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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장달수의 한국학 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낙민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70)권 오 경*
❙ 차 례 ❙
Ⅰ. 연구 목적 및 방법
Ⅱ. 자료 정리 및 문제점
Ⅲ.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
Ⅳ. 결론
【국문초록 】
경북 고령군은 가야문화의 발상지이자 중심지이다. 그리고 고령군은 교통의 중심이
기도 하며 옛날부터 농업이 발달한 곳이다. 이러한 문화적, 지리적 환경을 감안하면 고
령의 전승민요는 매우 다양하게 발달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고령군의
전승민요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나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따라서 고령군의
전승민요의 존재양상과 특징에 대해서는 잘 열려지지 않았다.
본고는 이러한 사정 위에서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자료를 모으고 이를 기
초로 고령군 전승민요를 노동요, 의식요, 유희요로 나누어 살폈다. 노동요 갈래에서는
모찌는소리와 모심는소리, 논매는소리, 보리타작소리, 밭매는소리, 어사용(나무하는소
리)을 살폈고, 의식요에서는 지신밟는소리, 액막이소리, 달구소리와 상여소리를, 유희
요에서는 특히 등검쟁이타령, 각설이타령(장타령)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이 중에서 보
부상 노래인 등검쟁이타령, 개진면의 장승백이 민속과 논매는소리의 결합 현상은 주목
할만한 자료임을 밝혀둔다.
* 부산외국어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150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주제어
경북 고령군, 고령민요, 가야문화, 옹헤야, 등검쟁이타령, 각설이타령, 장승백이, 모심
는소리, 논매는소리, 지신밟는소리, 어사용
Ⅰ. 연구 목적 및 방법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Revolutionary Wealth1)에서 차세대의 부
(富)는 프로슈머(prosumer) 중심으로 창출될 것이라 하였다. 프로슈머는
소비하는 가운데 생산이 이루어진다는 뜻인데, 어떤 일을 좋아서 하다보면
그것이 곧 생산과 부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소비가 소비로 그치는 것이 아
니라, 소비가 부를 가져오는 전혀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이 말
속에서 우리는 민중이 창조하고 향유하는 전승민요도 새로운 부의 창출의 근
원지로 부각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이미 산업사회에서 문화시대로 넘
어온 현 시점에서 새로운 부는 이미 프로슈머 단계로 넘어와 진행되고 있다.
민요가 문화상품이고 구술문학이 경쟁력을 갖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중
요한 것은 부의 창출이 단순히 풍요로운 경제 활동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
라, 새로운 예술을 포함한 새 문화를 만들어내고 전승민요의 행방을 좌우한
다는 데 있다.
동아시아에서 전승민요에 대한 사회문화 혹은 문학적 접근은 詩經에 연
원한다. 시경의 風, 雅, 頌은 노래(민요)의 기능적 분류에 해당하며, 민요를
포함한 문학의 사회적 쓰임을 최초로 언급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후 민요는
天心을 반영한 天氣의 결과물로 이해되며 정치적 사정을 이해하는 도구로 이
용되어 소위 ‘시경 정신’ 문화를 양산하였다. 산업혁명 이후 민요의 쓰임은
1) 앨빈 토플러, 김중웅 역, 부의 미래, 청림출판, 2006.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51
물밑으로 가라앉았고 간혹 민족주의나 낭만주의의 온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예술이 중심되는 시대에는 문학과 음악의 한 부분으로 조명을 받았는데, 이
제 문화가 경쟁인 시대가 되니 민요가 문화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천 통
명농요와 같은 향토색 짙은 민요가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강릉단오
제나 정선아라리가 유네스코에서 세계무형문화재로 거론되고 있다. 각 지역
의 다양한 설화는 스토리텔링으로 재가공, 콘텐츠화되어 교육용이나 게임용
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상도에는 두 개의 문화가 있다. 가야문화(변한)와 신라문화(진한)가 그
것이다. 두 문화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조망할 때는 신라의 승리로 가야 역사
가 중단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문화 그 자체로 이해하자면 사정이 달라
질 수 있다. 사라진 왕조사 대신에 가야의 핏줄을 이은 민중사가 설화와 구
전민요 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야와 신라의 역사만큼 이 땅의
설화와 민요는 문화적 경쟁력이 있다.
경북 고령군은 대가야문화의 발상지이자 가야문화의 중심지이다. 고령의
전승민요 또한 고령의 역사와 민심을 반영하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이자 문학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군 일대에 전승되는 민요에 대한 체계적인 조
사나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른 시․도에서 구비문학이나 민요
자료집(CD 포함)을 속간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전승민요는 구연자의 운명과 함께 하는 것인 만큼 휘발성이 강하다. 따라
서 현장 조사가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많은 시간과 열정, 그리고 행정
적 지원이 수반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또한 전승민요는 그 전승 체계가 느슨
하면 전승의 고리가 쉽게 끊기게 된다. 따라서 체계적인 보존 정책이 수반되
어야 한다. 또한 민요는 살아있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우리 삶과 같이 민요
갈래간 서로 상생하거나 경쟁하며 살아나거나 소멸한다. 물론 민요는 기능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 기능이 소멸하면 소리도 소멸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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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기능의 전용을 통하여 부활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전승되는 가창민요 중
에는 노동요나 의식요에서 넘어온 것이 많다.
본고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고령군 민요에 대한 일차적 접근을 시도하고
자 한다. 즉, 고령군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민요 자료를 정리하고 문제점을
진단한 후, 고령군 민요의 특징을 민요 갈래별로 고찰하고자 한다.
민요생태학적 관점에서 고령군에 전승되는 민요의 특징을 살피기 위해서
는 우선 고령군 내의 민요 상황을 살펴야하겠지만 온전한 모양을 알기 위해
서는 고령군과 이웃한 지역의 민요와 비교해보거나 거시적 차원에서 고령군
의 민요를 조망할 필요가 있다. 지역 밖의 민요가 어떻게 고령으로 들어왔는
가, 고령의 소리가 어떻게 지역 밖으로 진출했는가 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작업 과정에서 민요 갈래별 가창방식, 내용(주제), 가창 주
체는 비교의 중심 항목이 된다. 본고는 집중적인 현장 조사를 통하기보다는
기존에 조사된 자료를 중심으로 이와 같은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일정한 한
계를 지닌다.
고령군 민요의 체계적 접근을 통한 고령군 민요의 특성을 찾을 수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민요를 재가공하여 현대적으로 재생산할 수도 있다. 즉, 문화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중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
을 것이다. 문화의 시대에는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또한 연구의 한 방법
일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차후 과제로 남긴다.
Ⅱ. 자료 정리 및 문제점
1. 기존 자료 정리
지금까지 고령군을 대상으로 조사된 민요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별,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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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고령군 민요의 존재양상을 표로 보이면 아래와 같다.
∙大伽倻의 얼(고령군, 1982)
∙한국민요대전 경북편((주)문화방송, 1995)
∙한국민요대관(정신문화연구원, 김기현/권오경)
∙새로 발굴한 한국구비문학(경북 고령군), 김광순(박이정, 2006)
∙가야문화연구소(http://dc.kaya.ac.kr/~kayaculture)
읍 면 대전, 대관 한국구비문학 가야문화
고령읍 상여소리, 달구소리(대전)
모심는소리(2), 상여소
리(1), 청춘가, 베틀가
모심는소리(2), 논매는소리, 상여소리, 달구소
리
덕곡면
모심는소리(5), 달구소
리, 상여소리, 청춘가
모심는소리(5), 논매는소리, 밭매는소리, 지신
밟기소리
운수면
모심는소리, 논매는소리,
보리타작소리, 나물노래,
지신밟기소리(대전)
모심는소리(4), 성주풀
이, 화투노래, 창부타령
모심는소리(3), 논매는소리(2), 나무하는소리
(2), 지신밟기소리, 상여소리
성산면
물레소리, 생가락지, 방
아깨비노래
모심는소리(5), 달구소
리, 청춘가, 베틀가
모심는소리(7), 논매는소리, 밭매는소리, 나무
하는소리, 상여소리, 달구소리
다산면
모심는소리(7), 베틀가,
상여소리, 성주풀이
모찌는소리, 모심는소리(4), 나무하는소리(2),
지신밟기소리
개진면
등검쟁이타령(얼)
논매는소리, 어사용(나무
하는소리)(대전)
옹해야소리, 칭칭이, 달
기소리, 모심는노래, 액
막이타령(대관)
모심는소리(2), 베틀가
(2), 논매는소리
모찌는소리, 모심는소리(10), 논매는소리(2),
밭매는소리, 나무하는소리(5), 상여소리, 달구
소리, 베틀가(2)
우곡면
모심는소리(3),이별가,
창부타령
모심는소리(5), 논매는소리(2), 밭매는소리,
쌍림면 장타령(대전) 모심는소리,
모찌는소리, 모심는소리(4), 밭매는소리(2),
상여소리, 달구소리, 베틀가, 나무하는소리
지역불명
모심기, 보리타작, 베틀
가, 자장가(얼)
<표 1> 지역별 민요 조사 현황:( )는 자료수, ( )가 없는 경우는 1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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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래 하위갈래 지 역
노동요
논농사
모찌는소리 다산면, 개진면, 쌍림면
모심는소리 고령읍, 덕곡면, 운수면, 성산면, 다산면, 개진면, 우곡면, 쌍림면
논매는소리 고령읍, 덕곡면, 운수면, 성산면, 개진면, 우곡면
밭농사
보리타작소리 운수면
밭매는소리 덕곡면, 성산면, 개진면, 우곡면, 쌍림면
채취노동
나물노래 운수면
나무(풀)하는 소리
(어사용)
성산면, 다산면, 운수면, 개진면, 쌍림면
길쌈노동
베틀가 개진, 쌍림, 고령읍, 성산
물레소리 성산면
가사노동 자장가 불명
의식요
장례요
상여소리(운상) 고령읍, 운수면, 덕곡, 다산, 성산면, 개진면, 쌍림면
달구소리(성분) 고령읍, 성산면, 덕곡, 개진면, 쌍림면
세시요
지신밟는소리 덕곡면, 운수면, 다산면
액막이타령 개진면
유희요 가창유희
쌍가락지 성산면
방아깨비노래 성산면
등검쟁이타령 개진면
칭칭이 개진면
장타령 쌍림면
청춘가 고령읍, 덕곡면, 성산면
창부타령
기타
우곡면
<표 2> 갈래별 민요 조사 현황
2. 문제점
위 표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최초의 전국적 단위로 체계적으로 민요를 포함한 구비문학 조사를 실시한
한국구비문학대계(정문연)에서 고령군이 제외되었다. 이소라의 한국의
농요 작업에서도 제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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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정보(조사자, 조사지역 및 조사일)가 없거나 미약한 자료가 많다. 또
한 자료에 대한 설명이 없거나 부족하다.
