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5일 신길운수에서 산재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1년전에 부당해고 당한 박한용 동지의 복직을 요구하며 차고지를 점거하고 농성투쟁을 진행하던 전해투 조합원과 학생동지들 30여명이 경찰기동대(1001)에 의해 양천경찰서로 전원 연행당한 후 박한용, 박상길동지가 구속되었다.
연행 동지들이 농성투쟁은 5월 3일 회사 정문 앞 집회과정에서 일어난 사장의 뺑소니 사고와 구사대의 살해위협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5월 3일 신길운수 사장은 그동안 회사 앞에서 줄곧 선전전을 진행하던 동지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타고 있던 승용차로 다가와 대화를 요구하자, 그대로 차를 몰아 그 자리에 서 있던 박상길 전해투 조직국장의 발목을 다치게 만들었다. 사장은 사고를 일으키고도 수습은 커녕 한마디 사과도 않은 채 달아나 버렸고 구사대는 항의하는 동지들의 목에 커터 칼을 들이대며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하였다.
경찰은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으면서도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친 사장을 체포도, 소환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기동대를 투입해서 이에 항의하던 노동자,학생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진압 당시 농성대오는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았고 자진해산 하겠다는 의사까지 밝였다.
그런데도 살인 진압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경찰기동대는 농성장에 침입하자마자 동지들을 잔혹하게 구타하여 여러 명이 어깨와 머리에 심한 타박상을 입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코뼈가 내려앉는 중상을 입고 실신해서 몇 시간 동안 깨어나지 못하기도 하였다. .
604번,606번 등 서울시내 6개 버스 노선을 운영하는 신길운수는 재무구조도 튼튼하고 직원 300명에다 레미콘업체까지 운영하는, 운수업계에서 대기업으로 통한다. 게다가 신길운수 사장은 명동성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잘나가는 검사 2명을 사위로 두고 있다.
2004년 7월부터 서울시장 이명박은 서울시내 버스에 대한 준공영제를 실시하였다. 서울시의 버스준공영제는 시가 버스 교통수요 등을 감안하여 임의로 책정한, 버스기사 임금 총액 90%를 지원하고 버스업체는 직원관리만을 하는 체계다. 이 제도가 시행되자, 신길운수를 비롯한 업체들은 고용하고 있던 버스노동자 전원을 해고한 후 재입사시켰다. 퇴직금과 각종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서울시가 정한 총액임금에 맞춰 고용규모를 유지하려는 편법이었다. 그러다보니 버스노동자들의 임금은 삭감될 수 밖에 없었고 모자라는 인력은 충원되지 않거나 대부분 계약직,파트타임 노동자들로 채워졌다. 근무시간도 8시간을 넘어 9-10시간까지 연장되었고 운행이 끝나면 청소 등의 자질구레한 차량관리 업무까지 강요하고 있다.
구속된 박한용 동지는 신길운수에서 13년간을 근무하였으나 2004년 10월, 운행을 마치고 무거운 돈박스를 들고 버스에서 내리다가 넘어져 다쳤는데, 사측은 산재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동지가 이를 거부한 채 산재치료를 받자 앙심을 품고 해고를 시켰던 것이다. 박한용 동지는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지금까지 500일 넘게 복직투쟁을 전개해 왔다.
조합비 8,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부패한 신길운수 노조 지도부는 박한용 동지의 복직을 돕기는커녕 구사대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탄압했다.
경찰은 신길운수 사장이 낸 뺑소니 교통사고로 다리 부상을 입고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전해투 조직국장 박상길 동지도 구속했다.
국가권력과 깊숙이 유착된 자본이 어용노조를 내세워서 노동자를 통제하고 착취를 강화하는 신길운수의 현실은 대부분의 한국 버스노동자들이 맞딱 뜨리고 있는 뼈아픈 현실이다. 박한용, 박상길 두 동지는 구속되었지만 전해투를 비롯한 연대동지들의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구속노동자] 제10호