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엑스’(X, 트위터의 새 명칭) 계정(@Pontifex)을 통해 사형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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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전 세계 사형제 완전 폐지 촉구 “사형제, 허용될 수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10일 세계 사형폐지의 날을 맞아 교황 ‘엑스’(X, 트위터의 새 명칭) 계정(@Pontifex)을 통해 다시 한번 사형제도 폐지를 호소했다. 교황은 사형제가 “인간의 존엄성과 불가침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Vatican News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10일 교황 ‘엑스’(X, 트위터의 새 명칭) 계정(@Pontifex)에 9개 언어로 사형제도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사형제도는 언제나 허용될 수 없습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불가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사형제도가 폐지되길 강력히 촉구합니다. 우리는 사람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회심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2023년, 전 세계 사형집행 건수 증가
교황은 교황 재임 첫해부터 여전히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사형제도를 강력히 비판해 왔다. 국제앰너스티 등 사형제 반대 단체들이 제공한 최신자료에 따르면, 2023년 사형집행 건수는 지난 10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형집행국 수는 단 16개국에 불과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란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파키스탄 순으로 사형집행이 많았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개정
지난 2018년 교황은 사형 전면 불허 입장으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개정했다. “교회는 복음에 비추어 ‘사형은 개인의 불가침성과 인간 존엄에 대한 공격이기 때문에 허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가르치며, 전 세계의 사형제 폐지를 위한 의지를 확고히 합니다.”
데일 레시넬라의 책 서문
교황은 지난 8월 사형제가 사회 전체에 “독”이 된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교황은 데일 레시넬라가 저술한 『사형 선고를 받은 그리스도인: 내가 사형수들을 돕게 된 이유』(바티칸 출판사)라는 책의 서문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책은 월스트리트 출신의 금융 변호사였던 데일 레시넬라가 그의 아내 수잔과 함께 플로리다에서 여러 교도소를 오가며 사형수들을 지원한 경험을 담고 있다. 교황은 서문에서 “사형은 결코 무고한 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사형집행은 정의를 이루기보다는 복수심을 부추겨 우리 문명 사회에 위험한 독으로 변질된다”고 지적했다. “국가는 사형수를 마치 더 이상 살 자격이 없는 존재처럼 여겨 제거하는 데 자원과 예산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진정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2019년 세계사형폐지총회 영상 메시지
이 같은 발언은 교황이 지난 2019년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본부에서 열린 제7차 세계사형폐지총회 주최자들과 참가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도 강조된 바 있다. 교황은 “가장 극악한 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인간의 존엄성은 절대 훼손되지 않는다”며 “생명은 모든 권리와 선물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생명은 반드시 보호를 받아야 할 소중한 선물입니다.” 교황은 “죄를 지은 사람에게도 회개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믿음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