․조직적, 전면적 조사가 아닌, 일부 지역 조사에 그치고 있다.
․조사 자료의 수가 지극히 적다. 즉, 조사되지 않은 자료가 많다.
․고령의 민요적 특징을 밝혀줄 자료가 많지 않다. 특히 논매는소리나 상여
소리는 지역마다 존재하며 그 지역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소리들인
데, 이들 자료가 많이 부족하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시정, 보완하기 위해서는 고령군 전체를 대상으로
집중적이고 전면적인 민요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조사 과정에서는 현
지인이 사용하는 민요 명칭과 민요 노랫말에 딸린 사연(유래), 가창방식과
제보자 정보, 민요 학습의 시기와 지역, 기능이나 민요 가창에 부수되는 금
기사항, 과거와 현재의 차이 등을 상세히 조사, 기록하여야 한다. 이러한 작
업은 개인의 힘으로는 매우 힘들며 고령군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다.
본고에서는 이미 밝힌 바처럼, 이러한 제반적인 한계를 안고 <표 1>과
<표 2>의 자료를 바탕으로 논지를 전개한다.
3. 고령군 민요 접근의 전제
1) 지역적 전제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는 경상 우도, 즉 낙동강 서안 지역은 땅이 비옥하
며 특히 가야천 유역의 성주, 고령, 합천과 지리산 주변의 진주, 남원 등은
한반도 안에서 가장 비옥한 땅으로서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가장 높으며 농업
용수가 풍부해서 가뭄 피해를 겪지 않는다 하였다.2) 그만큼 고령은 농업이
2) 김태식, 미완의 문명 7백년 가야사-가야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나 2권, 푸른역사,
2002, pp.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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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발달한 곳이며, 이에 수반하는 논농사, 밭농사, 잠업이 발달하였음을 짐
작할 수 있으며 더불어 논농사, 밭농사 관련 노동요가 자연히 발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고령의 신화나 제의를 보더라도 소를 숭배한 흔적이 많은데 이
는 곧 농경을 중시했음을 의미한다.
대가야가 전성기였던 5세기를 기준으로 본다면 낙동강 우도는 가야문화권
이고 좌도는 신라문화권이다. 우도는 지금의 전라남북도 동부 지역을 모두
포함한다. 영남의 교환창 모심는소리가 전라도에서 그대로 전승되는 지역이
다. 따라서 경상 서부지역 및 전라 동부 지역 민요와의 비교를 통한 고령 민
요의 존재양상과 동이(同異)점을 고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은 경북, 경남 민요의 경계지역에 위치한다. 경북 서부권은 상주를
중심으로 상주-문경, 선산(구미)-금산(김천), 성주-고령으로 三分되고 경
남 서부권은 거창-함양-산음, 합천-삼가-의령, 진주-하동-사천-남해
등으로 三分되는데, 이 중에서 민요 전승의 측면에서 쟁점이 되는 경계지역
은 고령, 성주, 거창이다.3) 고령은 주변지역과의 민요 교섭 양상이 많은 곳
이다. 대구권의 금호강과 거창권의 황강의 영향을 다 받는다. 이는 고령군의
민요가 특색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고, 반대로 고유한 민요를 지키기 위한 노
력이 수반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낙동강의 소분지 중심의 폐쇄적인 문화를
감안한다면 고령문화도 하나의 독립된 고유한 생활문화를 유지한다 할 수 있
고, 경계지역으로서 다양한 민요를 보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
이 두 측면을 동시에 고찰할 필요가 있다.
2) 인문적 전제
고령은 대가야의 문화를 꽃피운 곳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고유의 문화
3) 권오경, 「영남권 민요의 전승과 특질 연구-전이지역을 중심으로」, 우리말글 29, 우
리말글학회, 2003,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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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지닐 가능성이 많다. 초기(1~3, 4세기)에는 김해 금관가야가 맹주 노릇
을 했고, 4~5세기 이후에는 고령 대가야가 맹주 노릇을 했다. 그러나 세월
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대가야의 노래문화가 현재까지 남아있다고 하기는 어
렵다. 다만, 논매는소리나 보리타작소리와 같은 노동요와, 상여소리, 지신 밟
는 소리 등의 의식요는 비교적 고유한 형태를 유지하며 지역별로 잘 전승되
기 때문에 이들 자료를 통하여 고령의 문화적 색깔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세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유
물 양상으로 보아 고령은 전(前)단계 가야 형식을 계승한 양상을 보이고 있
는데 비하여, 성주는 낙동강 동안(東岸)의 신라 양식을 띠고 있어서 문화적
으로나 정치적으로 경주의 신라왕권과 교섭이 깊은 것을 반영한다.4) 때문에
지역적으로 인접한 성주와 고령의 토착적 문화는 의외로 이질성을 지닐 가능
성이 높다. 실제 그러한 현상이 몇몇 민요 갈래에서 목격된다. 하지만 이러
한 현상이 어느 정도의 개연성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다.
지리적 상황과 더불어 정치, 경제적 인문 환경도 문화권 형성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5세기 말 대가야 전성기에는 거창, 하동에 축성하여 백
제와 경계하고, 동남으로는 삼가, 의령에 축성하여 신라와 경계하였다.5) 고
령 양식 토기 문화권의 확장을 시기별로 보면 서쪽으로 확장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5세기 중엽에는 남원일대까지, 5세기 3/4에는 합천, 5세기 4/4에는
함양, 6세기 1/4에는 합천 삼가, 6세기 2/4에는 진주, 함안까지 확장되었
다.6) 이로보아 고령의 대가야 문화권은 서로는 전라도 동부, 남으로는 남해
안까지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대가야 문화권을 염두에 두면서 고령
4) 김태식, 加耶聯盟史, 일조각, 1993, p.98.
5) 김태식, 위의 책, p.130.
6) 이희준, 「토기로 본 대가야의 권역과 그 변천」, 가야사연구, 경상북도, 1995, pp.419~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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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민요와 이들 가야결성지역7) 간의 민요를 상호 비교하면 특별한 동이점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일본의 히로시마를 중심으로 하는 주고꾸
(中國)지역의 田植歌(모심는소리)가 경상도의 것과 매우 흡사한 점을 고려한
다면 구연 현장과 상황,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고령의 민요를 더
욱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Ⅲ.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
민요는 각국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기능 중심으로 분류된다.
즉, 노동요, 의식요, 유희요로 나뉘어지고 그 나머지는 비기능요에 포함된다.
그러나 민요가 불려지는 현장을 중심으로 살피면 기능 없이 구연되는 노래는
없다. 각종 타령류와 같은 노래도 가창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
기 때문에 가창유희요에 넣을 수 있다. 비기능요라는 말을 사용하면 그에 해
당하는 소리(노래)는 별 가치가 없는 것처럼 취급되기 쉽다.
또한 어느 한 지역의 민요는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이웃
지역과의 교섭을 통하여 변화하고 그 가운데 지역적 정체성을 확보해가는 특
성을 지닌다. 이와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이웃 지역 간의 민요 비교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본고에서는 고령군과 이웃한 지역과의 비교를 통한
고령군의 전승민요의 특성을 찾고자 한다.
7) 번 호 국 명 고지명 현지역
1 대가야 경북 고령 고령군 일대
2 아라가야 경남 함안 함안 일대
3 고녕가야 함녕 경북 상주 함창일대
4 성산가야 벽진 경북 성주군 일대
5 소가야 고성 경남 고성군 일대
6 금관가야 김해 경남 김해일대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59
1. 노동요
1) 모찌는소리
고령의 모찌는소리 노랫말은 ‘들어내세’ 유형과 ‘조루세(저루자)’ 유형이
보인다.
<자료 1>
들어들어 저 들에들에 이 모밭을 들어내자
이모밭을 들어들어 저 모밭에 들어내자(가야문화연구소)
들어내세 형은 김천, 상주, 구미, 영천, 대구, 달성, 거창 등지에서 채록
되었다. 즉, 경북, 경남 서부 및 경북 내륙에 집중적으로 전승하는 노랫말유
형이라 하겠다. 고령도 이 영역에 해당한다.
<자료 2>
조루자 조루자 큰애기뒷집을 조루세
조루자 조루자 아들빼미를 조루세
조루자 조루자 이 논배미를 조루세
조루자 조루자 세마지기를 조루세(가야문화연구소)
조루세 형은 상주를 거쳐 충청도 영동과 중원까지 보이지만 경남 고성이
가장 전승력이 강하다. 따라서 고성의 소리가 고령에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교환창이 아닌 선후창으로 불려지는 것도 경북의 일반적 모찌는소리의 가창
방식과 다르다.
2) 모심는소리
모심는소리는 경상도 노동민요 중에서 가장 많이 분포하고 그 노랫말 가
짓수도 가장 많다. 2행 압축 형식의 교환창으로 불려지면서 은유, 상징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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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 장치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장르라 하겠다.
