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연수 소감...

[진섭]

지난 반년 동안 안식년 비슷하게 지낸 시간을 벗들에게 전달하는 뜻에서 보고서의 일부분을 카페에 올립니다. 지금은 원소속청인 대전지검으로 복귀해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연락처는 042-472-9018, 주소는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 1390 대전지검 420호실입니다. - 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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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secutors' Office

검찰 정책연구과정 수행 보고서

2005년 5월 1일 - 9월 30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가정동 33
특허청 산하 국제지식재산연수원 전경

보고자 : 대전지검 전문부장검사 정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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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수 소 감

   이 자료는 2005.5.1.부터 9.30.까지 특허청 산하 국제지식재산연수원에서 검찰정책연구과정을 수행한 내용과 몇가지 소감을 담은 것입니다.

지난 5개월동안 나름대로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검찰의 역할”이라는 화두를 간직한 채 부지런히 생활해왔습니다만, 막상 떠나는 날이 되니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막연하기만 합니다.
저는 약 2년반 전인 2003.4월경부터 지금까지, 우리 검찰에서 처음 도입한 전문부장 제도에 몸을 의탁한 이래 꾸준히 특허, 저작권을 비롯한 지재권 분야의 각종 이슈를 어떻게 하면 심층적으로 다룰 것인가 고민해 왔습니다만, 과연 제 고민이 우리 검찰의 장래를 위해 도움이 되기나 할까 하는 새로운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이곳 대덕 연구단지에 불과 반년 남짓한 시간을 보낸 처지에서 한국 과학기술의 변모나 발전상을 제대로 설명할 만한 지식과 안목을 전혀 갖추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평생 법률만 공부해 온 저로서 한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분야에서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도, 과학기술 경쟁력 분야만큼은 세계적으로 존경받을 만큼 높은 수준을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과학기술적 연구개발(R&D) 성과를 공공 및 민간부문에서 어떻게 잘 지켜내고,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 국가의 장래가 걸려있다 할 것입니다.  공익의 대표자인 우리 검찰도 예외는 아니라 할 것입니다. 과학기술적 성과의 보호와 장려를 위하여는 결국 “지재권(Intellectual Property)"의 정당한 평가와 적절한 보호 시스템이 필수적이라 하겠습니다. 검찰이 국민의 위임에 의하여 보유하고 있는 지재권 분쟁해결을 위한 형사구제시스템을 좀더 전문화, 섬세화할 필요가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데 기인합니다.
우리 검찰은 지난 20년 가까이 제법 훌륭한 “지재권 수사시스템”을 갖추어 왔습니다. 전국 검찰에 지재권 전담검사를 지정 운영해 온 것을 비롯하여, 서울중앙지검에 지재권전담부(형사6부), 첨단범죄수사부(전 인터넷범죄수사센터 및 컴퓨터수사부) 등 집중처리를 위한 전문적 팀웍을 구축해 옴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어 왔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 내지 안주할 수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공공부문 전반의 타성이라 할 수 있는 관료화 내지 서열주의 폐단뿐만 아니라, 잦은 전담검사의 교체, 수사실적 DB구축이나 교육 전수의 미흡 등 많은 약점을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저는 짧은 5개월의 정책연구기간 동안에, 특허청이라는 다른 정부기관의 놀라운 변모상을 관찰했습니다. 어느새 특허 등 산업재산권 출원규모 세계4위의 수준을 확보한 국력에 걸맞게 세계최고의 전자출원율 96% 달성, 이공계통 박사특채로 우수 심사관 300명 확보 등 제가 미처 상상하지 못하던 성과를 일구어냈습니다. 요즘에는 6시그마 또는 Action Learning 등 혁신 Tool을 이용해서 고객인 국민, 즉 발명가, 출원인을 위한 심사, 심판 품질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허청은 이러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지금 사법부를 향하여 침체된 특허사법제도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현재 대전에 소재한 특허법원의 위상 강화를 포함하여, 특허관련 1심, 2심의 관할집중 및 상고심 소송의 전문화, 나아가서 저작권 및 영업비밀 등을 포함한 지재권 전반에 걸친 “통합 지재권 전문법원”의 출현을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형사구제 분야까지 통합하자는 의견이 나오지는 않고 있으나, 일부 국가에서는 민형사 사건을 망라한 지재권 전문법원을 설치하는 데까지 이르렀으며, 지재권 분쟁의 사법적 해결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관할 집중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가의 대세입니다. 

이처럼 각국이 지재권 분쟁해결 시스템을 전문화시키려고 관할 집중하는 의도는 자명합니다. 21세기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무형의 자산인 과학기술 분야의 “지재권”문제를 신속,공정하게 해결하는 데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법조계가 이러한 특허청 또는 과학기술계 쪽의 논의를 구체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는 따로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만, 법무･검찰의 입장에서도 자발적으로 심층 검토할 필요가 크다고 봅니다. 즉, 과학기술의 발전에 부응하여 지재권 수사시스템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국익에 보탬이 될 것인지 면밀히 따져볼 때가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아니 다소 뒤처진 감이 있습니다.

