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 스님의 어머니 천도재
우리 부처님께서 와계시는 교단에서 형편 따라서 부처님께,
다른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는 그 공덕 지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현지사 이제 태어난 지가 12년밖에 안됐습니다.
정말로 연륜이 아직은 너무 미미합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수만 개, 십만 개를 넘는 종파 종단 종교집단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나이가 어릴 겁니다.
어리지만 그 모든 종교단체를 다 합해도 우리 부처님교단과는 비교가 안됩니다.
우리 교단에서 천도재를 위시해서 불공, 기도, 지신재 등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별할 겁니다. 우리 교단에서 하는 불공은 특별합니다.
힘 닿는대로 복덕을 지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지금 천도재에 대해서 말씀을 하는데 간단히 말씀드립니다.
지금 안하고 있습니다만 영산불교의 천도재는 부처님께서
주관하시는 천도재입니다.
다른 절에서와 비교가 안됩니다.
이것을 자세히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꼬투리를 잡기 때문에 말할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 600년 전 고려말 조선초에 걸쳐서 큰스님이 한 분 출세했습니다.
나옹 혜근(懶翁 慧勤, 1320 ~ 1376)이라고 하는 큰스님이 출세했습니다.
아마 그 당시에 지공·나옹·무학 하면 고려말 조선초를 대표하는
3대 걸승, 대화상들입니다.
그 나옹스님 이야기입니다.
지금 시간이 다 되어가서 짧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일찍이 절친한 친구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거기에서 받은 충격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될 것이냐?’ 사유하다가 스님이 되었습니다.
20대 초반에 경기도 양주 회암사(檜巖寺)에 출가했습니다.
그래서 4년 동안을 정말로 무섭게 수행을 하면서 크게 깨친 분입니다.
크게 깨쳤지만 아마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가 읊은 시처럼
그런 경계를 벗어났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나는 자신 있게 말 못합니다. 아마 어렵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의 큰 공부를 위해서 원나라에 들어갔습니다.
원나라에 가서 내로라하는 큰스님을 만나서
법을 받고 임제종의 정맥을 이어서 내려옵니다. 귀국합니다.
어느 날 너무 구슬픈 상여소리에 발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지나가는 상여행렬을 보고 싶어서 보니까 행렬이 없습니다.
장정 하나가 지게에다가 관을 하나 짊어지고
요령을 들고 읊는 상여소리가 너무도 구슬픕니다.
스스로 당신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당신 어머니는 자기가 20대 초반에
갑작스럽게 발심해서 출가했기 때문에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였습니다.
아들이 보고 싶어서, 나옹스님이 보고 싶어서,
자식이 그리워서 날마다 눈물로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원나라에서 공부하는 중에 어머니가 작고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후로 까마득히 잊어버렸습니다. 어머니 생각을 전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 장정이 관 하나를 짊어지고 요령 하나를 흔들면서 읊조리는
그 상여소리가 너무도 폐부를 찌릅니다.
당신의 어머니를 생각나게 한거에요.
그때서야 ‘아! 우리 어머니는 어디 가셨을까?’ 하면서
모든 잡스러운 생각을 놓고 청정한 그 지혜 일념으로 어머니를 추적했습니다.
큰스님으로서 어머니를 추적해보니까 어머니가 명부에 들어가지 못했어요.
그것을 알았습니다. 그 정도까진 알았습니다.
그분이 선승인데 대단하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나도 젊어서 몇 사람의 선승을 모신 적이 있지만,
내로라 하는 도인들, 당신 부모님을 천도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선(禪)에서는 태어나서 사는 것을
마치 허공에 구름 한 점이 일어난 것으로 봅니다.
죽어버리면 그 구름이 흩어져버리는 것으로 압니다.
이 몸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짜입니다. 분명히 가짜입니다.
‘나’라는 것은 없다고 보는 겁니다. ‘나’라는 것이 없습니다.
선승들은 철저히 그렇게 봅니다.
그런데 이 나옹스님은 달랐습니다.
영혼에 대한 개념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하고 어머니가 어디에 계시는가를 추적을 하는
그 자체만 봐도 나는 나옹스님을 상당히 괜찮은 스님으로 그렇게 봅니다.
그래서 중음계에서 원혼이 되어서 떠도는 어머니를 봤단 말입니다.
그래서 경기도 이천 영월암(映月庵) 자기 주석처로 돌아왔는데
영월암 뒤뜰에는 ‘마애지장보살상’이 있습니다.
큰 바위에 지장보살상이 그러져 있습니다.
그곳에서 49일간 천도기도를 합니다.
마지막 49일째 철야기도를 하는데 어머니를 봤습니다.
어머니가 원혼의 모습이 아니고 깨끗하게 옷을 입고
그리고 웃으면서 나옹 당신 아드님에게 합장을 하고
떠나가는 장면을 봤습니다.
스님이 전번에 그런 기사글을 봤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보통 지금까지의 천도재는 큰스님들이 안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말 안하겠습니다.
그런그런 정도의 천도재를 합니다.
출처:2019년 자재 만현 큰스님 법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