전국적으로 모심는소리로 확인된 노래는 모두 19종이다. 하나소리는 경기
지역, 아라리는 강원지역, 정자소리는 영남지역, 상사소리는 호남과 충남지역
에 자리하면서 인접지역의 모심는소리와 대립하거나 보완적 관계를 유지한다.
경북을 포함한 영남의 모심는소리는 정자소리권에 속하며 대개 교환창으로
불려진다. 경남의 모심는소리는 정자소리권에 속하지만 교환창과 선후창이
혼재한다. 이는 작업 현장이 경북보다 개방적이라는 뜻이 되기도 하고, 현장
적으로 접근하면 모심는소리 남부지역에서 더 발달했다고 볼 수 있다. 고령
은 교환창과 선후창이 공존하므로 경북과 경남의 경계지역에 해당한다.
특히 고령의 모심는소리 노랫말 중에는 지역적 역사를 반영한 특이한 것
이 있다.
<자료 3>
산아 산아 미숭산아 얼굴 고와 미숭이냐
우리 마을 아가씨 네 닮아서 예쁘다네
물아물아 가야물아 이 논빼미에 채워다오
우리어미 젖줄같은 이 은공에 모자란다
산아산아 가야산아 이비가라 가야산아
산아산아 가야산아 정견모주 가야산아
이 들판을 살피고 우리 논을 보살피사
물고물은 가득하고 모진바람 막아주소(가야문화연구소)
위 노랫말에서는 모심는 과정에서 미숭산, 가야산의 산신을 부르고 물의
신을 불러 풍요를 기원하는 모습이 있다. 가야산 여신인 정견모주(正見母主)
와 천신인 이비가(夷毗訶)의 결합으로 대가야와 금관가야의 왕이 탄생한 신
화를 반영한 이 노랫말에서 천신, 산신, 수신 숭배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이
러한 신앙은 가장 원초적인 것으로 풍농과 직결된다. 따라서 모심는소리에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61
주술성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노랫말이라 하겠다. 모심는소리의 주술성은 아
래 노랫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자료 4>
물꼬랑 철철 헐어놓고 주인 양반 어데 갔노
문애야 전복 순에 들고 첩의 방에 놀러갔네(문화방송, 운수면 운산1리)
이 노랫말은 흔히 논주인 양반을 비판 풍자하는 것으로 해석하지만 사정
은 다르다. 이 노랫말은 영남권의 모심는소리 노랫말 가운데 “모야 모야 노랑
모야”와 함께 가장 먼저 불려진다.8) 일의 현장을 감안하면, 아침에 일을 시
작하면서 논주인을 욕하여 불협과 갈등의 노랫말을 불러야 할 이유가 없다.
모심는 노동 현장은 이념의 대결을 펼치는 장이 아닌, 노동을 통한 축제의
대동 두레 현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의 수천편의 모심는소리를 다 보아
도 부정적, 풍자, 비판의 내용을 담은 모심는소리 노랫말은 거의 없다. 따라
서 이 노랫말은 표면적으로는 남녀 유희의 성격을 지니지만 이면적으로는 제
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물은 용신이고 문어 전복은 용신이 좋아하는
해산물이다. 일본의 田植歌(타우에우타)와 비교하면, 이는 水口祭에 해당한
다.9) 수구제는 산신제에 이어 연행되는 것으로, 일본과 중국에서 두루 목격
된다. 한국의 수구제는 바로 위 노랫말에 반영되어 있다 하겠다. 위의 <자료
3>에서 가야산신을 부르고 수신을 부르는 것도 제의성과 관련하여 해석하면
산신제, 수구제와 관련 있다. 특히 가야산은 가야의 시조이자 수로와 형제지
간인 정견모주가 산신으로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 산에 대한 기원은 풍농을
바라는 염원이 진지하고도 간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10)
8) 조동일은 경북민요(형설, 1977)에서 이 소리는 낮에 심심할 때 주인을 풍자하며 부
른 것이라 했지만 실제 사정은 이와 다르다.
9) 권오경, 「한․일 모심는소리(田植歌)의 제의성(祭儀性) 비교 연구」, 한국민요학 24집,
한국민요학회, 2008, pp.30~32.
162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한편, 고령에서는 모심는 일을 마칠 때 ‘조루자(저루세)’ 노래를 부른다.
전남의 모심는소리는 주로 상사소리를 쓰는데, ‘늦은상사소리’와 ‘잦은상사소리’
가 장르적으로 보완관계를 가진다. 고령의 경우, ‘조루자’와 같은 소리가 ‘잦은
소리’의 기능을 한다.11) 대구 현풍12)에서도 이와 같은 노랫말 구연 방식을
찾을 수 있어서 고령을 포함한 주변지역도 같은 문화권이라 할 수 있다.
고령의 모심는소리의 특징 중의 또 하나는 자진모심는소리가 발달했다는
것이다. 교환창으로 소리를 주고 받다가 자진모심는소리로 옮겨오면서 앞소
리에 이어 일정한 뒷소리(조루자 조루자 요 논빼미를 조루자)를 부른다. 자
진모심는소리가 발달함에 따라 모심는 일을 마무리할 때 부르는 소리 또한
‘조루자’와 ‘수제비’노래가 공존하는 특징을 보인다. ‘조루자’는 특히 경남 고성
에서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소리이다. ‘퐁당퐁당 수지비’ 노랫말은 일의 막바지
에 일손을 바삐 하다보니 모를 심는 행동이 마치 수제비를 떠 넣는 것과 비
슷하다 해서 붙은 이름인데, 이 역시 모심기 마무리할 때 부르는 자진 모심
는소리이다. 고령에서도 이 소리가 채록되었고, 이웃 창녕군 대합면 신당리,
길곡면 마천리 북마, 의령군 궁유면 업곡 1리 등에서도 채록되었다.13) 대개
경남 남부 지역에서 많이 전승되는 소리이다.
<자료 5>
퐁당퐁당 수지비 사우판에 다 올랐네
조루자 조루자 요 논빼미를 조루자(민요대전, p. 156)
10) 다음과 같은 노랫말도 있다.
물아 물아 가야물아 이 논빼미 채워다오/우리 아기 젖줄같은 비오논에 모자란다./서마
지기 이 논뱀이 천석만석 부라주소/ 산아산아 가야산아 우리 겨리 가야산아/산아산아
가야산아 정력모주 가야산아/이 들판을 살찌우고 우리 논을 보살피소(가야문화연구소)
11) 권오경, 「영남민요의 전승과 특질」, 우리말글 25, 우리말글학회, 2002. 8, p.224.
12) 대구 달성군 현풍면 오산 1리:‘졸아자’(조루자) 사용(제보자는 경남 창령군 대아면
출신).
13) 조희웅 외, 영남구전민요 자료집, 월인, 2005.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63
이외에 고령군에서 다수로 조사된 노랫말을 빈도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
과 같다.
모야모야(12회) / 능청능청(11회) / 서마지기(10회) / 이물고저물고(5회) / 모
시야 적삼(4회) / 이논에다 모를 심어(3회) / 퐁당퐁당(3회)
<자료 6>
모야모야 노랑모야 니 언제 커서 열매 열래
이달 크고 내달 커서 7, 8월에 열매열지
능청능청 저 비루 끝에 무정하다 울오라바
나도 죽어 후생가서 낭군부터 섬겨볼래
서마지기 이 논빼미 모를 심어 정자로다
우리야 부모 산소등에 솔을 심어 정자로다
이 논에다 모를 심어 금실금실 영화로다
부모없는 동생 키워 갓을 씌워 영화로다
해는 지고 저문 날에 골골마다 연기나네
우리님은 어디가고 연기낼 줄 모르는고
서마지기 논빼미는 반달같이 떠나가네
니가 무슨 반달이냐 초생달이 반달이지
3) 논매는소리
모심는소리가 노랫말 중심의 소리라면 논매는소리는 창곡(唱曲)이 중심되
는 선후창 소리이다.14) 영남 지역 논매는소리는 <긴소리-짜른소리-방아소
리-옹해야-쌈싸는소리-장원질소리(집으로 돌아오며 부르는 소리. 칭칭이
가 대표적>로 연쇄적으로 짜여져 있다. 경기도의 논매는소리가 <긴소리-방
아타령-상사디야-몸돌소리(쌈싸는소리)>로 구성되는 것과 비교할 때 그 차
이가 분명하다. 고령지역 논매는소리의 구성도 <긴소리-자른소리-매조지는
14) 개진면의 모심는소리, 논매는소리는 남성 교환창으로 불려지는 것이 있다.
164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소리-칭칭이소리(혹은 방아소리)>로 구성되어 있어 영남의 보편적 논매는소
리 구성과 일치한다. 아래 자료는 <상사소리-잘도하네소리-방아소리>로 구
성된 경우이다. 노랫말을 대개 생략하고 뒷소리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자료 7>
애이여 우 상사디여
어떤 사람 팔자 좋아 고대광실 높은 집에 사모에다 핑경달고 들민 한들 날민
한들
이내팔자 잘못타서 먹고나면 땅만 파고 자고나도 땅만 파네
애이여 우 상사디여
에헤 이헤 헤헤 헤헤야 엘화 사호노 잘도하네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노는 달아
아호호 방해야 오호호 방해야
노자노자 젊어노자15)
위 노랫말 중간에 보이는 ‘에엘하사호노 잘도하네’ 유형은 ‘소호니소리 잘
도하네’로 알려져 있다. 경북 상주가 전승의 핵심지역인데, 고령이 이 소리를
받아들였다. 참고로, 이 소리는 상주에서 김천, 구미, 칠곡으로 남하하다가
대구, 성주의 긴소리권에 막혀 전파가 그쳤다. 위로는 충청도 옥천, 진천까지
조사되었다.
