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춘천 전통주 전문점 꽃술래가 개최한 봄 신메뉴 시음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제품은 봄내양조장의 '힙걸리'였다. 발효 과정에서 쌀의 단맛을 살려 만들어낸 독특한 과일 향이 특히 젊은 여성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힙걸리를 개발한 홍성현(83회) 봄내양조장 대표는 시큼한 맛이 나는 전통적인 막걸리를 입에도 못 대던 인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막걸리를 개발하려는 노력 끝에 힙걸리가 탄생했다”고 말한다.
Q. 힙걸리는 어떤 술인가요?
‘힙걸리’는 춘천에서 난 쌀과 물로 만든 지역특산주 프리미엄 막걸리입니다. 지역특산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제조장 소재 지역이나 인접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술을 빚어야 해요. 주재료인 쌀은 반드시 ‘소양강 쌀’을 사용합니다. 일교차가 큰 춘천에서 자란 쌀은 오래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오기 때문에 술로 빚었을 때 단맛을 극대화할 수 있거든요. 호불호 없는 알코올 도수 6도로 부담 없이 마시기 좋은 술입니다.
Q. 막걸리에서 달콤한 과일 향이 나네요?
과일을 첨가하지 않았는데도 과일 향이 난다는 게 신기하죠.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쌀과 물, 누룩(효소)이 필요해요. 쌀을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발효하는지, 어떤 누룩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향미가 달라지거든요. 봄내양조장에서는 저온 발효로 열흘 이상 쌀을 숙성해요. 이렇게 해야 쌀 자체에서 상쾌하고 부드러운 단맛이 올라오거든요. 저희는 이걸 바나나 또는 멜론 향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Q. 막걸리만 먹으면 숙취가 심하다는 분들이 있어요.
막걸리 숙취의 원인은 ‘아스파탐’이라는 첨가물의 영향이 커요. 단맛을 내기 위해 쓰는 재료인데, 힙걸리에는 이런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숙취가 적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힙걸리는 한 번에 많이 마시는 술이 아니에요. 좋은 재료를 쓴 만큼 다른 막걸리에 비해 가격대(소비자가 7900원, 음식점 소매가 1만2000~1만5000원)도 높고요. 집에서 여유롭게 한두 병 즐기는 술이니만큼 깔끔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Q. 원래 막걸리를 못드셨다고요.
이등병 시절 혹한기 훈련이 끝나고 빈속에 막걸리를 들이부었다가 급체로 고생한 적이 있어요. 그 이후로 막걸리의 시큼한 냄새만 맡아도 속이 좋지 않았는데요. 처가에 처음 인사드리러 갔을 때 장인어른께서 막걸리를 주시는데, 어려운 자리에서 술을 거절할 수도 없고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편안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막걸리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취미로 배우기 시작한 가양주가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했죠. 봄내양조장의 목표는 앞으로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술을 빚는 겁니다.
Q. 힙걸리는 어떻게 맛볼 수 있나요?
봄내양조장과 별도로 온의동에 탐라일도씨라는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어요. 여기서 삼겹살과 힙걸리를 함께 맛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춘천지역 전통 주점에도 납품하고 있고요. 얼마 전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도 개설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지역 마트에도 납품하고 있습니다.
Q. 힙걸리와 잘 어울리는 안주를 추천해주세요.
춘천에서 난 재료로 만든 술이니 춘천 음식인 닭갈비와 가장 잘 어울리고요. 단맛과 있어서 매콤한 볶음류와도 궁합이 좋습니다. 물론 비 오는 날 전과 먹어도 맛있죠. 그리고 술 자체에 끈적한 바디감이 있어서 보통 와인에 곁들이는 치즈도 추천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기본 제품인 힙걸리 외에도 앞으로 증류식 소주나 약주, 청주 등 다양한 종류의 술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옥수수나 복숭아 같은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막걸리로 만드는 등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술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