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츠 아이'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가 여자 프로당구(LPBA) 투어에서 일본 선수 최초로 '2승'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4차 투어에서 LPBA 첫 우승을 차지했던 사카이는 일본 동료 우승자 히다 오리에(SK렌터카)와 히가시우치 나쓰미(웰컴저축은행)를 제치고 먼저 두 번째 우승트로피를 획득했다.
사카이는 29일 밤 9시 30분에 강원도 정선군의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린 시즌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언더독 돌풍'을 일으킨 임혜원을 세트스코어 4-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사카이는 1세트 패배 후 차츰 안정을 찾아 임혜원을 압도하며 2시간 20분 만에 승리를 거뒀다. 1세트는 사카이가 역전을 허용하며 13이닝 만에 8:11로 패했다. 6이닝까지 6:1로 앞서 출발이 좋았던 사카이는 이후 7타석 동안 2득점에 그치면서 임혜원에게 역전을 당했다.
임혜원은 6:2에서 10이닝 4득점과 12이닝 2득점을 올려 6:8로 전세를 뒤집었고, 13이닝에서 3점을 마무리해 1세트를 따냈다.
결승에 올라오기까지 LPBA 정상급 선수들과 대등한 기량을 보였던 임혜원의 돌풍이 결승까지 이어지는 듯한 순간이었다. 2세트에서도 컨디션이 돌아온 사카이를 상대로 9이닝까지 7:7의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이변은 여기에서 멈췄다. 6이닝부터 1-2-1-1-2 연속타를 올린 사카이는 9:7로 역전한 뒤 12이닝과 13이닝에서 1점씩 보태 11:8로 2세트를 승리했다. 세트스코어 1-1이 되면서 사카이는 집중력이 살아난 반면, 임혜원은 눈에 띄게 폼이 떨어졌다.
사카이는 3세트 초구에서 행운까지 따랐다. 1세트에서 사카이는 스리뱅크 샷으로 초구를 시도했는데 두껍게 밀려서 득점에 실패했고, 3세트에서는 똑같이 시도한 스리뱅크 샷이 유난히 짧았지만 운이 좋게 득점으로 연결됐다.
사카이의 득점이 더 나오지는 않았으나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임혜원은 침묵이 길어졌고, 사카이는 긴장이 적당히 풀린 듯 샷이 부드러워지면서 5이닝에는 대거 5점을 뽑아 8:2로 앞섰다.
3세트를 10이닝 만에 11:2로 승리한 사카이는 4세트에서도 초반에 2점, 3점을 올리며 5:0으로 리드했다. 그리고 8이닝부터 1-4-1 연속득점을 올려 10이닝 만에 11:3으로 마무리하며 세트스코어 3-1로 우승에 다가섰다.
임혜원의 막판 반격에 5세트에서 사카이는 다소 고전했다. 12이닝에서 3득점을 올려 7:5로 앞선 사카이가 17이닝까지 5번 연속 범타로 물러나는 사이에 임혜원이 역전에 성공하며 7:9로 뒤집히면서 승부는 6세트로 연장되는 듯했다.
그러나 18이닝 타석에서 타임아웃을 사용하며 신중하게 뒤돌리기 난구를 공략해 득점에 성공한 뒤 다시 더블쿠션으로 9:9 동점을 만들면서 승부는 마지막을 향했다.
이어서 시원한 샷으로 옆돌리기를 득점하며 10:9로 역전한 사카이는 뒤돌리기로 챔피언십포인트까지 마무리하고 11:9로 승리를 확정했다.
사카이는 지난 시즌까지 8강에만 네 차례 올라와 한 번도 준결승에 올라가지 못했다. 22살 때부터 8년간 선수로 활동하다가 아들 둘을 출산하면서 잠시 큐를 놓았던 사카이는 2012년에 당구선수인 남편 사카이 노부야스의 권유로 다시 큐를 잡았다.
LPBA에는 원년부터 도전했으나 초창기에는 둘째 아들이 어려서 자주 나오지 못했고, 지난 2021-22시즌에 재도전해 시작부터 8강에 올라가며 두각을 나타냈다.
2022-23시즌에도 4차와 5차(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투어에서 연달아 8강에 올랐으나, 한국 선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결승행에는 실패했다.
이번 시즌 전까지 최고 성적이 8강에 그쳤던 사카이는 지난 4차 투어에서 처음 준결승 관문을 넘어 우승까지 차지하며 히다와 히가시우치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일본인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사카이는 첫 우승 당시에 64강에서 만났던 한지은(에스와이)과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세컨드 하이런에서 1점 차로 큰 고비를 넘어선 다음 결승까지 내달렸는데, 이번 7차 투어에서도 8강에서 한지은에게 0-2로 뒤지다가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탈락 위기를 모면한 뒤 우승까지 차지했다.
경기 후 사카이는 "서울에서 먼 이곳까지 직접 찾아준 하나카드 팀, PBA 관계자, 후원사 여러분에게 감사하다. 이번 우승은 하나카드 팀 여러분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짧은 기간에 두 번이나 우승할 줄 몰랐다. 너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항상 같이 당구를 치는 히다와 일본에서 응원하고 있는 가족과 당구클럽 식구들, SNS에서 응원을 보내준 모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언더독 돌풍'을 이어간 임혜원은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히가시우치, 8강에서는 'LPBA 제왕'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를 꺾으며 대활약을 펼쳤다.
특히, 살얼음판의 세트제 승부를 처음 치러보는 데도 불구하고, 정상급 선수들을 제압하고 연전연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하는 역대급 활약상을 보였다.
LPBA 투어에서는 지난 4차 투어 사카이의 우승을 시작으로 5차 투어 김상아의 준우승, 6차 투어 최혜미(웰컴저축은행) 우승에 이어 7차 투어 임혜원까지 언더독의 돌풍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은 지난 시즌 히가시우치에 이어 이번에도 사카이가 우승하며 2년 연속 일본인 챔피언을 배출했다.
(사진=PBA 제공)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3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