<자료 8>
옹헤야//옹헤야
사해창생//농부들아//옹해야//옹헤야
일생신고//하지 마라//옹헤야//옹헤야
만인은//행색이요//옹헤야//옹헤야
천하대본//이 아니냐//옹헤야//옹헤야
신농씨//지은 농사//옹헤야//옹헤야
15) 운수면(대전, pp.158~159)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65
전파만세16)//오늘날에//옹헤야//옹헤야
우리 농부//이어 받아//옹헤야//옹헤야
천하만민//먹이나니//옹헤야//옹헤야
이//공덕을//뉘가//알까//옹헤야//옹헤야
서마지가//요논빼미//옹헤야//옹헤야
반달만큼//남았구나//옹헤야//옹헤야
지가//무슨//반달이냐//옹헤야//옹헤야
초승달이//반달이지//옹헤야//옹헤야
조루자//조루자//조루자//조루자
다 매었다//다 매었다//다 매었다//다 매었다//이후후후
쾡이야//쾡쾡//쾡이야//쾡쾡//쾡이야//쾡쾡
칭칭칭나네
우수풍년//금년에도//칭칭칭나네17)
위 옹헤야 소리는 세벌 논매기 할 때 불렸다. 긴소리로 옹헤야가 쓰였고,
조루자를 가져와서 잦은 소리로 삼았다. 그리고 이후후 소리로 마무리하였다.
칭칭이소리가 마지막에 불려짐으로써 장원질의 기능을 담당하였다. 그래서
이 논매는소리의 구성은 <옹헤야-조루자-칭칭이>로 되어 있다. 옹헤야가
긴소리, 짜른소리로 두루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 이 지역은 달성, 경산, 청도
와 더불어 옹헤야의 중심권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옹헤야가 매조지는소리로
기능하는 군위, 성주, 의성 지역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18) 이제 상사디
야 소리에 이어 자진논매는소리로 옹헤야를 사용하는 사례를 보자.
<자료 9>
에이여루 상사디야(이하 생략)
먼데 사람은 소리를 듣고
16) 전파만세:만세에 전하여.
17) 고령군 개진면 양전리(조용찬 제보, 1995. 12. 20, 김기현․권오경 조사).
18) 권오경, 「영남권 논매는소리의 전승양상과 사설구성의 특질」, 한국민요학 12집, 한
국민요학회, 2003, p.17.
166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청사 초롱에 불밝혀 들고 / 첩의 집으로 놀러 가자
첩의애 집은 꽃밭이가 / 나의 집은 연못가라
꽃과 나비는 한철인데 / 연못 속에 금붕어는 사철이라
에이야 옹헤야 /
이리 저리 옹헤야 / 둘러보고 옹헤야
잘도야 하네 오옹헤야19)
고령은 모심기와 논매기의 전국적 판도를 기준으로 볼 때, 모심는소리가
논매는소리보다 우세한 지역이기 때문에 다양한 논매는소리가 존재할 가능성
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은 논매는소리가 발달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논매는소리가 고형의 것이라면 고령은 고형의 소리를 많이 간직하
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논매는소리 가운데 가장 넓은 분포권을 지닌 소리가 방아소리와
상사소리이다. 방아소리는 황해도 연백평야, 또는 경기도 김포평야에서 연원
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데,20) 충청권을 거쳐 경북 문경․예천․의성․영풍․봉화․상주․선산․달
성․고령까지 남하하였다.21) 상사소리는 경기도, 또는 강원도 영서지역에서
발원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것들은 경기와 강원 영서지역에 세력을 강하게
구축한 뒤, 충남의 동부 외곽과 충북을 통해 남진의 루트를 확보하면서 영남
과 호남에까지 도달했다.22) 그래서 상주, 성주, 거창, 고령을 거쳐, 의령,
진주, 고성, 함안 밀양, 창원, 김해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23) 경상남․
19) 김수경, 남, 80, 고령군 덕곡면 가륜 2리(덤뒤마을) 1995, 필자 조사.
20) 김진순, 「한국농업노동요의 분류와 분포」, 구비문학연구 4집(한국구비문학회, 1997,
p.325.
21) 권오경, 「영남권 <논매는소리>의 전승양상과 사설구성의 특질」, p.15.
22) 강등학, 「모심는소리와 논매는소리의 전국적 판도 및 농요의 권역에 관한 연구」, 한
국민속학 38, 한국민속학회, 2003.
23) 권오경, 「영남권 <논매는소리>의 전승양상과 사설구성의 특질」, p.12.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67
북도와 경계를 이루는 전라남․북도 지역의 <논매는소리>는 ‘상사디여’ 계열
이 아니라, ‘산아지타령’ 계열의 소리임을 감안하면 경남의 서남부 지역의 ‘상
사디여’ 소리가 전라권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이러
한 사실을 두고 본다면, 고령의 상사소리는 상주에서 김해에 이르는 전승 과
정의 중간 지역에 해당한다.
방아소리와 상사소리의 파급으로 인해 빚어지는 외지 논매는소리와 자생
논매는소리의 충돌은 중앙문화와 지역문화의 대립 현상을 일으킨다. 고령의
경우, 다양한 뒷소리가 전승되는 것으로 보아, 대립의 문화소보다는 공존이라
는 화해의 원리가 더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북서부와 경북내륙의 문
화를 동시에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전에는 상사소리, 오후에는 잘
도하네를 가창하는 지역도 있다. 운수면 운산1리가 그 예이다.
외지소리로는 상사소리와 방아소리가 내지소리와 경쟁하며 공존하기도 하
고 서로 경쟁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내지소리도 긴소리(에이여-, 옹헤야,
잘도한다 등)와 짜른소리가 공존하기도 하고 경쟁관계에 있다. 지금까지 언
급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내지소리간의 경쟁:잘도한다는 상주를 중심으로 전승되는데 북상하
고 남하하였다.(고령 일부도 이 영향에 든다) 에소리와 옹헤야는 경북북부에
서는 상생관계에 있는데 남부에서는 경쟁관계에 있다.24)
2) 외지소리와 내지소리의 경쟁:방아소리와 상사소리가 상주의 잘도하
네 소리에 막혀 남하 경로가 차단되자, 비교적 방어선이 약한 경북 남동부
(청도, 경산)쪽으로 남하하였다. 그러나 방아소리보다는 상사소리의 경쟁력이
강하여 경남 일대는 상사소리가 두루 퍼졌다. 이러한 이유로 방아소리는 찾
아보기 어렵다.
24) 강등학, 앞의 글, pp.49~51.
168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3) 고령의 경우:잘도하네 소리의 경계지점이다, 긴소리(에- 형태)와 옹
헤야 소리는 경쟁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와중에 외지소리인 상사소리와 방아
소리와는 상생관계를 유지하였다. 가야문화권과 신라문화권간의 경쟁 관계가
있고 백제 문화권과의 상생관계가 엿보인다.
옹헤야가 논매는소리로 가장 전승력이 강한 지역은 청도, 경산이다. 성주,
대구는 에-소리 중심권이다. 고령은 이 두 소리를 다 받아 들였거나 원래 전
승의 중심권이었는데 차츰 외지소리에 밀려 전승력이 약화되었다고 보여진다.
한편, ‘구야구야 지리동산 가리갈가마구야’로 시작하는 경상도 나무꾼노래
인 어사용[魚山詠]의 노랫말을 논매는소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민요에서
각편 간에 노랫말을 차용하는 현상은 보편적인 것인데, 어사용의 노랫말과
논매는소리의 노랫말의 넘나듦은 경상도 주요 지역(대구, 경주, 고령, 밀양
등)에서 흔히 목격된다. 특히 어사용 전승의 중심권에서 이러한 현상이 심하
게 일어나는데 고령도 그 중심권에 속한다. 고령 논매는소리의 시작소리와
끝소리 모두 이후소리를 쓰고 어사용 자료가 많이 채록된 것이 그 이유이다.
노랫말의 차용 현상은 어사용과 논매는소리의 친연성이 강하기 때문인데, 두
노래의 곡조, 독백조의 가창방법, 일의 고됨에 따른 하소연, 풍농에 대한 제
의적 기원, 산간소리로서 범패의 짓소리의 영향, 산간문화에서 농경문화로의
이동 등이 모두 그 원인이 된다.25)
한편, 개진면 양전리의 고 조용찬씨는 논매는소리의 앞소리 곡조는 ‘산유
화(山有花)’라 했다. 산유화를 해석하면 ‘메나리’가 되는데, 이는 미-솔-라
-도-레를 주요음으로 사용하고 솔을 경과음 내지 종지음으로 사용하는 매
나리토리(調)를 의미한다. 남성창으로 부르면 씩씩하고 강건하면서도 슬프고
애상적인 정서를 자아낸다. 경상, 강원, 함경도 민요의 기본 곡조이기도 하
25) 이러한 내용은 권오경, 「어사용의 유형과 사설 구성 방식」, 경북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7 참조.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69
다. 또한 영남의 어사용, 논매는소리, 충청도 부여의 산유화, 전라도 산야 등
이 대개 슬픈 정서를 자아내는 메나리토리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연유에서
논매는소리를 산유화라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합천 지방에서도 어사용이 산유
화가로 전승되고, 경산군 남산면에서는 논매는소리를 아예 어사용이라 한다.
고령의 논매는소리 중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이 고령군 개진면 양전리의
세벌 논매기소리이다. 이는 양전리의 장승제 놀이(1984년 재현)와 결합되어
연행된다는 점에서 제의성과 유희성의 결합 현상을 살필 수 있다. 장승제의
연행 순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동 나팔을 신호로 마을 사람들이 모인다.
∙논에서 한줄로 서서 형식적으로 논을 매면서 옹헤야 뒷소리를 받으며 소리
한다.