지난날 검찰의 업적에 도취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시대가 바뀌었는데, 과거의 수사시스템을 고집하거나, 새로운 인적, 물적 투자를 게을리 하면 금새 낙후된 조직으로 퇴보할 것입니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IT/NT/BT 등 이른바 첨단산업분야와 그 법적 보호의 뒷받침이 되는 지재권 분야에서는 그런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전개될 것입니다. 만일 우리 검찰이 이런 시대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면 국민들이 그동안 우리에게 바라고 의지해 오던 중대한 역할을 다른 국가기관에게 요구하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한국검찰에 바람직한 지재권 수사시스템은 어떤 모습일까요? 저는 당초 전국을 관할하는 “특허검찰청”, “지재권전담 검찰청” 또는 “과학기술 검찰청”을 창설하는게 좋겠다는 거창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은 비현실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막연한 장기적 구상이거나, 아니면 장밋빛 비젼으로 보는 게 적당할 것이며, 현실적으로는 기존의 지재권 전담부서를 토대로 전문성을 보강하는 방편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지재권 전담부서의 전문화를 제대로 달성하려면 정부내 지재권 주무부서인  특허청과 문화관광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가 무척 중요합니다. 특히, 과학기술적 지식이 사건의 이해에 필수적인 특허, 영업비밀 분쟁 등에 관하여는 검사가 아닌 기술조사관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사견으로는 법무부, 대검찰청 본부차원에서 특허청 등 유관기관과 대화하여 사법경찰권 부여를 통한 기술조사관의 파견 등 직원 상호교환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전국의 모든 지검, 지청에 지재권 전담부서를 두던 시스템은 비효율적, 전시행정이라고 보여 집니다.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전국 5개 고검 소재지 청의 지재권 전담검사를 집중 육성하고 전문화시켜서, 기술인력, 감정예산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고효율 시스템으로 전환하여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서울고검, 중앙지검과 대전고･지검(특허청 및 특허법원 소재지이므로)이 전문화의 필요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봅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더 이상 제 소견을 진전시키지 않겠습니다. 아직도 제 구상이 구체적인 방안으로서는 미흡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결국 법무부, 대검 지휘부의 몫이며, 일선검찰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는 젊은 검사님들의 뜻에 따를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저는 검찰의 장래가 각 소속직원의 전문화를 잘 달성하게끔 부양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믿고, 지난 2년여 동안 꾸준히 “한국검찰의 이상적인 지재권수사 시스템 구축”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묵묵한 실천으로 해답을 찾아 왔으므로, 앞으로도 틈나는 대로 그 결과를 더 정리해서 여러분께 전달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래에 첨부한 자료는 특허청을 비롯한 여러 현장에서 학회, 견학, 참관 등 다양한 연수 체험한 내용을 간단하게 메모해둔 견문일지입니다. 한 가지 이슈에 한 페이지씩 요지만 정리한 것이므로 추상적인 내용이어서 제3자의 참조가치는 희박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연수성과와 추억을 쉽사리 되살릴 수 있어서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자료입니다. 만일 구체적인 내용에 궁금한 점이 있는 분은 연락주시는 대로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견문내용 중에서 제가 직접 강의한 내용들은 이를 해당부분에 첨부했습니다. 강의대상은 주로 특허청이나 지재권 관련 협회, 변호사회 등지였습니다. 강의 주제 역시 검찰에서 직접 처리한 지재권관련 사건과 그에 관련된 법리, 그리고 정책방향 등을 소개하는 것이 주로였습니다. 막상 강의를 해보니 준비하는 데는 힘들지만, 끝나고 나면 보람이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경제적으로 빠듯한 연수생활에  다소 도움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잘 다루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배워서 이제는 웬만한 강의안은 제 손으로 작업해서 작성하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번 검찰정책연구과정을 통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이 제도는 소장 또는 중견검사들에게 적용되는 보수교육과는 다른 성격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희와 같은 노장 검사들이 퇴직 전에 안식년 비슷한 개념으로 이수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라고 봅니다. 물론 저도 그런 관점에서 편안하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조금 관점을 달리하면 색다른 것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특허청이나 과학기술계 쪽에서 검찰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커다란 경험이었습니다. 당초 정책연구과정을 해외연수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보았지만, 돌이켜 보니 이곳 대덕 연구단지에 둥지를 틀기를 잘한 듯합니다. 투입하는 비용에 대비하여 얻을 수 있는 소득이 훨씬 크다는 것입니다. 물론 수사관련 일부 수당의 미지급이나 관사 제공 문제 등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점들이 개선된다면 검찰정책연구과정을 통해서 우리 검찰의 외적 역량을 한층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고 봅니다.

여러모로 잘못이 많은 사람인 저에게 이처럼 소중한 시간을 허락하고 이끌어 주신 하느님의 섭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부덕한 사람인 저에게 정을 버리지 않고 아껴주시는 검찰가족 여러분, 항상 가까이서 따뜻하게 지켜보아 주신 대전 고지검 간부님, 검사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또, 지난 다섯달 동안 물심양면으로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아주신 김종갑 특허청장님을 비롯한 특허청의 여러 간부님들, 그리고 국제지식재산연수원 김열 원장님을 비롯한 모든 교수님, 과장님, 직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바쁜 시간 중에도 불청객인 저를 반갑게 맞아서 자상한 설명, 지도를 해주신 대덕연구단지 내의 여러 연구기관 책임자와 박사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 보고서가 비록 자그마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만만치 않은 세파 속에서도 굳세게 가정을 지켜나가는 사랑하는 아내 은경과 학업에 정진하는 두 아들 기종, 기홍에게 격려와 희망을 불어넣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05. 9. 30.
국제지식재산연수원(International Intellectual Property Training Institute)
수석교수실에서 정진섭 씀

