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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이도(舍車而徒)
수레를 버리고 걸어서 간다는 뜻으로, 옳지 못한 지위를 버리고 청빈하게 살아간다는 말이다.
舍 : 버릴 사(舌/2)
車 : 수레 거(車/0)
而 : 말 이을 이(而/0)
徒 : 걸을 도(彳/7)
출전 : 주역(周易) 第22 비괘(賁卦)
주역(周易) 비쾌(賁卦)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卦辭: 賁, 亨, 小利有攸往.
장식으로 꾸미는 것은 형통하니, 나아갈 바가 있는 것이 조금 이롭다.
初九, 賁其趾, 舍車而徒.
象曰, 舍車而徒, 義弗乘也.
초구효는 비는 발을 꾸미니, 수레를 버리고 걷는다. 수레를 버리고 걷는 것은 의리로 보아 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제품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조건이 편리성이다. 어찌 보면 현대 문명은 이 편리성을 추구한 결과라고 말할 수도 있다.
시골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학교를 등교하는데 걸어서 한 시간은 보통이었다. 그래도 당시에는 그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교통이 발달하면서 점점 편리함에 익숙해져 이제는 그렇게 학교를 다니라면 대부분이 혀를 내두를 것이다.
교통보다 더한 것이 통신이다. 마을에 전화 한 대 있을까 말까 하다가 이제는 스마트폰이 손에서 멀리 있으면 불안하여 일상이 돌아가지 않을 지경이다.
이런 모든 편리성을 대표하는 글자 중에 '주역'에 '거(車)'가 있다. 지금의 KTX나 비행기를 생각하면 되는 글자인데 그 반대되는 글자가 걸어간다는 뜻을 지닌 '도(徒)'이다.
64괘 중 한 괘에 수레를 놔두고 걸어간다는 표현이 들어있다. 집안 차고에 좋은 승용차가 있는데 그걸 놔두고 걸어서 간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차가 없으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걸어갈 수밖에 없지만 차가 있는데도 놔두고 걸어서 간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공자는 차를 타지 않는 이유로 '의리'를 들고 있다. 의리란 남자의 의리가 아닌 '정의'로 '바른 도리'를 의미한다. 편리성과 마땅한 도리가 서로 충돌하면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편리함의 향유에 너무 빠져있다 보면 정작 추구해야 하는 가치에 대해 소홀하기 쉽다는 말이다. 살면서 가끔은 편리함을 멀리해야 제대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육십사괘 해설 : 22. 산화비(山火賁) 中
賁其趾 舍車而徒, 賁其須, 賁如濡如 永貞吉
비기지 사거이도(초구), 비기수(육이), 비여유여 영정길(구삼)’
비괘(賁卦)의 초효는 ‘비기지 사거이도’(賁其趾 舍車而道)이다. 즉 ‘그 발을 꾸몄으니 수레를 버려두고 걷는다’는 뜻이다. 비괘는 모든 것의 종시경중(終始輕重)을 가지고 효사(爻辭)를 표현했다. 초구는 장식하는 것의 처음으로 돼 있어 소박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곳의 장식이다.
신체의 부위로 가장 밑에 있는 발을 꾸몄으니 수레를 타지 않고 걸어야 한다. 이것이 자연의 성행에 맞는 것이고 부모에게서 얻은 다리로 걷는 것이니 비의 때에 비의 도에 맞는 것이다. 그래서 상전(象傳)에서는 마땅히 타지 않는다고 해 ‘의불승야’(義不乘也)라고 말하고 있다.
초구는 양위에 양을 얻어 올바름을 얻어 탈 수 없는 것이 아니고 타지 않는 것이 군자의 비(賁)라고 한다. ‘장사 재시작의 여하’를 묻는 점에서 초구가 나오면 ‘걸어서 가니 일의 진척이 없고 장사 하다가 수레를 버리고 걷는다’고 했으니 하면 안 된다. ‘하루 일진을 묻는 점’에서 초구를 얻고 맨발로 슬리퍼 신고 옷 벋고 건강검진 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가’를 묻는 점에서는 발을 꾸미는 것은 발장난을 하는 것으로 바람을 피는 것이다.
