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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린 자세에서 상체만 들어 올리는 스트레칭이 좋대요. 전 자주 합니다. 물론 무리해서는 좋지 않겠지만요 (고맙다. 살뜰한 피드백 참고 하마... 목소리를 들려주면 좋겠어요) 조만간 전화할게용(ㅇㅋ) (예주/나)" 새벽에 65번 타고 인 서울 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청량리에서 하차해 588 있던 자리로 일부러 들어갔어요. 10년 전만 해도 맘모스부터 시계탑까지 그대로였는데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눈 깜빡할 사이 동부 이촌동 같은 다운타운이 떡하니 들어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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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과 청량리는 이정재 사단 때부터 바닥이 워낙 커서 나와바리가 둘로 나눠졌을 것입니다. 19살 겨울에 용두동에서 두세 달 살았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썰을 풀기로 하고 패스합니다. 송우리 시장 안에서 <바다 이야기> 50대 가지고 장사한 적이 있는데(2008-2012) 그때 집주인이 청량이 창용이었어요. 놈에게 월세를 700을 갖다가 받쳤다는 것 아닙니까? 불알친구 민기-일도-탁곤이가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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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는 밥퍼 목사 최일도, 박지만과 수녀, 나나와 형곤이 성바오로병원 정도가 생각이 납니다. 588은 미아리와 함께 90년대까지 텍사스 촌의 고유명사였습니다. 더워서 재킷을 손가방에 쑤녀넣고 제기동-용두동-청계천 하류를 거쳐 신설동-동묘까지 추억 사냥하는데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경마 페이퍼를 들고 있는 형들을 보니 TV 경마장은 아직도 성업 중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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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안녕하십니까?" 올해 71세가 된 우석이 형님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딸내미 수현이 자랑을 합니다. 누구는 딸내미가 없습니까? 한 달에 1500씩을 벌어서 아들과 백수 오빠를 부양하며 산다면서 사진을 보여주는데 나더러 어쩌라고? 은(925) 노점상을 하던 우형은 퇴역 영등포 건달로 썩은 봉고에 떼꼬장물 묻은 은 상자를 싣고 다니면서 내게 물건을 전담으로 대주던 양반입니다. 어리버리 통제불능이지만 내게 사기를 치거나 해코지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좋은 형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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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아차산에 집도 사고 조만간 베트남 하노이에 상가도 들어간다고 하니, 좋은 사람 만나서 소원성취 하시라! 펜디 볼 캡 1/나이키 볼캡 2-아크테릭스 재킷1-루이비통 키 고리 2개를 특템하고 걸어가는데 때맞춰 택시가 길가 빵으로 왔다는 것 아닙니까? 내게도 이런 행운이... 미군이 AI가 만들어낸 '가짜 정보'에 속아 중국과 전쟁을 할 위기에 직면할 뻔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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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이번 사례는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이 수집한 정보의 분석, 타격 목표 설정, 예산 편성, 물류, 공급망 관리 등 거의 모든 업무에 AI 도입을 빠르게 추진하는 상황에서 군사적 오판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짚었습니다. 18일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AI가 생성한 허위 정보 보고서를 근거로 중동 해역에서 중국 선박을 나포하려다 실행 직전 가까스로 중단해 중국과의 전쟁 발발 위기를 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바야흐로 '변화'의 연속인 5차 산업 혁명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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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존재하는데, AI 통제 불능 때문에 인류가 기계에게 먹힐 수 있다는 뉴스를 거의 매일 접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스타워즈/1977>가 첫 선을 보인 때, 이 소리를 들었고, 50년이 지났으니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봅니다. AI가 내년 말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으며, 초지능 개발 경쟁이 안전 문제를 앞서고 있다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AI 모델 훈련을 담당하는 제이컵 콕스(27)는 AI가 스스로 성능을 개선하는 단계에 도달하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회사를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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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내년 말에는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를 수 있다며, AI 개발 경쟁이 안전보다 속도를 우선하는 현실(가속화)을 비판했습니다. 콕슨 연구원과 앤트로픽의 AI 정렬 과학 책임자 에번 후 빙어도 AI가 '재귀적 자기 개선'을 통해 초 지능으로 빠르게 발전할 경우, 향후 10년 내 인류를 위협할 가능성이 10% 이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인간보다 뛰어난 AI를 넘어,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AI가 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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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AI 업계는 오픈 AI, 앤트로픽, 구글 딥마인드 등 글로벌 기업 간 초지능 개발 경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안전과 통제 문제는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현실입니다 AI 통제불능 가능성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업계와 연구자들 사이에서 심각하게 논의되는 현실적 위험입니다. 