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우보이 비밥-투니버스 >
분명 투니버스의 비밥 성우진들은 뛰어나고 연기력도 그정도면 썩 잘 된 수준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팬들 역시 원판보다 나으면 나았지 절대 뒤쳐지진 않는다고 입을 모아 말하죠.
...아아. 하지만...하지만...
투니의 비밥 캐스팅이 잘됐다, 는 것은 내 <객관적>인 의견일 뿐이고, <주관적>으로 솔직한 감상을 말해보자면 <10% 부족해!>가 되겠습니다.
우선 주인공인 구자형 씨부터 걸고 넘어져보겠습니다(?).
아. 참고로 어제(수요일)밤에 방영됐던 극장판을 샘플로 하여 평가를 하는 바입니다.
구자형 씨의 스파이크는 원작의 그것에 비해 <젊고 선한> 느낌입니다. 구자형 씨의 목소리 자체가 굵지 않을 뿐더러 유들유들하지도(능글맞지도?) 않기 때문에 야마데라 코우이치와는 확연히 다른 이미지죠.
구자형 씨.
그는 분명 중견 성우이고 연기도 잘합니다. 하지만 분노의 외침이나 흐느낌 같이 <격렬한 감정>의 표현은 약한 게 사실입니다. 그의 팬들에게 무진장 욕 들어도 할 말은 해야겠는데, 정말이지 그는 경력이 어색할 정도로 아직도 섬세한 감정연기가 모자라다ㅡ라고는 해도 이건 비방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평일 뿐임을 분명히 밝힙니다(보험이냐;;).
내가 성우 구자형 씨에게 매료되고, 또한 다른 이들도 그렇게 만든 결정적인 캐릭터는 명실공히 <마법소녀 리나> 시리즈의 제로스입니다. 이건 자신의 보이스 컬러에 딱 맞는 캐릭터를 안성맞춤으로 만난 모범적인 사례라 할 수 있고, 그래서 '구자형'이란 이름 석 자가 팬들에게 뚜렷하게 각인될 수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제로스라는 캐릭터는 워낙 숨기고 있는 힘이 대단한데다 매사가 미스테리인 놈이라 그다지 섬세하거나 격렬한 감정연기는 할 필요도 없었고 출연빈도도 없었습니다. 바로 그래서 연기력 부재임에도 불구하고 구자형 씨는 단지 목소리의 이미지가 제로스와 잘 어울렸다는 것 하나만으로 무의식 중에 <와...제로스 맡은 저 성우는 목소리도 좋은데 연기도 정말 "자연스럽게" 잘하는구나~>라고 시청자들의 뇌리에 각인된 것입니다.
냉철해집시다.
구자형 씨는 아직도 연기내공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얼마나 그 성우가 연기를 잘했냐 어쩌냐~캐스팅이 훌륭한 것이냐 실패한 것이냐의 잣대는 <일본성우와 얼만큼 흡사하게 연기했냐 안 했냐~>가 아닙니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문화의 정서가 다를 뿐더러 일본성우의 보이스 컬러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 해도 캐릭터 자체와 어울리기만 한다면 그 캐스팅은 성공한 것입니다.
하지만 구자형 씨=스파이크는 아닙니다.
객관적으로는 무난합니다.
<스파이크치고는 너무 젊고 착한 느낌이잖아!!>라고 해도 야마데라 코우이치와 전혀 별개의 것으로 여기며 냉철하게 다시 감상해보면 <그래, 이정도면 됐지 뭐...>가 됩니다. 하지만 역시 가끔 보이는 섬세한 연기의 부재가 장애입니다. 게다가 야마데라 코우이치든 뭐든을 떠나서 스파이크 스피겔이란 남성은 다소의 능글맞음과 유들유들, 건들거리는 느낌 등을 내포하고 있어야 되는데 구자형 씨의 연기에서는 그것을 발견할 수가 없어요(목소리 자체에 "여운과 울림"이 있어야 된다고까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난 역시 스파이크엔 이규화 씨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길게 됐는데, 아무튼 이번엔 제트입니다.
제트의 김기현 씨.
일단 외모부터가 싱크로 100%다...-_-(척!)
게다가 목소리 자체도 잘 어울립니다. 김기현 씨가 아니고서는 제트에 어울릴만한 성우가 한국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유일무이한 단점.
김기현 씨의 제트는 다소 늙고 인자하게 보인다는 거죠. 제트가 아무리 겉늙어 보이는 캐릭터라 해도 설정상 분명 30대 초, 중반이고 결정적으로 정력과 패기와 독함은 젊은것들 못잖은 카우보이건만 김기현 씨가 제트 연기하는 걸 지그시 들어보면 이건 무슨 인자한 이웃집 할아버지한테 옛날 이야기 듣는 기분입니다(긁적긁적).
페이의 정미숙 씨.
잘 어울립니다.
분명히 말하건데 제가 <샴프=정미숙 씨>의 팬이기 때문에 편파판정 내리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부들부들)
애드의 양정화 씨.