소 감 -1

대덕밸리에 입성...                                                   2005/5/2 작성

지난 4월18일 인사발령에 따라 대전으로 자리를 옮긴 다음, 소속청인 대전지검과 대전고검에 신고를 마친 뒤, 1주일간 모처럼 봄 휴가를 얻어 집에서 푹 쉬었습니다. 다음 1주일은 법무연수원에서 정책연구과정을 떠날 준비를 하게 되어 있었으나, 연수원측의 배려로 간단히 실무절차를 마무리한 뒤 여유로운 시간을 더 가졌습니다. 드디어, 5월 2일 월요일에 대전에 부임했습니다.
아래에 그 소감과 과정을 적어둡니다.

1. 도착과정
아침 6시50분 반포에서 출발, 고속도로를 두시간 가량 달려 아홉시 약간 넘어 대덕밸리 IC에 도착했다. 전원 느낌이 물씬한 연구단지 안으로 들어섰다. 국제지식재산연구원 팻말을 발견하니 반가웠다. 시민 천문대, 우주항공연구원, 지질박물관, 화폐박물관 등 볼만한 곳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길을 잘못 찾은 김에 KAIST 구내를 들어가 보았다. 넓은 캠퍼스에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엿보였다.
다시 KAIST 후문쪽으로 되돌아와 국제지식재산연수원을 발견했다. 데이콤 종합연구소 바로 옆이다. 10여년전 방문했을 때의 모습은 전혀 떠올릴 수 없이 변모했다.

2. 사무실 배정
1층 기획총괄과에 방문했다. 대강당에서 6시그마 강연이 진행되었다. 잠시 들어가 청취하다가 기획 총괄과를 찾았다. 이종기 사무관을 비롯한 여러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 인사를 나누었다. 2층에 수석교수실을 내게 내 주었다. PC와 프린터도 설치되어 있다. 소박하지만 5개월동안 몸을 의탁하는데 적당해 보였다. 조금있으니 전임교수 3분, 교육과장 등 관련직원들이 예방하여 담소를 나누었다.
생활관을 배정받았다. 304호실이다. 동편으로 위치해 있다. 기숙사 형태라서 절제있는 생활이 가능하겠다.

3. 특허법원장과 오찬
11시쯤 특허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곽동효 특허법원장님의 초대로 특허법원 이재환 수석부장, 주기동 부장, 이성호 부장, 최성준 부장과 함께 식사를 했다.
추호경 선배님이 자상하게 미리 부탁해 놓으신 터라, 법원장님께서 마치 소속 간부와 마찬가지로 따스하게 대접해주셨다.
고마운 분이다. 이렇게 마음을 열고 대해주시는 기관장이 계신 조직이라면 앞으로 발전하지 않을 리가 없다.

4. 검찰청
점심식사를 마친 뒤 검찰청 내 방실로 갔다. 여직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동안 모인 축전과 법률신문 등을 살펴 본 다음, 몇몇 검사실과 총무과장실을 순회했다. 검사장실에도 인사를 드렸다. 특허 분야에 관심있을 만한 검사들의 방을 돌아보았다. 김찬중, 박계현, 장기석, 김수현 검사 등 4명이 눈에 띄었다. 앞으로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겠다.

6. 특허소송실무연구회
오후4시 특허법원으로 다시 갔다. 6층 소회의실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했다. 발표자는 조영선 판사, 발표주제는 미국특허소송에서의 기술이해를 위한 외부지원시스템에 관한 내용이었다. 특허법원장님을 비롯하여 부장, 판사 전원이 참석하였다. 진지한 발표와 토론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첫날부터 이처럼 학술적인 모임에 초대된 것이 퍽 행운이다.
발표주제는 “미국의 특허소송절차에 대한 고찰-법관의 기술이해를 중심으로-”이었다. 발표 내용은 기술에 문외한인 법관 또는 배심원이 발명기술의 내용을 적절히 이해하고, 특허청구범위를 제대로 해석하여 판단할 수 있는 지원시스템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나라 특허법원에서도 기술심리관 제도를 두어서 특허청 직원이 파견 근무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선진국인 미국의 제도를 잘 배울 필요가 있음은 당연하겠다. 이날 조영선 판사의 발표는 여러 참석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미국 법원의 특허소송사건 처리절차와 기술지원 시스템을 아주 상세하게 연구해서 차분하게 설명해 주어서 공감을 얻어내는데 성공한 듯하다.
차분하고 구체적인 발표에 이어서, 이재환 부장의 주도로 이어지는 진지한 질의 토론, 게다가 곽동효 법원장님께서 처음부너 끝까지 자리를 지켜 경청하시는 모습에서 특허법원의 밝은 장래를 볼 수 있었다.
세미나를 마치니 6시가 다 되었다. 이재환 부장과 둘이서 법원 앞의 일식당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그 식당의 4층에 올라가니 옥상에 도심속의 야외 수풀 공원처럼 꾸며놓은 우아한 카페가 있었다. 나머지 담소를 더 나누었다.

