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은 남녀노소 모두의 간식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모든 옥수수 낟알이 다 팝콘의 재료가 되는 것은 아니고, 폭립종이라고 하는 알크기가 작은 종류가 팝콘으로 만들어집니다. 팝콘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원재료의 부피가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입니다. 한 움큼의 옥수수 알갱이들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튀기면 그 부피가 40-50배로 늘어나면서 고소한 맛을 내는 팝콘이 됩니다.
팝콘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옥수수 낟알 속에 들어있는 수분과 전분, 그리고 낟알의 단단한 껍질입니다. 인디언들이 팝콘을 튀기는 것을 처음 본 서양 사람들은 옥수수 낟알 속에 갇혀 있던 악마가 열을 받아 뛰쳐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 악마가 아니라 옥수수 속의 수분이 팝콘을 팽창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팝콘을 튀기기 전에는 낟알의 내부와 외부의 압력이 같습니다. 요리가 시작되고 낟알이 가열되면 낟알 속의 수분이 수증기로 변하면서 내부의 압력이 증가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고압의 증기는 전분 입자를 뜨거운 아교 형태로 변화시킵니다. 보통의 대기압 하에서는 1백℃에서 모든 수분이 다 수증기로 변하지만, 옥수수 낟알의 단단한 껍질 안에서는 훨씬 높은 온도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단히 밀폐된 압력밥솥이 일반 냄비보다 더 높은 온도로 밥을 짓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높은 온도에서 내부 압력이 충분히 높아지면 마침내 작은 폭발이 일어나듯이 낟알의 껍질이 깨지면서 내부의 물질들이 밖으로 터져 나옵니다. 이렇게 껍질이 깨지는 온도는 약 1백75℃ 정도이며 그때의 내부기압은 9기압에 달한다고 합니다. 아교 형태의 전분입자들은 크게 팽창하면서 젤리와 같은 거품을 형성하고, 이 거품들이 서로 엉키고 응고하면서 우리가 보는 팝콘의 하얀 부분을 만들어냅니다. 사실 이런 팽창과 응고의 과정은 매우 빠른 속도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관찰할 수 없습니다. 오븐 안에서 빵을 구울 때 빵이 부풀어오르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이 순조롭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낟알 내부의 수분 함량이 13-14%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팝콘 낟알 봉지를 밀봉하지 않은 채 보관하거나 해가 비치는 곳에 오래 놓아두면 수분 함량이 변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팝콘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팝콘용 옥수수를 생산하는 곳에서는 수분함량이 16-19%일 때 낟알을 수확한 후 이것을 조심스럽게 건조시켜서 13-14%로 맞추는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또 만약 옥수수 낟알에 바늘로 구멍을 낸 후에 전자레인지나 팝콘기계에 넣으면 제대로 튀겨지지 않습니다. 껍질에 구멍이 있으면 마치 압력밥솥의 뚜껑이 살짝 열려 있는 것과 같아서 옥수수 낟알 내부에서 충분히 높은 압력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자레인지에 문제가 있어서 온도를 1백70℃ 이상으로 올려주지 못하는 경우에도 충분한 압력을 얻지 못해 팝콘이 잘 되지 않습니다.
아주 단순한 음식으로 보이는 팝콘이지만 몇몇 과학자들은 보다 나은 팝콘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옥수수 낟알 내부 압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외부의 기압을 낮춤으로써 더 크게 팽창하는 팝콘을 만들어내는 실험 등이 행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