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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소대 인물열전 의소대는 지금 최악의 상태 … 개혁으로 환골탈태해야 최길재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부회장 및 충청남도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 의소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아마도 최근 급격히 변화하는 소방방재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의소대의 모습에 대한 걱정으로 벌써 위험수위라는 긴박함도 느껴진다. 이는 본지 취재 결과 조직에 관심이 있는 의소대원이라면 대부분 공감을 나타낸다. 의소대도 변모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처럼 의소대의 획기적인 개선은 의소대 존립여부가 달려있을 정도로 절실한 실정이다. 의소대 핵심인사들은 이미 이러한 위기의식을 인식하고 개선의 돌파구를 찾고는 있지만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위기(危機)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명쾌한 논리와 강한 추진력의 그를 보면 의소대의 희망찬 내일이 보인다. 지난 69년 일반대원으로 의소대와 연을 맺은 후 지역대장과 연합대장을 거쳐 도연합대장, 그리고 전국연합회 감사와 부회장까지 그는 의소대 역사의 산증인이다. 바로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부회장, 최길재 충청남도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편집자註> 회장님의 소방에 대한 공로를 기리고자 6월 12일 공덕비가 세워진 것에 대해 축하드립니다. 개인에 대한 공덕비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인데요, 그만큼 의소대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신 것으로 알려지셨는데 회장님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처음 소방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예산 선배들이 지역의 안전을 위해 관소방의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라도 지역주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또 그때 당시 우리 젊은이들이 뭉쳐서 우리가 의용소방대의 질서를 다시 잡고 지역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보자 해서 시작한 것이 오늘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80년 대원들의 추천에 의해 지역대장 및 연합대장에 취임한 뒤 지난 두번 도연합대장에 연임됐으며, 2002년 전국의용소방대 감사와 올해 부회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부회장으로서 현재 중앙기관인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의 현주소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이점과 관련해 설치근거가 조례에 의해 운영되는 전국 16개 시?도 의용소방대연합회의 활성화된 운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계당국의 지원이나 사무실 운영 등 외형적 모습이 낙후된 수준인데요. 6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의용소방대가 한 차원 성숙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 차원 높이 봐주고 평가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재정적 자립도 중요하겠지만 소방방재청 조직 가운데 의용소방대를 전담하는 주무부서가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방호과 방호계에서 의용소방대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다른 업무와 함께 추진하다 보면 아무래도 의용소방대에 대한 전문적 업무연계에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보다는 전문담당 부서를 신설하면 의용소방대의 발전이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우리 선배 의용소방대원들은 의용, 즉 봉사 등 많은 일을 하면서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하지 않았다고 저는 배웠습니다. 물론 국가에서 이같은 의소대의 정신을 높이 사고자 출동 및 교육수당 지급이라는 지원을 하지만 저는 의소대라 함은 실질적인 관소방의 파트너로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나를 던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각종 수당을 적립해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을 돕고 어려운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은 좋은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봉사단체는 많습니다. 의용소방대의 주 역할이 소방의 보조역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봉사활동은 조금 어긋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역 현실에 맞게 봉사하는 것은 좋지만 돈 들여가며 봉사하는 것은 우리 의소대 말고도 다른 단체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정부조직 내 의용소방대 계(係)라도 신설, 의용소방대의 자질향상 및 전문적 관리를 통해 우리 의소대의 전통과 그 뿌리를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 시점은 너무 많이 낙후돼있을 뿐만 아니라 점점 낙후돼가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오랜 기간동안 의소대 활동을 해 오셨기 때문에 자세히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만, 의소대가 전국조직을 갖추고도 오늘날 이렇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재정적 독립, 대원들의 인식부족, 조직측면차원에서의 의소대 발전방안 논의 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쉽게 말씀드리면 회장단의 무능이 가장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특정인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닌 조직의 문제입니다. 