전문가들은 정부 개입, 국제적 협력, 개발 속도 조절, 안전 규제 마련 없이는 인간이 AI를 책임감 있게 통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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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AI 기술 발전과 안전 확보 사이의 균형을 위한 글로벌 공조와 규제 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은행 강도 출신 철학자' 스티 글레르(1952-2020)의 <기술과 철학>은 니체-후설-하이데거의 영향을 받은 데리다의 청출어람입니다. 그에 의하면 인간은 태생적으로 '결핍된 존재'입니다. 이 결핍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는 기술을 발명하고 사용합니다. 따라서 기술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본질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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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관점은 기존의 인간중심주의적 철학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입니다. 스티 글레르는 인간과 기술을 분리할 수 없는 공생 관계로 봅니다. 이는 마치 다양한 재능이 서로 연결되고 공유되는 것처럼, 인간과 기술도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에 따르면, 기술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동시에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형성합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언어를 사용하면서 언어에 의해 사고가 형성되는 것과 유사한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의 사용이 우리의 기억력이나 정보 처리 방식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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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 글레르는 기술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룹니다. 기술은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험도 가져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기술은 전 세계적인 소통과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이버 범죄와 같은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했죠. 이러한 양면성은 기술을 단순히 좋고 나쁨으로 판단할 수 없게 만듭니다. 대신 우리는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윤리적 고민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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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 글레르에 따르면, 현대 기술은 우리의 시간 경험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즉, 우리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과거에는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받는 데 며칠이 걸렸지만, 지금은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합니다. 이는 우리의 일상 리듬을 빠르게 만들고, 시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킵니다. 스티 글러는 또한 기술이 우리의 기억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를 '기억의 외재화'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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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중요한 정보를 머릿속에 기억해야 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합니다. 이는 우리의 기억 능력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우리가 직접 기억하는 정보의 양을 줄이고 있습니다. 스티글레르는 기술이 시간의 '글로벌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넷과 실시간 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이제 전 세계의 사건을 실시간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의 시간 경험을 지역적 한계에서 벗어나 전 지구적으로 확장시켰습니다(탈영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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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고,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과 동시에 소통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지식의 민주화를 가져왔다고 말합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하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동시에 그는 이러한 변화가 가져온 역설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지적합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 지식과 가짜 정보를 구분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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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 글레르는 또한 디지털 기술이 문화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주장합니다. 