점해 비괘(賁卦)의 초구를 얻으면 소박한 장식이나 눈에 띄지 않은 곳의 꾸밈이니 꾸미지 말고 청결하게 하는 것이 좋고 현상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수레를 타고 가다가 내리니 쉬운 길을 버리고 어려운 길로 가려 하는 때다. 사업, 거래 등은 일단 물러서서 내부를 단단히 하는 것이 좋고, 바라는 바는 일상적이고 내면적인 실제적인 문제는 형통하나 대외적인 문제는 변괘가 간위산이 돼 막힌다.
혼인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나 대부분의 경우 형편이 나빠져 이뤄지기 어렵고 잉태는 늦고 도중에 장애가 있고 쌍태아일 수 있다. 기다리는 것은 사정으로 늦게 오고 가출인은 정사관계로 나갔고 번화로운 곳에서 놀고 있으며 분실물은 늦으면 찾을 수 없으나 겹쳐 쌓인 물건 밑에 있을 수 있다. 병은 발 부위가 아프니 보행이 곤란하고 말 못할 암 등일 수 있다. 날씨는 차츰 흐려진다.
[실점예]로 모인이 일본 동경에 본점을 둔 지방 지점을 인수하고자 하는데 지점은 이윤도 많고 인수조건도 좋아 인수하고자 하는 경쟁자가 있는 상황이었다. ‘지점 인수의 길흉’을 알고자 점해 득괘하니 비괘(賁卦) 초효를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하였다.
비괘는 장식, 과장, 꾸미는 것으로 실질보다 가치 있게 보이기 위해서 근사하게 장식을 했고 또 다른 인수 경쟁자가 있다는 말은 허위고 과대 포장한 것이다. 초효가 변하면 간위산(艮爲山)괘로 산은 멈추는 것이니 멈춰야하니 인수하면 안되고 효사에 ‘사거이도’(舍車而徒)라 했으니 평시대로 하는 것이 좋으니 인수 안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
육이의 효사는 ‘비기수’(賁其須)다. 즉, ‘수염을 꾸민다’는 것이다. 3효를 턱으로 보고 2효는 턱 밑에 있는 것이니 ‘턱 밑에 난 수염’이다. 아래턱이 움직일 때 아래턱을 따라서 수염이 움직인다. 즉 말할 때 3효를 따라서 수염이 같이 움직인다. 이를 상전에서는 위를 따라 움직이니 ‘여상흥야’(與上興也)라 했다. 꾸미는 것은 다른 데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원래 가지고 있는 것을 꾸미고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비괘의 내괘는 화(火)로 외괘에 비해서 강하다. 더구나 2효는 이화(離火)괘의 주효이니 한층 강하고 이화의 아름다움으로 수염을 장식한다. 장식하는 수염 때문에 내용이 어떻게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체면뿐이다. 수염이라는 것은 아래턱의 털로 턱수염이다. 초효에서는 발(趾)이라는 효사가 있고 그것이 2효가 돼 얼굴까지 올라가 수염이 됐다. 이는 3효에서 상효까지 호괘(互卦)에 산뢰이(山雷?괘가 있고 2효는 그 밑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염은 아래 입에 붙어 있어야만 그 체면의 장식이 되지만 입 주변에서 떨어져 버리면 지저분한 털에 불과하다. 장식이라는 것은 본체에 붙어야만 빛나는 것이다. 그래서 상전에서 ‘여상흥야’(與上興也)라 하고 입 주위의 부수물인 수염은 위에 있는 이(?괘의 구삼에 따라 줘야 비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2효는 나 혼자서는 움직이지 못한다. 아래턱이 움직였을 때 같이 움직인다. 수염이란 아랫수염 수(鬚), 윗수염 염(髥)이 합해진 글자다.
점해 육이를 얻으면 내 쪽에서 일을 진행시키려는 힘이 없어 주체적 자주적으로 하지 못하고 상대 또는 다른 곳에서의 제재를 받아 다른 사람을 따라서 행동하게 된다. 즉 나 혼자 움직이지 못해 체면뿐이고 윗사람을 따라하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거래, 사업 등 모든 것은 허실에 차 있고 내실이 없으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바램 등도 내가 힘없어 자주적으로 추진하지 못해 어려우나 상사, 윗사람을 따라 하면 이외의 좋은 소식을 얻을 수 있다. 혼인은 윗사람의 중개 등은 길하다고 보지만 상대의 성격은 조심성이 없는 사람으로 장래가 좋지 않다. 잉태는 남아(男兒)로 보지만 편하게 출산하는 것은 어렵다.
