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장갔다온지 2주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피로가 풀리지 않네요.
이게 다 주말을 통해 갔다와도 배려를 1도 안해주는 좋은 조직문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2편 시작합니다.
애틀란타에서 컬럼버스 데이때 운좋게 nba시범경기를 봤습니다.(전편 참조)
너무 빨리 스테이트팜 아레나에 도착해서 주변을 산책하다 유일하게 미국음식을 먹었는데, 그 음식이 바로 '칙필라'
애틀란타에서 시작되어 치킨버거계의 최강이라 불리는 만큼
먹기전 기대가 엄청 컸던것이 사실입니다.
https://youtube.com/shorts/aWFJzqQC7JQ?si=5q_rua0yctL36ZqM
결과는 두둥.....
미국의 제 최애버거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랑은 상대도 안되고..... 맛있다는 소스도 저는 그냥저냥
시켜먹는 방법이 따로 있다고는 하는데..... 먹어본 중대장은 매우 실망했습니다.
전 그냥 맘스터치의 싸이버거에서 한표를 던져주겠습니다.
사실상 저 식사를 제외하고는 아침에는 숙소에서 베이글
일하다가 점심 및 저녁은 한식당...... 이러면 왜 미국에 온것인가? T.T
와이프가 스테이크 하나 못먹고 왔다고 엄청 놀리더라구요.
근데 일하러 왔으니.... 맘대로 맛집 다닐수가 없었어요.
나주면옥이라니 이곳은 한국인가? 아니면 미국인가?
미국 조지아 주는 현대기아차 그리고 모비스 공장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서 엄청 많은 1,2,3차 밴더들도 같이 들어와 있지요.
써베나, 라그랑지 등의 깡촌에 공장이 들어와 있고 수많은 한국인들이 들어와 일하고 있습니다.
1,2,3차 밴더들이라고 하면 작은 중견기업이라고 생각하는데...
보통 재직인원이 적으면 300명에서 많으면 2000명이 넘어가는 엄청난 기업들입니다.
이곳에 와보니 충남대, 공주대를 졸업한 한국 학생들이 J1비자로 와서 일을 하고 있었고
자그마치 하루에 12-14시간의 긴 근무시간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무자들과 이야기를 좀 나눠 봤었는데, 긴 근무시간과 너무나도 깡촌인 공장떄문에 많은 외로움을 느끼고 있더라구요.
20대 후반의 어린 근로자가 외국에 나와서, 근로자로(물론 중간 관리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짠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보통 이러한 공장들은 애틀란타 시내에서 차로 짧으면 2시간 멀면 5시간이 떨어져 있습니다.
라그란지나 어번 근처라면 그나마 주변 작은 도시라도 있지.... 써베너 쪽의 공장이라면 정말 아무것도 없는 깡촌!!!
외롭고 힘듬을 느낄수 밖에 없더라구요...
그러다가 대학졸업 학생들의 연봉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직장 1년차 학생들이 적게는 4,000만원 많게는 7,000만원 까지 받고 있더라구요.
외로움과 낮선 환경에 떨다가 2주에 현금으로 200-300만원씩 들어오는 통장을 보고, 금융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오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이 청년들이 2년차부터 E2비자를 받고, 5년후에 영주권을 받으면 연봉 1억이 훌쩍 넘어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명과 동떨어진 곳에서 하루13시간 이상씩 일하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공장의 노동자는 무식한 멕시칸 사람들이라 영어도 잘 안통해서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청년들도 있었고
배운 스페인어를 활용해 멕시칸들과 축구도 하고 요리도 만들도 나름 잘 지내고 있는 청년들도 있었고
일년에 $300~$500만 내면 카트없이 무제한 골프를 칠수 있어서 주말마다 골프를 치러 다니는 청년들도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일한지 2년정도 되었는데 주말마다 여기저기 여행다니는 바람에 돈을 한푼도 못모았다고 하더군요.
아직 20대니 오히려 미국 여행이 더 큰 자산이 될꺼라 했더니 자기 회사는 토요일도 일해서 그나마 돈을 덜 까먹었다는 이야기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한국은 주 52시간이 정해져 있어 그나마 쉴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지만
미국법에 따르면 하루에 8시간만 잠잘수 있게 해주면, 회사에서 하루에 최대 16시간까지 일을 시킬수 있더라구요.
물론 오버타임은 1.5배를 주어야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한국기업답게 무지막지하게 벤더들을 쪼아대기 때문에 오버타임이 일상인 생활이었습니다.
