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에서 돌아와 곧 소령으로 진급 되어 육군 병원 병리 시험과장으로 발령이 났다. 제3 육군 병원은 군에서 병으로 인해 퇴역할 수 있는 병원으로 각 임상 군의관에게는 부정 제대를 시킬 수 있는 유혹이 많은 병원이다. 현역 사병을 의병 제대를 시킬 수 있었던 부정제대가 많았던 병원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 이었으니 이에 대한 단속이 심했지만 그대로 부정은 계속 되었다.
부임하여 얼마 되었을 때 행정장교가 제대 심사가 완료되어 제대가 결정된 서류를 가져와 사인을 하라고 했다.
“왜 내가 사인을 하여야 합니까?”
“병리 시험 과장은 제대 심사 위원이니 하셔야 합니다”
“제가 제대 심사 했습니까 ?”
“심사에 참석은 안했어도 예전부터 사후에 다 그렇게 했습니다. 그냥 하시면 됩니다.”
“난 그런 서류에 싸인 못 합니다”
원장 진료 부장을 통해 압력이 들어왔다. 그리고 친한 군의관을 통해 회유도 들어온다.
“난 이제 군 복무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또 제대 후에라도 그런 책임을 질수 없습니다.” 친한 동료 군의관들도 여러 경로를 통하여 부탁하고 살려 달라고 사정한다.
나는 부정은 할 수 없고 하는 수 없이 너희들이 나를 속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였다.
내과 군의관은 가짜 소위 나이롱환자를 당뇨병으로 만들어 검사 소견서를 가짜로 만들어 달란다. 외과 군의관은 멀쩡한 사람을 간 경화증으로 만들어 제대를 시키려는데 어떻게 하면 증빙서류를 만들어 심사를 통과 시킬 수 있는지를 물어왔다.
나는 기초 의학과 임상의학을 모두 거쳤기 때문에 이런 허점을 모두 잘 알고 있었다. 도둑놈을 가리키는 선생은 되어도 도둑놈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부산은 내가 야간 고등학교 시절 살던 곳이었고 아직 친구들도 많이 남아 있어서 내가 놀던 물이었음으로 그런대로 잘 지낼 수 있었다.
주말 마다 서울에 올라와서 병원에 계시는 아버지를 돌보고 위로해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