기다리는 사람은 오기 힘들고 가출인은 공모자가 있어 따라갔으나 결국 돌아오며 분실물은 밖에 공모자가 유혹했기 때문이고 내부에 훔친 자가 있다. 병은 효사로 보아 인후(咽喉), 입안의 병이고 꾸밈의 효이기 때문에 숨겨진 병으로 당사자가 고지식하기 때문에 중증에 이른다. 날씨는 흐리다. [실점예]로 ‘선거당선 여하’를 점해 비괘 2효를 얻어 윗사람의 뜻에 따라 출마해 예총회장에 당선됐다.
비괘 구삼의 효사는 ‘비여유여 영정길’(賁如濡如 永貞吉)이다. 즉. ‘꾸밈이 지나쳐 젖어 윤택하는 것과 같으니 오랫동안 참고 견디면 길하다’는 뜻이다. 즉 꾸밈이 지나쳐 오히려 아니함만 못하고 실질을 잃었다는 것이다. 구삼은 내괘의 극(極)에 위치하고 있어 꾸미는 것이 심하고 지나쳤다.
‘유’(濡)는 ‘젖을 유, 윤기 날 유’로 수염에 기름칠을 할 정도로 꾸며 반질반질하고 윤기가 지나치게 흐르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의 길힏에 대하여 효사에서 ‘영정지길’(永貞之吉)이라 했으니 있는 것을 그대로 지키면 길하고 꾸미고 장식하러 가면 흉하다는 것이다.
상전에서는 이를 ‘마침내 업신여김과 능멸을 당한다’고 해 ‘종막지능야’(終莫之凌也)라 했으니 비록 초라해 보일지라도 옛 것을 있는 그대로 지키는 것이 길을 얻은 방책인 것이다. [실점예]에서 ‘집수리 여하’를 점해 구삼을 얻었다면 비록 초라하게 보일지라도 꾸미거나 윤택하게 하지 않아야 남들이 업신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점해 구삼을 얻으면 이것저것 많이 꾸미다가 실질을 잃어 버렸고 꾸밈이 실질을 능가해 버렸다. 너무 꾸며서 속을 알 수가 없고 진위여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없다. 예컨대 상품의 포장이 너무 지나쳐 내용물을 알 수 없다거나 고용하고자 하는 사람의 말솜씨가 너무 뛰어나 업무능력이나 인물됨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안서는 경우와 같다.
이와 같이 명료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새로운 일을 추진하기 보다는 옛일, 옛 것을 지키는 것이 좋다. 따라서 사업, 거래 등에서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기 보다는 해오던 일을 밀고 나가는 편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바라는 일도 새로운 일은 이뤄지지 않고 종래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바람을 이루는 방법이다.
혼인은 흔들리는 마음과 색정(色情)이 재앙(災殃)이 돼 이뤄지지 못하고 잉태는 일양(一陽)이 나와 보이므로 무사 안산(安産)이라 볼 수 있으나 무리한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 기다리는 사람은 끈기 있게 기다리면 오고 가출인은 큰 꿈을 꾸고 가출했으나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돌아오며 분실물은 경단, 서랍 장롱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병은 위장 등 소화기 계통의 병이고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해 재기 불능에 빠질 수 있다. 날씨는 맑은 날씨가 지속된 가운데 가물다.
