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 아이 반복되는 자책과 자살 언급
Q.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에 대해 상담드리고 싶습니다.
아이 아빠와는 아이가 네 살 무렵 이혼했고, 지금도 연락은 자주 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납니다. 저는 아이가 여섯 살 때 유방암 수술과 치료를 받았고, 아이는 그 과정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으며, 저는 워킹맘입니다.
아이 성격은 전반적으로 밝고 웃음이 많으며, 그림 그리기와 피아노를 좋아합니다.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 같은 감정 표현도 잘하는 편이고, 주변에서는 성숙하고 배려 깊은 아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아이가 사소한 일에도 “엄마 미안해”라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를 많이 본 것, 거짓말한 것, 욕을 한 것, 공부를 틀린 것, 영상에서 야한 장면을 본 것까지 모두 미안하다며 한 시간 가까이 울고 털어놓습니다. 그러다 “내가 쓸모없는 아이 같다”, “죽는 게 맞을까”, “뛰어내리는 생각도 해봤다”는 말까지 하며 웁니다.
제가 괜찮다고 달래도 울음이 반복되고, 밤에 자기 전이나 공부 중에도 갑자기 울면서 고백하듯 말합니다. 이런 행동이 성장 과정의 일부인지, 초기 사춘기나 소아우울증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자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지,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인지, 치료가 필요한 수준인지 알고 싶습니다. 부모로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큽니다.
A. 어머니의 글을 통해 아이가 일상적인 행동들에 대해서도 강한 죄책감을 느끼며, 이를 말로 표현하고 울면서 어머니의 위안을 통해 안정을 찾으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이로서는 자연스러울 수 있는 욕구나 생각조차 스스로 잘못이라고 여기며 자책하고 있는 상태로 보이며, 이는 아이에게 상당한 불안과 괴로움을 주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현재 아이는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엄마에게 이야기하고 울고 나면 어느 정도 진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머니께서 지금처럼 “괜찮다”, “그럴 수 있다”고 다독이며 받아주시는 태도는 아이에게 분명 도움이 됩니다. 누구나 그런 생각이나 행동을 할 수 있고, 그것이 큰 잘못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이러한 불안과 죄책감 표현이 지속된다면, 심리치료를 통해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보다 안전하게 표현하고 이해받는 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부모의 이혼이나 어머니의 투병 과정에서 아이가 말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이 내면에 남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최근 어머니께서 강조하고 계신 스킨십이나 공부 관련 부분이 아이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 그 강도를 잠시 완화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안정적인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보다 긍정적으로 느끼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부모가 이해해야 할 마음의 흐름
1.생각을 고치려 하지 말고, 마음이 머물 수 있게 해 주기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생각을 바로잡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이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람입니다. 아이가 힘들다고 말할 때, 당장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왜 그렇게 생각하니?”라는 질문은 아이에게 다시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그만큼 힘들었겠구나”라는 반응이, 아이에게는 지금도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회복하게 해 줍니다.
2.성취보다 ‘관계가 끊어지지 않는 경험’을 남겨 주기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를 위해 바쁘게 움직입니다. 학습 계획을 세우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고, 뒤처지지 않게 도와주려 애씁니다. 하지만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아이일수록, 이미 충분히 긴장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성취가 아니라, 실패해도 관계가 유지되는 경험입니다.
예를 들어 시험을 망친 날, “다음엔 더 잘하면 되지”라는 말보다 “오늘은 마음이 많이 무거울 것 같아”라고 말해 주는 것, 결과와 상관없이 평소처럼 함께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는 경험이 아이에게는 훨씬 큰 보호 요인이 됩니다. 성취 중심의 일정 속에서도, 아이가 누군가와 아무 목적 없이 연결될 수 있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남겨 주세요. 그런 순간들이 쌓일수록, 아이의 자살 생각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3.“괜찮아”라는 말보다, 달라진 일상을 함께 보기
자살 생각을 하는 아이들일수록, 부모를 안심시키기 위해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래서 부모는 더 헷갈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럴 때 중요한 것은 말의 내용보다, 말 뒤에 따라오는 일상의 변화입니다. 예전보다 잠드는 시간이 늦어졌는지, 밥 먹는 속도가 달라졌는지,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났는지, 사람을 피하려 하는지 같은 작은 변화들이 아이의 진짜 상태를 말해 줍니다.
예를 들어, 늘 가족과 함께 거실에 있던 아이가 방에 오래 머물기 시작하거나, 친구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면, 그것은 말로 표현되지 않은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때 부모가 조용히 곁에 머물며 “요즘 네 하루가 어떤지 궁금해”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다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로를 떠올리게 됩니다. 부모의 이런 지속적인 관심은, 전문적인 개입 이전에 가장 강력한 예방이 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변덕이 심한 청소년, 아이의 자율욕구를 이해하라
[상담후기] 초3학년 ~중2학년까지 왕따인 아이가 사회성 극복 치료후기
[온라인 상담하러 가기]
[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Bloom, P. A., Galfalvy, H., Bitran, A., Blanchard, A., Chernick, L. S., Dayan, P., ... & Pagliaccio, D. (2025). Momentary stress and social context among adolescents at risk for suicide: An experience sampling study.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120407
Sommerfeld, E. (2025). The association between self-oriented perfectionism and suicidal ideation in adolescents: The buffering role of social connectedness. Acta Psychologica, 255, 104974.
Zheng, H., Gao, H., Li, J., Li, S., Chen, L., Li, Z., ... & Zhuang, J. (2024). Social support systems involved in suicide prevention and intervention among adolescents: A Delphi study in Shanghai. Preventive medicine reports, 39, 102654.
Luo, H., Wang, X., Liu, G., Ren, H., Gao, Y., An, X., ... & Qiu, H. (2025). From social-environmental stress to core psychological dysfunction and suicidality in first-episode depressed adolescents: Network perspective.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120998
*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왕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