과거에는 소수의 전문가들이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고 대중은 이를 소비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누구나 쉽게 문화 생산자가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문화의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문화의 질적 수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인 디지털 기술이 우리의 문화적 <기억> 방식도 변화시켰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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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 글레르는 고대 그리스 신화로부터 <기술과 시간>의 모티브를 가져옵니다. 신이 동물에게 사자의 발톱과 독수리의 부리를 줌으로써 결여를 경험한 인간은 도구를 발명하는 기술을 발휘했기 때문에, 창조 시점부터 대리 보충이 아닌 핵심으로써 인간에게 기술이 있어 왔다는 주장 같습니다. 결국 존재의 망각(하이데거) 전에 이미 거기에 '기술'이 있었고 "제3의 기억"은 오늘날 뉴미디어, 영화로 여전히 건재한다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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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 글레르의 '제3의 기억'은 과거에는 책이나 구전을 통해 문화가 전승되었다면, 이제는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문화유산이 보존되고 전달됩니다. 이는 문화적 기억의 보존과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켰지만, 동시에 우리가 직접 경험하고 기억하는 문화의 양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그렇다면 후설을 차용한 스티 글레르의 "제3의 기억"이란 무엇인가? 스티글레르의 ‘제3의 기억’을 이해하려면 후설의 시간의식에서 출발해 하이데거의 존재론을 거쳐가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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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설은 우리가 시간을 경험하는 방식을 설명하면서 기억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예를 들어 음악을 들을 때 방금 지나간 음이 완전히 사라지면 지금의 음은 멜로디가 될 수 없습니다. 지나간 음을 의식이 붙잡아두는 것이 ‘파지(retention)’입니다. 여기서 크게 두 종류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첫째 기억은 방금 지나간 것을 의식이 붙잡고 있는 1차 파지입니다. ‘도-레-미’에서 ‘미’를 들으면서 ‘도-레’가 아직 희미하게 남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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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기억은 이미 지나간 일을 나중에 다시 떠올리는 2차 기억입니다. 어제 들었던 노래를 오늘 회상하는 것과 같습니다. 스티글레르는 여기서 질문 하나를 더 던집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는데도 나의 기억과 의식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제3의 기억, 즉 ‘제3차 파지(tertiary retention)’입니다. 책, 문자, 사진, 녹음, 영화, 컴퓨터, 스마트폰 같은 외부의 기술적 저장 장치입니다. 내가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나 대신 기억해 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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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에게 인간은 처음부터 세계와 분리된 정신이 아니라 도구를 사용하며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세계-내-존재’입니다. 망치는 단순히 인간 밖에 놓여 있는 물건이 아니라 인간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구성합니다. 스티글레르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갑니다. “그렇다면 기술은 인간이 이미 완성된 뒤 만들어낸 단순한 도구인가?” 그의 대답은 ‘아니다’입니다. 인간은 처음부터 기술과 함께 인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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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도끼, 문자, 책, 사진, 스마트폰 같은 외부 기억장치가 인간의 기억과 시간 경험 자체를 구성해왔다는 것입니다. 이를 간단히 연결하면 1. 후설... 의식은 과거를 붙잡아 현재의 시간을 구성한다. 2. 하이데거... 인간은 도구와 세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구성한다. 3. 스티글레르...그렇다면 기술에 저장된 기억 역시 인간의 의식과 시간, 나아가 인간 자체를 구성한다. 예를 들어 20년 동안 써온 블로그를 생각해 봅시다. 20년 전 어느 날의 경험 자체는 1차 기억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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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을 오늘 머릿속에서 회상하는 것은 2차 기억입니다. 그런데 당시 써놓은 글과 사진은 내 몸 밖에 저장된 ‘제3의 기억’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늘 그 글을 다시 읽으면 “아, 내가 그때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하면서 현재의 나까지 다시 구성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3의 기억은 단순한 창고가 아닙니다. 외부에 저장된 과거가 다시 현재의 나에게 들어와 앞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욕망할지를 바꾸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스티글레르에게 기술은 양날의 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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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는 망각을 막지만 무엇을 기록하느냐에 따라 기억을 선택하고, 스마트폰은 기억을 무한히 저장하지만 무엇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우리의 관심과 욕망까지 조직할 수 있습니다. 