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지인 중 한명이 약을 먹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원인은 우울증.
우울증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잔인한 것인지 잘 모르고 병리학적인 지식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을 아예 모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가끔씩은 지독한 우울감에 빠질 때가 있으니까요.
그럴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단순해지는 것입니다.
일단 이 우울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살펴봅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사건에 의해서인지, 내면의 문제인지 혹은 호르몬 때문인지....
그럴 때는 그냥 하고 싶은 걸 하거나 먹고 싶은 걸 먹고 빨리 자는 쪽을 택합니다.
타인과의 관계나 어떤 사건 때문에 우울함이 오는 경우는 문제를 좀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내 문제라면 반성하고 다음에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로 결심하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을 다짐하는 것입니다.
행여 같은 문제가 이미 서너 번 반복된 것이라 하더라도 나를 탓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원래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고 나아갑니다.
'지난번 보다는 그래도 조금 나아진 것 같아.'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다른 사람의 문제로 벌어진 일은 인과응보만 기억하고 감정을 털어버리죠.
'저런 식으로 살면 벌 받을 거야!' 이렇게 말입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속 끓이는 건 나 혼자일 뿐이고 상대방은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면 그것도 가능해집니다.
이상한 사람 때문에 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뺏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나의 내면의 문제이고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내 감정을 더 파고들어 봅니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우울함을 문장으로 표현해봅니다.
'길을 잃었는데 헤맬 힘조차 없어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고 불안한 느낌'인지
'길을 잃었는데 이대로 끝날 것 같아 불안하고 초조하고 겁을 먹은 느낌'인지.
감정을 문장으로 표현하다 보면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방향이 잡히게 됩니다.
나와 감정을 동일시하지 않고 분리합니다. 감정은 나의 일부이지 내가 아니니까.
그래서 감정에 사로잡히거나 휘둘리지 않도록 나를 다스리는 방법을 잘 습득해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마음이 건강할 때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마음이 병들면 내 감정과 자아를 동일시하게 되니까요.
이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슬픔이나 우울을 느끼지 못하게 마음에 즐거움을 욱여넣는 게 아닙니다.
슬픔을 느끼면서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일을 나에게 주고
다른 관점으로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소소한 단서들을 마련하는 것이죠.
소소한 일들이 다른 감정을 일으키도록 길을 터주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은 누구에게나 서툴고 때로 막연할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이번 생이 처음이니까.
그래도 우울이 나를 잠식해오면 나를 더 들여다보는 연습을 애써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한 번뿐인 생을 움켜진 사람이 해야 할 일일테니까요.
-행복한가에서 옮겨 온 글
****************************************************************************************************************************
세상살이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없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묻지마식 범죄가 늘고, 폭언 막말이 난무하며 말초적인 연예오락 프로그램과 충동적 스포츠와 도박이 증가합니다
가장 인간적이어야할 칭찬과 격려가 줄고 나락으로 몰아가거나 숨어서 모략하는 일도 서슴치 않습니다
그 바탕에 개인의 우울증이 자리하고 있다니 얼마나 소름 돋는지, 서늘한지 모르겠습니다
달력을 보니 오늘이 '경찰의 날'로 적혀 있네요
민생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법기관인데 근래에 부정부패한 경찰관 이야기가 잦아졌습니다
시민이 분실하고 시민이 습득하여 맡긴 교통 카드에서 거액을 슬쩍 사용했다니...
그러구서 높은 자리에 있는 어떤 놈들은 눈 뜨고 수억씩 해먹는다고 뇌까린다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지'라고 남탓을 하는 것 역시 자존감을 잃은 우울증이랍니다
일시적으로 찾아드는 감정은 스스로를 지탱하는 자아가 아닙니다
누가 뭐래도, 남들이야 어떻게 살든지 나라도 올바르게 생각하고 떳떳하게 행동하면 될 일입니다
그래야 한번뿐인 인생을 귀하게 살다갈 수 있을 테니까요
다시 시작하는 월요일, 우울에 휩쓸리지 말고 하룻길을 천천히 걸으며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