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고등학교 시절 학내 종교자유를 외치며 1인 시위를 벌였던 강의석(21·서울대 법학부 05)씨가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수영 자유형 200m) 박태환 선수에게 ‘태환아 너도 군대 가’란 제목의 글을 남겼다.
‘대학내일’ 434호 학생논단에서 강 씨는 “메달이 징병면제란 이름으로 선수들의 공적을 위한 하사품이 된다”면서 “군 면제를 서비스로 받는 올림픽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로마시대 상대를 죽이면 자유민으로 풀어주는 노예 검투사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이 국가의 명예를 높이는 것인지 그 기준도 불분명하고, 설령 국위선양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병역특례로 이어지는 과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일반인보다 전투력이 몇 배 센 태권도 금메달리스트가, 힘을 써야 할 군대에서 빠진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강 씨는 “군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냐”고 박 선수에게 물으며 “폭력을 막기 위함이란 이유로 포장된 군대로 인해 이 세상에 더 많은 폭력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평화를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군사제도가 사라져야 하고, 그 변화를 위해 군대 대신 감옥 가기 100인 캠페인을 하고 있다”며 “10월 1일 국군의 날에 ‘비무장은 아름답다!’는 누드 시위를 함께 해 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강 씨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원치 않는 병역의무를 강요하는 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제10조를 무시하는 거고, 올림픽 선수와 일반인을 차별하는 것은 헌법 제11조 ‘법 앞의 평등’을 깨버리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룹 원더걸스의 한 인터뷰를 인용하며 “군대 자체가 중요한 조직과 직무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고, 그것이 일상적으로 용인되는 우리 문화를 생각하면서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강 씨의 글이 알려지자 온라인은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박태환 선수를 왜 걸고 넘어지는가’, ‘도대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뭔가’라며 강 씨를 비판했지만 일부에선 ‘순수한 뜻은 이해가 된다’, ‘좋은 문제제기’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다음은 강의석씨가 박태환 선수에게 보낸 편지 전문
태환아, 너도 군대 가
마린보이, 안녕! 초면인데 반말해서 미안. 너도 편하게 “바보야”하고 부르렴.
난 자칭(!) ‘영화감독’ 강의석이야. 비록 내 영화는 CGV에서 두 번 상영되고 막을 내렸지만, 2009년 2월 완성될 블록버스터 다큐 ‘군대?’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을 예정이지. 그렇게 되면 올림픽 메달리스트처럼 ‘국위선양’의 이름으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게 되겠지. 하지만 나는 그 혜택을 거부하고 감옥에 갈 생각이야. 그로 인해 1년 6개월 동안은 영화를 못 만들게 되고 또 혹시 모르지. 감옥에서 광우병 쇠고기 먹고 뇌송송 구멍탁 죽어버릴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22명이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어. 5만 달러의 포상금, 죽을 때까지 매월 100만원 이상의 연금이 주어지는 것과 동시에 말야. 태환아, 너는 한국 야구가 세계 정상이 되는 순간을 지켜봤니? 난 ‘한국에서 어떻게 군대를 없앨까’ 밤샘 회의를 하던 중, 모르는 사람에게 “한국야구 금메달”이란 문자를 받고서야 알게 됐어(나도 팬이 많거든^^). 전승 우승하는 과정에서 승엽이 형은 ‘병역면제브로커’란 별명을 얻었고, 대호 형은 “아무래도 병역혜택이 걸린 준결승이 더 떨렸다.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은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밝히며 기뻐했지.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노력해서 딴 메달이 ‘징병면제’란 이름으로 선수들의 공적을 위한 하사품이 된다는 거야. 군 면제를 서비스로 받는 올림픽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로마시대 상대를 죽이면 자유민으로 풀어주는 노예 검투사가 떠오른다고 할까. 게다가 무엇이 국가의 명예를 높이는 것인지 그 ‘기준’도 불분명하고, 설령 국위선양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병역특례로 이어지는 과정을 이해할 수 없어. 일반인보다 전투력이 몇 배 센 태권도 금메달리스트가, 힘을 써야 할 군대에서 빠진다니 말도 안 돼!
헤어살롱에서 ‘GQ’ 8월호를 보니 네 친구 원더걸스가 나오더라. 해이해질 때마다 진영이 오빠가 바로 잡아준다며, “군대도 아닌데 좀 ‘빠지면’ 어때요?”라는 질문에 “아니에요. 군대만큼 중요해요”라고 답하던걸. 그걸 보고, 군대 자체가 중요한 조직과 직무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고, 그것이 일상적으로 용인되는 우리문화를 생각하면서 머리 하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어 (그래도 소개해 주면 감사할게^^;).
군대? 넌 군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난 폭력을 막기 위함이란 이유로 포장된 군대로 인해 이 세상에 더 많은 폭력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 평화를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군사제도가 사라져야 하고, 그 변화를 위해 나와 친구들이 군대 대신 감옥 가기 100인 캠페인을 하고 있는 거야. 지금까지 18명이 모였는데 네가 19번째 사람이 되어, 10월 1일 국군의 날에 “비무장은 아름답다!”는 누드 시위를 함께 해 보지 않겠니?
“잘생긴 사람은 사형에 처한다”는 헌법 조항이 있더라도 그 누구도 너와 나를 죽일 수는 없는 것처럼, 헌법 앞에 사람이 있지. 그런데 헌법도 개인의 자유가 침해될 수 없음을 말하고 있어. 수많은 청년들에게 원치 않는 병역의무를 강요하는 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제10조를 무시하는 거고, 올림픽 선수와 일반인을 차별하는 것은 헌법 제11조 ‘법 앞의 평등’을 깨버리는 거지. 태환아, 공익요원들이 20만 명이나 되어야 하는 이유를 너는 아니? 툭 까놓고 내가 2년 군대에 있었으니 너도 2년 낭비해야 한다는, 병역특례고 뭐고 태환이 너도 군대 가고, 여자도 군대 가라는 푸념 아닐까? 난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 때문에 내 소중한 삶을 낭비하기 싫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도 소중하지만, 나도 딱 너만큼 소중한 사람이라는 거. 단지 그거 하나야. 참, 일촌신청 했는데 받아주렴 ^^ 술 고프면 문자 하나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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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이 잇는데..... 바로 <특>자만 없애면 된다. 이 <특>자가 명바기를 탄생시켰잖은가? 명바기는 전과14범이라도 대통령 후보등록할 수 있다. 왜 특별하니까. 기득권이 바로 특자 때문입니다. 본문 내용 정확합니다. 군면제 안해준다고 금매달 사양할 한국인 아무도 없죠 ㅋㅋㅋㅋ
이 사람도 참.....언플쩐다....이 사람에 대해 좀 알고 나니...영...-.-
강의석 학생... 정치에 목을 맨다에(정계진출) 1000000표...
이슈를 좀 즐기는 것 같군요!
논란이 될수도 있는 모양새지만..강의석군이 진정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가도 알았으면 하네요. 혹..그가 달을 가르키는데..손가락끝만 말하고 있는지 하는 마음도 들고요. 그리고..강의석군을 향한 확인되지 않은 말과 이야기들이 많더군요.물론, 강의석군의 발언이나 행동이 곧 바로 뉴스가 되는 상황인 만큼..어느정도 영향력이 있다면 자신의 말에 대한 파장이 있을까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정제된 표현을 해야 하기도 하겠지만.. 우리가 노무현의 시대정신을 말한다면..본질이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지에도 좀 더 분별을 하려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아무튼, 이슈를 즐기는 것일수도 있겠지만..좋은 화두인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