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고하승＞ “왜?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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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나?”

편집국장 고하승

 
새누리당 4·11 국회의원 선거 공천신청 마감결과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지역이 몇 곳 눈에 띈다.

우선 서울 서초구가 아주 재미있다.

서초갑에는 이혜훈 의원이 유일하게 공천을 신청했다.

반면 서초을 공천신청자는 현역 고승덕 의원을 비롯해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 이충범 법무법인 씨에스 대표변호사, 배태호 한양대 도시경제연구원장, 상원종 국회 사무총장 직무대리, 양지청 서울대 연구교수, 유철환 법무법인 한별 대표변호사, 임중연 동국대 기계로봇에너지공학과 교수, 정미홍 전 서울시 홍보담당관, 황인경 한국여성유권자 서울연맹 회장 등 10명이나 된다.

최근 출간한 에세이집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향해 독설을 퍼붓고 ‘박근혜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선 전여옥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 역시 이경수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특보 등 5명이나 공천 신청했다.

또 대선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의 출마로 최대 접전지로 부상한 부산 사상에도 5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지역은 허태열 의원의 지역구다. 그런데도 김수임 산부인과 원장, 박에스더 ㈜행복파트너스 대표이사 등이 공천경쟁에 뛰어 들었다. 심지어 ‘MB 맨’으로 분류되는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까지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지역은 통상적으로 공천 경쟁자가 많지 않다. 특히 그 지역 의원이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아마도 이혜훈 의원의 지역구가 이런 경우에 해당할 것 같다.

반면 서울 영등포갑, 서초을, 부산 사상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천신청을 했다. 그렇다면, 그 지역 의원에 대한 지역민들이 평판이 어떠할지는 물어보나 마나일 것이다.

실제 전여옥 의원은 최근 아파트 동명을 바꾸는 데 공헌했다고 에세이집에서 기술한 것과 관련해 지역구 주민들로부터 “허위사실”이라며 소송을 당한 상태일 뿐만 아니라 ‘표절’이 문제가 되어 유죄판결을 받은 일까지 있다.

따라서 그가 공천 받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왜냐하면 새누리당 당헌당규에는 도덕성 문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공천 경쟁자가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고 의원의 지역구와 허 의원의 지역구에는 왜 그토록 많은 경쟁자가 나타난 것일까?

혹시 그들의 경쟁력에 대해 지역민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감히(?) 여당 현역 의원이 버티고 있는 지역구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공천을 신청 할리 만무하지 않은가?

이런 의미에서 전 의원은 물론 고 의원과 허 의원은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부분은 또 있다.

공천신청 접수 결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인연을 경력에 넣은 신청자는 77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총 신청자인 972명(비공개 27명포함)의 7.9%가량으로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적어 넣은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실제 용산에는 3명이 ‘박근혜’와의 인연을 경력에 포함시켰다.

사실상 ‘탈박’인사로 분류되는 진영 의원은 박근혜 대표시절 비서실장을, 김승철 새누리당 중앙사이버단 수석부단장은 박근혜 경선캠프 서민대책위원장을, 배종달씨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 경선 조직총괄특보를 각각 이력으로 적었다.

이밖에 ▲동대문갑 김치영(전 박근혜 경선후보 총무, 행정특보)·허용범(전 대표 공보특보), ▲중랑을 윤상일( 전 경선후보 중랑을 선거대책위원장) ▲성북갑 유중하(박근혜 경선캠프 서울시유세 지원단장) ▲성북을 박상훈(전 박근혜 경선후보 특보) ▲도봉을 김선동(전 대표 비서실 부실장) ▲서대문갑 이성헌 (전 대표비서실장) ▲강서갑 구상찬(전 대표 공보특보) ▲강서을 송석구(전 경선후보 조직특보) ▲구로을 김창업 (전 대표 특별보좌역), ▲금천 김재형(전 대선후보 금천구 선대위원장) ▲영등포갑 이경수(전 후보 특보) 등이 박근혜와의 인연을 경력에 올렸다.

한마디로 ‘박근혜 마케팅’이 공천은 물론 본선에서도 확실하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이런 예비후보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들에게 따끔하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왜?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나?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을 먼저 생각했어야지, 쯧쯔.”

고하승 국장 <박근혜 조용한 혁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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