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조사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다는 인식 역시 해병대 수사단 구성원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관련 내용은 박정훈 대령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이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에도 언급돼 있습니다.
박정훈 대령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이 신청한 사전구속영장 내용 중에는 "특히 1광역수사대 수사관 OO OOO은 '사령관으부터 VIP에서 국방부장관에게 말하여 피혐의자에서 1사단장을 빼라고 지시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피혐의자에서 1사단장(임성근)을 제외하지 못하도록 이첩 보류 지시가 있었던 2023. 7. 31 이후인 2023. 8. 1에 사단장의 혐의와 관련된 내용들을 100페이지 이상 보강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임성근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부당한 외압이라고 판단했던 해병대 수사관들은 오히려 추가 조사에 나서 수사내용을 100페이지에 걸쳐 보강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이 수사한 내용들을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걸로 보입니다.
"수사에 대해서는 지휘관도 관여할 수 없다", "사건 인계는 자신(해병대 수사단)들의 명의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령관의 결심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것", "군사경찰 조사는 초동수사에 불과하므로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혐의사실로 통보해야 한다"는 등은 모두 해병대 수사관들의 진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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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수사관들의 싸움이 헛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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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검찰이 최초 박정훈 대령을 군 형법상 '집단 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하려 했던 이유도 박 대령뿐만 아니라 다른 해병대 수사관들까지 '항명' 혐의를 씌워 처벌하려고 했던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요?
기자가 이번 사건을 취재하면서 강한 인상을 받은 건 해병대 군사경찰 수사관들이 자신의 직업윤리에 투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상명하복이 중시되는 군대의 특성상 지휘부의 목소리와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은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용기 있게 나서서 사실을 그대로 밝히는 일은 해병대 수사관들에게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겁니다.
다시 지난 8월 3일 해병대 수사관과 경북청 팀장 사이에 전화 통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해병대 수사관은 통화를 마치면서 경북청 팀장에게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다시 사건기록이 경북청으로 넘어가게 되면 꼭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는 당부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앞으로 수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임성근 해병1사단장 등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압력이 있었고, 외압의 진원지로 용산 대통령실이 지목된 마당에 경찰이 상부 눈치를 보지 않고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여기에 국방부 장관에 내정된 신원식 의원은 채 상병 사건에 대해 "손잡고 가다가 웅덩이에 푹 빠져서 안타까운 죽음을 했다. 그런데 이게 8명이나 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처리할 만큼 어마어마한 군의 과오냐"고 말해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또 박정훈 대령에 대해선 "군인이 아닌 저질 삼류 정치인이나 할 법한 망동"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한다면 박정훈 대령과 해병대 수사단 수사관들은 점점 더 어려운 처지로 내몰리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듭니다.
그래도 해병대 수사관들은 지금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내걸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들의 싸움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그들만의 외로운 싸움이 되지 않도록 시민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첫댓글 이거 너무 묻힌 거 같아....
댓 완
그니까ㅠ 이 사건 잠잠해진거 같아서 걱정이야..여론이 제일 중요한데ㅠㅠ 댓글 고마워!!
와 전혀 몰랐음 다 묻히네
이거 특검해야하는데ㅠㅠㅠ
댓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