7. 하루의 마무리
국제지식재산연수원으로 되돌아와서 생활관에 들어왔다. 짐을 간단히 풀고 세수를 마친 뒤, 복도 홀에 설치된 피시에 앉았다. 서울에서부터 작업해오던 일본 주석형사소송법 번역작업을 했다. 공부하는 데는 최적의 환경이다. 마음에 든다.
오늘은 소중한 날이다. 25년 가까운 검찰 생활에서 일찌기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길을 출발한 날이다. 더도 덜도 없이 오늘 같은 마음을 꾸준히 이어나가서 소중한 결실을 맺을 것을 가슴속 깊이 다짐한다.

소 감 -2

거꾸로 도는 시계 ; 변화의 새 출발                                2005/5/11 작성

이곳 대덕 연구단지 내에 있는 국제지식재산연수원에는 거꾸로 도는 시계가 걸려있습니다. 시계바늘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도는 게 아니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도는 것입니다.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웬 고장난 시계를 걸어놓았나 의아해 하는 수가 있지만,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변화의 새 출발을 위해 발상과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꾸자는 뜻에서 일부러 걸어놓은 것이랍니다.
이제 겨우 열흘 남짓하지만, 새로 시작한 대덕 연구단지에서의 생활을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소개하렵니다.
이달 초부터 대전에 내려와서 정책연구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곳 연수원에서 마침 수석교수실이 빈 방이라 제 개인 사무실로 제공해 주었으며, 주중에는 이곳 생활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주말에는 서울로 올라가는 나그네 생활입니다.

어제 5월10일에는 특허청에서 주최하는 기술 세미나 에 참석했습니다. 특허청은 대전 정부청사 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만, 방문할 때마다 놀라게 됩니다. 먼저 특허청의 대단한 규모에 놀랐습니다. 4개동의 청사 중에서 1개동 전체를 특허청이 사용하고 있는 데도 공간이 부족해서 옆의 동까지 쓸 정도랍니다. 관세청, 중소기업청, 산림청, 문화재청, 병무청, 철도공사 등 여러 정부기관을 압도하는 규모입니다. 그러나, 제가 더 놀라워 하는 것은 특허청 직원들의 우수성입니다. 박사급 사무관 250명 가량을 2005년도 단 한해에 채용할 정도로 대폭적인 인력보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식정보화 시대의 총아로서, 정부내 선두주자로서 엄청난 인적, 물적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제 참석한 기술 세미나는 2건이었습니다.
첫째 세미나는 네트워크 보안 기술동향이었습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정일안 박사가 발표를 했습니다. 주최는 특허청 전자상거래과에서 맡았습니다. 주 책임자를 만나보니 여성 심사관이었습니다. 이학박사 학위 소지자이더군요. 이 세미나를 제게 처음 소개해준 분도 국제지식재산연수원의 권인희 교수입니다만, 이분도 미국에서 10년간 물리학을 공부한 이학박사입니다. 하루에 여류 이학박사 두분을 한꺼번에 알게되니, 전혀 딴 세상에 왔구나 하는 것을 실감케 됩니다.
네트워크 보안기술은 우리 검찰의 첨단범죄 수사 분야에도 큰 관련이 있는 이슈입니다. 발표자는 네트워크의 기본과 위험요소, 네트워크 보안기술, 보안 적용사례 등을 설명했습니다. 네트워크 침해 유형의 변화와 대응기술의 발전 동향을 중심으로 설명했는데, 평소 컴퓨터범죄수사 분야에서 많이 나오는 용어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예컨대 바이러스, 웜, 암호화, 인증키, 라우팅 등등.... 비교적 익숙한 용어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모르는 용어가 더 많고, 관점도 법률과 전혀 상관없는 기술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라서, 발표내용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둘째 세미나 주제는 “임베디드 프로세서(embedded processor)의 동향”이었습니다. KAIST의 박인철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임베디드 프로세서라는 용어를 거의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겁을 먹었는데, 발표를 들어보니 우리의 실생활과 대단히 밀접한 것이더군요. 일반 PC에 장착된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제외한 모든 프로세서를 일컫는 용어였습니다. 예컨대, 손으로 들고 다니는 휴대폰, PDA, 게임 머신, 스마트 카드, 디지털 카메라, 컴퓨터게임기 등등.... 다양한 각종 포터블 정보처리장치에 들어가는 핵심 처리장치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일반 PC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286, 386, 486, 펜티엄으로 이어지는 동안 줄곧 Intel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데 비해서, 임베디드 프로세서 시장은 영국의 ARM이라는 회사가 석권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 ARM 회사를 먹여 살리는 곳은 바로 한국의 삼성, LG라고 하더군요. 그다지 새로운 기술도 아닌데, 특허를 확보함으로써 엄청난 로열티를 벌어들이고 있는 케이스라고 합니다.
특허청에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자명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정보통신산업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원천기술을 조속히 확보해서 대외 의존을 탈피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정책의지가 엿보였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특허청장, 차장, 특허심판원장 등 특허청 내의 주요간부들을 방문하여 인사를 드리는 과정에서도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전자도서관에도 방문해서 특허관련 소장자료가 얼마나 되는지 대충 살펴 보았습니다. 특허청이 대전정부청사로 옮긴 것은 정말 잘한 일로 보입니다. 과거 서울 역삼동에 위치해 있던 구 특허청 건물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던 쾌적하고 합리적인 공간과 시설을 확보했습니다. 대전정부청사를 아직 제대로 다 본 것이 아니지만, 채광이 아주 잘되는 유리 건물이며, 1층 현관 입구의 편의시설 배치나 2층 세미나 룸 운영 등을 살펴 볼 때 국제적으로 손색없는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이더군요. 이처럼 깨끗한 대전정부청사에서 밝고 미래지향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특허청 직원들이 부럽습니다.
저는 요즘 이렇게 저렇게 문화충격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 이곳에서는 2주 동안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특허공무원을 상대로 지적재산권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 중입니다. 참석국가는 중국,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라오스, 네팔 등입니다. 마치 법무연수원에서 주관하는 제3세계 국가 사법공무원 연수프로그램과 비슷한 코스입니다. 다른 점은, 주관부서인 특허청 산하 국제지식재산연수원은 세계지재권기구(WIPO)의 공인 교육기관으로 지정되어 이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재정지원을 받고 있으며, 한국과 싱가포르가 공동 주최한다는 점입니다.
오늘 오전에는 이 프로그램의 강좌 중 하나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인하대 이대희 교수가 진행하는 한국저작권법 소개 시간이었습니다. 영문 파워포인트 파일을 보여주면서 차분하게 미소를 머금은 채 영어로 진행하는 강의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곳 국제회의장은 이제는 좀 낡은 느낌은 들지만, 10여년 전부터 WIPO에서 공인한 국제적 수준의 회의장입니다. 이곳은 잔디 축구장, 테니스장, 헬스, 탁구대, 당구대, 목욕탕 등 모든 시설이 구비된 국제적 수준의 연수원입니다. 언젠가 우리 검사들도 이곳에 모여서 지재권보호 활동의 중요성에 관해서 진지한 토론을 해보면 좋겠다는 상상을 미리 해봅니다.