▶️ 舍(집 사/버릴 사, 벌여놓을 석)는 ❶형성문자로 捨(사)의 간자(簡字), 舎(사)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혀 설(舌; 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余(여, 사)의 생략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余(여, 사)는 여유(餘裕) 있음을, 口(위)는 건물의 모양으로 뜻이 합하여 舍(사)는 '나그네가 머무는 곳', 또 '쉬다', '내버려 두다' 따위의 뜻에도 쓴다. 또한 舍(사)는 나중에 亼(집)과 十(십), 口(구)를 합(合)한 글자, 또는 人(인)과 舌(설)을 합(合)한 모양으로 생각되었다. ❷상형문자로 舍자는 '집'이나 '가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舍자는 舌(혀 설)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舍자는 舌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지만 '혀'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舍자의 금문을 보면 집을 받치는 토대 위에 기둥과 지붕이 얹어져 있었다. 이것은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간이 쉼터를 그린 것이다. 舍자에 아직도 '휴식하다'나 '여관'이라는 뜻이 남아 있는 것도 본래는 간이 쉼터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일반적인 '집'이나 '가옥'을 뜻하고 있다. 그래서 舍(사, 석)는 ①집, 가옥(家屋) ②여관 ③버리다 ④포기하다 ⑤폐하다 ⑥내버려 두다 ⑦개의(介意)하지 않다 ⑧기부하다 ⑨희사하다 ⑩바치다 ⑪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⑫놓다 ⑬쉬다, 휴식하다 ⑭화살을 쏘다 그리고 벌여놓을 석의 경우는 ⓐ벌여놓다(석) ⓑ풀리다, 의심이 사라지다(석)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가(家), 집 궁(宮), 집 옥(屋), 집 저(邸), 집 원(院), 집 호(戶), 집 헌(軒), 집 각(閣), 집 관(館)이다. 용례로는 집의 안채와 따로 떨어져 있어 바깥 주인이 거처하며 손님을 접대하는 곳을 사랑(舍廊), 기숙사에서 기숙생들의 생활을 감독하는 사람을 사감(舍監), 정부 고관의 개인 소유의 저택을 사관(舍館), 남에게 자기 삼촌을 일컫는 말을 사숙(舍叔), 자기의 형을 남에게 겸손하게 일컫는 말을 사형(舍兄),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우를 겸손하게 일컫는 말을 사제(舍弟), 집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사옥(舍屋), 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을 사음(舍音), 기숙사나 숙사 따위의 규칙을 사칙(舍則), 군영의 건물을 영사(營舍), 감옥으로 쓰이는 집을 옥사(獄舍), 풍치가 아름다운 곳에 지어 놓고 거처하는 정자 모양의 집을 정사(亭舍), 나아감과 머무름을 취사(趣舍), 관청의 건물을 청사(廳舍), 곳간으로 지은 집을 고사(庫舍), 정신을 수양하는 곳을 정사(精舍), 역으로 쓰는 건물을 역사(驛舍), 가축을 기르는 건물을 축사(畜舍), 승려가 불상을 모셔 놓고 불도를 닦으며 교법을 펴는 곳을 승사(僧舍), 관리가 살도록 관청에서 지은 집을 관사(官舍), 정당의 사무소로 쓰는 건물을 당사(黨舍), 객지에서 기거하는 집이나 딴 곳에서 온 관원을 대접하여 묵게 하는 집을 객사(客舍), 사람이 사는 집을 가사(家舍), 일정한 돈을 받고 여객을 치는 집을 전사(傳舍), 외국 사신을 머물러 묵게 하는 집을 관사(館舍), 학문을 닦는 곳 또는 그 건물을 학사(學舍), 집짐승을 기르려고 지은 우리를 목사(牧舍), 앓는 사람을 수용하는 집을 병사(病舍), 자기의 이전 행위를 버리고 타인의 선행을 본떠 행함을 일컫는 말을 사기종인(舍己從人), 의견이 서로 달라서 일을 결정하지 못함을 일컫는 말을 작사도방(作舍道傍), 뜻하는 바가 천리에 어긋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지불사명(志不舍命), 머리는 헝클어지고 옷은 해어진 초라한 모습으로 한데서 잠을 일컫는 말을 반수발사(反首拔舍), 논밭과 집을 구하고 문의하여 산다는 뜻으로 자기 일신 상의 이익에만 마음을 쓰고 국가의 대사를 돌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구전문사(求田問舍) 등에 쓰인다.