사해창생 농부들아 옹헤야 옹헤야(이하 뒷소리 생략)
일생신고 한치마라
사농공상 생긴 후에 / 귀중할 손 농사로다
만민의 행색이요 / 천하대본 이 아니냐
교민화식 하온 후에 / 농사밖에 또 있는가
신농씨의 갈던 밭에 / 후직의 뿌린 종자
역산의 좋은 밭은 / 순임금의 유풍이라
전파만세 오늘날에 / 우리 농부 이어받아
천하만민 먹이나니 / 이 공덕이 컸지마는 / 어느 누가 알아주리
날이새면 일만하고 / 밤이되면 잠이로다
귀천이 무엇인지 / 황소같이 일만하니 / 무지렁이 이 아니냐
어떤 사람 팔자좋아 / 강산유람 하건마는
우리농부 무슨 팔자 / 길고긴 더운 날에 / 숨막힌일 팔자인가
비옵니다 비옵니다 / 장승신께 비옵니다
가다가다 비내리고 / 모진 바람 막아주고
쨍쨍한 빛 쪼이어서 / 금년농사 풍년들어
앞집처녀 시집가고 / 뒷집총각 장가가서
170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아들딸을 조롱조롱 / 벼알처럼 열게하소
그럭저럭 이논배미 / 반달만큼 다매었다
여기여차 옹헤야 / 이후후후 이후후26)
∙아침 식사 후 장승으로 향하는데, 이때 상머슴이 좌상이 되어 관을 쓰고
‘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쓴 깃발을 들고 소를 타고 간다. 나이 많은 노총각
에게 삿갓을 씌우고 삿갓 여덟 모서리에 수숫잎을 달고 도롱이를 입히고
지게 두 개를 가마로 만들어 태우고 간다.
∙사람들은 행렬을 따라가며 방아소리를 부른다.
자가자 어서 가자 오호호 방아야(이하 생략)
장승축제 어서가자
이 방아가 뉘 방안가 / 장승방에 풍동방아
올해에도 풍년들어 / 집집마다 방아소리
우륵선생 아악인가 / 월적덜적 장단치니 / 어깨춤이 절로난다
어서가자 어서가자 / 장승축제 어서가자
젖은 옷을 걸어놓고 / 벌벌떨며 기다린다
가자가자 어서가자 / 월적덜적 장단치니 / 어깨춤이 절로난다
∙노총각이 제관이 되어 제사를 올린다. 이 때 옆 사람이 제관에게 물을 부
어 옷을 젖게 한다. 풍동이 비를 만나 옷이 젖은 것을 재현하는 것이다.
∙마을로 돌아 올 때는 방아소리를 부른다.
설화가 민속으로 고정되어 연행되는 가운데 역사적 사실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설화가 연행되는 형태는 다양하지만 논매는소리와 결합하여 강한 전승
력을 지닌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고령의 장승백이 축제는 논매는소리 연행
문화와 후술할 등금쟁이타령 보부상 노래와 종합적으로 결합하여 축제 마당
으로 재현한다면 고령 고유의 민속 축제 문화로 발전하고 대외적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26) 고령군, 대가야의 얼, pp.167~171.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71
3) 보리타작소리
보리타작소리는 목도리꾼이 앞소리를 매기고 종도리꾼이 뒷소리를 받는
선후창 형식의 가창방식을 유지한다. 그리고 일의 지시적 기능이 강하다. 노
동요 중에서 가장 일차적 노동과 관련한 소리이며, 일의 기능과 긴밀한 관련
을 가지므로 기능의 전이 현상이 별로 일어나지 않고, 사용되는 뒷소리에 따
라 지역적 분포 현상이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난다.
고령은 ‘옹헤야’를 부르며 보리타작을 하는 곳이다. 고령과 같이 옹헤야를
사용하는 지역은 대구 달성군, 멀리는 칠곡까지 이어진다. 인접한 성주의 경
우, 보리타작할 때 ‘어유하’ 혹은 ‘옹헤야’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주권과 대구권
의 중간지점이라 하겠다. 성주군 대가면 칠봉에서는 ‘나무이에미타불’을 뒷소
리로 쓰기도 한다. 달성군 하빈에서는 ‘에이요호야 호호야’를 사용한다. 그러
나 달성군 전체로 보면 ‘옹헤야’가 많다. 경남 울주도 옹헤야권이다.27)
옹헤야소리는 고령이 핵심전승권으로 보인다. 이 소리가 경남 서부로 갈
수록 ‘옹헤야’와 ‘에화’의 결합 형태가 보이기 때문이다. 서부는 ‘에’, ‘호’와 같
은 외마디 소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리가 빨라진다. 고성, 의령, 함안의 보
리타작 뒷소리는 ‘에화’이다. 따라서 대가야권과 남부 가야권 간에는 보리타작
의 뒷소리를 공유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4) 밭매는소리
밭매는소리는 길고 지루한 여성의 노동 가운데서 불려지는 서사성 민요이
다. 밭매는소리는 대개 4․4조의 사설 엮음 형태를 유지한다. 지속적으로 밭
일을 하자면 남성창과 같이 소리를 크게 질러도 안 되고 또 기억하기에 쉬운
율격 구조를 지니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7) 울주 강동면의 ‘호호 호개야’(울산대인문과학연구소(1990), 울주울산지역민요조사)
는 예외다.
172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영남지역 밭매는소리의 유형을 표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이 가운데 고령
의 경우는 ‘불같이 더운 날’ 유형과 ‘출가’ 유형이 보인다. 전자의 구연 양상은
일부에 그쳤고, 후자의 자료는 압축하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고령은 밭매
는소리의 전승이 약하기 때문에 노랫말의 구연 양상도 불완전하다.
유 형 내 용
불같이 더운날 어머니 부고형
① 불같이 더운 날에 밭을 맴
② 어머니 부고 듣고도 빨리 친정 못감
③ 친정에 늦게 도착하여 어머니 모습을 못몸
④ 시집에 오니 당장 일하러 가라고 다그침
출가형
중이 되는 사연 시집살이가 고달파서 집을 나서 중이 됨
부자도령 만남 집을 나와서 우연히 부자도령을 만나 편히 삶
울 엄마야형 어매 어매 울어매 뭣할라고 날낳는가
시집살이형
시집살이 자체를 노래함
시집식구를 원망함
<자료 10>
어지온 새 며늘아가 아리온 새 며늘아가
불거치라 더운날에 미거치라 지슨밭에
한골매고 두골매고 삼시시골 거듭매도
다른 저슴 다나와도 이내저슴 안나오네(가야문화연구소)
위 <자료 10>은 새로 시집온 며느리가 밭매는 장면에서 다른 사람의 점
심은 다 나오는데 자기의 점심만 없다는 것을 들어 소외된 존재로서의 비참
한 신세를 한탄하는 소리이다. 시집살이노래의 성격과 맞닿아있는 것은 밭매
는소리 그 자체가 여성의 고된 노동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독백형의 노
래이기 때문이다. 위 노랫말 뒤에는 시집식구를 비판하는 내용이 병렬형으로
이어지게 된다.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73
<자료 11>
열다섯에 머리언저 열여섯에 시집가니
일이라고 시키는 것이 참깨서말 들깨서말 뽂아라니
한솥두손 받고나니 양가매가 벌어져서
사랑문을 반만열고 아버님예 들어보소
양가매가 벌어졌소 잔돌같은 이집지바
잔돌같은 이집지바 느그친정 세기가서
논밭전답 다팔아서 양가매값 무러온나
웃방문을 반만열고 어머님예 들어보소
양가매가 버러졌소 잔돌같은 이집지바
쓴돌같은 이지지바 느그친정 얼렁가서
나부따라 소팔아서 양가매값 물런온나(가야문화연구소)
양가매는 가마솥을 말한다. 일하다가 깨진 가마솥을 친정 가서 돈을 구해
와 갚으라는 시부모의 횡포는 심하다. 결국 며느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집을
나오거나 값을 물어주거나 항거하는 수밖에 없다. 전라도 지역의 경우 대개
시집온 첫날밤 아들이 헐은 자신의 몸을 원상복구 시켜주면 물어주겠다고 오
히려 항거하는 방향을 선택하는데 경상도의 경우는 출가하는 방법을 택한다.
지역이 갖는 가치관과 세계관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위 자료에서는
후에 며느리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보여지지 않는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이웃 지역 거창에 있다.
<자료 12>
시집가던 샘일만에 참깨닷말 들깨 닷말 열에닷말을 내티리니
이솥저솥 볶은께 양가매가 갈라졌네
시오마니 거동을 보라 호령호령 호령함서
너거집에 자주나가서 양가매갑을 물어오게
시이비씨 거동을 봐라 너거집에 자주 나가서 양가매값을 물어보자
(…중략…)
174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내가왔소 내가 왔소 시집갔다가 내가왔소
우리부친 거동을 보소 시비쟁기를 내티림서
이기나마 가주왔다꼬 양가매값을 물어조라
구실서말을 내티림서 이기나마 가주왔다꼬 양가매값을 물어조라
(…중략…)
저게가는 저중님아 요냐머리를 깎아주소
아홉폭 주리치매 한폭을 따서 바랑을 짓고 한폭따서 승낙짓고
한쪽머리를 깎노라니 비오듯이 눈물나네
(…중략…)
시아바씨 무덤에는 호령꽃이 피었구나
씨오마씨 무덤에는 앙살꽃이 피었구나
우리님의 무덤에는 덮을꽃이 피었구나28)
거창의 위 시집살이노래가 고령에서 채록된 노랫말과 대동유사하다. 따라
서 노래 속의 주인공은 가마솥 값을 물어주고는 중이 되었다가 후일 동냥을
와보니 시집이 망했음을 확인하고 갈등을 매듭짓고 있다.