소 감 -3

왜 과학기술 검찰청인가?                                          2005/5/26 작성

이곳 대덕연구단지 내 IIPTI(국제지식재산연수원)에서는 지금 박사급 특채 심사관들이 무더기로 교육받고 있습니다. 특허청에서는 금년 한해에만 250명 가량의 이공계통 박사급 고급인력을 신규 심사관으로 채용했습니다. 행시 또는 기술고시 합격자들도 요즘에는 대부분 특허청을 최우선으로 지망합니다. 더 놀라운 일은 삼성전자의 내놓으라는 박사급 전문인력들이 대거 특허청 심사관을 지망하여 17명이나 신규채용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30대-40대 초반의 인력 수준으로 볼 때는 정부부처 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압도적 우수인력이더군요.
이곳에 오기 전에는 그런 사실을 미처 몰랐습니다. 정말 특허청의 장래가 밝아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차세대 먹거리 산업인 IT/BT/NT가 모두 지적재산권으로 튼튼하게 보호되어야 한다는 국가적 과제를 떠맡은 특허청이 발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 법조계는 전통적으로 문과계통의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우수한 조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차세대 먹거리 산업이 점점 더 이공계통의 엘리트들을 요구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제는 판, 검사 이외의 엘리트나 전문가 집단을 인정하지 않는 법조계의 배타성을 불식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대전으로 내려와서 정말 많은 것을 새로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좀더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싶습니다. 특허청이 급속한 성장을 하게 된 데는 비좁은 서울 청사를 벗어나 정부대전청사로 이전한 데 힘입은 바 큽니다. 인근 대덕연구단지 내에 자리 잡은 KAIST나 수많은 연구소, 그리고 그 안에 포진된 소중한 연구 인력들이 저절로 특허청의 후원 세력이 되어 있습니다.

서울과의 거리감이 아직 있지만, KTX 덕택에 전국 어느 대도시와도 1시간 이내 거리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행정수도 이전 추진으로 많은 공공기관들이 이곳으로 이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미래의 희망이 담겨있는 도시입니다.

제가 소속된 검찰의 장래를 위해서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성장동력 산업인 IT/NT/BT 전반에 신속,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이공계통 전문인력을 확보한 첨단 검찰청이 필요합니다.
이곳에 부임한 이후 지도층 여러분과 대화를 나눠보니, 만일 검찰이 이곳 대전에서 과학기술 역량을 길러서 첨단산업분야에 제대로 보호활동을 한다면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라는 견해가 압도적이었습니다. 과학기술계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지재권 보호의 선도국가로서 모범적인 선례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일반 국민들이 볼 때, 그동안 검찰이 힘으로만 일하려 한다는 느낌을 주었는데, 이제 전문성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가 보여서 좋다는 등의 긍정적 반응이었습니다.

또, 우리 검찰이 앞으로 첨단 산업분야의 형사분쟁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려면, 특허청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서, 젊고 우수한 엘리트 이공계통 심사관들을 기술심리관으로 정식 파견받는 방안을 추진하는 게 좋겠습니다.

현존 검찰 업무 중에서 지재권 수사 업무(특허, 상표,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등), 증거분석 업무(디지털, 회계, 금융정보), 수사지원 업무(사이버 및 현장 압수수색 지원) + 감정, 감식 등 과학수사 업무(유전자, 마약, 사진, 문서 등) 등의 다양한 업무가 여기에 해당될 것같습니다.