▶️ 車(수레 거, 수레 차)는 ❶상형문자로 수레의 모양을 본떴다. 车(거/차)는 간자(簡字)이다. 부수로서는 수레에 관한 글자의 의미로 쓴다. 수레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서, 임금이 타는 수레를 의미했으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임금의 거동을 뜻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車자는 '수레'나 '수레바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참고로 車자에는 '차'와 '거'라는 두 가지 발음이 있다. 車자는 물건이나 사람을 싣고 다니던 '수레'를 그린 것이다. 수레는 무거운 짐이나 사람을 쉽게 이동하게끔 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갑골문에 나온 車자를 보면 당시의 수레가 잘 묘사되어 있었다. 갑골문에서는 양쪽에 큰 바퀴와 상단에는 차양막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후에 한자가 세로로 쓰이게 되면서 양쪽에 있던 수레바퀴는 단순하게 획으로 그어졌고 짐이나 사람을 싣던 곳은 田자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車자는 수레를 세로로 그린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車자는 수레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수레'나 '전차'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車(거/차)는 (1)바퀴를 굴려서 나아가게 만든 운수 수단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기차(汽車), 자동차(自動車), 전차(電車) 등을 말함 (2)장기짝의 하나로 車자를 새긴 것으로, 한 편에 둘씩 네 개가 있다. 차 치교 포 친다. 제 마음대로 이리저리 마구 휘두름을 이르는 말.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수레 ②수레바퀴 ③수레를 모는 사람 ④이틀(이가 박혀 있는 위턱 아래턱의 구멍이 뚫린 뼈) ⑤치은(齒齦; 잇몸) ⑥장기(將棋)의 말 그리고 ⓐ수레(거) ⓑ수레바퀴(거) ⓒ수레를 모는 사람(거) ⓓ이틀(이가 박혀 있는 위턱 아래턱의 구멍이 뚫린 뼈)(거) ⓔ치은(齒齦; 잇몸)(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수레 가(軻), 수레 로/노(輅), 수레 량/양(輛), 가마 련/연(輦), 수레 여(轝)이다. 용례로는 임금이 타는 수레를 거가(車駕), 수레와 말을 거마(車馬), 물품 따위를 수레에 실음을 거재(車載), 수레 바퀴를 거륜(車輪), 비나 볕을 가리기 위해 수레 위에 친 우산 같은 덮개를 거개(車蓋),여러 가지 수레의 총칭을 차량(車輛), 차가 다니도록 마련한 길을 차도(車道), 차량의 사람이 타게 된 칸을 차간(車間), 도로를 주행 방향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 놓은 선을 차선(車線), 승객이나 화물을 싣는 부분을 차체(車體), 차량을 넣어두는 곳을 차고(車庫), 수레는 흐르는 물과 같고 말의 움직임은 하늘을 오르는 용과 같다는 뜻으로 수레와 말의 왕래가 많아 매우 떠들석한 상황 즉 행렬이 성대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거수마룡(車水馬龍), 차윤이 개똥벌레를 모았다는 뜻으로 가난한 살림에 어렵게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차윤취형(車胤聚螢), 차윤의 반딧불과 손강의 눈이라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서의 면학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차형손설(車螢孫雪), 수레에 싣고 말斗로 될 수 있을 정도라는 뜻으로 인재나 물건이 아주 많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거재두량(車載斗量), 수레와 고기가 없음을 탄식한다는 뜻으로 사람의 욕심에는 한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거어지탄(車魚之歎), 수레의 말은 살찌고 몸의 의복은 가볍게 차려져 있음을 이르는 말을 거가비경(車駕肥輕), 경험이 없는 말로 수레를 끌게 하려면, 먼저 다른 말이 끄는 수레 뒤에 매어 따라다니게 하여 길들여야 한다는 뜻으로 작은 일에서부터 훈련을 거듭한 뒤 본업에 종사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거재마전(車在馬前), 수레바퀴 자국과 말 발자국이라는 뜻으로 수레나 말을 타고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며 노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거철마적(車轍馬跡)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말을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일컫는 말을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일컫는 말을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이르는 말을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말을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르는 말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일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리 서둘러 봐도 아무 소용이 없음 또는 자기가 급해야 서둘러서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갈이천정(渴而穿井),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을 이르는 말을 사이비(似而非), 공경하되 가까이하지는 아니함 또는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꺼리어 멀리함을 이르는 말을 경이원지(敬而遠之), 뾰족한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뜻으로 뛰어나고 훌륭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영탈이출(穎脫而出),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웠다는 뜻으로 마음을 편안히 하고 잠잘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고침이와(高枕而臥), 형체를 초월한 영역에 관한 과학이라는 뜻으로 철학을 일컫는 말을 형이상학(形而上學),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등에 쓰인다.