그러나 전라도 밭매는소리의 서사민요의 종말부는 전술했듯이 며느리의
한판승으로 끝난다. 즉, 시집식구를 모두 불러 앉히고는 친정에 돈이 많아
물어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나를 데려온 것은 한 식구로 살자는
것인데 가마솥 하나 깨었다고 물어내라 하면 안 된다고 따진다. 그리고 시집
오기 전의 원래의 처녀 몸으로 되돌려 놓으면 그리 하겠다고 한다. 경상도
버전과 전라도 버전이 이처럼 다른 것은 우선 친정집의 빈부의 차이에서 며
느리의 자세가 달라지고, 친정으로 돌아갔을 때 친정 식구들의 태도에서도
소원한가 친밀한가에 따라 달라진다. 경상도의 경우는 모두 전자의 경우이다.
친정이 가난하고 출가외인이라 하여 반갑게 맞아주지 않는다는 것이 며느리
로 하여금 중이 되어 절로 가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28) 경남 거창군 마리면, 시집살이노래(김재순, 1980)-한국민요대전, 경남편.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75
5) 어사용
어사용은 나무꾼의 신세한탄의 자유리듬 소리이다. 산속에서 독백조로 힘
차게 부르다가 슬픔에 잠겨 울거나 비현실적인 일을 노래함으로써 웃음을 유
발하는 경우가 있다. <봉덕이노래>와 <영감노래>, <과부노래> 등이 모두 어
사용 계열에 든다. 대개 ‘구야 구야 지리동산 가리갈가마구야’’로 시작하기 때
문에 ‘갈가마구’소리라 하기도 한다. 마칠 때는 ‘이후후후’라고 외친다. 산악제
의적 성격이 강하고 논매는소리로 전용이 많이 일어났다. 신라권 대부분 지
역에 분포한다. 어사용과 견줄 수 있는 노래가 중국의 山歌이다.29)
<자료 13>
우지마라 우지우지마라 검등머리이 백발될줄
내 몰랐소 내 몰랐소 깜박같이 내 몰랐소
이카다가 죽어지마 짠닥잎을 이불삼고
양지쪽에 누웠으마 아 아 어느 친구 날 찾으리
구야구야 까마구야 아- 날라가서 니나 날 찾을까
어느 누가 날 찾으리
마치 송강의 <將進酒辭> 한 대목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는 이 노랫말은
탄로(嘆老)를 주제로 한다. 여기서의 갈가마귀는 자신의 처지를 알아줄 친구
로 등장한다.
<자료 14>
갈가마귀 가마구야 갈가마귀야
내 팔자가 이래될줄 너도 몰랐고
서랍짝도 지게짝도 짝이 있고
짚신짝도 짝이 있네
29) 이에 대해서는 권오경, 「중국 산가의 특성과 한국 민요와의 비교 가능성」, 한국민요
학 19집, 한국민요학회, 2006 참고 바람.
176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이내팔자 이래될줄
어느 누가 알았으리
전형적인 신세한탄의 노랫말이다. 고령은 어사용의 전승이 활발한 지역이
다. 이후후라고 끝맺는 소리의 경우, 호랑이를 잡아먹는 ‘이후’라는 짐승이 있
다고 믿는 곳이 고령이다. 이웃한 청도, 창령, 합천, 양산의 어사용과 큰 차
이가 없다. 어사용은 전라 동부 및 전라 내륙지방까지 깊숙이 유출되어 ‘산
야’, ‘산유화’ 등의 전라도식 ‘어사용’을 만들어 놓았다. 자유리듬의 가창방식
으로 불려지는 어사용은 매우 구슬프면서도 음악성이 풍부하여 서정시가로서
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소리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사용의 주제 중에서 가창 빈도수가 가장 많은 것이 애정(성
욕:노총각, 홀애비로서의 한탄)과 노동의 고달픔을 통한 신세한탄이다. 고
령군 어사용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어사용>은 정신 영역의 총족보다
물질적인 충족을 일차적으로 갈구하는 현실의 문제를 노래한 기층민의 민
요30)이다. 고령의 어사용 역시 가야산을 필두로 크고 작은 산자락을 누비며
추운 겨울, 더운 여름 가릴 것 없이 나무나 풀을 한 짐 해야 하는 나무꾼의
서러운 신세를 노래한 자탄가이다.
2. 의식요
의식요는 크게 세시의식요와 장례의식요로 나눈다. 세시의식요에는 정월
보름에 행하는 지신밟는소리, 액막이소리, 추천하는노래 등이 있다. 장례의식
요는 상여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부르는 상여소리, 그리고 봉분을 다지며 부
르는 달구소리가 있다.
고령의 경우, 세시풍속요가 많이 조사되지 않아 이 분야에 대한 특별한
30) 권오경, 「어사용의 유형과 사설 구성 방식」, 앞의 글, p.123.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77
보완 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장례의식요는 어느 마을에나 다 존재한다. 다
만, 지역에 따라서 사용하는 뒷소리 유형이 다를 뿐이다. 고령지역의 의식요
는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특별한 점이 발견되지 않는다.
1) 지신밟는소리
지신밟는소리는 지신을 눌려 액을 막는 노래이다. 주로 정월 보름에 마을
을 돌며 부른다. 고령에서 채록된 지신밟는소리의 경우, 성악 가야산 여신 정
견모주가 천신인 이비가와 짝이 되어 대가야와 뇌일주일과 김해 금관가야왕
뇌질청예(수로)를 낳았다는 것과 두 천신 산신이 힘을 합하여 천지정기를 모
아 산천을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부 노랫말을 들어본다.
<자료 15>
천신 지신 두 신아 가야건국 두 산아
천지정기 꼭꼭묶어 성주봉에 다내려서 천년만년 살고지고
대명당에 우물파고 아들 낳면 효자낳고 딸낳으면 열녀낳고
동방삭이 나이빌어 자손손 성주본에 천년만년 살고지고
잡귀잡신은 물알로 만복태평은 이리로(대가야의 얼, p.203)
2) 액막이타령
고령 현지에서는 이 소리를 성주풀이라도 한다.
<자료 16>
너후라 지신아 이월 흉단 막아주고
이월달에 들은 살은 삼월삼짇날 막아주소
삼월달에 들은 살은 사월달에 막아주소
사월달에 들은 살은 오월호색만 막아주소
오월달에 들은 살은 유월유둣날 막아주소
유월달에 들은 살은 칠월칠석날 막아주소
178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칠월달에 들은 살은 팔월홋날 막아주소
팔월달에 들은 살은 구월구일날 막아주소
구월달에 들은 살은 시월에 막아주소
시월달에 들은 살은 오동지섣달에 막아주소
오동지섣달에 들은 살은 (중단)
나무에미타불31)
위 액막이소리는 각 달에 살이 든 사람의 액을 막아달라는 액막이 풀이이
다. “잡귀잡신은 물 알(아래)로, 만복은 이 집으로”라는 노랫말은 ‘나무아미타
불’ 하기 전에 불러야 한다는 것이 제보자의 말이다. 위 <자료 15>에서 ‘잡귀
잡신은 물알로 만복태평은 이리로’라는 노랫말이 중간에 있다는 뜻이다. 따라
서 위 액막이 노래 또한 지신밟는소리에 해당한다. 너후(나후)는 구성(九星)
의 하나로서, 해와 달을 가려 일식이나 월식을 일으킨다고 하는 악마의 이름
이다. 고려속가 처용가에서는 처용의 위용을 견주어 ‘나후의 덕’이라 했다. 위
자료에서는 액을 막아주는 신으로 등장한다.
3) 상여소리
상여소리는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산 자가 취해야 할 삶의 자세, 특히
유교적 차원에서의 행동철학을 망자의 입을 통해 드러내는 소리이다. 효경
의 禮 사상에서 발원했겠지만 그 연원은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체를 경건하게 모시는 행위, 죽음을 매개한
이별의 아픔, 천지결합에 의한 혼백(魂魄)사상, 풍수에 의한 명당 사상 등이
시대를 전후하면서 씨줄 날줄처럼 엮이어 장례문화를 만들었고 그 와중에 상
여를 운반하는 운반노동요가 생겼다.
상여소리는 한자어로 香頭歌, 香徒歌라 한다. 불교 승려들이 요령을 흔들
31) 서복교, 개진면 오산리 오사동 마을, 1994, 필자 조사.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79
며 제의식을 하는 상황과 상여 앞소리꾼이 요령을 흔들며 운상을 감독하는
형태가 비슷하기 때문에 붙은 아름이다. 김성배32)는 상여소리의 기능에 대하
여 종교적 신앙 기능, 힘과 흥겨움을 주는 기능, 직별가적 기능, 인생가적 기
능, 신선가적 기능, 진리성의 기능 등으로 분류한 바 있다.
고령의 상여소리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특이한 점이 없다. 뒷소리가 다
양하게 발달한 것도 아니고 불교적 색채가 강한 뒷소리가 보이지도 않는다.
주로 ‘애화넘차 오호’ 계열의 소리가 많이 사용된다. 이웃한 상주, 성주에서는
‘어허’, ‘어화 넘차’ 계열이 쓰인다. 성주는 상여소리만큼은 대구가 아닌 상주
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주의 유교적 문화가 강하게 작동한
때문이다. 고령과 이웃한 거창의 경우에는 ‘너희넘차’가 불려진다. 거창은 상
주와 진주의 전이지대인데 진주의 ‘어로어로 어나리넘차 어화네’ 형을 따르지
않고 상주, 성주, 고령의 것과 닮아 있다. 상주문화권이 강하다는 뜻이다.33)
참고로 함양의 ‘어허 어이가리 넘차’는 진주의 것을 따르고 있다. 고령에서
채록된 상여쇠리 뒷소리 유형은 다음과 같다.
읍 면 뒷소리 유형
고령읍 내곡리
상여가는소리-에흥 에흥 에화넘차 너호홍
오르막소리-에화넘차
덕곡면 예리 으허어 으허어 어화넘자 으허어
다산면 상곡리 오호오 오호오 오호늠차 오호오오
상여소리에서 화자는 주로 망자, 후손, 제3의 인물 등이 있으나 망자, 후
손의 순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32) 김성배, 香頭歌, 成造歌, 正音社, 1975.