저도 현재 부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조직 최상급기관인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의 회장단들이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제가 3년 전에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에 참석해보니 지금과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당시 저는 이 같은 분위기를 쇄신하고 이를 통한 조직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전직 장관이나 군 장성 등 사회지도급 인사를 영입해 회장단을 구성하자고 건의한 적이 있습니다. 회장단의 무능함은 사실이고 우선 영입을 해서라도 발전시켜야 가야 될 것입니다. 같은 의소대원이라도 지역에 따라 상당히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의소대의 현실입니다. 즉, 다시 말해 지방과 도시의 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인데요, 외부에서 보기에는 지역에 따라 의소대에 대한 이미지가 혼동될 가능성도 다분히 있습니다. 이에 따른 봉사활동 위주의 도심지역과 실질적으로 소방방재활동에 나서는 지방의 대원들의 차이를 하나의 상징성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아까도 말씀드린바와 같이 국내에서 활동중인 봉사단체는 무척 많습니다. 우리 의소대는 다른 단체와는 구조적으로 수준이 다릅니다.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조직의 부족한 사각지대를 우리 의소대원들이 실질적인 현장지원을 수행함으로써 해결이 가능할 실정입니다. 지방에서 의소대의 존재가치는 막중합니다. 소방파출소가 없는 지역에 보통 출장소나 파견소 등이 소방안전업무를 대신하고 있는데, 대부분 배치된 구급차와 소방차에 비해 인원이 하루당 1명꼴입니다. 유사시 화재가 발생해도 당장 소방차를 출동할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물론 서울을 비롯해 대도시 소속 대원들 가운데는 관창 한번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많고 또 안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도시의 경우 관창을 주지도 않고 할 수도 없을뿐더러 사복차림의 대원이 의용소방대라며 현장에서 활동하면 오히려 소방공무원들은 업무수행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하는 현실적 부분도 알고 있습니다. 대도시는 대도시답게 의소대의 할일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선페이징을 의소대가 직접 관리한다던가 소화용수 관리 등 대도시 의소대원의 역할은 분명 찾으면 많습니다. 의소대의 상(像)은 농촌 등 지방에 맞춰져야 됩니다. 의용소방대 역사가 600년전부터 여기까지 왔단 말입니다. 단순한 돈을 써가며 하는 봉사활동이 아닌 실질적 화재진압이나 구조구급등의 활동을 해오면서 의소대의 존재를 자리매김해왔던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됩니다. 지방에 맞추되 실질적으로 관소방의 파트너를 할 수 있는 의소대 이미지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또한 대도시 역시 이에 도합할 수 있는 연구 검토를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소방방재청 출범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획기적인 개선 없이는 도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이곳저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개선의 근본에는 여지없이 대원들의 고령화와 자질문제가 고질적으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습니까. 이곳만 해도 읍단위, 면단위인데, 30명정도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노령화 문제는 크게 우려한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평균 연령이 40대입니다. 제가 볼 때 예산 같은 경우 우리나라 최고의 농촌임에도 불구하고 대원들의 평균 연령은 상당히 젊습니다. 충남도내 도시권은 40대도 가입하기 수월치 않습니다. 당장 대장이 40대이니까 지휘체계를 확립하려면 대장보다는 나이가 어려야 하니까 말입니다. 그만큼 의소대 가입을 원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각종 애경사라던가 지역민들 상호간 서로 친밀한 관계가 유지되는 동시에 ‘우리 마을을 우리가 지킨다’라는 명분 자체가 대원들로 하여금 자긍심과 자부심을 고취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천안시의 경우 의소대 적립금이 2억이 넘을 만큼 아주 원활히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친목, 지역의 안전에 대한 공통된 의식으로 인한 화합 등의 이유가 있어 의소대를 들어오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고령화 문제는 이정도로 답변을 드리고 자질문제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달에 2번씩 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그렇지만 요즘 의소대원들 학력이 아주 높습니다. 