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일년에 한 명씩 작가를 뽑아 아이오와 주립대에 라이팅코스에 3개월간 보내주는 제도가 있는데,
그걸 신청했더니 일차 서류심사에 통과되어 인터뷰 날짜를 알려주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신림동 원신초등학교 강연과 시간이 딱 겹치는 거였다.
할 수 없이 최대한 빨리 인터뷰를 마치고 숨막히게 신림동 원신초등학교로 달려갔다.
학부모와 아이들이 도서실에서 30분이나 넘게 기다려주었다.
미안한 마음에 동화책도 선물로 주고,
열강을 하고 나니 교장 선생님이 저녁을 사주시겠단다.
대부분의 교장 선생님들은 <작가와의 만남>을 지나가는 행사 쯤으로 여기고 무관심한데
이 분은 남달랐다.
독서교육에 최고 관심이 많다며 아이들의 독서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이러 저러한 일을 하고 있다며 자랑하셨다.
예를 들면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에게 현금 쿠폰을 주고(100원이라고 인쇄된 종이를 코팅해서 주어 교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그것으로 학교에서 만들어주는 솜사탕이나, 팝콘을 사먹게 한다던가,
엘리베이터를 공짜로 타게 해 준다던가 하는 것이다.
교내 엘리베이터는 장애인이 이용하거나 급식용으로밖에 사용 못하는데
엘리베이터 탑승권으로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원신 아이들은 쪽방에 사는 아이들이 많아 엘리베이터를 무지 타고 싶어 한단다.
내심 참 훌륭한 교장 선생님이로구나 하며 감탄하다가 대화 중에
대학 다닐 때 전혀 알지 못했던, 나와 동기동창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화기애애하게 저녁을 얻어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직접 솜사탕을 만들어 주시는 교장 선생님.
왼쪽에 안경 낀 아줌마는 나와 무척 비슷하다. 사진을 보는 순간, 나도 난 줄 알고 깜짝 놀랄 정도이니 말이다.>
원래는 팝콘도 만들어주기로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팝콘 기계가 말썽을 피워 못 만들었다.
첫댓글 교장 선생님, 정말 멋집니다. 선생님, 아이오와에서 알찬 날들 보낼 수 있게 되길 기원합니다.
아직 연락이 없는 걸 보니...... ㅠㅠ 참, 12월 13일 영주는 같이 가는 건가요?
동기동창 교장선생님..얼마나 반가우셨을까요?
지역에 맞게 아이들을 지도하시는 열성, 참 고맙다는 마음. 훌륭한 선생님들 많아요 그쵸?
저 진짜 파란옷 아줌마가 선생님인줄 알았다는,,,
라이팅코스...우와~꼭 당첨되시길!! 으쌰
아이오와는 물 건너 갔어요. 시인이나 소설가 중심으로 운영하는 과정인데 한번 찔러 본 거죠. 아동문학에도 기회를 달라고...ㅎㅎㅎ
재미있는 강연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연과 함께 생활하시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저희도 신림동으로 이사해서 관악산이 있어서 일 안하는 날에 아이들과 자연을 접할 수 있어서 좋은데 엄마의 맘뿐인가봅니다.
어머나, 그날 제 강연을 들으신 어머니시로군요. 반갑습니다.
좋은기회네요 선생님께서 꼭 가셔서 후배들에게도 좋은길을 터 주시길 바래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