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8.5.토요일
회원가입
기사쓰기
기사제보
기사검색
전체기사
이 기사를 메일로
이 기사를 프린트
이 기사에 관한 의견
이전 메뉴
"사람이 죽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
시민단체 '호텔롯데 파업 농성 진압' 조사결과 발표
박수원 기자 won@ohmynews.com
▲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사람이 죽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진상조사단에 참여한 김도형 민변 사무처장, 박석운 노동인권회관 소장, 정강자 여성민우회 대표,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 (왼쪽부터)
ⓒ2000 박수원
"롯데호텔 36층과 37층에 경찰 특공대와 전투경찰을 투입해 노조원들을 강제연행 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죽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인명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은 천만 다행한 일입니다. "
4일 오전 11시 30분 종로구 안국동 참여연대 2층 느티나무 카페. 참여연대, 여성연합, 민변 등 9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호텔롯데 파업 농성 진압' 진상조사단은 조사결과 발표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시민단체 진상조사단은 36층과 37층에 투입된 공권력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농성 조합원들이 섬광탄에 의한 질식 위험을 회피하고자 36층과 37층의 유리창을 모두 깨뜨리고 있는 상황에서 화재사고나 추락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했다"고 밝혔다.
또 진상조사단은 "경찰당국이 인명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를 취하지 않은 채 고층에서 강제 진압을 강행한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상조사단은 임산부 경찰폭력에 대해 "경찰이 임산부임을 인식하면서 폭력을 행사한 사실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여성조합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임산부가 농성 조합원 중에 섞여 있을 가능성에 대비한 보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음주 경찰의 진압참가 여부에 관해서는 술이 없어졌던 30층의 CCTV필름을 직접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음주가 전혀 없었다"는 경찰의 주장이나 "음주 진압이 있었다"는 노조 주장 어느 쪽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진상조사단에 참여한 박석운 노동인권회관 소장은 "30층에서 술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없어졌다는 점과 호텔롯데 쪽에서 없어진 술에 대해 '답을 못 주겠다', '모른다', '이상하다'는 등으로 말을 바꾼 것과 관련해 의심이 가는 대목이 많다"며, "음주진압이 전혀 없었다는 경찰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여직원들에 대한 간부직원들의 성희롱과 관련해서는 조사 결과 노조의 주장처럼 '성희롱'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리에서 진상조사단은 정부에 △과잉폭력 진압에 대한 책임자 문책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에 대한 철저한 감독과 징계를 요구했다.
진상조사단에 참여했던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진압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경찰의 고충은 이해가 가지만 폭력진압이 있었고 인간적 굴욕감을 느끼게 했던 점에 비취어 봤을 때 지위체계에 따른 징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호텔롯데 파업 농성 진압' 조사 결과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전병용 치안감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면서 "진상조사단 중에는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사람도 있지만 노조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조사 결과가 객관적이라고 보기 힘든 측면도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진상조사단은 지난 7월 4일에 구성돼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 정강자 여성민우회 대표, 김도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처장, 김윤자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박석운 노동인권회관 소장 등 5명이 참가했으며 호텔롯데 사건의 당사자인 경찰, 회사, 노조를 직접 방문, 면접과 자료 확인을 거쳐 이번 '진상조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 "경찰도 어려움이 많았겠지만 폭력 진압에 대한 책임자 문책은 이루어져야 합니다"
진상조사단에 참여한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
ⓒ2000 박수원
▲ "호텔롯데 간부들의 여직원 성희롱은 예방책이 필요합니다"
진상조사단에 참가했던 정강자 여성민우회 대표
ⓒ2000 박수원
2000/08/04 오후 5:19:10
ⓒ 2000 OhmyNews
박수원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좋은 기사! 나도 원고료를 주고 싶다!