물론, 주된 업무는 지재권 수사 업무이어야 합니다. 특허청과 특허법원이 점점 각광받는 이유는 바로 지재권 보호라는 국익이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또, 특허법원의 대응검찰청이 되어야 이론상으로도 설득력이 있고, 법원 측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법원은 1998년 “특허법원”을 설립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특허청으로부터 물심양면의 지원을 받으며, 과학기술계와 거리를 좁히고 있습니다.

일본은 금년 4월부터 지재권고등재판소를 설치했습니다. 우리나라 특허법원도 언젠가는 “지재권고등법원”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 대전지법은 앞으로 수년 내에 지재권 민형사 소송에 중점을 둔 1심법원으로 발전할 것같은 전망이 듭니다. 제가 소속된 검찰청도 이에 대응하는 과학기술 내지 지재권 전문검찰청을 빨리 준비해야 합니다.

며칠전, 특허청에서는 특허사법제도 개혁에 관한 건의문을 사개추위에 제출하였습니다. 현재 일반 법원에서 처리하고 있는 특허침해소송의 재판을 전문법원인 특허법원에서 집줃 처리하자는 내용입니다.

아직은 다른 중요한 사법개혁과제에 가려져 있어서 세인의 관심이 적지만, 급한 현안이 타결되고 나면, 특허사법제도 역시 큰 틀에서의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과연 행정부의 일원인 특허청에서 사법제도 개혁에 관한 의견을 내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는 있습니다만, 스님이 제머리 깍기 어렵다는 속담에 비추어 보면, 특허청에서 사법제도 개혁을 대신 거들어주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뚱딴지 같이 "왜 과학기술 검찰청인가?"라는 제목을 내걸었지만, 바로 이 때에 대비해서 미리 준비하자는 주장에 다름이 아닙니다. (燮) 
 
 
소 감 -4

첨단범죄와 검찰의 정책과제                                        2005/6/8 작성

이곳 대덕연구단지에 자리잡은 지 어느새 한달이 넘었다.
그동안 관심은 자연스레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상과 검찰의 정책과제를 어떻게 연결시키는데 모아졌다.
앞으로 6개월간의 법무부 검찰정책연구과정을 마무리할 때 보고서를 제출할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그래서, 여태까지 틈틈이 적어두었던 구상을 이곳에 공개해 본다.
아직 내용이 구체화되지 않아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이 하나의 비젼은 될 수 있을 것이다.

검찰이 당면한 시련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면 우리 조직을 합리적으로 구조조정해서 좀더 전문화해야 할 것이다.
전문화에 가장 알맞은 분야가 바로 지재권 분야이다.

지금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21세기에 들어와서 IT, BT, NT 첨단산업분야에서 세계적 성공을 거두는데 열광하면서, 한편으로는 그 역기능으로 신종 첨단범죄가 발호하는데는 걱정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걱정을 막아낼 책임은 검찰에 있다. 그런데, 검찰은 지금 이공계 엘리트의 충원에 소홀해서 이 분야에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이것을 일거에 극복해야할 시점이 되었다.

나는 이 문제의 해결책을 바로 이곳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찾고 싶다.

우리 검찰은 대전 검찰청을 첨단범죄사건 처리의 거점으로 육성하여야 한다.
조만간 가속화될 행정수도 이전 방침과, 대덕 연구단지의 우수한 인력, 과학기술계에 축적된 노하우를 연계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장래를 대비한 검찰의 미래지향적 비젼을 이곳에 추구하자는 것이다.
또, 대전으로 이미 내려와 있는 특허청 및 1998년 창설된 특허법원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지난번 인사 때 대전고검 전문부장 직제가 신설되기를 바랐다. 그곳에서 전국의 지재권 항고사건을 일괄 관할, 처리하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장차 특허검찰청의 출발점으로 삼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이었다.

특허검찰청~~~
이것은 정말 꿈에 불과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 대전에 내려와 한달을 넘긴 이 시점에서 생각하면 결코 먼나라 꿈이 아니라,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미래의 청사진이다.

지금 생각하는 설치방안은
1안; 특허검찰청
2안; 지식재산검찰청
3안; 과학기술검찰청 의 3개 안이다.
각안 마다 뉘앙스가 약간 다르며, 결국은 "지재권 + 과학수사"의 모델로 가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기안(4안)으로 일단, 대전고검 산하에 소규모로 “지식재산부"를 발족하는 방안도 좋겠다.
이 청은 내부적으로는 대전고검 검사장의 지휘 통솔, 운영관리하에 놓되, 담당업무는 전국의 지재권사건 사물관할을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현재 검찰의 인력 중에서
1. 과학수사분야 / 2. 지재권분야 / 3. 첨단범죄수사분야
의 전문인력을 점차 이곳으로 증가배치하여
대전을 명실상부한 첨단범죄 수사의 본산으로 육성하여야 겠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에서는 관련동향을 좀더 상세히 적어본다.
아래 글은 서울 중앙지검 전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틈틈이 모은 자료에다가 이곳에서 수집한 일부 정보를 보태어 작성한 것이다.
아직 막연한 부분은 차차 보완하기로 하되, 우선 여러분께 공개하여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1. 관련 입법 동향

