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중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평가를 내린다는 것 자체가 의미없는 일입니다.
역으로 이런 쾌거를 단 한차례도 중계하지 않고, 보도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우리 나라 농구 행정이 한심할 따름입니다.
경기 내용이 어쨌든 간에 ABC에 출전한 선수들이 포함된 중국 1.5진과 대만 국가대표를 꺾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제가 아마농구를 매우 좋아하지만 이 정도의 결과가 나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실전에서도 191의 유병재가 4번을 보고, 200의 김현민이 5번을 보는 등 그간의 우리 나라 단신 농구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최부영 감독이 바스켓 코리아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가드진의 압박 수비가 마치 새로운 해법인 것처럼 말했는데, 중국 여론이 패배 직후에 언론 보도로 대서 특필했듯이 "30년 넘게 경험한 한국의 프레스 농구를 당황해서 못 막았다는게 말이 되느냐"가 오히려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197의 김봉수가 210이 넘는 중국 센터들을 상대로 활약했지만, 2005년 이상백배에서처럼 다케우치 형제에게는 한 없이 약했습니다. 역시 농구는 상대적인 것이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5인을 구성하는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여러 차례 대회에서 프로 선수 위주의 국대가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아무리 준비 과정이 짧았다는 핑계를 대더라도 올해 2차 연맹전 이후 소집된 국대도 별 차이 없습니다)과는 대비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심지어 아마농구 최고의 골밑 자원인 오세근과 최부경이 부상으로 불참했고, 상무 센터들도 정상이 아닌 상태였습니다.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록 더더욱 이해가 안되는 대단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무엇이 이를 가능케 했을까요?
우선, 중국 젊은 세대의 기량은 예상보다 더 약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병 연봉 상한제를 폐지하고 가드 용병까지 득세하게 만들면서 시장만 키우려고 했던 중국 프로리그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난 아시아선수권 결승전에서 (최부영 감독은 이란 가드진의 수비력으로 이겼다고 했지만, 누가 봐도 골밑 싸움을 포기한 왕즈즈, 이쳰롄 vs 하다디의 보드 장악력 차이가 결정적이었음) 중국의 뛰어난 하드웨어를 갖춘 포워드와 센터가 반쪽짜리 페인트존 운영을 하는걸 보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만, 그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중국이 어떤 대응을 할지 모르겠으나, 축구 명가 영국의 국대 성장이 EPL 시장개방 활성화와 반비례했다는 사실이 아시아 맹주 중국에게는 적용되지 말란 법 없다고 봅니다.
우리 나라 선수단에 눈을 돌리자면,
2001년 동아시아 대회 중국 1진 격파만큼 혁신적인 라인업(190후반대의 백코트)을 통해 반전을 꾀한건 분명 아닙니다. 거기다가 위에서 말했듯이 대학리그의 베스트를 뽑아간 것도 아닙니다. 가드의 압박? 늘 해오던 것입니다. 그럼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제 생각엔 딱 하나입니다. 백코트의 높이가 최소 184(신명호)였죠. 같은 프레스라도 높이가 달라지니 효과도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정통센터가 없을 때 앞선을 190~200로 구성하여 밸런스를 맞추는건 지극히 당연합니다. 유럽에 많은 성공 사례가 있으며, 심지어 몇몇 팀은 5명 전원이 2미터대의 토털바스켓을 구사하기도 합니다. 키가 클수록 느리다는건 구시대적 편견입니다. 오히려 조금 느리더라도 상대편의 패스가 나가는 공간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 큽니다.