아래 광고를 클릭해 주세요. 1회 클릭할 때마다 50원의 보너스 원고료가 기자에게 지급됩니다. 단 생나무기사는 광고를 클릭해도 보너스 원고료에 합산되지 않습니다.(한 기사당 독자별 1회 클릭에 한함)
이 기사에 대한 의견 쓰기
◀ back top ▲
사회 | 문화 | 정치 | 국제 | 교육 | 경제 | 스포츠 | 정보
사는이야기 | 시민 | 세대 | 지역 | 언론 | 오마이 배꼽
기자만들기 | OhmyNews게시판 | 공개편집회의
copyright 1999 - 2000 OhmyNews
mail to ohmynews
--------------------------------------------------------------------------------
최영희 칼럼
길고도 짧은 55년
--------------------------------------------------------------------------------
갈대잎을 싸리 빗자루처럼 엮어 강가의 물속에 넣어 두었다가, 이른 새벽, 그속에서 깊은잠 자는 새우를 툭툭 발길로 깨운다. 놀라 튀는 새우는 미리 대놓은 망에 걸려 부지런한 아이의 집에서 한끼 아침 반찬거리가 된다. 대동강가의 새벽 산책길에 만나는 신기한 새우잡이가 정겹고, 물안개에 묻힌 평양시는 참으로 고요했다. 또 호텔 창문에서 보는 노을지는 대동강은 카메라에 담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 가을, 통일의 길트임에 여성들의 작은 역할이라도 찾아 보겠다며 찾은 평양에서 대동강은 참 많은 얘기거리를 주었다.
무엇하러 여기 강물앞에 와 있는가./울음같이 떨리는 몸 하나로 서서/ 저 건너 동평양 문수리벌을
바라본다./ - /갈라진 두 민족이 하나의 민족이 되면/ - /나는 더 이상 민족을 노래하지 않으리라./ -
민족시인 고은은 나와는 달랐다. 꿈이 큰 그는 대동강가에서 서해 남바다에서 대동강과 한강의 힘찬 만남을 생각하며 기막힌 싯귀로 통일을 기원했다.
삐익-하는 기적소리와 뭉게뭉게 피어나는 긴 연기를 뒤로 하고 달려가는 기차는 영상으로만 남겨져 있는데, 그 경의선 철도가 다시 이어진단다. 벌써 신문들은 북한을 거쳐 중국으로, 시베리아를 횡단해서 유럽까지 가는 철도여행의 꿈을 보여준다.
남북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통일’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곳곳에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10여년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수십만 인파가 얼싸안고 환호성을 터트린 동서독 국민들의 감격이 우리에게도 가슴 벅찬 희망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곧 통일 축제 후의 독일의 고민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전달되었다. 서독의 경제적 삶의 질 후퇴, 동독 여성들의 좌절감, 사회 보장에 대한 불만, 젊은층의 극우화, 막대한 통일 비용 등등.
그러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사회 통합, 즉 마음과 마음의 통합이었지만 아직도 독일은 ‘1국가 2사회’ 문제로 시달리고 있다. 독일은 통일전에 우리보다 훨씬 자유롭게 마음의 벽을 허무는 사회 분위기였음에도. 이 때문에 독일 통일 문제는 찬물만 끼얹어 이젠 듣기도 싫다는 사람도 있다.
며칠전 한 여성 단체는 통일 후 갈등문제에 대해 상담활동을 해온 독일의 전문가를 초청해 ‘독일 통일과 심리적 적응 문제’에 대한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경의선 철도를 복원하기로 하고, 장기수들이 북으로 가고, 이산가족이 만나는 등 가시적으로 마구 변하고 있는데도, 팔짱 끼고서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부터 통일 후의 남북 주민들의 갈등을 걱정하며 대비하자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기에 섣부른 통일 꿈은 어리섞지만 내부통합 역량을 갖추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정부는 물론 언론과 민간단체 등이 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때 월북자 가족들의 상봉은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 월북자 명단을 보낸 북측이 어떤 의도였건간에 서로 죽고 죽이는 처절한 전쟁 후 오랜 세월을 독재정권하에서 그들이 겪은 인고의 세월을 우리 언론들은 크게 가슴 아파했고, 국민들은 함께 이해하고 눈물 지었다.
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체제가 싫어 고향을 등지고 부모 형제를 떠나온 사람들이 남에서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일테니까.