33) 상주, 진주를 비교하는 이유는 995년 상주 소관으로 영남도, 경주 소관으로 영동도,
진주 소관으로 산남도를 각기 두었던 정치적 배경을 염두에 둔 결과이다. 1314년에
경상도 명칭이 확정되었다.
180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마지막 가는 길에 정든 초옥 돌아보자 구중궁궐 좋다 해도 우리 집만 못하
더라(다산면 상곡)
억조창생 만민들아 이내말씀 들어보소
누가 와서 날 찾으면 북망산천 갔다하소(덕곡면 예리)
∙우리부모 이제가면 언제 다시 오실런가(다산면 상곡)
∙백관님내 들어보소 어느 때나 살나하나 마지막 가는 길에 노자 한푼 보태주오
4) 달구소리
<달구소리>도 유교의 효사상과 풍수의 발복사상에 힘입어 꾸준히 전승되
고 있는 소리이다. 기능상 묘다지는소리라 하는데, 표준명으로는 봉분흙파는
소리이다.
<자료 17>
선천지 후천지는/어허 달기야
억만세계 무궁이라/어허 달기야
산지조종은 곤룡산이요/어허 달기야
수지조종은 황하수라/어허 달기야
황하수 좋은 물에/어허 달기야
팔도 강산 좋은 명기/어허 달기야
역역히 둘러보니/어허 달기야
경기도 삼각산은/어허 달기야
임진강이 둘러있고/어허 달기야
백마강은/어허 달기야
충청도…(중단)34)
<자료 18>
이 산 곳을 잡은 이가/오호 달기야
어느 누가 잡었는공/오호 달기야
이산 낙맥 밟아보니/오호 달기야
34) 서보찬, 오산리 오사동 마을, 1994, 필자 조사.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81
천하대지가 여게로다/오호 달기야
지남침을 손에 쥐고/오호 달기야
유도판을 앞에 놓고/오호 달기야
장놓고 단보니/오호 달기야
이산맥기가 여게로다/오호 달기야
앞에 주축 노적봉은/오호 달기야
거부장사 될것이요/오호 달기야
뒤에 주축 문필봉은/오호 달기야
문장대사 나리로다/오호 달기야
투구봉이 비쳤으니/오호 달기야
대대장군이 나리로다/오호 달기야
이런 명당에 모셔노니/오호 달기야
발복인들 없을소냐/오호 달기야
사시하관 오시발복/오호 달기야
좌청룡이 되었시니/오호 달기야
손번성 할 것이요/오호 달기야
부귀공명할 것이라/오호 달기야
어허 달기야/오호 달기야
에여차35)
풍수에 따른 발복 사상은 한국인의 현실중심주의를 잘 반영한다. 그런가
하면 달구소리 속에는 자연에 대한 경의와 엄숙함이 베여있다. 근원을 멀리
곤륜산에서부터 시작하여 명당, 혹은 양택으로까지 끌어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지신밟기와 달구소리는 맞닿는 부분이 많다. 다만, 지신밟기는 그 성
격상 지신을 눌러 액을 막는다는 신앙성이 강하고 달구소리는 봉분을 강하게
다져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현실적 기능과 제액소복하는 종교성이 양
면으로 존재한다. 사토가 많은 지역일수록 달구소리가 발달하였고, 지신신앙
35) 달기소리2(서보찬, 오산리 오사동, 1994), ‘에여차’는 다했다는 끝이며, 다음에 또 한
다는 뜻이다.
182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이 강한 곳일수록 지신밟기가 유행한다. 영남지역 동부 및 중남부는 전국적
으로 보아도 지신밟기가 강하게 전승되는 곳이다. 고령도 그 지역에 속한다.
3. 유희요
고령에서는 유희요가 많이 조사되지 않았다. 노동요나 의식요 중에서 전
승의 과정에서 기능을 상실하면 노래 자체가 소멸하거나 유희요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모심는소리도 잔치판이나 놀이판에서 가창유희요로 불려지는
예가 많다. 농민들이 잘 아는 노래를 기능 전승의 현장을 떠나 전용하여 쉽
게 부르기도 하는데, 대개 노래와 기능의 연결고리가 강하지 않을 때 이런
현상이 생긴다. 논매는소리를 잔치판에서 부르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은 노
래 자체도 어렵고 뒷소리를 받을 사람도 없는 한계가 있지만 논매는소리 자
체는 모심는소리보다 제의적 엄숙성이 더 강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아소리는 또 예외다. 소리 자체가 흥겹고 여럿이 같이 할 수 있으며, 풍년
을 기원하는 속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고령을 포함한 인근지역은 상업이 발달하여 <징금이타령>, <장타령>, <돈
타령>, <금강산 조리장사>, <독장사> 등의 상업성의 근대 타령류가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경북 중․남부권에서 주로 불려지는 소리36) 중에서 <방아깨
비노래>(황글래비타령)가 고령에서도 채록되었다. 반면에 거창 쪽에서 두루
전승되는 <질꼬냉이-길군악>가 고령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옹헤야가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1) 등금쟁이타령
고령의 유희요 중에서 특히 주목되는 노래가 등금쟁이타령이다. 보부상들
36) <거미노래>, <이노래>, <바늘노래>, <길로 길로 가다가> 등이 있다.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83
이 주로 불렀는데, 지명을 이용하여 노랫말을 구성하였다는 점에서 사설 엮
음 방식이 독특하고, 그 비유가 지명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다. 이러한 언어
유희와 교술적 기능을 수행하는 가사 중에 <영남가>가 고령에 있다.
개진면 조용찬씨가 직접 부른 것을 필자가 채록(1995. 12. 20)한 등금
쟁이타령 노랫말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이 타령은 원래 대구에서 남원까지 99
개 마을이 포함되지만 제보자가 다 기억하지 못했다. 필자가 조사한 것을 중
심에 두고 대가야의 얼(고령군)에 기록된 것과 비교하면서 적되, 필자가
조사한 내용에 없고 대가야에 있는 것은 괄호로 보충한다. 반대의 경우는 글
자를 눕힌다.
<자료 19>
아가리 크다 대구 / 종소리 난다 성당 / 서지못해 안지랭이 / 불긋불긋 불끈디기
조각달//월배// (불써 놓으니 화원, 자주자주 오계(옥계))
천상선녀//하강헤(하강림, 강림) / 달가운데//옥돌끼(금포)
장부기상//식실(삼미동) / (사또등이 원등(위천) / 한대맞아//멍듬이
잘 괄았다//강정[강엿] / 달아봐라//무게[무계]
종이골이//권해도//반장골(삼대리), / 일년중에도//삼대월
떠들썩//들서(득성), 애먹었다//골탕(고탄)
한기든다//어실[어곡] 팔랑팔랑//깃발[기족]
옛날//성주//요지경[지경리] 산대들어//계산[기산리]
모래밭//거름//사부 삿갓밑에//도롱골
시갈래길//싯길 옳다해도//틀무실[기무곡]37)
용돈//쉰냥//내동 시절좋다//풍동골
이밭//저밭//양전 고양이//앞에//쥐골[직동]
송가//없어도//송촌38) 돌도 많다 조산터(직리)
37) 틀무실은 양전면 출신의 김면장군이 임란 때 왜의 이동 경로를 알고 기금의 기무곡에
서 잠복했다가 놓쳐버린 일이 있어 생겼다. 틀무실은 ‘틀려 먹었다’라는 뜻이다. 또 물
길을 튼다 해서 틀물실이라는 뜻도 있다.
38) 송촌:원래 宋氏들이 많이 살았는데, 임란 이후에 송씨의 자취가 끊이어 한 명도 없다
184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배짱대로//사리 이산//저산// 열미 (꽃 떨어지니 열매)
달 울었다//새나리 마누라 촌수가 신촌, 맹인잔치//황성[우곡]
시금털털 모개실, 엊저녁밥 쉬실(내곡)
너는//정녕//알터39) 말몰았다//일량40)
값 비싸다//뒤기촌[도기촌](앉지 못한 선양(도기촌안 새양리)
해인사//신부락이//중촌 쌀 일으니//치사리
(8,90 사니 최고령, 가야고사 물을데 없네(읍네)
도시연이//커//빈다[보인다] (열고닫고 헌문, 돈 세니 쾌빈다41))
열고//닫고//헌문 각시곱다// 봉두골(분 바르고 또 연지
형제얼굴 한낫질)(같은 얼굴), 가얏고 소리 정정골
사고팔고 정뱅이, 이산저산 양산)
족보에는//관동전42) (인심좋다 후암)
보물크다//옥산 하늘아래//구름 소고들고//정장기 전기//밝다//월기
이산저산//모산골(할미얼굴 막골) 왕골//길다//큰골 몽둥이//칠등
(콩 볶었다 고실 긴칼 찼다 어순금, 달막달막 월말, 잘 먹었다 국밥
병들었다//알림 아기해산//삼거리(경사났다 안림)
(그네에도 가부리) 박색처권//아냇골(안화리, 못난첩)
(갱개이 밑에 오그리, 무섭다 귀신(귀원리) 고추먹고//메까리[메촌]
큰 옷//벗었다//개실43) 님 이별 서원 신중//사랑//송림44) (눈이 오니 백산)
월경절경//마구실45)
선학//풍체//학골 인생백년//어언(나무비니 송진 닭울었다 새나리)
질 바르다//돌절(결),
(달이 뜨니 동촌, 공명하고 정대, 난산에서 역산, 촌늙은이 야로)
이 골//저골//상골 성이//나니//분기46) (빼고 박고 빽바우) 반짐지고//걸미
는 것이다.
39) 알터:암각화가 있는 곳이다.
40) 일량:일량은 말모는 소리 ‘이럇’을 표현한 것이다.
41) 쾌빈다:돈이 모자란다. 한 쾌는 엽전 10개.
42) 관동전:관[冠]은 어른을, 동[童]은 아이를 의미하기 때문에 생긴 수식어다.