위의 사진도 현대차 2차 벤더의 공장 모습입니다.
이 회사는 테슬라에도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이고, 대부분 자동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어 공장 100평 정도 크기에 한명의 작업자가 배정되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에 다시 한번 놀랄수 밖에 없었어요.
돌아다니다 보니까 학교에서는 절대 있으면 안되는 '일진'기업이 있네요.
중학교때 일진들이랑 한바탕 싸우다가 대걸레로 맞아 손가락이 부러진 아픈 기억이 떠올라 다시한번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만큼 우리 세대가 격변의 세월을 살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또한번 놀란것이. 이곳 공장들은 대부분 약속을 하고 방문했는데, 유난히 한 기업만이 연락이 되지 않아 약속없이 찾아갔습니다.
근데 공장을 들어가는 입구에서 가드가 총을 들고 막습니다.
가드 : 겟 아웃어브 히어 이 자식들아!!!
나 : 어? 우리 한국에서 온 00 직원들이야. 여기 사장 만나러 왔어!!!
가드 : 그런거 전달들은거 없어. 더이상 차타고 접근하지 말고 당장 꺼져!!!
나 : 아냐아냐 오해하지마 나 나쁜사람 아니야!!!
가드 : (총을 들이대며) F**K!! 꺼져!!!
그렇습니다!!
여긴 한국이 아니었습니다.
거친 야생의 미국이었던 거죠. 약속없이 그냥 쉽게 들어갈수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계속 밀어붙이다가는 총맞을것 같아. 그냥 포기합니다.
더 웃긴건 그날 저녁 해당회사 관계자가 연락이 와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연락을 늦게 받아서!!!!
이냥반들이!!!!!!
난 뚱땡이 히스페닉 가드에게 총알을 선물받을 뻔했는데........ 아무튼 그 업체는 이제 빠빠이!!!
하루에 6-8시간씩 운전해서 정말 피곤했습니다.
그래도 업체를 돌아다니다가 테슬라트럭도 보고
밥먹으러 갔더니 한국으로 착각할 만한 곳도 나오고
여기가 미국인가 아니면 파주영어마을인가????
애틀란타 시내를 차로 건너가다가 전태풍의 모교인 조지아텍도 보고
어반대학에 잠시 들려서 유명한 풋볼 스타디움도 5분 감상. ㅎㅎㅎㅎ
5박7일의 일정이 정말 힘들었지만, 미국 깡촌생활을 간접 채험할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하루에 거의 300-800KM이상씩 운전을 하니 정신도 멍하더라구요.
그냥 여기서 포기할수 없다!!!
미국하면 파워볼 복권이지!!!
주유소에서
파워볼을 사서 1등에 당첨!!! 주말도 일시키는 그지같은 회사를 제끼고 난 미국 깡촌에 남겠어!!!
같이 간 직원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파워볼당첨되면 귀국 못하니 사장에게 잘 말해달라고!!!
거금 $20를 투자했습니다. 파워볼$10+조지아로또 $10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자그마치 4딸라가 당첨 된 것입니다.
4딸라...... 뭔 밈에 나오는 4딸라도 아니고 이제 직장의 사직서를 던지고자 하는 제 마음은 살포시 접어야 했습니다.
참고로 미국 파워볼은 일주일에 2번 당첨을 뽑는데, 올해에 총 8번의 당첨자가 나왔습니다.
제가 파워볼을 산 회차에 조지아주에서 8번째 당첨자가 나왔는데 약 1.7조의 당첨금을 받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인터뷰를 보고 별로 부럽지가 않았던것이
말기암3기의 환자가 당첨이 된겁니다.
아무리 로또가 좋더라도 건강과 바꿀수는 없죠!!
그냥 내가 건강해서 로또가 안된것으로 생각하고 16시간의 긴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복귀했습니다.
이번 출장은 정말 변화무쌍했어요.
'컬럼버스데이', 'NBA 직관과 폴조지와의 두유노 알럽사건', '조지아주 공장 방문과 총알 선물받을뻔한 사건'
그리고 대망의 '파워볼 사딸라 당첨'까지...... 출장갔다온 지금까지 몸상태가 메롱이지만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지금도 정말 많은 직장인들이 해외에서 그리고 출장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힘들게 일하다가 저는 선물과 같은 NBA직관을 한 행운을 얻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언젠가는 저와 같은 행운이 있길 바라면서 이만 긴 글을 마칩니다.
