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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두七성
 
 
 
 
카페 게시글
산행후기 스크랩 키나바루산행
주순당 추천 0 조회 41 07.06.20 13:12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산행지 : 말레이시아 키나바루산 (4,095m)

▶ 산행일 : 2007년 6월 14일~15일

▶ 산행코스 : 메실라우 게이트~라반라타~로우봉~라반라타~팀본게이트

▶ 산행시간 : 14시간

▶ 산행자 : 북두칠성 (6명) 한명은 불참


북두칠성이 모여 산행을 시작한지도 2년이 흘러갔다

백두대간을 아무 사고 없이 1년반만에 종주하고 숨고르기를 하면서

3월초에 말레이시아 보루네오섬에 있는 키나바루산 등정을 위해 예약을하고

한북정맥을 2구간 끝내고 6월 13일 오전 9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다른팀 18명과 합류하여 두어시간의 탑승 수속을 마치고 11시30분 말레이시아항공 MH-064편에 올랐다

10여년 전의 중국 광주의 근무를 끝내고 돌아온후

처음으로 해외로 나가는 길이다

무슨 바쁜생활이라도 하는것처럼 많은 시간이 흘러가버린 것이다


5시간의 비행을 끝내고 코타키나바루공항에 착륙하여

내일 산행을 시작하는 메실라우 리조트로 이동한다

두어시간의 관광버스에서 현지 한국인 가이드로부터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기후및 생활습성에 관하여 소개를 받고

차창밖의 시내를 구경하며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7시가 넘었나 보다

식당에서 저녁을 현지식으로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길에 약간의 비가 내린다

우중산행이 될까 우려반 걱정반속에 방을 배정받고

이틀동안 산행할 복장을 준비하고

여분의 시간에 가지고온 소주와 함께 그동안의 이런저런 이야기로

설레임을 달래며 한두시간이 지나고

숲속의 하늘이 맑게 개이고 별들이 선명하게 보일때

이국의 산장에서 잠을 청해본다


그동안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그래왔듯이

하늘은 항상 우리편이되어 편안한 산행이 되어왔다

복받은 북두칠성이라고 ............

아침에 일어나 우리나라의 여름 산행복장으로 갈아 입고 배낭에는 겨울산행

등산복으로 채워넣고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2000m에 위치한

메실라우게이트에서

첫날 산행이 시작되었다. 

 

 

 

오늘 저녁 숙소인 3300m의 라반나타산장까지는

 8.5km 계속 오르막인 등산로 이기에

약 6시간이 소요돤다고 한다

예전엔 팀폰게이트에서 시작해서 정상까지 갔다가

그대로 백코스하는 산행이었으나

몇 년전부터 메실라우 코스가 개발되었다고 한다 이 코스는 기존 코스보다

3시간 정도 더 소요되지만 울창한 열대림과 키나바루산의

조망이 뛰어난 코스이다.


산으로 가는 회귀의 마음은 새로운 탄생의로서의 회귀일 수 있다

왜냐하면 산이 품고 있는 자궁은 곧 본성이라고 하기 때문인 것처럼

하늘은 화창하고 바람 없는 뭉게구름은 우리의 산행을 반겨주는듯 하며

아스라이 뒤로 보이는 정상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천용 그리고 마님과 마법님이 함께하지못해 서운하지만 

 

 (다음에 더 좋은 기회가 있으리라 여기며)

 

메실라우 게이트에서 입산 수속을 맞치고 인식표를 목에 걸고 산행이 이어진다

얼마나 기대했던 산행이던가?