43) 개실:‘큰 옷 벗었다 개실’에서 큰 옷은 구름을 말한다. 구름이 개이었다는 뜻이다.
44) 송림:신중은 여승[비구니]이고 속세에 연인[사랑]을 두고 있다는 풍자다.
45) 월경절경 마구실:월경지경은 말방울 소리이다.
46) 분기:분기에서는 거창과 고령, 해인사의 갈림길이기도 하다.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85
날이//새니//기동, 밖에 쌓고 또 안성, 한데모여 두더기(묘산 도옥리), 먹기
좋다 산찌미)
술잔들고//권빈, 무릉이면//도원. (큰일//났다//거창, (같이 가자 함양),
남원//이수//아니//[안의47)
여름구름//운봉, 춘향사적//남었네/(남원)
광한루가//여기로다 오작교가//여기로다
고령에서 남원 가는 길은 남쪽 지역, 혹은 중국, 일본과의 무역을 위한
통로가 대가야 시절부터 열려 있었다. 고령 대가야의 무역로는 신라가 장악
한 김해를 이용했다기보다는 고령-거창-함양-남원-섬진강-하동으로 연
결되는 교통로가 가장 유력시된다.48) 6세기 초 백제에 남원이 제압당한 이
후는 고령-거창-함양-산청-진주-하동, 고령-합천-삼가-진주-하동
(혹은 사천)-고성까지 확장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을 감안한다면 이 길을
따라 수많은 소리가 왕래했을 것이고, 그 소리의 전파 역할을 보부상과 같은
상인이 맡았을 것이다. 물건을 팔기 위해서라도 각종 물건에 해당하는 기물
타령을 불러야했을 것이다.
2) 각설이타령(장타령)
교통이 발달한 것과 관련하여, 고령의 유희요 중에서 또 주목되는 노래가
각설이타령, 일명 장타령이다. 쌍림면을 중심으로 전승되었던 각설이타령49)
은 그 가짓수가 여섯 종류에 이른다. 10자 각설이는 숫자풀이요에 해당하고
장 각설이, 바지각설이, 길 각설이는 언어 유희요에 해당한다. 잡놈 각설이,
서리 각설이는 일종의 나열식(병렬형) 언어유희요이다. 표로 정리하면 다음
과 같다.
47) 남원 이수 아니:‘남원이수 아니?’는 여기서 남원까지 몇 [里]가 되는지 아느냐고 묻
는 형식을 취하였다. ‘아니’는 ‘안의’의 언어유희적 표현이다.
48) 김태식, 앞의 책, p.99.
49) 쌍림면 신촌 전갑식 제보.
186 退溪學과 韓國文化 第45號
유 형 노랫말 후 렴
10자 각설이
일자-일월 송송 해송송
이자-진주기생 이해민(논개)
삼자-삼동가리 늘어졌다
사자-사시청풍 가는길
오자-오구창장 관음장
육자-육지장지대장지
칠자칠년대한 가뭄날에
팔자-아들형제 팔형제
구자-구실구실 늙은 중
장자-서울이라 장안에
어절시구 자리한다 품바나 품바나 자리한다
장 각설이
아가리 크다 대구장(무섭다)
코풀었다 흥해장(미끄럽다)
바람이 세다 풍계장
초상났다 상주장(눈물 난다)
눈빠졌다 명태장(어둡다)
어절시구 잘도한다 저절시구 잘도한다
장타령
(대전)
처녀총걱 합천장, 처마가 덜석 고령장, 아가
리 큰 대구장(무섭다), 풍개장(바람 시럽다),
명태장(눈 빠져 어둡다), 상주장(초상, 눈물
가린다)
어절씨구 씨구 씨구 씨구 씨구 들어간다
바지 각설이
내려가면 이바지
올라가면 막바지
여름바지 홑바지
어절시구 잘도한다 품바나 품바나 잘도 한다
//
여름바지는 홑지고
가을바지는 점지고
겨욱바지는 합바지
이바지 저바지는 개바지
진짜 바지는 아바지(아버지)
잡놈 각설이
물밑에 잡놈은 뱀장어
땅밑에 잡놈은 두더지
인간의 잡놈은 이 사람
어절시구 들어간다 품바나 품바나 들어간다
길 각설이
혼자라면 심심길
둘이라면 담뱃길
서이라면 가래길
너이가면 튀전길(투전길)
돈잃은 놈은 짜증길
돈딴놈은 도망길
어얼시구 잘한다 저절시구 잘한다 품바나 품
바나 잘도 한다
서리 각설이
7~8월에 홍서리
타작마당은 홍서리
빌어먹은 서리는 각설이
품바나 품바나 들어간다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87
위 타령에서 사설 구성을 위한 연상작용의 유형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① 시간이동하면서 동어 반복:
아래장-눈오고 / 어제장 비오고 / 오늘장 내가 왔네
② 시간에서 사물로 이동하며 동어반복:
겨울바지는 툭지고 / 영감 할멈은 등지고 /처녀 총각은 배진다.
③ 숫자에서 행위로 이동하며 동어반복:
혼자라면 심심길 / 둘이라면 담뱃길 / 서이라면 가래길 / 너이가면 튀전
길(투전길)
돈잃은 놈은 짜증길 / 돈딴놈은 도망길
④ 공간에서 시간으로 이동하면서 동어 반복
내려가면 이바지 / 올라가면 막바지 / 여름바지 홑바지
이외에 백발가를 포함한 가창유희요는 특징적 사안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생략한다.
Ⅳ. 결론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 중에서 특징적인 것을 중심으로 정리하여 결론으로
삼으면서 고령군의 전승문화를 경쟁력 있는 문화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더불어 모색해본다.
1. 불교문화의 영향을 받는 어사용과 유교문화의 영향권에 있는 모심는소
리, 논매는소리가 다양하게, 그리고 보완적으로 발달했다. 남성 중심
의 어사용, 논매는소리가 발달했는데 여성요인 시집살이요나 밭매는소
리, 나물노래 등은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인다.
2. 모심는소리가 발달한 지역인데 특히 자진모심는소리가 발달한 특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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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3. 고형의 소리-어사용, 논매는소리, 상여소리-가 근대의 타령보다 더
많이 채록되었다. 이는 실제 민요전승 현상이 그러한 것이 아니라, 조
사의 미흡함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고령은 대구와 진주, 남원간의 교
통, 상업의 경로에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상업성 타령류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등검쟁이타령, 장타령(각설이타령)은 주
목할 대상이 된다.
4. 개진면의 장승백이 민속과 논매는소리 간의 결합은 고령의 독특한 민
속문화라 할 수 있으며 개발, 전승의 가치가 높다.
5. 고령은 청도, 경산, 대구 달성과 함께 옹헤야 소리의 핵심 전승권이
다. 그러나 어느 지역에서도 옹헤야소리를 독자화하고 이를 지역문화
의 특장으로 내세우는 곳이 없다. 고령은 옹헤야 소리를 논매는소리의
긴소리, 짜른소리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보리타작소리로도 널리 쓰인
다. 일제강점기 시절 옹헤야가 유성기 음반으로 출간되고 경성방송국
에서도 방출된 점을 상기한다면 고령에서 ‘옹헤야 축제’라도 구상하고
선점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은 마을 단위로 전승되는 소리가 약한 면이 있다. 공동체 구성
원의 결합을 위해서라도 집단으로 공유하고 향유하고 전승할 수 있는 소리문
화가 있어야 한다. 사실 고령의 민요문화는 소멸 직전에 있다. 이런 점에서
장승백이 민속제의에 논매는소리와 장원질소리로 옹헤야를 부르고, 등검쟁이
타령과 보부상 재현, 각설이타령(전국 장타령대회 주최)을 부른다면 고령의
민요문화는 축제화되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고령 대가야의 역사
적 유물만 강조할 사안이 아니다. 살아 있는 무형의 문화가 결국은 또 다른
유형의 문화를 생산한다는 점을 한 번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북 고령군 민요의 전승양상과 갈래별 특징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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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spects of Transmission and Qualities of Folksongs
in the KoRyung Area
Kwon, Oh-Kyung
The folksongs of the KoRyung area are not clear in the point of
transmission and qualities because of the lack of field works and
researches. Therefore the aim of this paper is to study the transmission
and qualities about this area's folksongs. The results are as followers;
1. The KoRyung folksongs are various in the Genres, especially in
the field of rice-planting and weeding rice paddy. Rice-planting-songs
and weeding-songs are under the influence of the Kaya culture and
Confucianism. These songs are related with man's labor but the
women's songs are not many. And married women's life songs and
weeding dry field songs are uncommon.
2. There are two types of Rice-planting-song in the area. The one is
slow song, and the other is fast.
3. Ritual folksong in this area has 4 types:Press the spirits of the
terrain song(Jisindajineunsori), block misfortune song, and grave mound
song(dalgusori), funeral bier song(sangyeu sori)
4. The route of from Taegu to Namwon was the important for
transferring the articles to the peddlers and KoRyung was main area of
the way. Therefore, commercial folksongs have been developed a great
while ago. Also the peddler's(packmen's) song and the beggar's song
are handing down very well. The former is <deungkumjaengitaryung>,
the latter is <kagsulitaryung>.
5. The most interesting folksong is the weeding song which is from
the kaejin-myun(area) and is related with the 'Jangseung' folk. On the
other hand, the folksong <Onghaeya> has many functions in the
KoRyung area. As a result, we can guess that these songs were very
popular in this area and we can remake these songs today as a mod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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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rand. Further more, these folksongs can be good matters to
make a new local festival.
Key Word
KoRyung, KoRyung folksong, Kaya culture, Onghaeya, deungkumjaengitaryung,
kagsulitaryung, Jangseung' folk, Rice-planting song, weeding song, weeding a dry
field song
▪논문투고일:2009.5.30 심사시작일:2009.6.2. 심사완료일:2009.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