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손이나무[학명: Fatsia japonica (Thunb.) Decne. & Planch.]는 두릅나무과의 상록관목이다. 팔수목(八手木)이라고도 한다. 손바닥을 펼친 모양의 커다란 잎을 달고 손가락처럼 잎은 대부분 여덟 개로 갈라진다. 손가락이 여섯인 사람을 ‘육손이’라고 하듯이 여덟 개의 손가락을 가진 나무란 뜻으로 ‘팔손이’란 이름을 붙였다. 접미어 ‘-이’는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어근에 붙어 사람·동물·사물을 만드는 말이라고 했다. 경상남도 통영시 비진도의 팔손이나무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겨울에도 잎이 아름답게 붙어 있어서 관상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꽃말은 비밀, 기만, 교활, 분별이다.
잎이 팔손이가 된 이유에는 이런 전설이 있다. 옛날 인도에 한 공주가 있었다. 공주의 생일날 어머니가 예쁜 쌍가락지를 선물로 주었다. 그런데 공주의 시녀가 청소를 하다가 반지를 보고 너무 탐이 나서 양손의 엄지손가락에 각각 한 개씩 끼어 보았다. 이런 일에는 마가 끼어야 이야기가 제맛이 나는 법, 당연히 반지가 빠지지 않았다. 겁이 난 시녀는 그 반지 위에 헝겊을 감아 감추고 다녔다. ‘반지 도난사건’으로 난리가 난 궁궐에서는 왕이 직접 나서서 한 사람씩 조사를 했다. 차례가 된 시녀는 두 엄지를 밑으로 구부린 다음 두 손을 합쳐 여덟 개의 손가락뿐이라고 하면서 왕에게 손등을 내밀었다. 그때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가 치고 벼락이 떨어져 시녀는 한순간에 팔손이나무로 변해버렸다는 것이다. 사실 엄지를 숨기고 두 손을 맞붙여 보면 팔손이 잎과 영락없이 닮았다. 전남 영광의 불갑사 참식나무도 인도 공주와 경운 스님의 사랑 이야기에 등장한다. 유독 인도 공주와 우리 나무와의 인연이 전해지는 것은 김수로왕의 왕비 허왕후 전설과 함께 우리 역사의 어느 부분에 인도와의 인연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자생한다. 잎은 어긋나고 손바닥꼴로 피며, 7∼9갈래로 갈라져 단풍꼴을 한다. 잎 윗면은 짙은 녹색이며 광택이 나고, 뒷면은 황록색이며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꽃은 가을철에 희게 피고 암수딴꽃이며 산형화서를 이루고 다시 모여서 원추상으로 늘어선다. 꽃잎은 5장이며 수술도 5개이고 암술대는 다섯 갈래로 갈라지고 자방은 하위이다. 열매는 둥글고 익으면 까맣게 된다.
생약명(生藥銘)은 팔각금반(八角金盤), 팔금반(八金盤), 금강찬(金剛纂)이다. 잎을 약재로 쓴다. 잎에 파트시아 사포톡신(Fatsia-sapotoxcin)과 파트신(Fatsin)이라는 두 가지 사포닌(Saponin)이 함유되어 있다. 독성식물의 하나이다. 거담, 진해, 진통의 효능이 있다. 적용질환은 기침, 천식, 가래가 끓는 증세, 통풍, 류머티스 등에 약효가 있다. 기침과 천식에는 말린 잎 1~2g씩 200cc의 물로 달여서 하루 세 번 복용한다. 통풍과 류머티스의 치료를 위해서는 말린 잎 200~500g을 목욕물에 넣어 목욕하는 방법을 쓴다. 독성이 있으므로 복용할 때 조심해야 한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