▶️ 徒(무리 도)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止(지; 발자국의 모양)를 합(合)하여 이루어진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에 음(音)을 나타내는 土(토; 땅, 흙)를 더한 글자이다. 수레 따위를 타지 않고 걸어가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徒자는 '무리'나 '제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徒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走(달릴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徒자를 보면 土(흙 토)자와 止(발 지)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土자 주위로는 점을 찍어 흙먼지가 날리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것은 발을 내디디며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彳자가 더해지면서 '길을 걷다'라는 뜻을 강조하게 되었다. 그래서 徒자의 본래 의미는 '걷다'나 '보행'이었다. 그러나 후에 같은 길을 함께 걸어간다는 의미가 파생되면서 '무리'나 '제자'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徒(도)는 (1)사람 무리의 뜻을 나타내는 말 (2)도형(徒刑) 등의 뜻으로 ①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②동류(同類) ③제자(弟子), 문하생(門下生) ④종(從), 하인(下人) ⑤일꾼, 인부(人夫) ⑥보졸(步卒), 보병(步兵) ⑦맨손, 맨발 ⑧죄수(罪囚), 갇힌 사람 ⑨형벌(刑罰), 징역(懲役), 고된 노동을 시키는 형벌(刑罰) ⑩헛되이, 보람없이 ⑪홀로 ⑫다만, 단지(但只) ⑬곁, 옆 ⑭걸어다니다, 보행하다 ⑮헛되다, 보람없다 ⑯따르는 이가 없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떼 부(部), 무리 휘(彙), 무리 대(隊), 무리 훈(暈), 무리 조(曹), 무리 등(等), 무리 군(群), 무리 중(衆), 무리 배(輩), 무리 류(類), 무리 당(黨), 어지러울 방(龐)이다. 용례로는 타지 아니하고 걸어감을 도보(徒步), 보람없이 애씀이나 헛되이 수고함을 도로(徒勞), 도보로 가는 길을 도로(徒路), 떼를 지은 무리나 불순한 사람들의 무리를 도당(徒黨), 헛되이 씀을 도소(徒消), 무익한 행위 또는 소용없는 짓을 도위(徒爲), 걸어서 감을 도행(徒行), 도보로 물을 건넘을 도섭(徒涉), 도보로 운반함을 도운(徒運), 함께 어울려 같은 짓을 하는 패 또는 무리를 도배(徒輩), 유명무실한 법을 도법(徒法), 아무 일도 하지 아니하고 한갓 먹기만 함을 도식(徒食), 아무 보람없이 양육함을 도양(徒養), 힘들이지 아니하고 취함을 도취(徒取), 쓸데없는 토론을 도론(徒論), 헛된 말이나 보람없는 말을 도언(徒言), 기약 없는 목숨 또는 아무 소용이 되지 아니하는 목숨을 도명(徒命), 무익한 죽음을 도사(徒死), 한갓 착하기만 하고 주변성이 없음을 도선(徒善), 화장하지 아니한 있는 그대로의 얼굴을 도안(徒顔), 사람의 무리를 도중(徒衆), 스승의 가르침을 받는 사람을 문도(門徒),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신도(信徒), 종교를 믿는 사람이나 그 무리를 교도(敎徒), 학생의 무리나 학문을 닦는 사람을 학도(學徒), 간사한 무리를 간도(奸徒), 목에 칼을 쓴 죄인을 겸도(鉗徒), 의를 주창하는 무리를 의도(義徒), 반란을 꾀하거나 거기에 참여한 무리를 반도(叛徒), 폭동을 일으켜 치안을 문란시키는 무리를 폭도(暴徒), 같이 한 패를 이룬 무리를 붕도(朋徒), 헛되이 수고만 하고 공을 들인 보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도로무공(徒勞無功), 애만 쓰고 이로움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도로무익(徒勞無益), 공연히 말만 많이 하고 아무 보람이 없음 또는 부질없이 보람없는 말을 늘어놓음을 이르는 말을 도비순설(徒費脣舌), 마음과 힘을 기울여 애를 쓰나 아무런 보람이 없음이나 부질없이 일에 애를 씀을 이르는 말을 도비심력(徒費心力), 빈한한 집안이라서 아무것도 없고 네 벽만 서 있다는 뜻으로 살림이 심히 구차함을 이르는 말을 가도벽립(家徒壁立), 집안이 네 벽 뿐이라는 뜻으로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도사벽(家徒四壁),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먹기만 함 또는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위도식(無爲徒食), 똥도 핥을 놈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아첨하여 부끄러운 짓도 꺼려하지 않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상분지도(嘗糞之徒), 술을 좋아하여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고양주도(高陽酒徒), 부랑자의 무리를 일컫는 말을 부랑지도(浮浪之徒), 머리를 박박 깎은 무리라는 뜻으로 승려를 홀대하여 이르는 말을 원로지도(圓顱之徒), 소인의 무리를 일컫는 말을 연작지도(燕雀之徒), 여색을 특별히 좋아하는 무리를 일컫는 말을 호색지도(好色之徒), 아무 일도 하지 아니하고 놀고먹음을 이르는 말을 유수도식(遊手徒食)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