O 우리나라 성장동력 산업의 밑거름
- 지재권 분야는 우리나라 성장동력인 IT, BT, NT와 직결되어 있으며, 최근 활발히 논의되는 기술유출범죄, 첨단범죄도 지재권을 분리해 놓고는 생각할 수 없음

O 저작권법 전면개정 등 입법 작업 진행 활발
- 인터넷상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사적이용 허용범위 등에 관한 새 규정 도입 논의 등 검찰의 수사권 확대 가능성 높음
- 지난 1월 ‘저작인접권자 전송권 부여’ 개정 시 여론 충격에 비추어 볼 때, 금년 중 전면개정 이후에는 저작권 분쟁 급격히 증가, 국민적 관심으로 부상할 전망
-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개정으로, 영리목적 불법복제에 대한 친고죄 규정 폐지 전망 높음 (국회 과기정위 심의 중)

O 산업재산권법 보호 강화 입법 추세
- 의장법을 ‘디자인 보호법’으로 변경 등 지재권 보호 강화 추세 계속
- 일본은 특허법 등 친고죄 규정을 폐지
* 이는 특허분쟁을 형사고소로 처리하지 않는 경향을 보유해온 일본이 대륙법계의 전통을 타파한 조치로서 향후 전개될 과학기술 전쟁에 대비한 방어적 입법으로 평가됨

2. 유관기관, 단체 동향

O 법원
- 1998년 특허법원이라는 전문법원을 설치한 이래, 판사들 사이에 "지재권組"가 확실하게 구축되어 전문성 면에서 검찰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기반이 두터움
- 대법원(재판연구관)과 서울중앙지법에서 지재권관련 손해배상, 가처분 사건에 대하여 정밀한 판결을 거듭함으로써 발명계, 저작권계 등의 존경을 확보해 나가고 있음
- 최근 특허법원의 조직 강화 및 서울중앙지법 지적재산권부 3개부 증설

* 특허법원 동향
특허소송실무연구회 정례 개최 등 전문실력 배양에 박차하면서
추진 현안 : 관할집중 문제,
최근 대두되는 명칭변경 => 지재권법원(저작권 관할 포함)
문제에 신중한 접근을 해나가고 있음

O 변호사단체
- 대한변리사회와 별도로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한 한국법조변리사회 창립 준비
- 향후 변호사들이 특허관련 송무사건에 본격적인 업무 참여를 할 경우, 민사 가처분, 본안소송 뿐만 아니라, 이에 병행한 형사고소 사건이 급증할 전망

O 변리사협회
- 변리사협회 차원의 내실 있는 연수 실시 등을 통해서 민형사 소송실무 학습을 강화하는 한편, 변호사 단체의 별도 변리사회 구축움직임에 반발, 이를 저지하려는 로비활동을 전개

0 특허청
- 최근 수년간 이공계 박사급, 행시, 기술고시합격자 등 우수 공무원들이 특허청에 대거 지망 정부내 최고 엘리트 부처로 급부상(금년봄 박사급 사무관 250명 증원)

- 20005.5. 사개추위에, 특허법원 관할집중, 변호사,변리사 공동대리 요청을 내용으로 하는 특허사법개혁방안 건의

3. 검찰의 현황 및 문제점

O 검찰 수사력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음
- 당사자주의에 입각한 법원, 특허청의 서면 위주 심리보다는 직권주의에 의한 검찰의 수사가 좀더 실체적 진실에 빨리, 정확하게 도달할 여지가 많음
- 검찰에서 이러한 장점을 살려 공익상 보호필요성이 크거나, 경제적 이해관계가 크거나, 과학기술적 의미가 남다른 특허분쟁은 검찰에서 철저히직접 수사함으로써 국익에 헌신하는 검찰이 되어야 함

* 법원의 특허침해금지 가처분결정의 경우, 당사자 일방의 제출증거에 이끌려 오판의 소지가 적지 않으며, 특허청의 무효, 권리범위확인심판 역시 시간이 지나치게 걸려 국민적 요구에 크게 미흡한 실정이므로 이러한 잘못을 시정할 제3의 권위 있는 기관은 검찰 뿐임을 자각할 필요 있음

O 재정신청 전면 확대실시 경우, 검찰 신뢰가 가장 손상당할 여지가 있는 분야가 바로 특허 등 지재권 분야임
- 불기소이유 부실, 조건부 기소중지 관행 비난, 전문성 부족 등 내외 비판이 집중될 우려 높음
- 항고전치로 철저 재수사 이외에 대안 없음
- 고검 전문부장 제도 신설 및 적임자에 대한 장기간 근무보장으로 문제 타개대책 불가피

4. 해결방안

< 검찰의 전문화로 새로운 지평 개척 >

(1) 국민 일반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수사철저

O 지재권관련 사건의 형사고소사건의 처리과정 및 결론의 객관성, 정밀성을 향상시켜야 함
- 최근의 첨단분야 지재권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기술검토 등이 필요함
- 전통적인 3개월 미제정리를 의식할 경우에는 사안의 실체에 접근하는데 필요한 개념이해 조차 어려운 사건도 다수 접수

* 실례 : 휴대폰 통신 기술 관련 다국적 분쟁, 인터넷 서비스 특허분쟁 등 첨단 지재권분쟁사건 (경제적 이해관계가 크거나 국제적 파장이 있는 사건들임)