중국도 야오밍 이전에는 덩치만 크고 소프트웨어가 별로인 거인들을 센터에 세운 적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중반이 중국 농구의 르네상스였던 것은 198의 후웨이동과 197의 순준이 패스게임을 주도하면서 페인트존 이외의 공간 침투를 매우 효율적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산타오 등은 적절히 픽을 걸어주고 페인트존에서 자기 포지셔닝만 하면 되었습니다(물론 이게 쉽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능적으로 팀플을 주도하는 컨트롤 타워가 아니었다는 뜻). 그런데 우리는 농구 역사 이래 처음으로 223이라는 완벽한 하드웨어의 센터를 얻었음에도 그의 나이가 25살에 이르도록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것입니까? 중국은 센터가 편하도록 백코트의 높이를 높여 간결한 패스게임을 만들었는데, 우리는 역으로 "하승진이 있으니 더더욱 쓰리가드~!!!"라는 어처구니 없는 전술로 일관했을까요? 도하참사, 톈진참사.. 참사만 몇 번째인데 국대를 뽑자고 하면 보나마나 KBL식 기준으로 또 후다닥 처리할 것입니다.
어리고 경험이 적지만, 하드웨어가 뛰어난 앞선의 선수들이 KBL 가드들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결코 일회성 플루크로 여길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용병 1인제와 더불어 지금이 아니면 다시 기회를 얻기 힘듭니다. 장신 가드가 앞으로 계속 나올 것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장신 1세대(97~99학번)를 보고 자란 선수들이고(06~09학번) 이들마저 집중적 육성을 받지 못한다면 앞으로 장신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제발 농구인들이 많은 부분을 숙고했으면 합니다.
첫댓글 간만에 국농계에서 좋은글 읽고 갑니다.
저도 앞선 높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비는 물론이구요.... 공격에서도 볼 투입하기도 좋고... 양동근, 주희정은 국대와는 좀 안맞는 듯 합니다...... 전성기 김승현정도의 드리블과 패싱력이면 그나마 낫겠지만요....
그 최고의 테크니션인 김승현마저도 신장 때문에 한계가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늘상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고집부리는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네요.
제발 국대 뽑을때 가드진에서 전태풍 주희정 양동근 이정석 김승현 이들 중에 2명 이상은 한 대회에서 같이 안봤음 좋겠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경기할때마다 투 아니면 쓰리가드인데 상대는 포워드 셋이고 이러면 볼때마다 참 어이없고 그렇습니다 멀쩡히 포워드들 뽑아가도 라인업은 항상 저겁니다 앞선압박도 중요하고 프레싱도 중요한데 40분 내내 쓰다보니 체력도 달리고 하승진을 쓰면 더 쉽게갈수도 있는데 달릴줄 안다는 이유만으로 김주성은 대회내내 풀타임이고 이런거좀 그만봤음하네요 국대에서 제발 제발!! 쓰리박이 프로에서 제대로 성공해서 국대에도 뽑히고 했음 좋겠네요 강뱅도 좀 더 잘하고, 정영삼도 말이죠...
가드라인: 박찬희(191)-양희종(193), 포워드:허일영(197)-김주성(205) 요정도로 하면 어떨까요. 희종선수가 원체 센스가 좋으니 가드라인에서 볼좀 같이 옮겨주고
허일영선수 키도 있고 외곽슛 방가,규섭 선수 못지 않게 좋던데... 한번생각해 봣습니다.
허일영은 근성도 있고 리바도 잘따내더군요. 한번 뽑아야될듯.
박찬희 189, 양희종 191입니다^^ 둘은 앞으로 계속 뽑히겠죠. 저는 신명호의 스피드와 수비력, 한층 준수해진 패싱력이 하승진과 잘 맞는다고 봅니다. 실제로 KCC에서 하승진의 백코트가 늦어지는 경우에 신명호의 수비력으로 커버한 경우가 많았고, 공격시에도 속공으로 아예 끝내 버리는걸 봤기 때문에 괜찮은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명호는 슛을 좀더 다듬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가드는 박찬희, 강병현, 양희종, 신명호.
kbl수뇌부들은 왜그래요?? 저는 최진수랑 방성윤이랑 바꿀때부터 계속 짜증났엇는대..
222아무리 방성윤이 3점능력이 있다해도 당시 건강상태를 보아서라도요...수비나 공격시 차라리 최진수선수를 데리고 갔으면 좋았을것 같은데요...신장, 스피드가 더 나은데 굳이.....
그때는 정말 뻘짓이였죠. 두고두고 비난받아야 할 행위입니다.
언제나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감독만 책임을 졌지 윗대가리들은 요지부동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