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침묵♣♣
제비꽃은 제비꽃으로 만족하되, 민들레꽃을 부러워 하지도, 닮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어디 손톱만한 냉이꽃이 함박꽃이 크다고 하여 기 죽어서 피어나지 않은 일이 있는가.
싸리꽃은 싸리꽃대로 모여서 피어 아름답고, 산유화는 산유화대로 저만큼 떨어져 피어 있어 아름답다.
사람이 각자 품성대로 자기 능력을 피우며 사는 것, 이것도 한송이의 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채봉, "스무살 어머니" 중에서-~🐵~
비와 찻잔사이 - 양현경🎶
https://m.youtube.com/watch?v=54beMye4z-g
날씨 참 좋다
아직 대롱대롱 매달린 단풍잎
쉬 떠나기 싫은가 보다
어허 비가 내려야할건데...
아침 산책
장딴지가 땡긴다
몸이 풀리지 않았나보다
조양뜰에 까치 한무리
오늘은 까치들이 독차지 했다
조양천엔 청둥오리 무리가 늘어 났다
북에서 날아오는 청둥오리들이 쉬었다 남쪽으로 내려간다
아마 여기가 기착지라 모두들 모여드나 보다
매일 아침 이런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
이게 삶의 즐거움 아닐까?
집에 오니 어느새 여덟시 반
동물들 먹이주기
삶은 호박을 던져 주었더니 잘 먹는다
호박을 주고 싸래기는 조금만 주어야겠다
어느새 아홉시가 훌쩍
오늘은 성경학교 가는 날
3주 이상을 쉬어 오늘은 꼭 나가야겠다
집사람은 발이 아파 어쩔 수 없지만 난 핑계되면 안되겠지
성당에 가니 이미들 나오셔 미사 준비
목요미사 보고 성경학교 시작
마르코복음 제 9과
가장 큰 사람에 대한 이야기
어떤 사람이 가장 큰 사람인가에 대해 예수님은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한다”라고 말씀 하셨다
평범한 우리들로선 이해되기 쉽지 않지만 칠십 평생 살아오면서 겸손만이 자기를 들어 올릴 수 있다고 느꼈다
자기 피알 시대니 가만있으면 바보 취급당한다고 하지만 드러내지 않은 삶이 더 존중받지 않을까?
판단 기준이 다르다고 하지만 보편타당한 건 어쩜 서로 같을 수 있을 것같다
생각나누기를 하는데 난 멍
성경학교 다니기 전과 후를 비교해 말해보라는데 다니면서 느끼는게 별로
평소의 내 생활과 다를 바가 없다
옆에 있던 베네딕토 형제가 눈물 흘리면서 다니기 전과 다닌 후의 심경 변화에 대해 말한다
앞으론 봉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성사 받은지 얼마 되지 않지만 온 힘을 다해 믿는 형제를 보고 그러지 못한 내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성경학교 끝나면 같이 식사하는데 난 먼저
집사람 혼자 식사하는 것보다 나랑 같이 하는게 낫겠다
현대 수퍼에 들러 막걸리를 샀다
문사장에게 퇴근하면 홍어탕에 막걸리 한잔하자고 약속했다
미리 사다 놓는게 좋겠다
사장님에게 다시 한번 감말랭이 만드는 방법을 물어 보았다
37도에서 48시간 말리고 하루를 숙성 시킨 뒤에 다시 그 온도로 상태를 보아가며 말리면 맛있단다
그러니까 저온에서 숙성해 가며 말려야 맛있다고
왜 그리 색깔이 곱냐고 하니 그건 황을 피워야 그런 색이 나온단다
아무리 잘 말려도 황을 피우지 않곤 고운 색을 내기 어렵단다
황을 피워 말린 감말랭이는 사람에게 해롭다던데...