후설이 “의식은 어떻게 시간을 기억하는가?”를 물었고, 하이데거가 “인간은 어떻게 기술적 세계 안에서 존재하는가?”를 물었다면, 스티글레르는 둘을 연결하여 “인간의 기억이 애초부터 기술 바깥에 존재한 적이 있는가?”라고 묻습니다. 바로 그 질문에서 ‘제3의 기억’이 탄생합니다. 기술이 인간의 기억을 대신하기 시작할 때, 기억의 주인은 여전히 인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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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청량리의 변화나 AI의 공포 자체보다 ‘기억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라는 문제로 읽힙니다. 588이 사라져도 기억 속 청량리는 남고, 스마트폰과 AI는 이제 그 기억을 인간 대신 저장하고 재구성합니다. 최근 보도된 미군의 AI 오정보 사건도 실제로 AI를 이용해 작성된 잘못된 정보보고서 때문에 중국 선박에 대한 군사작전이 준비됐다가 중단된 사건으로 확인됩니다. 다만 이를 곧바로 ‘AI가 스스로 전쟁을 일으키려 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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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분석가와 검증 체계의 실패가 함께 있었던 사건입니다. 기억을 기계에게 맡긴 인간은 무엇을 잃는가/ 새벽 65번 버스를 타고 청량리에 내렸을 때 588도, 시계탑도, 내가 기억하던 거리도 사라지고 낯선 도시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건물은 없어졌는데 기억은 남아 있으니 말입니다. 용두동의 열아홉 살, 친구들, 동묘의 사람들까지 현재의 풍경 위로 과거가 겹쳐집니다. 도시가 기억하지 않는 것을 인간이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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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레르라면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은 원래부터 혼자 기억하지 않았다고 말할 것입니다. 후설에게 시간은 지나간 것을 붙잡는 ‘파지’를 통해 의식 안에서 구성됩니다. 하이데거에게 인간 역시 세계 밖의 독립된 정신이 아니라 도구를 사용하며 세계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고요, 스티글레르는 이 두 문제를 기술과 결합합니다. 인간의 기억은 처음부터 돌, 문자, 책, 사진, 영화 같은 외부 장치에 자신을 맡겨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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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제3의 기억’입니다. 내가 경험하는 현재와 내가 회상하는 과거를 넘어, 인간의 몸 밖에 저장된 기억말입니다. 20년 전 써놓은 글을 오늘 다시 읽으면 과거를 단순히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기록이 오늘의 나를 다시 해석하게 만듭니다. 기술은 기억을 저장하는 창고가 아니라 현재의 인간을 끊임없이 다시 만드는 장치인 겁니다. 문제는 AI 시대에 제3의 기억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데 있습니다. 책은 내가 펼쳐야 말을 하지만 AI는 저장된 기억을 선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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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하고 해석하여 다시 내 앞에 제시합니다. 제3의 기억이 단순한 ‘기억 장치’에서 ‘기억의 편집자’로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스티글레르의 기술철학이 날카로워집니다. 기술은 인간을 구원하는 선도 아니고 인간을 파괴하는 악도 아닙니다. 약이면서 동시에 독인 파르마콘입니다. 인간은 결핍되어 있기 때문에 기술을 만들었지만, 자신을 보충하기 위해 만든 기술에 다시 자신의 기억과 판단을 맡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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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AI 시대의 가장 무서운 질문은 “기계가 인간보다 똑똑해질 것인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언제부터 자신의 기억과 판단을 기계의 판단이라고 구별하지 못하게 되는가? 최근 미군의 AI 오정보 사건이 섬뜩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기계가 전쟁을 원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기계가 만들어낸 정보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인간의 판단 체계 안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위험은 AI가 갑자기 인간처럼 욕망하는 순간에만 오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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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기 판단을 기술에 넘겨주는 순간에도 찾아오는 것입니다. 청량리 588은 사라졌으나 내 머릿속에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사진에도 남아 있고 인터넷에도 남아 있을 것입니다. 어느 것이 진짜 청량리인가? 아마 셋 모두일 것입니다. 내가 살았던 청량리, 내가 기억하는 청량리, 기술이 저장하고 재생하는 청량리. 스티글레르의 제3의 기억은 우리는 기술 덕분에 더 많이 기억하게 되었는가, 아니면 기억하는 일 자체를 기술에 넘겨주면서 점점 기억할 필요가 없는 인간이 되어가는가?를 물을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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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인간의 기억을 보충하는 동안에는 도구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기술이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까지 결정하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래서 AI 시대에 지켜야 할 마지막 인간의 능력은 어쩌면 기억력이 아니라 ‘의심하는 능력’일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기술을 사용해서 기억하는 존재가 아니라, 기술에 기억을 맡겨왔기 때문에 인간이 된 존재다.”
2026.9.22.tue.악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