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8살 멍멍이띠, 우리 신랑은 55살 퇴끼띠입니다.
환상의 7살차이의 커플입니다.
지금도 신랑이 저를 볼때는 눈가에서 은하수가 질질질 흐릅니다(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임)
학교 졸업하고 입사한 직장에서 저의 직속 대리인 그에게 잡혀서
24살 꽃다운 나이에 직장생활 1년도 못해보고 잡혀왔습니다.
전형적인 경상도 사람인 그는 중학교까지만 시골에서 생활했는데도 지금도 사투리가 남아있습니다.
저는 완존~~히 오리지날 서울산입니다.
지방에 가본 기억이라고는 초등학교 여름방학때 먼친척이 살던 경기도 안성에
몇번 가본 기억외에는 없습니다.
아, 가족들이랑 여행다닌것은 빼고요.
이런 제가 갱상도 컨트리맨이랑 살다보니 일이 생겼습니다.
제가 본래 음주가무에는 전혀 솜씨가 없고 이쁜집, 멋있는길만 죽자사자 좋아합니다.
그러니 제신랑은 휴일이면 저의 기사노릇을 하느라고 청춘을 바쳤다합니다.
맨날 맨날 땅타령.
저기 디게 좋겠다 응??
와, 진짜 환상적이다, 저 장소..
무슨 조상중에 산좋아하다 목숨바친 사람이 있는지 나는 강이나 바다보고서는 뿅~~가는데
내짝꿍은 오로지 산과 들, 그리고 냇가입니다.
그러더니 몇년전부터 슬슬 땅타령이 시작되었습니다.
사고프다, 마누라야.
안돼!!! 땅은 여유자금으로 사는건데 아직 우리는 애들 공부도 안끝났잖아??
인상을 박박쓰고 눈을 째리면서 구박을 했습니다.
말수도 많지않은 사람이고, 집안의 돈주머니는 마누라한테 다 맡기는 사람입니다.
딴주머니는 결혼생활내내 안찬 사람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럼, 그사람이 디게 착한 사람이냐??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결혼초에 슬그머니 경제권을 맡겨보니 제가 뭣도 모르고 어린나이에 말입니다.
잘한다, 잘한다하니까 알뜰살뜰, 열심히 생활하고 사는것을 보니
아고, 쟤한테 맡겨놓고 나는 딩가딩가하고 살아야겠다 생각했겠죠.
덕분에 저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그사람은 집에 돈이 얼마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작년 6월에 그가 아주 불쌍한 말투로 나를 꼬득였습니다.
'아주, 진짜 맘에 드는 땅이 있어. 사고프다..'
안된다고 했지?? 저는 또 반대했습니다.
아, 저희부부에게는 24,21살인 금쪽같은 아들놈이 있습니다.
아직 두녀석이 공부가 안끝나서 얼마가 더들어갈지 모르는데
우리신랑은 나이가 오땡인지라 솔직히 말해서 앞으로 수입이 많지는 않을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저는 심사숙고할수밖에요.
그러더니 며칠을 시무룩하니 고개를 늘어트리고 있더니
글쎄 말입니다!!!!
24년을 한번도 속 안썩이고 말잘들어주던 우리 서방님이 저에게 선전포고했습니다.
'나, 살꺼야!! 안사면 두고두고 후회할것같아!!! 살꺼야!!!!'
헉스.......
안된다고 조목조목 이야기해도 안되고.
살살 웃으면서 꼬셔도 안되고.
나중에는 성질을 백백 부려도 안되고.... 휴......
'자기야~~ 나중에 5년쯤 있다가 좋은거 사줄께~~
지금은 쬐끔 시기가 아닌것같애~~ 알았지??? 알았지???'하는 저에게 그남자는 고개를 돌렸습니다.
이제는 일단락됐구나하고 저는 생각했지요.
그러면서 속마음은 참 안좋았습니다.
에이, 저렇게 가지고싶어하는데 사줘야했던거 아닌가??
그러면서 약간만 더 여유가 있었으면하고 저의 경제력을 아쉬워했습니다.
그리고 삼일뒤.. 우우우우우우....
그가 전화가 왔습니다.
'마누라, 내가 부르는 통장번호로 1000만원 부쳐줘.'
'왜??'
'응, 이따 이야기할께.'하고는 뚝 끊었습니다.
본래 쓸데없는 말 안하고 쓸데없는 행동 안하는 바른생활 남자인지라 부쳤습니다.
그날저녁, 퇴근한 그가 저의 샵으로 왔습니다(아, 저는 쬐끄만 구멍가게를 합니다)
'나, 땅샀어. 일주일뒤가 중도금이야. 준비해줘.'
헉스?????????????????
세상에 믿을X 없다더니 세상에 내말 그렇게 잘듣고 의논잘하던 내남편이
저에게 이렇게 배신을 때렸습니다!!!!!!!!!!!!!!!!!!
세상에나 마상에나...
그래서 양수리옆의 서종에서 프리스턴 밸리 골프장쪽으로 쭈욱 들어가서있는
땅 350평을 샀습니다.
대지 100평에 건평 30평이고 나머지는 답이라네요.
오매매, 나는 몰라유.
나는 진짜로 몰라유..
골프도 좋아하지않는 사람이 웬 골프장이 마당에서 보인다고 좋아한대유??
그사람은 입이 벙긋벙긋 벌어진채로 20일을 보냈고
저는 울긋불긋한 속마음으로(속마음은 죽을맛이었슴)
중도금, 잔금과 여러가지 세금을 준비했습니다.
에고고,, 오늘은 힘들어서 여기까지만 쓸래유.
다음에 봐유..
사랑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