O 특허청이나 법원의 결정을 기다려 이를 원용하는 식의 수동적 태도를 버리고, 검찰 독자적인 증거수집과 심층수사를 진행하여야 함
- 현재는, 법원의 소송계속 중이거나 특허청의 심판계류 중이면 검찰독자 판단을 보류하고 조건부 기소중지하는 관행
- 특허법위반 고소사건에 대한 기소율이 매우 낮음
* 우리나라와 같이 모방특허 출원 등록사례가 많은 국가의 경우에는 결국 검찰, 경찰의 심층수사가 미흡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음

2) 지적재산권 전담부서 신설

O 지재권 사건의 본류는 역시 특허권 분쟁사건임
- 지휘부서인 대검찰청 형사부 및 전국 일선검찰의 전담부서는 위조상품 단속,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 등 일상적 업무 안주 탈피
- 지재권 분야의 전문인력(과학기술조사 인력)을 다수 확보하고, 미흡한 부분은 특허청 조사관의 검찰 파견근무를 추진하는 등 실질 수사역량 확보필요
- 검찰의 이공계통 수사력 강화를 위해서는 특허검찰청 내지 과학기술검찰청의 창설을 궁극적 목표로 설정하여야 함.
- 그래야 젊은 검사들이 비젼을 갖고 따라올 것임

O 서울 중앙지검 내에 독립된 지적재산권부를 설치할 필요가 절실함
- 지난 10년 동안 서울지검 형사6부가 많은 역할을 했지만, 일반 형사사건 처리부담 때문에 지재권분야의 발전을 제대로 도모하지 못했음
- 신속하게 독립된 지재권부를 설립해서, 첨단범죄수사부와 동일하게 일관된 수사시스템을 구축할 필요 있음
- 하이테크 사건을 전담하는 차장 신설도 검토해야 할 상황임

3) 첨단범죄수사부의 보강

O 서울 중앙지검 컴수부를 첨단범죄수사부로 개칭 보강하였으나, 아직 인력, 시설보강은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임
- 이는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법상 영업비밀 침해의 친고죄 조항 폐지를 계기로 조치한 것으로 보여지나, 전반적인 지재권 분쟁의 증가추세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미흡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잠정적 대응조치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됨
- 명칭변경에 걸맞은 전문인력(네트웍, 보안, 프로그램 분석 등 과학기술 전문가)을 확보하고, 최신 분석장비, 시설 및 적정한 작업공간을 제공해 주는 적극적 대책이 수반되어야 함

[강신규]

대전에 가셨다고 말씀들었습니다/건강하시죠?선배님/연락드리면 총동문회는 나오실수있으신지요?

[김학준]

아따 길다..그래도 이 만큼이 보고서 일부라니~~ 여하간 건성건성 읽었지만 끝까지는 읽었다.나 한테 지재권 분쟁 관련 일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혹여 있다면 도움 청해야겠네..진섭의 건투를 빈다!!

[김기모]

글을 통해 직업인으로서의 진섭이만아닌 인간으로서의 진섭이를 만나는 귀한 글 고맙게 읽었네.. 아내와 두 아들이 있는 가정과 일하는 직장..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진섭이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역사가 있기를 기도하네..

[홍승남]

역시 우리 12회의 작은 거인인 진섭의 또 다른 변모에 격려와 건투를 빈다. 지적재산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소식에 기쁠 따름이다. 건강유의하며 잘 지내라.

[진섭]

강신규 아우님, 요즘 서울-대전 왕복하느라 주말 시간도 잘 안나는 형편이에요. 그러나 연락은 주세요. 최대한 틈내볼께요.

[진섭]

학준아. 고맙다. 항상 따뜻한 관심을 벗들에게 보여주는 네 모습이 정겹다. 더 자주 보아야 할텐데, 그렇지 못한게 아쉽구나. 지난번 등산에서 모처럼 만나 참 좋았다. 항상 활기찬 네 모습을 보면 더 발전해나가리라 믿는다. 건강과 행운이 항상 함께 하길 바란다.

[진섭]

기모~~~ 네 활약상을 바라보면 참 신기한 느낌이 든다. 성공적인 글로벌 사업가이면서 선교사라는 생각도 드니 말이다. 나 역시 나이 들면서 비로소 신앙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지. 일찍부터 맑고 착한 영혼을 지녀온 자네의 지도와 도움을 많이 받게 되길 빈다.

[진섭]

홍승남 교수님~~~ 전시회는 또 언제 하시는가? 예술하는 벗이 있으니 참 자랑스럽지. 얼른 좋은 작품전을 열어서 동창생들을 즐겁게 해주시길 부탁드리네.

[김태영]

남들이 생각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의 개척자... 언젠가 빛이 크게 날 것으로 믿네...

[조영태]

가까운 데 있으면서도 못 보고 있잖아. 전주에 한번 다녀 가지 않을래? 라이브 카페도 있고 괜찮아. 내가 조만간 전화하마.

[진섭]

지난번 태영이 집에서 정말 좋더라. 친구들에게 그 행복 나눠주는 네가 고맙고 자랑스럽다. 영태야 그래, 난 아직 전주 구경을 못했다. 내가 그리 가는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