타 주지사와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겸 상원의원의 TV토론회가 끝난 직후 이뤄졌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41%가 토론 승자로 밴스 후보를 꼽았다. 월즈 후보는 32%에 그쳤다. 밴스 후보가 안정적인 말솜씨를 보인 반면 월즈 후보는 별다른 강점을 보여주지 못해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에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이 많다.

해리스 후보가 주요 노조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민주당의 근심거리다.

최근 최대 운수 노조 ‘팀스터스’, 국제소방관협회(IAFF)는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해리스 후보 지지를 거부한 셈이다.

지난달 30일 CNN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노조 가구 유권자 지지율에서 트럼프 후보를 불과 9%포인트 앞섰다. 이는 1984년 이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 유권자층에서 얻은 가장 낮은 수치다.

2020년 대선 당시 이들 유권자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비율은 트럼프 후보보다 19%포인트 높았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겸 전 국무장관도 노조 가구 유권자 지지율이 트럼프 후보보다 12%포인트 높았음에도 트럼프에 패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최근 주요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러스트벨트 3개주에서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는 모두 1%포인트 내외다.

의회매체 더힐 등은 펜실베이니아주 탄광촌 스크랜턴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많은 노조원들이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해리스 후보를 잘 알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또 많은 노조원이 트럼프 후보의 강력한 관세 정책 및 불법이민 규제에 호응한다고 분석했다.

● 해리스 “하마스 惡” vs 트럼프 “이스라엘, 이란 공격 지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발발 1년을 맞은 7일 두 후보는 중동 정세도 언급했다.

해리스는 1년 전 하마스의 선제 공격을 ‘악(惡)’으로 규정하는 성명을 내고 “잔혹하고 역겹다”고 비판했다. 또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주민이 하마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을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바이든은 최악의 외교 정책을 갖고 있으며 해리스는 그보다 더 멍청하다”고 했다. 그는 1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타격 같은 보복에 나서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할 자격이 있다”고 두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