 

 

 

 

메실라우  게이트 입산수속

 

인간의 앞모습은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뒷모습은 쓸쓸하다

 체형과 관계없이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어떤 부위와 관계없이 이것은 인간이 가진 두개의 공통인

운명인 것처럼 나아갈때 힘차고

돌아갈때 고독하니 삶은 티끌이라고 하지않았던가

 

 

 

 

 

하루에 한번정도의 스콜이 내리는 기후인지라 가스가 뒤덮을때는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기세다 

희귀한 열대식물과 꽃들이 힘든 산행의 힘이되어주며 우리의 길을 안내한다

특히 식충식물이 갈길을 멈추게하고 

 

 

 

 

 

 

멀리 왔을 때 비로소 가까이 보이는 것들이 있는 것처럼 가파른 산길을 걷고 있을때  그리고 힘들음에 휴식을 취하며 담배 한대 피워볼 때 비로소 가족과

이웃들과 친구들과 짐꾼 같았던 어버이의 결핍이 또렷이 보인다

그리고 인당수 바다위에 떠잇는 위태로운 내 자신도 또렷이 보인다

 

셀파의 도움으로 몸을 가볍게 하는 사람들

서너개의 배낭을 짊어지고 오르는 아낙의 셀파

에베레스트 등정산행의 과정에서나 생각했던 일이 현실이 되어버린다

 

 현지인 셀파와 가이드

 

높고 파아란 하늘아래 산행은 계속되고

하늘도 자연을 따르거늘 하물며 인간은 자연을 거역할 수 없는 것처럼

자연에 순응하며 더불어 발전하고 위험을 재거하기위해 또다른 자연과

동화되는게 아닌가 싶다 

고통스럽지만 한사코 우리가 택한 길로 우리가 가고 있는것이다

전에 듣지 못하던 귀와 보지 못하던 눈에

이제는 들리고 보인다

세월을 살던 내가 순간을 살고

배운 말만 알던 내가 이제는 진리를 안다

소리 너머 소리를 듣고 산넘어 산을 보고

빛 너머의 다른 빛을 보는 것처럼

자연이 그러하듯 사려깊고 신중해진다

 

 

 

 

오늘의 종점인 라반나타 산장이 가까워진다

 

 

 

푸른하늘 아래 또다른 세상이 보이고

계획된 시간안에 라반나타 산장에 도착한 것이다

저녁식사를 하고

산장아래 공터에서 일몰을 구경한다

아직까지 수백년을 지나오며 자연재해가 없었다는

보루네오 섬 그 일몰은 장관을 이룬다

 

 

 

 

 

 

 

 

 

 

 

 

매 순간 인간의 손으로 지어지지 않은 것들을 유심히 바라보라

하나의 산 하나의 별 구불거리는 바다와 강 줄기

그곳에서 지혜와 인내가 우리에게 찾아오리니

그리고 무엇보다 이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것을

 

남아있는 약간의 소주로 오늘산행의 의미를 되새기며

모두가 선택을 잘했다는 이구동성속에

내일 정상을 향해 새벽 2시에 출발해야하는 설레임에

잠을 청해보지만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

초겨울 날씨처럼 춥기에 그러한지 고소증세가 나타나서 그러한지

뒤척이다가 새벽녁의 왁짜지껄속에 일어나 산행을 준비하고

시작한 시간은 2시반쯤 되었다

어둠속에 헤드렌턴에 의지하며 칠흙속을 걷고 있는것이다

 

마음의 흔들림 없이 위험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

나의 힘만으로 도저히 넘을 수 없엇던 벽에 부딪쳤을 때

세상이 나의 가슴을 부스려고 했던 위험한 장소들로

나는 내 발 아래  대지와 머리 위 별들이

내 가슴을 다시 온전하게 만들어준 장소로 당신들을 데려가라라

함께 나누는 긴 고독의 순간들 속에 당신들 곁에 앉고 싶다

 

 

3시간정도 흘렀나 보다 아직도 여명이 트이지 않아 캄캄하지만

금방이라도 잡힐듯 보이는 별들이 정상이 가까워진것을 이야기 하는듯 하다

거친 호흡을 몰아 쉬며 south peak(3933m) 지나가며 옆에보이는 킹콩 모습을 한 st.john's peak도 웅장한 자태를 뽑내고 있다

앞에 친구들은 거의 정상에 도달했을것 같다

허기진 배에 벨트를 죠여가며 쉬엄 쉬엄 한걸음 한걸음 정상을 향해

있는 힘을 모두 발휘해 본다

 