그래 보기 좋은 감을 먹으려면 농약 범벅해야지 그렇지 않음 얼룩 얼룩 못난이 감이 된다
좀 못난이여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감말랭이를 만드는게 좋겠다
노열동생에게서 무를 한포대 얻어 왔다
우리도 무가 있지만 영신이가 김치가게 하는데 무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남은 무를 얻어 왔다
영신이에게 가져가라 해야겠다
서울 처형이 족적근막염으로 고생하신다고
아무래도 김치 담는데 도와주시기 어려울 것같단다
처형이 내려 오시고 집사람 발이 어느 정도 나을 때 김장하려고 했는데 안되겠단다
집사람이 여기저기 전화해 보더니 이번주 일요일에 김장하자고
몸이 불편한데 날씨 추우면 더 힘들 것같다고
나야 알 수 없으니 알아서 하라고
난 시키대로 몸만 움직이면 될 듯
배추를 간할 통부터 준비하란다
하우스 안에 있는 통을 꺼내 씻었다
집사람이 발을 질질 끌며 같이 도운다
이런 일도 혼자선 하기 어렵겠다
간한 배추를 씻어 널어 놓을 판넬도 깨끗이
집사람이 아파도 먼저 나선다
이것저것 대충 준비해 놓은 뒤에 배추뽑으러
닭들을 풀어 주는데 어제 저녁 들어오지 않은 청계가 보이질 않는다
내가 성경학교 갈 때까지만 해도 닭장 앞에서 서성였는데 지금 보니 없다
여기저기 닭을 찾아 봤다
구구하고 불러도 보고
닭이 나타나질 않는다
다시 한번 닭장 주변을 살펴보니 닭장 앞에 닭털이 수북이 빠져 있다
어라 짐승이 물어 간 것 같다
개는 아닐 것 같고 산짐승 같은데...
낮에도 산짐승이 내려왔을까?
뻥이가 새끼를 낳아 무척 예민해 작은 소리에도 짖어대는데 산짐승이 어떻게 내려왔을까?
아침에 몰아 넣을 건데...
참말 짐승에게 닭을 잘 헌납한다
집사람도 목발 짚고 아래 밭으로 내려 왔다
내가 배추 뽑는 사이에 집사람은 파를 뽑아 다듬는다고
배추를 60여포기 뽑았다
배추가 꽤 크다
무게도 거의 2-3키로 넘지 않을까
속이 꽉꽉 찼다
별로 애쓴 것 없는데 올 가을엔 채소가 왜 이리 잘 되었지
서울아짐이 도와주시러 왔다
집사람과 같이 파를 다듬으신다
배추를 밭가로 다 옮긴 뒤 노열동생에게 전화
배추를 집으로 실어다 달라니 바로 올라오겠단다
항상 고마운 동생이다
무도 10여개 뽑았다
서울아짐이 보더니 무슨 무가 그리 크냐고
큰 건 내 장딴지만하다
서울 아짐이 무는 배추보다 좀 늦게 심어야 좋단다
일찍 심으면 무가 커진다고
무가 이리 크면 맛이 없다는데 그래도 맛은 괜찮다
바닥에 퇴비를 해서 무도 크고 맛도 있는 것같다
동생 전화
내일 오전 10시까지 올테니 그 때 간하잔다
배추 간하는데 난 잘못하기 때문에 동생에게 도와 달라했다
시간 대는대로 오라고
경운기에 배추와 무를 실어 집으로 옮겼다
노열동생과 같이 실어 온 배추를 샘가로
마지막까지 마무리 지어주니 고맙다
저녁에 홍어탕 먹자고 했다
장염 걸려 술은 마시지 않지만 홍어탕 먹는건 괜찮을 듯
집사람과 서울 아짐은 배추를 쪼갠다
내일 쪼개면서 바로 간하는게 아니냐고 물어 보니 미리 쪼개 놓아도 좋단다
아래 밭에 내려가 배추잎을 모두 실어 왔다
닭장과 병아리장에 넣어 주었다
병아리들도 배추잎을 잘 먹는다
며칠동안은 배추잎만 먹일까?
노열동생이 하우스로 잠깐 내려와 달라고
하우스에 가니 열풍구를 들어 올리는데 도와 달란다
열풍구를 같이 들어 받침대 위로 올려 주었다
노열동생이 먼저 왔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모자를 쓰고 다니지 않는다
혈압도 있는데...
저러다 큰 일 날 것같아 내 겨울 모자를 주었다
좋은 것 살 때까지 이거라도 쓰고 다니라고
날씨 포근해 베란다에 상차렸다
홍어탕은 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에 방에서 끓이거나 먹으면 냄새가 많이 밴다
홍어탕이 맛있게 잘 끓여졌다
된장을 알맞게 넣은 게 주효
문사장이 오면서 돼지수육과 막걸리도 사 왔다
나도 안주 부족할 것같아 돼지볶음도 해 놓았는데...
모두들 맛있단다
여기에 막걸리도 술술
어울림이란게 이런 것이 아닐까?
홍어탕이 남아서 한그릇씩 싸 주었다
창문을 여니 포근
새벽 기온이 높나 보다
님이여!
어느새 불금
포근한 날씨처럼 오늘도 님의 주위를 따뜻함으로 가득 채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