NBA직관 기념으로 도미닉윌킨스(동상)와 기념사진 한장!!!!
첫댓글 생생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타지에서 일하는 젊은 한국사람들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ㅎㅎ
젊은청년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더군요.
영주권까지 딸수 있는 기회라 나름 기회인 샘이지요.
하루에 13시간 이상씩 일하는게 쉬운일이 아닐텐데 정말 대단합니다.
어번에도 오셨었군요. 제가 지금 어번에서 살고 있는데😅 다음에 또 오실 기회있으시면 쪽지라도 남겨주세요. ㅎㅎ 여기 연봉에 속아넘어가시면 안됩니다! 그만큼 물가도 높기 때문에 저 정도 연봉으로 3인 이상 가족이 다 있다면 빠듯하게 삽니다. 그나마 앨라배마 시골 깡촌이라 그럭저럭 생활할 수 있는거죠. 어번대학에 찰스 바클리 동상 보시고 가셨으면 좋으셨을텐데 ㅎㅎ 암튼 출장 여기저기 다니시느라 고생 많으셨겠네요. 일진 있는 곳이 진짜 깡촌 중에 깡촌이긴 하죠. 저는.. 사진 올리신 사이버트럭도 납품하는 업체 건너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정말 또 갈지 모르겠습니다.
애틀란타 너무 멀어요. 하지만 또 방문한다면 꼭 연락드릴께요.
어번대에 바클리 동상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워낙 짧게 있다가 가서....20분 정도 있었던거 같아요.
그리고 미서부에 비해 조지아 깡촌이 정말 싸긴하더라구요. 기름값도 2/3수준인거 같고, 아무튼 앨러바마 현지에서 일하시는거 정말 존경합니다.
와아~ 대리여행 한
느낌입니다! 잘 봤어요!
재미있으셨다니 제가 다 뿌듯하네요.
고생해서 출장 갔다오고 글 쓴 보람이 있습니다.
와 미국에서 사는 한국차 앨라바마에서 만드는거라고 듣기만 했었는데 ㅋㅋㅋ
히스패닉애들이 마스크도 잘 안쓰고 한국차 부품 만들고 있었습니다. ㅎㅎ
이넘들은 돈 많이 벌어야 해서 거의 24시간 일하길 원하더라구요.
@타이론힐 20시간+은 욕심이 과한거 같습니다
근데 8시간만 재워주면 되도 16시간은 너무 많은거 같음
@슈발리에 사실 14시간이 넘어가면 효율성이 극악으로 떨어지죠. 그래도 그 이싱으로 일해야하는 상황이 많다는게 참 문제입니다.
ㅋㅋㅋㅋ너무재밌습니다 또 출장가주세요(?)
다음에는 놀러갔다와서 글 올리겠습니다.
직접 운전해서 다니셨군요 ㄷㄷㄷ 대단하십니다.
칙필레이는 치킨비스켓이 제일 괜찮았어요.
미국이 의외로 정말 빡세게 일하는 나라죠.. 저도 미국 IT 기업에서 10년 넘게 일하면서 얘들 진짜 일 많이 하네 라고 자주 느낍니다.
그리고 애틀랜타는 세계에서 엘에이 다음으로 한인이 많은 곳이라.. 정말 한국사람도 많고, 식당도 많고, 현지인들도 한국 음식을 자주 즐기더라구요.
정말 운전하다가 힘들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미국이 이렇게 일 많이 하는 나라인줄은 저도 잘 몰랐어요.
돈 많이 받는 만큼 더 일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일도 많고 돈은 적고 ㅎㅎ
아무튼 다음에 혹시라도 또 애틀 출장가면 조금 여유롭게 가야 겠습니다.
이번에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ㅋㅋ 사딸라!!
미국 가면 제 복권기록에 도전해보도록 하세요! 사딸라! 쉽지 않을꺼에요!
재밌네요 ㅎㅎㅎ 일진기업 이름 참..ㅎㅎ 대걸레 들고 싸운 썰도 흥미롭슴다 ㅎㅎㅎ 저희는 확실히 야생이었죠 ㅎㅎㅎㅎ
중학교때 생각하면 정말 지옥 같았어요.
그래서 요즘학생들 대화해보면 다른점이 많더라구요.
이렇게 꼰대가 되어가나 봅니다. ㅎ
필력이 좋으셔서 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필력이 좋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너무 감격입니다.
이참에 작가로 데뷔해볼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