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정신 차리지 못해!! 지금 아버님이 너때문에 카르냐에 가계신 마당에 지금 잠이 오냐!! 으이.. 바보한테 내가 무슨.. 됐다 됐어!!!!"
키르케의 공작, 하스의 둘째 아들 테시안..
이미 죽어 시체마저 식어버린 하스지만 테시안이 그것을 알 방도가 없었다.
그의 곁에는 흔들의자 위에서 그저 졸린지 눈을 깜박깜박 거리는 동생.. 아니 바보 카르곤이 앉아있었다.
"어쨋든 왜 아버지는 이리도 오시지 않는 것이지.. 저 바보놈을 데리고 있는 것도 이제는 짜증이 나려하는데... 하긴 우리 아버지와 형은 이름난 소드마스터니.. 무슨 일이 일어날리가 없지."
이젠 카르곤밖에 남아있지 않는 방에 중얼거리며 나가는 테시안을 바라보는 눈빛이 있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졸고있던 카르곤의 눈빛이었다.
바보라고 보기엔 너무도 강렬해 마치 소드마스터의 눈빛을 연상케 했다.
"형이라는 작자가 동생에게 너무하는구만.."
놀랍게도 카르곤에게서 나온 말이었다.
"이젠 아버지와 형도 카르냐에 갔으니 나도 사라질 때가 된건가.. 강해지려면 그 수밖에 없지. 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라는 운명을 짊어진 내가 할 수있는 건 그것밖에는 없다..."
어느 새, 그는 자신의 옛일을 회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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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죽여야 합니다!! 폐하!!!"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폐하!!"
30대 중반정도가 된 남자와 한 신하의 목소리였다.
"저 아이는 필시 키르케를 망하게 할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폐하!!"
"아니옵니다.. 제 아들이 그럴리가 없사옵니다!! 아들을 가진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 주십시오! 폐하!!!!!!"
"그만.. 그만들 하시오... 루라.. 정녕 저 아이가 키르케를 망하게 할 운명을 타고난 것이오?"
가히 키르케 역사상 성군이라 불릴 만한 덕을 가진 황제.. 바르시우스3세는 얼마 전 루라의 입에서 나온 예언에 의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네.. 폐하.. 저 아이는 분명 한 나라를 망하게 할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폐하.."
예언자의 확고한 말에 고개숙인 하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분명 거짓이 아니겠지.."
바르시우스3세도 키르케에서 자신이 아끼는 공작의 아들을 죽이고 싶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4세가 지난 후에도 그런 기질이 보인다면 그 때 처리하겠소.."
자신의 한마디가 하스의 충성심에 빛을 발하게 할것을 고려하여 생각한 처사였다.
"폐하! 폐하의 은덕에 몸둘 바를..."
"허나!! 4세가 될 때까지 이 아이는 왕실에서 데리고 있겠소.."
하스의 얼굴이 잠시 어두워졌지만 금새 다시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럼 저 아이를 왕실예언자 루라가 맞고 있도록 하겠소.."
"폐하!! 그것은.."
하스는 황제의 말에 반발하려 했지만 자신이 굳게 충성하고 있는 황제인터라 더 이상 반발하기는 힘들었다.
그에게는 자신의 아들이 4세까지 살아남는다는 것만으로 굉장히 큰 일이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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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곤을 보러 왔네."
신비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겨져 나오는 방문 앞에서 한 남자가 소리쳤다.
"알겠습니다."
짧은 대답과 함께 방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놀랍게도 카르곤에게는 저주와도 같던 예언을 했던 루라였다.
"그럼 들어오시지요.."
하스의 얼굴에 왠지 모르게 긴장감이 서려있었다.
"그대는 잠시만 나가있으시오.."
"공작님.. 그것은..."
"나가 있으라 했소!!"
하스가 발끈하는 모습은 하스가 카르곤의 방에 왔다갔다 하던중에도 본 적이 없는터라 할 수없이 자리를 비킬 수 밖에 없는 루라였다.
"알겠습니다."
나가는 루라를 바라본 하스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한없이 긴장된 모습으로 주위를 살피던 하스는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있는 카르곤이 보였다.
"내 아들아.. 지금껏 얼마나 힘들었느냐.."
"아니옵니다. 아버님..저는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말투였다.
"네가 한 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라는 것이 사실인 듯 싶구나.. 겨우 4살이 되어가는 아이가 벌써 그런 눈빛을 가지고 있다니... 안 되었구나.."
하스는 카르곤을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더 이상 내 아들이 죽을 날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보지 못하겠다. 얘야... 넌 이제 슬픈 인생을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구나.."
"괜찮사옵니다. 아버님.."
하스의 입이 떨어질 듯 말 듯 하다가 카르곤의 눈빛을 본 후에서야 떨어졌다.
"네가 바보인 양 흉내를 내야 할 것같다.. 너도 알다시피 네가 살 방도는 하나밖에 없다.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그 수 밖에 없는 듯 하구나.."
"그 정도는 괜찮사옵니다. 다만 제 바보흉내에 깎일 아버님과 가문의 명예가 걱정일 뿐이지요.."
카르곤의 4살답지 않은 말에 하스도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울지 마시옵소서.. 아버님.."
"알겠다. 울지 않으마... 그러나 걱정말거라.. 내가 널 훌륭히 키워주마.."
'아비의 명예마저 걱정하는 카르곤이 바보흉내나 내야 하다니..'
"얼른 나오시지요.. 공작님.. 부자의 정을 보아 봐드렸으나 더이상은 시간을 드리지 못합니다."
루라의 다급한 목소리가 하스의 눈물을 멈추게 했다.
"그럼 가보마.."
"안녕히 가십시오.. 아버님.."
힘없이 방문을 열고 나가는 하스의 모습이 루라가 봐도 슬퍼보였지만 어떤 아버지라도 자신의 아들이 죽을 나이가 되어가는데 누가 슬프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르자 별 생각없이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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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나도 우여곡절끝에 소드마스터가 되었다. 총의 나라라는 카르냐에 가서 강해질 것이다. 꼭.."
회상을 멈춘 카르곤의 눈빛은 극히 강해져 있었다.
"거기 누구없느냐!!"
하인이 들어옴과 동시에 카르곤의 검이 하인의 목에 닿았다.
"당장 저작거리에 나가 총을 한 자루 사와라.. 키르케에서 구할 수있는 가장 좋은 총이어야만 한다."
"네.. 네.."
몇 분 뒤...
"총을 사왔습니다."
"좋다. 이제 테시안형의 눈에 띄지 않게 카르냐에 갈 일만 남았다. 당장 짐을 꾸리거라.."
하인의 놀란 얼굴을 뒤로 한 채 카르곤은 평소와 같이 검술수련장에 가고 있었다.
"이젠 아버지의 보초없이도 기척을 느낄 수 있으니 충분이 총술훈련이 가능하겠군.. 어느 정도는 말이야.."
'탕!탕!'
키르케에 울리는 두발의 총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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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on_[2]나라를 망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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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유후~소드마스터레여~~~ㅋㅋㅋ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