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잎의 입덧으로 여름휴가를 집에서만 보내면서 가을 쯤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었다. 애를 키우고 둘째를 임신한 맞벌이 부부가 세상을 사는 건 그리 녹록하지 않다. 금전적인 부분을 둘째 치더라도 항상 치이면서 살아왔기에 온천에 몸 담그고 편히 있다 오자 하고 찾아낸 곳은 도코 근처의 하코네였다. 하지만 하코네는 도쿄에서 가까운 유명한 관광지이어서 비싸기도 했고, 낯선 일본 교통환경에서 운전하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에 발견한 곳이 도호쿠지역의 센다이였다.
센다이 주변에는 아키우온천, 사쿠나미온천, 톳카타온천 등 유명온천외에도 작은 온천이 많이 있었고 일본 유명 관광지중에서 상대적으로 덜 붐빈다는 점이 끌렸다. 미야기현에 관한 한국어 홈페이지가 개설되어 있고, 정동에 미야기현 서울사무소가 있어 이 곳에서 미리 센다이 시내 정보를 얻어갈 수 있었다. (http://miyagi.or.kr) 하지만 일본 다른 곳에 비해 한글로 된 정보는 빈약한 편이다. 센다이는 일본의 도호쿠지역의 대표도시로 미야기현 내에 있는데, 위도상으로 서울과 비슷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봄,가을 날씨는 서울과 비슷하고 바다와 인접해서 그런지 여름에는 덜 덥고, 겨울에는 덜 추운 편이다. '숲의 도시'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강원도와 같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역시 주변 온천과 다양한 먹거리가 자랑인 곳.
역사적으로 센다이는 타테 마사무네가 센다이번의 영주로 있을 때 부터 번성했다고 한다. 타테 마사무네는 임진왜란 때 왜군 장수중의 한명이었는데 드라마 '이순신'에 나왔던 애꾸눈 장수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센다이에서는 타테 마사무네의 동상 등을 쉽게 볼 수 있고, 재미있게 형상화한 캐릭터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사진, 다테 마사무네상 출처 : miyagi.or.kr)
(사진, 왼쪽: 선물 등을 파는 상점에서 본 캐릭터 제품, 오른쪽 : 먹거리로 산 만주 포장지 다테 마사무네가 귀엽게 표현되어 있다.) 관광 대한민국을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가장 부족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콘텐츠이다. 센다이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이고 그렇다면 다테 마사무네가 누구인지 아무도 관심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역사속 인물을 캐릭터화하여 콘텐츠를 만들어내 관광의 또 하나의 요소로 자리잡게 하는 것은 우리의 관광정책과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 삐까뻔쩍 하게 지어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제3세계적 발상은 그만큼 빈약한 우리의 관광철학을 드러내는 치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센다이는 지방도시임에도 비행편이 매일 있다. 몇 해 전부터 스키장과 골프장이 유명해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에서 센다이로 가는 방법은 항공편을 이용해 센다이 국제공항을 이용 철도를 이용해 센다이 시내로 들어가면 된다. 우리는 유아가 있어 렌트를 하기로 했다. 우리와는 달리 자동차 회사가 직접 렌트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자동차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예약을 할 수 있다. 센다이 국제공항 내에도 Hertz 등 국제적인 렌트카 회사가 있어 렌트하기에 어렵지는 않아 보인다.
http://nissan-rentacar.com https://www.mazda-rentacar.co.jp http://rent.toyota.co.jp
(사진 왼쪽, 렌트한 차 닛산 마치, 오른쪽, 네비게이션)
센다이 국제공항 안내소 근처에 가면 각 자동차 회사 렌트가 회사들이 있는데 예약내용을 확인하면 공항 근처 렌트카 사무실까지 데려다 준다. 이곳에 가면 예약한 차가 이미 준비되어 있어 확인 절차만 하면 쉽게 렌트를 할 수 있다. 다만 확인 과정에서 기스난 부분을 너무 꼼꼼히 체크해 반납할 때 트집을 잡을 까 걱정했는데 반납시에는 전체적으로 한 번 훑어보고 기름량만 확인했다.
내가 예약한 차는 닛산의 소형차 마치(수출명 마이크라)였다. 굳이 큰 차를 이용할 필요가 없고 와잎도 차 디자인이 귀엽다고 좋아해 이 녀석과 2박 3일 센다이주변을 돌아다녔다. 아기가 있어 카시트를 별도로 신청했고, 네비게이션 달린 녀석으로 예약을 마쳤다. 운전중 네비게이션 셋팅을 잘못했는지 목적지를 지정할 수 있는 버튼이 활성화되지 않아 불편했고, 네비게이션이 내용이 조금 늦어 처음에는 길을 놓쳐 애를 먹기도 했다. 안내멘트 보다는 화면을 주시하면서 움직이는 불편함도 있었다.
일본은 우리와 도로체계가 틀리다. 운전석이 우리와 달리 오른쪽에 위치해 있고 도로 방향도 반대로 영국과 같은 체계이다. 그래서 죄회전, 우회전이 우리와 달라 운전에 큰 신경을 써야만 한다. 간혹 역주행했다는 경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할 점이다. 이런 일본의 도로체계는 일본의 역사와 상관있다. 일본 역시 서구 제국주의에 문호를 개방해야 했지만, 서구의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선별적으로 도입을 했다. 예를 들어 군사제도는 독일의 체계를 받아들인 것 처럼 도로 등의 체계는 영국의 것을 받아들였는데 이는 1차 대전 내내 지속된 영일동맹과도 연계가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센다이 공항근처에서 차를 렌트하고 목적지로 향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센다이시내로 들어가는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사진왼쪽, 센다이 공항 정면에 있는 철도 센다이시내까지 갈 수 있다. 오른쪽, 센다이에서 센다이공항으로 가는 길 미국적 느낌이 났다)
※ 일본에서 운전할 때 주의점
- 도로방향이 우리와 반대이다. 이는 좌회전, 우회전이 틀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좌회전시에는 붙어서 우회전시에는 멀리 돌아야 한다.
- 운전석 역시 반대. 운전석쪽이 경계선이라고 생각해야.
- 그런데 경계선이 우리처럼 노란색이 아니고 흰색 실선이니 이 또한 주의.
- 비보호 우회전이 많다. 우회전 신호가 있음에도 직진신호에 우회전 하는 경우가 많으니 눈치껏.
- 클러치, 액셀, 브레이크 순서는 똑같다. 그러나 좌우 깜빡이와 와이퍼 위치가 틀리다. 다른 건 주의하면 쉽게 따라할 수 있는데 좌우깜빡이 대신 와이퍼를 움직이는 실수를 많이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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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雨香 원문보기 글쓴이: 雨香
첫댓글 여행 인내 이군요
주의사항도 사진으로 찍어 올려줏시면 도움이 되겠지요
제가 한게 아니라서요! 기분전환(?)이 될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