이것뿐이 아니다. 입에다 ‘통일’을 달고 사는 사람들 보다 이산 가족도 없고 이 거대한 흐름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 통일을 두려워 하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민족화해와 단결에 기여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이 전개하는 학용품 모으기 운동에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나서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북한 여성에게 생리대를 보내기 위한 원불교 박청수 교무의 활동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그렇다.
월요일 아침 7시, 호텔 창 너머로 대동강가의 공장에서 어릴 때 익숙한 싸이렌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조금 후 나는 귀를 의심했다.
“보건체조 시∼작! 헛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그 구령과 음악을 기억할 것이다. 멀어서 보건체조라고 하는지는 정확히 구분이 안되었지만 나를 학창시절로 데려가는 똑같은 소리였다.
넘실대는 길가의 코스모스, 농촌 지붕마다 올라간 호박넝쿨, 그냥 우리의 농촌 풍경이었다.
북한 문제 전문 학자가 남북의 동질성과 이질성에 대한 아나운서의 질문을 받고 남쪽 사람들은 만나면 동질성 이질성을 따진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체제가 사고방식, 생활관습을 바꿔 놓았지만 같은 것이 훨씬 더 많다. 같은 것을 자꾸 발견하고 기뻐하는 것이 남북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헤어져 산 55년은 기가 막힌 세월이지만 함께 해 온 한민족의 역사에 비하면 짧을 수도 있다. 다만 세월이 더 가기 전에 서둘러 시작하면 된다.
● 본지 발행인
--------------------------------------------------------------------------------
파업참가자 9년만에 최고 수준
분규·근로손실일수 늘었다 … 영세업체 장기화
새 천년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노사분규가 급증하고 있다. 파업참가자도, 이에 따른 근로손실일수도 덩달아 늘고 있다.
1일 노동부(www.molab.go.kr)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모두 169건의 노사분규가 터졌다. 이는 지난 99년 같은 기간의 135건보다 25.2%나 증가한 수치이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 92년 235건을 끝으로 200건을 밑돌았던 분규 건수가 새 천년 첫해부터 200건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8월 들어 노동계 춘투 일단락
무엇보다 파업참가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7월31일 현재 14만6천1백69명이 참가, 지난해 같은 기간(7만4천9백13명)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99년 한해동안의 파업참가자(9만2천26명)를 이미 넘어섰고 90년대를 통틀어 올해의 파업참가자 수를 웃돈 해는 91년(17만5천89명) 뿐이다.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도 늘었다. 1백19만6천2백16일로 한해 전 같은 기간의 97만1천9백63일보다 23.1%나 증가했다.
대형 사업장 분규가 늘어난 만큼 파업 기간 역시 길어졌기 때문이다.
노동부 노사협력관실 관계자는 “올 들어 민주노총의 5·31 총파업, 금융산업노조의 7·11 총파업 등 굵직굵직한 분규가 잇따랐다”면서 “8월에 접어들면서 노동계 춘투가 일단락된 만큼 대규모 파업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또 “7월까지의 노사동향 가운데 주목해야할 사실은 중소영세업체의 분규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사업주가 투명경영 열린경영을 하지 않아 종업원의 이해를 구하지 못하는 것과 함께 회사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노조의 강경투쟁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2달 이상씩 분규가 계속되고 있는 사업장은 모두 300인 미만의 중소영세업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 이강연 기자 lkyym@naeil.com
--------------------------------------------------------------------------------
외국인투자기업 노사분규 급증
올 들어 외국인투자기업의 노사분규가 지난해 대비 2.5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투자기업에서 일어난 분규는 모두 9건(97년 5건, 98년 2건)이었으나 올 들어 지난 7월초까지 23건이나 발생해 156%나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분규의 주요 쟁점으로는 임금인상(82.6%)이 가장 많았고 △인사·경영참여 요구(39.1%) △비정규직 처우 개선(34.8%) △고용안정(26.1%) 등의 순이었다.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IMF 외환위기 이후 외국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 짐에 따라 분규 증가 추세는 일정기간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가 외투기업 경영자들이 국내 노사관행에 관한 이해를 돕도록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Copyright 1999 Naeilshinmoon. All rights reserved.
E-mail : inf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