대부분 대졸출신들로 구성돼가고 있고 JC 등 타 단체에서도 의소대로 들어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만큼 자질이 있는 사람이 들어오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자질있는 대원들을 대상으로 의소대 지도부장 등과 같은 간부들이 소방학교에서 교육과 훈련을 받고 돌아와 그 교육을 실시하므로 기자님 걱정처럼 자질문제는 심각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기본적 자질을 갖춘 대원들과 적극적인 훈련,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서 자질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방방재청 시대입니다. 기획, 예방, 대응, 복구 등 모든 재난과정을 과정별로 구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이 바로 소방방재청입니다. 권욱 청장께서도 이런 체계적 구조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민간합동시스템의 확보를 강조하셨는데, 이는 의소대와 무관하지 않는 부분으로 사료됩니다. 부회장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환경이 변했다는 것은 우리 의소대의 변신을 요구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의소대의 발전과 직결되는 이부분에 있어 아직 가시적인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 답변을 드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산불을 예로 들면 대략 3년 전만 해도 의소대와 산불화재는 관계가 없던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몇 일 밤을 세우면서도 진압에 나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평상시 화재진압 등 의소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가 과학적인 산불진압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를 위한 노력도 주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산불을 한가지 예로 들었습니다만, 이처럼 이젠 의소대도 그 능력을 배양해 소방뿐 아니라 산불, 방재, 치산?치수 등 다양한 안전분야의 지킴이로 성장해야 합니다. 안전이라는 것을 포괄적으로 안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전 소방이라는 인위재난에 국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사료됩니다. 이젠 의소대도 새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끊임없이 연구 개발을 거쳐 지속적으로 변모하는 조직이 돼야 할 것입니다. 변화하지 않는 한 낙오한다는 말, 바로 의소대가 지향해야한 방향입니다. 위의 질문과 관련해 지금껏 관소방의 파트너로써 업무를 수행한 의소대도 이제는 소방방재청 시대에 맞춰 기존에서 탈피된 방재까지 포괄하는 신개념의 의소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별도의 계획은 어떤 것이십니까.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직 우리 의소대의 향후 발전방안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한 단계가 아직 아니기 때문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의소대의 가능성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확신하고 있습니다. 의소대가 하는 일은 나이가 많거나 실력이 없거나 열정과 사랑이 없으면 결코 할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우리 조직원인 전국 8만 7천여 의소대원은 그야말로 진성회원이며 그 어느단체에서도 볼 수 없는 최고의 조직입니다. 하지만 우리 의소대는 지난 세월동안 실제 각종 재난현장에서 맹위를 떨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이나 범국민적 관심에서 소외되어 왔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는 의소대가 몰랐던 것도 아니고 외면한 것도 아닙니다. 굳건히 맡은바 책임을 다하면 언젠가는 국민이 알아 줄 날까지 침묵하고 기다린 것입니다. 의소대원이라면 누구나 지금도 변함없겠습니다만 더욱 효율적인 조직으로 발전을 위해, 그래서 국민이 재난의 사각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제는 의소대가 앞장서야 됩니다. 소방방재청 개청 후 새로운 안전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시대에 부응하는 의소대는 우리의 목표이자 역사적 사명이기도 합니다. 조만간 모든 고통을 극복하고 획기적 개혁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하는 국민의 의소대가 탄생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고 사랑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관계당국이나 119매거진 독자와 전국 300만 소방인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으로 인터뷰를 마감토록 하겠습니다. 내인생 중 의소대와 함께한 나날들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의 시간들이었습니다. 내가 건강할 수 있고 남을, 그것도 어려움에 처해진 우리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행복입니다. 저는 의소대원인 것을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의소대가 체계가 아직 정립되지 못했다고, 또 첨단과학시대와 동떨어져 있다고들 비난하는 일부 목소리도 알고 있습니다. 또 의소대에 대한 각종 왜곡된 시각들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의소대는 초고층건물의 대도시나 두메산골 지방농촌에도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항상 같이 있는 우리 자신의 또다른 모습입니다. 앞으로 우리 의소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국민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달려갈 것입니다. 취재 김성훈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