...이건 약간 우습긴 해도....아직까지도 양정화 씨는 애드란 캐릭터를 확실히 파악,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인상입니다. 타다 아오이의 아스트랄한 연기를 제법 자기식으로 연기하려는 의도와 노력은 충분히 보이는데 결과적으로는 타다 아오이도 아니고 양정화 그 자신도 아닌 게 되버린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양정화 씨 말고는 애드에 적합한 성우가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에요.
자아...비로소 극장판 게스트 히어로, 히로인의 등장입니다.
빈센트 볼라쥬.
개인적으론 민응식 씨가 맡기를 원했건만 전혀 예상치 못한 제 3의 인물ㅡ성완경 씨가 맡았습니다.
오리지날의 빈센트 목소리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굵은 중저음의 것이었다면, 성완경 씨의 빈센트는 단순히 거친 사내의 이미지가 느껴졌습니다.
엘렉트라의 김선혜 씨.
난 김선혜 씨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미스 캐스팅입니다.
엘렉트라가 뭐 저리 가녀린 거냐고요오오오~!!
첫댓글 흐음..제가 비밥을 잘안봐서 모르겠지만..-_-;; 구자형님의 격렬한 감정표현이 약하다는건 전부터 느끼고 있었습니다.;ㅁ;켄신역에서도 뭔가가 부족한것 같은 느낌을 받죠..;ㅁ; 목소리톤이 굵지 않으셔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뭐, 켄신이야 평소 목소리는 어울렸습니다만, 기합소리도 좋았습니다만..뭔가..그 날카로우면서도 폭팔적인 그런 느낌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창세기전3의 버몬트 대공을 보면 열혈도 좋지만서도 다른 역할에서는 그다지 격한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더라구요. 그렇지만 정극 목소리도 매력적이긴 해요.
님은 객관적으로 구자형님이나 다른 분들의 연기내공이 부족하다고 하셨는데..제가 보기엔 님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밖에 안보이는군요... 카우보이비밥은 일본원작과 우리나라 성우의 연기가 많이 다릅니다.. 특히 주인공 스파이크의 목소리는 정말 상당히 다르죠.. 거의 캐릭터의 재해석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수많은 성우팬들에 의해 최고의 더빙작으로 추천되는 이유는 구자형님의 캐릭터에 대한 뛰어난 분석과 해석.. 그리고 연기력이 받쳐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연기력이 아니었다면 아마 엄청 까일뻔한 캐릭터였죠.. 일판과 달라도 너무 다르니까요..단순히 격한 연기를 잘 안보여준다고
그것이 연기내공이 부족하다는건 좀 말이 안되는것 같습니다.. 덧붙여 성우는 애니만 하는게 아닙니다.. 외화나 라디오 드라마에서의 구자형님의 연기도 상당히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라디오드라마에서는 격한 감정연기를 하는 부분들이 많은데 오바하지 않으시고 정말 잘하십니다.. 애니의 특성상 다른 장르보다
격한 연기는 더 오바를 해서 해야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유희왕같은 애니의 구자형님 연기는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연기력의 문제보다는 구자형님의 보이스컬러의 문제인것 같아요..구자형님은 20대 중반에서 30대의 목소리가 딱 어울리니까요.. 하여튼 제가 생각하기엔 저렇게 혹평을 받을만큼
구자형님의 연기내공이 떨어지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구자형님의 타고난 목소리도 엄청 좋지만 연기력이 뛰어났기에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성우가 될수 있었을테니까요..그리고 구자형님이 이렇게 혹평을 받을정도라면 제대로 호평을 받을만한 성우는 거의 없을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객관적'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객관적과 주관적을 잘못 구분하신거 아닌가요? -_-; '이건 비방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평일 뿐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라고 하셨는데..-_-; 성우의 연기가 좋고 나쁘고를 이야기하는건 보통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야기 하는 거지 그걸 '객관적'이라고 하는건
막말로 '남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는거다. 그러니까 토달지마라' 라고 보입니다. 자형님 연기가 '객관적으로' 부족하다면 과연 지금까지 그렇게까지 많은 역할을 맡으시고 그렇게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계실 수 있을까요? 지나가는사람님의 개인적인 느낌이야 어떻든 그건 견해차이니까 뭐라 할 생각은 없지만
그런식으로 '객관적'운운하시는 것은 자형님을 좋아하고 자형님이 연기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죄다 '목소리 좋은 걸 연기를 잘하는 걸로 착각하는' 사람들이라는 겁니까? 자형님이 '객관적으로 연기를 못한다' 라는 소리는 제 이 바닥(?)평생(얼마 안됐지만)에 처음 듣는 소리입니다만-_-;
개인적으로도 스파이크역에 이규화님이 맡으셨더라면.. 이라는 부분에 충분히 공감이 가는군요..^^
일본판을 안 봐서 일까요.. 아니면 한국판도 거의 안봐서 인지.. 저는 뭔가.. 아, 갈색머리님 말씀대로 오바를 해야하는 부분에서 약간의 부족했다는 느낌을 들었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