친구들 보다 20여분 늦게 정상에 도달한다

동남아의 최고봉인 Low'peak(4095.2 m)

발 아래 모든 것이 그 신비함을 더하며

봉우리 주변 7km 가 나무 한그루 없는 화강암 덩어리속에 봉우리들만

우주의 신비를 보여주듯 펼쳐져 있다

 

새벽안개의 정동중에 여명의 일출이 시작되고

우주의 끝이 보이는 것처럼

안다고 느끼는 것들의 대부분이 직관의 섬광을 통해

한순간 이미지로 본 것처럼

그 이미지는 따로 떨어지지 않고 현실의 내면 속에서

재빨리 다른 이미지와 관계를 맺는 것처럼 공허함을 느끼게 한다

 

 

 

 

 

 

 

 

 

 

 

 

시간은 잔인하고 매몰차서 이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아름다움을 간직 한 채 우리는 하산을 한다

 

 

 

 

 

 

 

 

 

자연과의 인연을 더 높은 곳에서 다시금 맞이하려는 욕망속에

저기 저 산을 보라

 

 

저것은 이승이래도 이승이 아니다

초월적인 그 무엇이다

저곳엔 상처의 한숨과 함께 다른 것들이 섞여있다

태양의 불빛에 어른거리는 온갖 살아 있는 것들이 섞여

나의 별 아래 죽을등 말등 달리며 살아가고 있고

내 아내 내 친구 내 동료들의 별들은 나의 별에서 수만 광년씩 

떨어져 있었다 눈시울이 붉어쪘다

행여 남에게 뒤질세라 달려가며 살고 있는 나와

홀로 고요히 있는 나 사이에도 수만 광년의 거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속에 우주가 보이는 것을 느낀다

나는 내 본성과 눈물겹고 아름답게 만나는 경험을 했던 것이다

사랑하는이여

북두칠성이여

친구들이여

또다른 탄생을 기다리며

다시금 걸어온길을 되새기며

힘찬 새 걸음을 맞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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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06.20 13:54

    첫댓글 헥헥~~~~~~~~~~~~~~~~~에고 힘들어라~ㅋㅋ 덕분에 구경 잘했어요!! 수고 많았습니다,,,사진 감상하느라 나두 수고햇지여!!ㅋㅋ

  • 작성자 07.06.21 09:59

    더 멋진 산 함께들 가자구요

  • 07.06.20 14:03

    다시 한번 갔다온 기분이네요. 힘들어도 보람있는 산행이었구요, 출발하기까지 약간의 진통은 있었지만 무사히 잘다녀와서더욱 기쁩니다.

  • 작성자 07.06.21 09:59

    우리 대장님이 최고였지 수고 많았구요

  • 07.06.20 17:58

    이글 읽으며 ~사진보며~ 순당오라버니 생각하며~ 어쨌든 본인이 다녀온거 같은 느낌이들며~산행기 잘 감상하고 갑니다~~!!

  • 작성자 07.06.21 10:01

    삼실 지키느라 수고 많았겠네요....둘다 갈날도 있겠지요???????????

  • 07.06.20 18:40

    언제 산행기 썻냐~~~무지 바쁘게 사는구만 덕분에 어잰 잼???있었다

  • 작성자 07.06.21 10:01

    잘 들어갔네 마시면 자는병 고쳐라...ㅋㅋㅋㅋㅋ

  • 07.06.21 10:53

    다녀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는 것중에서 제일 인상깊은 것이 떠오르네여... 제2 캠프에서 고산증때문에 잠을 설치고 새벽 산행을 하는 띵한 머리와 무거운 다리가 지금도 생각하면 자연앞에서는 나약한 인간이라고 다시금 생각하며 매사 열심히 노력하며,,,,,,,,,,,,,, 우리 북두님들과 같이 있어서 행복하고 이 멋진글을 쓰신 주순님께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 07.06.21 10:57

    좋은 추억들 만들어서 좋았었구.....더 좋은 날들을 위해서 한잔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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